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청지, 사천성 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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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작품이 120구 840자 장편이어서 여기서는 4단으로 나누어 탑재한다.
작품의 주석번호는 순서대로 1), 2), 3)....으로 볼 것.
長恨歌
-백거이 [白居易, 772~846] 字 낙천(樂天).
장한가는 120구 840자.
구섭우편저, 한역당시삼백수, 안병렬역, 계명대출판부, 1991.
김희보 편저, 中國의 名詩(증보판), 종로서적.
헌종 원화 원년(806) 12월이나 이듬해 봄으로 추정. 35-36세 작.
제1단:당 明皇과 楊貴妃의 사랑의 경과.
제2단:궁정의 향락하고 사치한 생활과 안록산의 난으로 양귀비 목매어 죽임.
제3단:전란 후 양귀비를 잊지 못하는 현종의 슬픔과 아픔.
제4단:사천의 한 도사가 서울로 와 그 법술로 양귀비의 꽃다운 혼을 찾을 수 있다며 선산에 들어가 그녀와 만난 이야기.
長恨歌
제1단:당 明皇과 楊貴妃의 사랑의 경과
漢皇重色思傾國
한황중색사경국
한나라 황제가 미색을 중히 여겨 경국지색을 찾는데,
御宇多年求不得
어우다년구부득
다스리는 오랜 동안 얻지 못하였도다.
楊家有女初長成
양가유녀초장성
양씨 가문에 딸이 있어 갓 장성했는데
養在深閨人未識
양재심규인미식
깊숙한 규방에서 자라니 누구도 알지 못했소.
天生麗質難自棄
천생려질난자기
하늘이 내린 아름다움 그대로 묻힐 리 없어
一朝選在君王側
일조선재군왕측
하루 아침에 간택되어 군왕 곁에 있도다.
回眸一笑百媚生
회모일소백미생
눈웃음 한 번에 온갖 교태가 나와
六宮粉黛無顔色
육궁분대무안색
여섯 궁궐 화장한 후궁들이 낯빛을 잃었다오.
春寒賜浴華淸池
춘한사욕화청지
봄 추위에 화청지에서 목욕을 하니
溫泉水滑洗凝脂
온천수골세응지
매끄러운 온천물에 기름진 때를 씻는다.
侍兒扶起嬌無力
시아부기교무력
시녀들 부축해 일어나니 귀엽게 힘이 없는 듯
始是新承恩澤時
시시신승은택시
이때부터 새로이 황제의 승은을 입었네
雲鬢花顔金步搖
운빈화안금보요
구름 같은 머리, 꽃 같은 얼굴과 흔들거리는 금장식.
芙蓉帳暖度春宵
부용장난도춘소
부용휘장[1] 안에서 봄 깊은 밤을 헤아리니
春宵苦短日高起
춘소고단일고기
짧은 밤을 한탄하나 이미 해 높아 일어난다.
從此君王不早朝
종차군왕부조조
이를 좇는 군왕은 조회를 돌보지 않았고
承歡侍宴無閑暇
승환시연무한가
연회를 벌이느라 한가할 틈이 없어,
春從春游夜專夜
춘종춘유야전야
봄이면 봄놀이 따라가고 밤이면 밤시중을 독차지했네.
後宮佳麗三千人
후궁가려삼천인
후궁에 빼어난 미녀 삼천이 있지만
三千寵愛在一身
삼천총애재일신
삼천의 총애가 한 사람에 머무르니
金屋粧成嬌侍夜
금옥장성교시야
금빛 방에서 단장하고 교태로 시중 들고
玉樓宴罷醉和春
옥루연파취화춘
옥루 잔치 끝나면 춘정에 취한다.
姉妹弟兄皆列士
자매제형개렬사
자매와 형제 모두가 땅을 갖게 되니,
可憐光彩生門戶
가련광채생문호
아리따운 광채가 가문에 나는구나.
遂令天下父母心
수령천하부모심
비로소 천하의 부모들이
不重生男重生女
부중생남중생녀
아들보다 딸 낳기를 중히 여겼네.
驪宮高處入靑雲
려궁고처입청운
여궁[2] 높이 솟아 푸른 구름 모여들고,
仙樂風飄處處聞
선악풍표처처문
신선의 풍악은 바람 타고 곳곳에서 들려온다.
緩歌慢舞凝絲竹
완가만무응사죽
느린 노래 오만한 춤이 비단결과 피리에 맺히니
盡日君王看不足
진일군왕간부족
군왕이 종일 넋 잃고 보아도 부족하다.
제1단:당 明皇과 楊貴妃의 사랑의 경과
漢皇重色思傾國 한나라 황제는 미인을 탐하여 絶世 미녀를 그리워하나
御宇多年求不得 황제 자리에 오르고 나서 오랫동안 구하지 못하였네.
❙ 注 疏
1)漢皇(한실) 한 무제(실제로는 당의 현종 712~765 재위) [傾國]미인을 가리킴. 한무제가 사랑했던 李夫人에 관해 노래한 李 延年의 노래에 의하면 “한 번 돌아다보면 사람의 城을 기울게 하고, 다시금 돌아다보면 사람의 나라를 기울게 한다”고 미인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데서 유래한 말임. 2)御宇(어우)우주를 통치하는 천자의 位에 오르는 것.
楊家有女初長成 그 때 양씨 가문의 한 아가씨가 갓 장성하였는데1)養在深閨人未識 깊은 규방에서 자랐기에 남들은 몰랐다네.2)天成麗質難自棄 하늘이 주신 아름다움 저버리기 어렵나니3)一朝選在君王側 하루아침에 선발되어 천자를 모시게 되었다네.
❙ 注 疏
1)楊家(양가):양현염의 집이며, 그 딸은 어렸을 때 이름을 玉環이라 하였다. 처음엔 현종 황제의 18번째 아들인 壽王의 妃였으나, 황제 측근인 高力士에게 발견되어 궁중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고역사는 옥환으로 하여금 한번 出家하여 수왕과의 인연을 끊게 하고, 太眞이라는 여자 도사로 궁중에 들어와 황제를 모시게 하였다. 이가 바로 훗날의 양귀비이다. 그러나 이 시에서는 楊家의 딸이 직접 궁중의 부름을 받은 것으로 노래하고 있다. 2)深閨(심규):깊숙한 여자의 방. 3)天生麗質(천생려질):하늘이 만든 아름다운 모습. 自棄(자기):스스로 버리다.
廻眸一笑百媚生 눈동자를 굴려 한번 웃으면 백 가지 교태 생겨나1)六宮粉黛無顔色 육궁의 화장한 미인들이 무색해졌다네.2)春寒賜浴華淸池 봄 추위에 천자는 화청궁 온천에 목욕하기를 허락하셔3)溫泉水滑洗凝脂
온천의 매끄러운 물로 그녀의 통통한 몸을 씻었다.4)
❙ 注 疏
1)廻眸(회모):뒤돌아 봄. 百媚生(백미셍):넘쳐흐를 듯한 매력이 생김. 2)六宮(육궁):궁중의 내전. 천자에게는 6개의 후궁이 있음. 粉黛(분대):분과 연지. 곧 화장한 미인. 無顔色(무안색):얼굴의 아름다움이 무색해짐. 3)華淸池(화청지):매해 겨울 황제가 추위를 피하는 아주 사치스러운 궁인 화청궁에 있는 온천. 4)凝脂:피부가 희고 매끈매끈한 것을 형용한 말. 詩經이래의 표현 방식이다.
侍兒扶起嬌無力 시녀들이 부축하여 일으킬 제 귀엽고 연약한 듯1)始是新承恩澤時 비로소 이것이 천자의 사랑을 받게 된 때였네.2)雲鬢花顔金步搖 구름 같은 머리카락, 꽃 같은 얼굴에 금보요는 한 들난들.3)芙蓉帳暖度春宵 부용꽃 휘장 안은 따뜻한데 봄날 밤을 보낸다.4)春宵苦短日高起 봄밤은 너무 짧아 천자는 해가 높이 뜬 뒤에야 일어났고5)從此君王不早朝 그 뒤로 천자는 아침의 조회 불참했네.6)
❙ 注 疏
1
)侍兒(시녀):시녀. 扶起(부기):손으로 부축해 일으킴. 嬌9교):야들야들한 상태. 2)恩澤(은택):천자의 애정. 3)雲鬢(운환):구름처럼 부드러운 머리카락. 花顔(화안):꽃처럼 아름다운 얼굴. 金步搖(금보요):여자의 머리장식. 4)芙蓉帳(부용장):연꽃 모양을 수놓은 침실 휘장. 度春宵(도춘소):봄날의 하룻밤을 지냄. 5)苦短(고단):무척 짧음. 6)從此(종차):이로부터. 早朝(조조):아침 일찍 조정에 나가 정사를 돌보는 것.
承歡侍宴無閒暇 천자의 기분을 잘 맞춰 잔치 자리 시중에 한가한틈이 없어
春從春遊夜專夜 봄이면 봄놀이에, 밤이면 한 밤을 천자와 함께했네.後宮佳麗三千人 후궁에는 삼천 명이나 되는 미인들이 있었건만三千寵愛在一身 그 삼천 명이 받아야 할 총애를 그녀 혼자 차지했다.
❙ 注 疏
1)承歡:상대방의 기분을 맞춤.
金屋粧成嬌侍夜 황금 궁전에서 화장하고 교태롭게 모시는 밤
玉樓宴罷醉和春 옥루에서의 잔치도 끝나고 취한 마음은 봄날의 화기에 녹아들었다.
❙ 注 疏1)金屋(금옥):황금 궁전. 한 무제에 대해 기록한 漢武故事에 나오는 말로 천자의 사랑하는 여인이 사는 곳. 2)玉樓(옥루):玉은 美稱으로 아름답고 훌륭한 누각. 醉和春(취화춘):술에 취하여 봄의 분위기 속에 잦아든다는 뜻.
姉妹弟兄皆列土 그녀의 자매 형제는 모두 귀족이 되어 영토를 차지하였고
可憐光彩生門戶 눈부신 광채가 온 집안에 생기더라.
遂令天下父母心 마침내 천하의 부모들의 마음은 不重生男重生女 아들 낳기 귀하잖고 딸 낳기를 귀중히 여기네.
❙ 注 疏1)列土(열사):중신이 되어 봉토를 받는 것. 사촌오빠인 양국충은 불량배 출신이었으나, 중신이 되고 마침내 재상의 지위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그리고 양귀비의 언니 셋은 볼품없는 여자들이었으나 각기 진국부인, 한국부인, 괵국부인이란 칭호가 주어졌고 영화를 누리게 되었다. 2)可憐(가련):불쌍하다는 뜻이 아니라 깊이 감정을 움직이는 것은 모두 ‘가련’으로 표현한다. 오늘날의 우리말로 하면 오히려 ‘놀랍다, 예쁘다’의 뜻이 된다. 위기감이 도는 세간의 분위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양귀비 일가의 번영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었다. 이제 세상은 아들보다 딸을 귀하게 여기게 되었다.
驪宮高妻入靑雲 이궁은 높이 치솟아 푸른 하늘 구름 속에 닿았고
仙樂風飄處處聞 신선의 노래 바람타고 여기 저기서 들려온다.緩歌慢舞凝絲竹 느릿한 노래와 고요한 춤이 管絃樂에 어울리니
盡日君王看不足 하루종일 천자는 그 가무를 구경해도 모자라네.
❙ 注 疏1)驪宮:서울 장안 동쪽 驪山에 있는 궁. 세상의 비난은 아랑곳하지 않았기에 이궁에서의 환락은 세상이 존재하는 한 영원할 것 같았다. 2)緩歌(완가):느릿한 가락의 노래. 慢舞:느릿하고 고요한 춤.
출처: http://kydong77.tistory.com/8149 [김영동교수의 고전& life]
[안병렬 역]
제1단:당 明皇과 楊貴妃의 사랑의 경과
漢皇重色思傾國
御宇多年求不得
한나라 황제는 미인을 탐하여
경국 미인을 그리워하나
천하를 다스린 지 여러 해 지나도
구하지 못하였네.
楊家有女初長成
養在深閨人未識
양씨 가문의 한 한 여자
이제 막 장성하나
깊은 규방에서 자랐기에
남들은 몰랐다네.
天成麗質難自棄
一朝選在君王側
하늘이 주신 아름다움
저버리기 어렵나니
하루 아침에 선발되어
현종을 모시게 되었다네.
廻眸一笑百媚生
六宮粉黛無顔色
눈동자를 굴려 한번 웃으면
백 가지 교태 생겨나
후궁의 화장한 미인들이
무색해졌다네.
春寒賜浴華淸池
溫泉水滑洗凝脂
봄남씨 쌀쌀하면
화청궁 온천에 목욕하기를 허락하셔
온천의 매끄러운 물로
그녀의 흰 살갗 씻겨준다.
侍兒扶起嬌無力
始是新承恩澤時
시녀들이 부축하여 일으킬 제
귀엽고 연약하여 힘이 없는 듯.
비로소 천자 사랑
받을 때였네.
雲鬢花顔金步搖
芙蓉帳暖度春宵
구름 같은 머리카락, 꽃 같은 얼굴에
머리 위 금보요는 한들한들.
부용꽃 휘장 따뜻한데
봄날 밤을 보낸다.
春宵苦短日高起
從此君王不早朝
봄밤은 너무 짧아
천자는 해가 높이 뜬 뒤에야 일어났고
그 뒤로 현종은
아침 조회 불참했네.
承歡侍宴無閒暇
春從春遊夜專夜
천자에게 기쁨주고 잔치 자리 시중에
한가한 틈이 없어
봄이면 봄놀이에 시중들고
밤이면 온 밤을 천자와 함께했네.
後宮佳麗三千人
三千寵愛在一身
후궁의 미인들
삼천 명이나 있었건만
그 삼천 명이 받을 총애를
그녀 혼자 차지했네.
金屋粧成嬌侍夜
玉樓宴罷醉和春
황금 궁전에서 화장하고
교태부려 모시는 밤
옥루에서의 잔치도 끝나고
취한 마음은 봄날의 화기에 녹아든다.
姉妹弟兄皆列土
可憐光彩生門戶
그녀의 형제 자매들
모두 귀족되어 영토를 차지하였고
눈부신 광채가 온 집안에 생기더라.
遂令天下父母心
不重生男重生女
마침내 천하의
부모들 마음은
아들 낳기 귀하잖고
딸 낳기를 귀중히 여기네.
驪宮高妻入靑雲
仙樂風飄處處聞
화청궁은 높이 치솟아
푸른 하늘 구름 속에 닿았고
신선의 노래 바람타고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緩歌慢舞凝絲竹
盡日君王看不足
느릿한 노래와 느긋한 춤이
관현악에 어울리니
하루종일 천자는
봐도 봐도 모자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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