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소총 제222화 - 손으로 단단히 덮어요 (一擧兩得)
한 산골에 외딴집이 있었는데, 이 집에는 방이 하나밖에 없었다.
그런데 식구는 많아서 주인 내외와 아들 내외 그리고 주인의 과년한 딸이 있어,
모두 한 방에서 잠을 자며 생활했다.
하루는 해가 져서 땅거미가 깔릴 무렵,
길손이 지나다가 이 집에 들어와서 주인을 찾았다.
그리고는 날이 어두워져 더 이상 갈 수가 없으니
하룻밤만 재워 달라고 간청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주인은,
"손님이 보다시피 우리 집은 방이 하나밖에 없고,
아내와 함께 기거하고 있어 남자 손님을 재울 수가 없습니다."
하고 사정을 말한 다음 거절했다.
그러나 길손은 산중이라 날은 어둡고 갈 곳이 없으니,
처마 밑에서라도 자고 가게 해달라고 조르는 것이었다.
이에 주인은 마음이 약해져 허락을 하고는 방으로 안내하자 길손이 물었다.
"저녁밥 좀 얻어먹을 수 없겠는지요?"
"아, 저녁밥이야 해줄 수 있지요.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곧 주인은 아내를 시켜 밥을 대접하라고 했다.
저녁을 먹고 난 길손은 식구가 몇 명이냐고 물었고,
주인이 모두 다섯 명이라고 대답하자,
왜 아들은 보이지 않느냐고 다시 묻는 것이었다.
이에 주인은,
"아들은 멀리 장사하러 나가서 며칠이 지나야 돌아옵니다."
라고 대답하고는 거적 자리를 하나 가져 와서
문 앞에 한 사람 누울 만큼 남겨 두고, 그것을 발처럼 가렸다.
그러고 나서 주인은 길손에게 말했다.
"문 앞이라 초저녁에는 괜찮겠지만, 새벽에는 추울지도 모릅니다.
불편한 대로 하룻밤 자도록 하시오."
이렇게 길손을 거적 밖에 자라 하고는,
주인이 제일 안쪽에 눕고
다음에 아내를 눕게 했다.
이어서 자부가 눕고,
맨 끝으로 거적을 친 옆에 딸이 누워 자게 되었다.
이에 길손이 잠을 못 자고 뒤척거리니,
주인은 수시로 고개를 들어 동태를 살피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얼마 지나자 주인의 코고는 소리가 들렸다.
원래 길손은 건장하고 정력이 강한 남자였다.
그리하여 장난을 해보려고 슬그머니 거적 밑으로 손을 뻗어
주인집 딸의 손을 만지니, 뿌리치지 않고 호응하여
역시 손에 힘을 주어 장난을 받아 주는 것이었다.
길손은 곧 주인집 딸이 누워 있는 곳으로 넘어가
옷을 벗기고 몸을 겹쳐 결합하니, 이때 주인은 무슨 소리에 잠이 깼다.
그래서 고개를 들어 살펴보니 바야흐로 길손과 딸이 한몸이 되어 붙어 있기에,
소리를 치면 자부가 깨어 수치스럽게 될 것이니
그저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길손의 강력한 연장과 힘찬 운동에
딸이 정신을 잃고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흔들어 호응하니,
방안이 울려 자부도 잠을 깨고 말았다.
그리고는 강렬하게 움직이는 길손의 활력과
몸을 가누지 못하며 환희에 빠져 있는
시누이의 태도에 마음이 끌리면서,
온통 몸이 흔들리고 아랫도리가 질펀하게 젖어들어
억제하기 어려운 지경이 되었다.
주인은 길손과 딸의 작업이 빨리 끝나기를 기다렸지만,
매우 오랜 시간을 서로 뒤엉켜 진탕을 하니
어쩌지를 못하고 가만히 참을 수밖에 없었다.
길손이 주인집 딸과의 일을 끝내고 그 옆에 누워 쉬고 있으니,
주인의 자부가 손을 뻗어 끌어당기는 것이었다.
이에 길손은 역시 강한 힘으로 그 몸을 눌러 들이미니,
자부 역시 몸을 흔들면서 함께 호응을 하여 한없는 황홀함에 빠져 들었다.
이렇게 길손이 단숨에 두 여인을 제압하자,
주인은 겁이 나서 세상 모르고 자고 있는 아내를 살그머니 흔들어 깨웠다.
방안의 사람들이 모두 잠을 깨고 일대 향연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아내 혼자 깊히 잠들어 있다가 남편이 흔들어 깨우는 바람에 일어난 것이었다.
그러자 주인은 아내의 귀에다 대고 가만히 속삭였다.
"여보! 저 악독한 놈이 차례로 밀고 들어오고 있으니,
당신은 그 곳이 뚫리지 않도록 두 손으로 단단히 덮고 있어야 하오."
이 말에 길손은 웃으면서 거적 밖으로 나갔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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