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342- 시어머니가 몸을 엎드리라고 질책하다 (姑責飜身)

한 시골에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함께

시내 건너편 산자락에 있는

밭으로 김을 매러 갔다.

 

그리하여 가져간 점심을 먹고

온종일 일한 뒤

저녁이 되어 돌아오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맹렬히 퍼붓는 것이었다.

 

이에 두 사람은

나무 밑에서 잠시 비를 피했다가

소나기가 그치니,

옷이 모두 젖은 채 돌아오면서

냇가에 이르렀다.

 

그런데 소나기로 냇물이 크게 불어나

여자의 몸으로는 도저히 건널 수가 없어,

다만 애를 태우며 서성거리고 있었다.

 

이 때 건장하게 생긴 한 총각이 다가와

두 여인을 보고 말했다.

"날은 자꾸만 어두워지는데

여자의 몸으로는

건널 수 없을 것 같으니,

내가 한 사람씩 업어서 건네주면

어떻겠는지요?"

 

이에 시어머니는 매우 고마운 일이라면서,

며느리 먼저 건네주고

다음에 자기를 건네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하여 총각은

며느리를 업고 냇물을 건넌 뒤,

언덕 위 풀밭에 눕혀 놓고

몸을 겹쳐 애욕을 채우는 것이었다.

그러자 건너편에서 이 모습을 본

시어머니가 소리쳤다.

 

"얘야, 아가!

속히 몸을 엎드려 막도록 해라.

속히 엎드려 막아!"

그러나 며느리는

총각이 하는 대로 저항하지 않고,

오히려 정감이 고조되어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 있었다.

 

이렇게 한바탕 일을 치르고 난 총각은

다시 맞은편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시어머니를 업고 냇물을 건너

이 쪽 언덕에 닿자

역시 풀밭에 눞혀 놓고 옷을 벗겨,

앞서 며느리에게 한 것처럼,

몸을 덮치고 힘차게 누르며

마음껏 재미를 보는 것이었다.

 

이 때 시어머니는 역시 저항하지 않고

오히려 정감이 고조되어

숨을 몰아쉬며 호응하니,

며느리가 다가와 웃으면서

조용히 말하는 것이었다.

 

"어머님, 앞서 저더러

몸을 엎드리라고 하셨지요?

이런 경우에 어머님은

몸을 엎드려 막을 수 있습니까요?"

그러자 시어머니는 못 들은 척하고

신음 소리만 내었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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