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의장이 들먹인 두보의 <증위팔처사(贈衛八處士)>를 당시삼백수 번역에서 옮긴다.

009증위팔처사(贈衛八處士)

ㅡ두보(杜甫;712-770)

위팔처사에게 



人生不相見

(인생부상견) : 사람살이 서로 만나지 못함은

動如參與商

(동여삼여상) : 아침저녁에 따로 떠오르는 참성과 상성 같구나

今夕復何夕

(금석복하석) : 오늘 밤은 다시 어떤 밤인가

共此燈燭光

(공차등촉광) : 이 등잔 이 촛불을 함께 하였구나

少壯能几時

(소장능궤시) : 젊고 장성하였을 때는 공부도 같이 하였는데

鬢發各已蒼

(빈발각이창) : 벌써 귀밑머리 허옇게 되었구료

訪舊半爲鬼

(방구반위귀) : 옛 친구 찾으면 반이나 죽었고

驚呼熱中腸

(경호열중장) : 놀라서 이름 불러보니 간장이 다 찢어지네

焉知二十載

(언지이십재) : 어찌 알았으랴, 이십 년 만에

重上君子堂

(중상군자당) : 다시 그대의 집을 찾을 줄을

昔別君未婚

(석별군미혼) : 옛날 이별할 때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兒女忽成行

(아녀홀성항) : 어느새 자식들이 줄을 이었구나.

怡然敬父執

(이연경부집) : 반가워 친구의 아버지는 나의 손을 잡고

問我來何方

(문아내하방) : 나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신다.

問答乃未已

(문답내미이) : 주고받는 인사가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驅兒羅酒漿

(구아나주장) : 아이 시켜 술과 안주 차려오게 하는구나.

夜雨剪春韭

(야우전춘구) : 밤비가 내리는데도 봄 부추 베어오고

新炊間黃粱

(신취간황량) : 새로 지은 밥에는 누른 조를 섞었구나

主稱會面難

(주칭회면난) : 주인은 나에게 얼굴 보기 어렵다 하며

一擧累十觴

(일거누십상) : 한 번 술잔에 수십 잔을 마신다

十觴亦不醉

(십상역부취) : 열 잔을 마셔도 취하지 않으니

感子故意長

(감자고의장) : 그대 내 생각이 깊은 줄을 알았도다.

明日隔山岳

(명일격산악) : 내일이면 산 넘어 서로 멀리 떨어지리니

世事兩茫茫

(세사량망망) : 인간사 우리 두 사람에게는 정말 막막하여라

 

009

위처사에게 주다

*제목의 '팔'은 배항(排行)을 표시하므로 생략함.

 

인생살이

만나지 못함이여

하늘에 아침 저녁 따로 뜨는

삼성과 상성 같구나.

 

오늘밤은

또 어떠한 밤이던가?

둘이 함께

촛불 아래 모였구나.

 

젊고 장성한 때는

얼마이던가?

귀밑머리 둘 다

허옇게 세었는 걸.

 

친구 찾아가면

반이나 귀신되어

놀라 부르짖다가

창자가 찢어진다.

 

어찌 알았으리?

이십 년 만에

또다시 그대 집

찾아올 줄을.

 

날에 이별할 때

그대 아직 총각이더니

어느 새 아들딸이

줄을 잇는구나.

 

반가이 아버님 친구에게

공경하면서

어디서 오셨느냐

내게 묻는다.

 

주고 받는 인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아이 시켜

술상을 차렸구나.

 

밤비에 함초롬히

부추를 베어내고

새로 지은 밥에는

누른 조 섞었더라.

 

주인은 말하기를

만나기 어렵다고

잔들어 한꺼번에

열 잔이나 마시운다.

 

열 잔에도

또한 취하지 않거니

그대의 옛 정에

느꺼워함일레라.

 

내일이면 이 산 저 산

또다시 벌어지리니

세상 일

우리는 아득히 알 수 없어라.

 

 

출처: http://kydong77.tistory.com/15142 [김영동교수의 고전&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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