• 고금소총 제70화 - 그 사내에 그 여인 (厥漢厥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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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내가 해가 높도록 이불을 끼고 누워 있는데
새우젓을 파는 여인이 "새우젓 사시오." 하면서
집 마당으로 들어온다.
사내가 창 사이로 내다보니 새우젓 장수의 외모가 반반하였다.
그래서 거짓으로 앓는 소리를 내면서,
"내가 병들어 누워 일어나지 못하니
조금도 꺼림칙하게 여기지 말고 이 방으로 들어와서
이 그릇을 가져다가 새우젓 두 푼어치만 담아 주시오." 하였다.
여인은 그 말을 믿고 방으로 그릇을 가지러 들어가자
사내가 이불을 들치며 벌거벗은 몸으로
신(腎)을 크게 뻗쳐들고 덤벼들었다.
여인이 "이게 무슨 짓이요? 흉악해라, 흉악해라!" 하는데
그 흥이 극치에 달하자 "흉악! 흉악!" 소리만 계속했다.
일을 마친 후,
새우젓 통을 이고 그 집 문을 나서면서도,
"흉악! 흉악! 흉악한 새우젓 사시오.
맛있는 흉악한 새우젓 사시오!" 하니
이 소리를 듣는 동네 사람들은
무슨 새우젓을 팔고 다니는지 몰라서
기이하게 생각하였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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