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71화 - 신랑 이제야 제대로 구멍을 찾았도다 (郞復得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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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어리석은 신랑이

아내를 맞이하였다.

처가에서 첫날밤을 맞아

신부가 방으로 들어오자

캄캄한 방에서

신부의 몸을 더듬어 만지면서

가슴을 등으로 알고,

또 엉덩이를 만져 보면서

구멍이 없다고 하는 등

크게 화를 내더니

그날 밤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신부의 집에서는 크게 놀라

그 연유를 딸에게 묻자

그 딸이 시문(詩文)을 알아

웃으면서 시를 지어 읊었다.

 

花房燭滅篆香消 첫날 밤 촛불 끄고 향기가 사라져 가는데

화방촉멸전향소

堪笑癡郞底事逃 우습다, 바보 같은 낭군 달아났네.

감소치랑저사도

眞境宜從山面得 참맛이야 당연히 산앞면에서 얻는 것인데

진경의종산면득

枉尋山背太煩勞 산등만 찾고 헛되이 땀만 흘리도다.

왕심산배태번로

 

신부의 집에서

이 시를

신랑의 아버지에게 보이자,

그는 짐작되는 바가 있어

아들을 보고는

"너 다시 가보라!"

하고 꾸짖었다.

신랑이 다시 가서

이번에는

과연 제대로 구멍을 찾아

그날 밤부터 즐겨하며

돌아갈 줄을 몰랐다.

 

이것을 본 이웃 사람들이,

"신랑이 처음에는

실혈(失穴)을 하여

야밤에 달아났지만,

이번에는

다시 득혈(得穴)을 하여

돌아가지 않는구나." 하고

놀렸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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