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270화 - 부자되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 (願學富術)

 

한 어리석은 젊은이가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그런데 건넛마을에 큰 부잣집이 있어,

그 근처에 가보면

많은 종들을 부리는 크고 넓은 집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 같아 매우 부러웠다.

 

'나도 부자가 될 수 있을텐데,

그 방법을 몰라 못 되는 것이 틀림없다.

내가 정말 열심히 일해 봤지만,

그렇게 벌어서는

어느 세월에 부자가 된단 말이냐?

꼭 부자가 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니,

그것을 배워야 한다.'

젊은이는 이렇게 생각하고,

 

하루는 작은 선물 하나를 마련해 가지고

그 부잣집을 찾아갔다.

그리고 주인 노인을 만나 이렇게 물었다.

"소생은 건넛마을에 살고 있사온데,

집이 가난하여 아무리 애를 써도

재물을 모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자가 되는 법을 익히려고

찾아왔사오니,

그 방법 좀 가르쳐 주십시오."

 

이 말을 들은 부잣집 노인은

한참 동안 젊은이를 바라보다가,

날짜를 정해 주면서

그 날 다시 찾아오라고 했다.

 

약속한 날 젊은이가

다시 부잣집을 찾아가니,

노인은 젊은이를 데리고

뒷동산으로 올라가자고 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뒷동산에 올라

어느 깊은 계곡에 다다르자

양쪽 언덕이 바위처럼 솟아 있고,

그 틈에 소나무 한 그루가 크게 자라

계곡 쪽으로 뻗어 있었다.

곧 노인은 그 소나무를 가리키며 말했다.

 

"자네 이 소나무로 기어 올라가서

두 손으로 소나무 가지를 잡고

매달려 보게.

아래는 깊은 계곡이니

조심해야 하네."

 

젊은이는 노인의 말에 따라

소나무로 기어 올라가서

두 손으로 가지를 잡고

대롱대롱 매달렸다.

 

이 때 노인은,

"지금 상태로 한 손을 떼고

한 손으로만 매달려 보게."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젊은이가

한 손으로만 매달리니,

노인은 다시 이렇게 말했다.

"이제 그 한 손마저 놓고

아래를 한번 내려다보게."

 

이에 젊은이는 화를 내면서

노인을 쳐다보고 소리쳤다.

"그렇게 했다간

소인이 계곡으로 떨어져

몸을 상하거나 죽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어찌하여

이 한 손마저 놓으라고 하십니까?"

 

"맞았네.

자네가 오늘부터

돈 한 푼 쓰는 것을,

지금 그 한 손마저 놓는 듯이 한다면

부자가 될 것일세.

부자가 되는 방법이란 이것 말고는

더 이상 가르쳐 줄 것이 없다네."

 

이러면서 노인은

젊은이에게 조심해서 내려오라고 한 뒤

집으로 돌려보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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