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69화 - 염려마시오 (勿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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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벼슬아치가 있었는데 그는 기생집 출입을 몹시 즐겼다.

그러면서도 언제나 질투가 극악한 아내 때문에 걱정이었다.

어느 날 벼슬아치는 자라 목 하나를

소매 안에 숨기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예상대로 아내는 또 강짜를 부리기 시작하니

벼슬아치는 일부러 크게 화를 내면서

"모름지기 남자가 아내로부터 투기를 당하게 되는 것은

모두 가랭이 사이의 이 물건 때문이다.

이것이 없다면 투기를 당하지 않아도 되겠지" 하고는

작은 칼을 꺼내어 그 물건을 베는 척 하고는

자라목을 꺼내어 마당으로 던져 버렸다.

 

이에 놀란 아내가,

"내 아무리 질투가 심하다고 하여도 이게 무슨 일인가요?" 하며

통곡하였다.

 

그때 마침 유모가 뜰을 지나면서

벼슬아치가 던진 그 물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더니,

"크게 염려하지 말아요. 

던져진 물건은 눈이 둘이고 색깔이 얼룩이 있으니

양두(陽頭)가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하니

아내는 크게 안도하고 웃으면서 다시는 질투하지 않았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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