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7군재우중여제문사연집(郡齋雨中與諸文士燕集)-위응물(韋應物;737-804)
군재에 비 내리는데 여러 문사들과 잔치하다
兵衛森畫戟(병위삼화극), ; 호위병들 창 들고 삼엄하게 늘어서고
宴寢凝淸香(연침응청향). ; 손님방엔 향불 엉키네
海上風雨至(해상풍우지), ; 바다에 비바람 불어
逍遙池閣涼(소요지각량). ; 서늘한 연못 누각을 이리저리 거닐면
煩疴近消散(번아근소산), ; 번민은 곧 흩어지네
嘉賓復滿堂(가빈복만당). ; 반가운 손님들 다시 방에 가득 모였네
自慚居處崇(자참거처숭), ; 부끄러워라, 높은 자리 차지하고도
未睹斯民康(미도사민강). ; 백성들 편안한 것 보지 못 했네
理會是非遣(리회시비견), ; 사물의 이치 깨달으니 시비는 풍어지고
性達形跡忘(성달형적망). ; 마음이 통하니 겉모양은 잊어지네
鮮肥屬時禁(선비속시금), ; 계절이 금하는 생선과 고기들
蔬果幸見嘗(소과행견상). ; 다행히도 채소와 과일을 맛보았네
俯飮一杯酒(부음일배주), ; 고개 숙여 한 잔 술을 마시고
仰聆金玉章(앙령금옥장). ; 쳐다보아 아름다운 문장을 듣는다
神歡體自輕(신환체자경), ; 정신이 기쁘니 몸은 절로 가벼워
意欲凌風翔(의욕능풍상). ; 마음속으로 구름 타고 날고 싶어라
吳中盛文史(오중성문사), ; 소주 땅은 문사가 흥하니
群彦今汪洋(군언금왕양). ; 뭇 선비들 오늘 다 모였네
方知大蕃地(방지대번지), ; 비로소 알았네, 큰 도시임을
豈曰財賦强(개왈재부강). ; 어찌 재부만 만다고 하는가
[안병렬 역]
027 위응물(韋應物)
-군재에서 비오는 가운데 여러 문사들과 자치하다
호위병은
창을 들고 삼엄히 벌였는데
잔칫방엔
향을 태워 엉키었구나.
비바람 불어
바다에서 오니
못가 정자는
시원하여 사람들 소요하네.
번민은
곧 사그러지고
아름다운 손님들
방에 가득 모였네.
내 높은 자리 앉아서
스스로 부끄러워하나니
이 백성들 올라와
즐기는 모습 못 봄이라.
사물의 이치를 깨달으니
시비는 풀어지고
성정이 넓어지니
일체 현적 잊혀지네.
때는 여름이라
신선한 물고기 살진 고기 어지 먹으리
다행히 채소와 과일
맛볼 수 있구나.
고개 속여
한 잔 술 마시고
쳐다보아
아름다운 문자을 듣는구나.
정신이 기쁘니
몸 절로 가벼워
훨훨 바람타고
날고 싶어라.
소주는
문장재사가 흥한 곳
오늘에
많이들 다 모였구나.
이제야
큰 도시임을 알지니
어찌
다만 재물과 문장만 성하다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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