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 장사과가의댁(長沙過賈誼宅)-류장경(劉長卿;725?-781?)
장사에서 가의의 집을 지나며
三年謫宦此棲遲,(삼년적환차서지), 귀양살이 삼년을 이 곳에서 지내다니
萬古惟留楚客悲.(만고유류초객비). 만고 동안 오직 굴원의 슬픔 서린 곳이라
秋草獨尋人去后,(추초독심인거후), 가을 풀밭에서 홀로 찾노라, 그 사람 떠난 뒤에
寒林空見日斜時.(한림공견일사시). 차가운 숲속 해지는 때를 쓸쓸히 바라보노라
漢文有道恩猶薄,(한문유도은유박), 한나라 황제 문제는 도를 지녔으나 오히려 야박했으니
湘水無情吊豈知?(상수무정적개지)? 상수는 무정한데 조상한들 어찌 알랴
寂寂江山搖落處,(적적강산요낙처), 적막한 강과 산에 나뭇잎 흔들려 떨어지는데
憐君何事到天涯!(련군하사도천애)! 가련하다, 그대는 무슨 일로 하늘 끝 이곳으로 왔던가
[안병렬 역]
196. 류장경(劉長卿;725?-781?)
장사에서 가의의 옛집을 지나며
삼년 귀양살이
여기서 노닐었네.
옛날부터 이곳에는
굴원의 슬픔이 어린 곳.
가을풀들 가운데서 홀로
가버린 사람을 찾고
쓸쓸한 수풀에서 부질없이
지는 해 바라본다.
한나라 문제는 어질었으나
오히려 가의만을 박대했구나.
상수는 무정한데
조상함을 어이 알았을까?
적적한 이 강산에
나뭇잎들 지는데
불쌍하다 가의여
무슨 일로 천애의 이곳까지 왔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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