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341- 그 구멍으로 쥐가 들어가다 (鼠入其穴)

한 시골 마을에 남편이 일찍 사망하고

아이도 없이 혼자 사는 과부가 있었다.

이 부인은

하얀 피부에 요염하게 생겼으니,

남자들이 한번 보고는 유혹을 느껴

마음이 산란해질 지경에 이르곤 했다.

 

부인의 집은 살림이 넉넉한 편으로

머슴 총각 하나를 데리고

농사를 지으며 살았는데,

이 머슴은 우둔하고 무식하여,

숙맥(菽麥)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였으며,

특히 남녀의 음양사에 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해

과부 집 머슴으로는 적격이었다.

 

하루는 이 부인이 방안에 앉아 있는데,

그 한 귀퉁이에 쥐구멍이 있어

작은 쥐 한 마리가

들락거리는 것이 보였다.

 

'아니, 저것 봐라.

내가 자고 있을 때도

저렇게 마음대로

들락거리고 있었단 말이지.

저 놈을 꼭 잡아야 겠구나.'

 

이렇게 생각한 부인은

이튿날 물을 끓여 가지고 와서는,

그 구멍 앞에 무릎을 벌리고 앉아

바가지로 뜨거운 물을 붓기 시작했다.

 

이에 쥐가

뜨거워 견디지 못하고 뛰어나오면서,

앞에 사람이 있는 것을

미처 보지 못하고 그대로 돌진하다가,

그만 부인의 넓은 바짓가랑이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하여 어디 들어갈 데를 찾던 쥐는,

벌어져 있는 부인의 음호(陰戶)를 헤치고

안으로 들어가 숨었다.

 

그런데 안이 어둡고 막혀 있어

몸을 이리저리 돌리며 헤매니,

부인은 그곳이 흔들리는 듯 마찰이 느껴져

이상야릇한 감흥이 일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이에 한참이 지나니

아프기도 하고 거북하기도 하여,

'어떻게 해야

이 놈을 나오게 할 수 있을까?

이대로 두었다간 견디기 힘들 테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오게 해야겠는데....'

라고 생각하며

한참 동안 머리를 굴리다가

한 가지 묘안이 떠올라

부인은 곧 손뼉을 치면서 혼자 소리쳤다.

 

'옳거니, 머슴 총각을 시켜

내 음호에 음양행사(陰陽行事)를 시키면,

쥐가 견디지 못하고

나오게 될 것이 아닌가?'

 

그러자 즉시 부인은 큰 소리로 머슴을 불렀다.

"얘야, 어디 있느냐?

방에 일이 있으니 얼른 들어오너라."

그 소리에 머슴은 하던 일을 멈추고,

손을 털며 방안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부인은 자세한 설명도 없이,

머슴의 바지 끈을 풀어 내리고

이불 속으로 끌어다 눕혔다.

 

본래 머슴은 우둔하여

남녀 교합을 모르고 있었으니,

무슨 일을 하려는지 알지 못한 채

주인이 시키는 대로 따르는 것이었다.

 

이에 부인은

자신의 아랫도리를 드러내고

머슴을 그 위에 엎드리게 한 뒤,

양근을 끌어 음호에 접속시켰다.

머슴은 그것이

무슨 행위인지 알지 못하고

그대로 따르는데,

부인은 머슴의 몸통을 두 손으로 잡아

오르락내리락 하도록 유도했다.

 

처음에는 뭔지도 모르고 따라하던 머슴은

점점 기분이 야릇해지고 감흥이 일어나니,

얼마 후에는

스스로 상하 운동을 전개하면서

저절로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쥐는

그 속에서 헤매다가

무엇이 압박하는 듯하여 살펴보니,

뾰족한 몽둥이 같은 것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데

점점 가까이 들어오는 것이었다.

 

'저건 분명히 날 잡으려고

막대기로 쑤시는 모양인데!'

이렇게 본능적으로 느낀 쥐는 생존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해

그 몽둥이한테 덤벼들어 힘껏 물어 버렸다.

 

그 때 머슴은 기분이 고조되다가

갑자기 쥐의 습격을 받고 어찌나 아프던지,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몸을 날려 옆으로 벌렁 나가 떨어졌다.

 

이 때 머슴의 양근이 빠져 나가는

그 흡인력(吸引力),

쥐도 따라서 빨려나와 밖으로 튀어나오더니

그대로 달아났다.

 

이에 부인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매우 좋았으나,

머슴은 뜻하지 않게 물린 양근 끝이 아파서

여러 날 동안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고생만 했다.

이후로 부인은 이미 머슴과 호합 관계를 경험했으니,

그를 불러들여 온갖 교태를 부리며 유혹해 보았으나

머슴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자꾸 피하면서 말하는 것이었다.

 

"여인의 뱃속에는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쥐가 들어 있어,

접근했다간 거기에 물려

큰 고생을 한단 말이야!"

이에 머슴은 한평생

여자를 가까이 하지 않았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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