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295화 - 저는 다리에 대한 평 (蹇脚之評)

 

한 사람이 어린 아들을 가르치면서,

특히 남과의 대화에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래서 아이가 함부로 말할 때는

항상 고쳐 주고 지적하여

바르게 유도했다.

 

하루는 이 사람의 집에

멀리 사는 친척이 방문했는데,

마침 그가 다리를 절뚝거리고 있었다.

그 친척이 하룻밤을 자고 떠나니,

전송을 하고 돌아오면서 아이가 물었다.

 

"저 분은 왜 저렇게 다리를 저나요?

무슨 사고를 당해 크게 다친 건가요?"

"응, 다친 게 아니고 어릴 때 병을 앓아

한쪽 다리가 자라지 않아서 그렇단다.

생활하는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지."

 

"아, 그러니까

한쪽 다리가 많이 짧은 게로군요."

아이는 나름대로

그 손님이 다리를

절뚝거리는 이유를 알았다는 듯,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이 사람은 곧

다음과 같이 시정해 주었다.

"얘야! 말을 할 때는 말이다.

이왕이면 듣기 좋게 하는 것이 좋지 않니?

한쪽 다리가 짧다는 것보다는

한쪽 다리가 좀 길다고 말해야

듣기에 좋은 거란다.

앞으로는 말을 할 때,

남이 듣고 어떻게 생각할 지

고려해 가면서 하도록 노력해라."

 

이 사람은 항상 이렇게

아이의 말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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