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宋玉, 구변(九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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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招魂)은 굴원의 작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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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 招魂 1)
[은자주]초혼이라면 김소월의 <초혼>을 생각한다. 그런데 초사에도 <초혼> 名篇이 있다. 2,200년 전의 작품과의 비교가
부끄러운 얘기지만, 세계 인식이나 인생의 깊이나 언어구사 능력이 오히려 초사가 앞서 있다. 물론 ≪고당부≫와 마찬가지로 화려한 묘사와 문체에 탁월한 재능을 지닌 글쟁이들이 수정 가필한 흔적이 력력하지만. 작가가 굴원이라는 견해까지 있는 걸 보면 이는 부정하기 어렵다.
향기로운 풀이 우거진 초나라를 떠나 혼백이 거친 땅 어디로 간단 말가? 안 불러도 혼백은 돌아오리라.
순수와 유미주의를 지향하는 초사의 낭만적 매력이 여기서도 유감없이 발현된다.
1)招魂 : 「招魂」은 宋玉[宋玉, BC 290? ~ BC 222?] 이 지은 것이다. 굴원[屈原, BC 343 ?~BC 278 ?] 설도 있다.
옛날에 사람이 죽으면 사람을 시켜서 지붕 위로 올라가 북쪽을 향해 서서 “고 모복(皐 某復)”이라고 외친다. 죽은 사람의 옷을 들어 흔들며 세 번 외치고 내려와서 그 옷을 시체에 덮는다. 이 禮를 復이라 하고 산 사람들은 招魂․復魂이라 하며 사랑의 道를 다하고 禱祠의 일을 다했다고 여기는데, 아마도 그 망인이 소생하여 다시 살기를 바라는 염원의 의례로 추정된다. 이같이 했는데도 살지 않는다면 다시 소생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말하자면 소생하기를 기다렸다가 뜻이 이뤄지지 않으면 장례를 치룬다. 3일장, 5일장의 의식도 따지고 보면 망인의 죽음을 확인하는 기간이라 할 수 있다.
[참고] “고 모복(皐 某復)” : 사람이 죽은 뒤에 초혼하는 의식을 말한다. 禮記 禮運과 儀禮 士喪禮에 사람이 죽으면 지붕 위에 올라가 망인의 옷을 흔들어 혼을 부르며 "아아, 아무개여 돌아오라. [고 모복(皐 某復)] " 라고 세 차례를 반복한다"고 명시하였다. 그래서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라는 절절한 詩語가 탄생된 것이다. 엄밀한 의미에서는, 이는 초혼 모습을 보고 망인을 사랑했던 사람들의 심정을 담은 詩句라 할 수 있다.
지금사 중환자실에서 화장장으로 직행하니 초혼 의식은 목도하기 힘들다. 병실을 찾아보면 환자들은 집에 가기를 소망하지만 돌보거나 관리할 사람이 없어 인간이 사물화되어 가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어쩌면 각박한 현실을 핑계로 혼백이 돌아올까 두려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지도 모를 일이다. 人命은 在天이 아니라 在川이 된 지 오래다. 김소월의 <초혼> 노래라도 들으며 위안을 삼을 수밖에.
朕幼淸以廉潔兮 身服義而未沫
主此盛德兮 牽於俗而蕪穢 2)
나는 어려서부터 그 뜻이 잡스럽지 않아서 청렴하고 몸이 깨끗함이여!
몸소 仁義를 행하여 어두움이 없었네.
이 盛德을 지킴이여!
세속 사람들에게 이끌려 蕪穢하게 될까 저어하였도다.
2)朕은 나(我)이다. 淸은 그 뜻이 잡되지 않음이요, 廉은 그 행실이 바름이요, 潔은 그 몸이 더럽지 아니함이다. 服義는
仁義를 服行함을 이른다. 沫을 王氏는 그침(已․止)이라고 해석하였고 주자는 昧와 같은 글자로 보았다. 牽은 이끎이다.
茂穢는 밭을 갈지 않아서 풀이 많은 모양이다.
上無所考此盛德兮 長離殃而愁苦 3)
임금은 나의 이 盛德을 헤아리지 아니함이여!
길이 재앙에 걸려서 근심하며 괴로워하네.
3)上은 임금을 가리키며, 考는 비교하거나 헤아림이다. 離는 걸림이요, 殃은 禍이다.
帝告巫陽曰
有人在下 我欲輔之
魂魄離散 汝筮予之 4)
상제가 무양에게 告하기를
“어떤 사람-賢人이 下界에 있으니
내 그를 돕고자 하노라.
혼백이 흩어졌으니
너는 시초점을 쳐서 혼을 불러 보아라.”
4)帝는 天帝를 말하며, 巫陽은 여자무당의 이름이다. 人 은 賢人인데, 굴원을 말한다. 筮는 시초점을 말한다. 『尙書』에
“決之筮龜”라는 글이 보인다. 이 구절은 송옥이 천제와 무양의 말에 가탁하여 말의 단초를 연 것이다. 천제가 무양에게
“현인이 아래에 있는데 내가 돕고자 한다. 그러나 그 혼백이 흩어져서 몸이 장차 顚沛되려 하므로 무양을 시켜서 점을 쳐서 있는 곳을 찾아서 구하여 그에게 혼백을 붙여주어서 몸을 회복시키라”고 한 것이다.
巫陽對曰
掌夢 上帝其命難從
若必筮予之 恐後之謝
不能復用 巫陽焉5)
무양이 대답하기를
“掌夢6)의 일입니다. 상제의 명을 좇기 어렵습니다.
만약 시초점을 쳐서 몸에 혼을 붙이라 하시더라도
나중에 게을러져서 무양의 일을 다시 할 수 없을까 저어됩니다.”
5)掌夢은 꿈풀이를 맡은 관리이다.
6)脫誤된 글자가 있어서 해석이 않되는 부분이다.
乃下招曰 7)
이에 하계에 내려와서 혼을 부르며 말한다.
7)이 부분은 실제로 招魂을 할 때의 무양의 말인 것으로 보인다.. 무양이 천제의 명을 받아서 하계에 내려와서 굴원의 혼을 부르는 것이다.
魂兮歸來
去君之恒幹 何爲四方些
舍君之樂處 而離彼不祥些 8)
혼이여 돌아오라.
임금의 몸을 떠나서 어찌하여 사방으로 떠돌며,
임금 옆의 안락한 곳을 버리고서 저 상서럽지 못한 곳에 걸려 있는가.
8)恒은 常, 幹은 體의 뜻이다. 歸來는 한편으로 來歸로 쓰이기도 한다. 些는 주술 어구 뒤에 쓰이는 語辭이다.
魂兮歸來 東方不可以託些
혼이여 돌아오라.
東方은 의탁할 곳 아니라오.
長人千仞 惟魂是索些
十日代出 流金鑠石些
長人들은 그 키가 千仞인데
오직 혼백만을 찾아 먹는다오.
10개의 태양은 번갈아 떠오르는데
금과 쇠까지 녹일만 하다오.
彼皆習之 魂往必釋些
歸來兮 不可以託些 9)
저들 태양을 이름은 모두 이 일에 능숙하니
혼이 그곳에 간다면 반드시 흩어지리라.
돌아오라
혼백을 의탁할 곳 아닐세.
9)託은 ‘의지하다’․‘의탁하다’의 뜻이다. 七尺 혹은 八尺을 仞이라 한다. 長人은 동방에 사는 족속들로서 그 키는 千仞이나 되는데 사람의 혼을 먹는다 한다. 이 구절은 동방에는 혼을 잡아 먹는 長人들이 살기 때문에 의지할 곳이 아니며 열 개의 태양이 사는 扶桑이라는 나무가 있는데, 10개의 태양이 한꺼번에 떠오른다면 혼백이 金石을 녹일만하므로 혼백까지 허트릴 만하므로 머물 곳이 못된다고 말한 것이다.
魂兮歸來 南方不可以止些
혼이여 돌아오라.
南方은 머물 곳 아닐세.
調題黑齒
得人肉以祀 以其骨爲醢 些
蝮蛇蓁蓁 封狐千里些
이마에 문신을 새기고 잇발에는 검은칠을 하는데,
사람의 고기를 얻으면 제사를 지내고
그 뼈로는 젓갈을 담는다네.
큰 뱀들은 꿈틀거리고
큰 여우들은 천리까지 달려가서 먹을 것을 구한다오.
雄虺九首
往來儵忽 呑人以益其心些
歸來兮 不可以久淫些10)
숫뱀은 머리가 아홉인데
재빨리 달리고 왕래하면서 먹이를 구하고,
사람을 삼킨 뒤에야 마음을 채웠다고 여긴다네.
돌아오라
오래도록 노닐 곳 아니라오.
10)雕는 문신을 새김이요, 題는 額과 뜻이다. 蝮蛇는 큰뱀이며, 蓁蓁은 積聚된 모양이다. 封狐는 큰 여우이다. 儵忽은 재빨리 달린다는 말이다.
魂兮歸來
西方之害 流沙千里些
혼이여 돌아오라.
西方은 해롭도다.
천리나 되는 모래가 흐르는 불모지,
旋入雷淵 爢散而不可止些
幸而得脫 其外曠宇些
雷公의 집에 들어간다면
혼백은 흩어져서 쉴 수 없도다.
행여나 벗어났다 하더라도
그 밖은 광활한 들판.
赤螘若象 玄蜂若壺些
五穀不生 藂菅是食些
붉은 왕개미는 그 크기가 코끼리와 같고
검은 빛깔의 벌은 그 배가 마른 표주박과 같은데,
오곡이 자라지 않아서
섶풀만을 먹는다네.
其土爛人 求水無所得些
彷徉無所倚 廣大無所極些
歸來兮 恐自遺賊些 11)
그 땅은 사람의 살을 문들어뜨릴 정도요,
물을 구한다 해도 얻을 수 없다오.
동서로 방황해도 의지할 곳 없으며,
광대하여 걸어도 끝이 없다오.
돌아오라.
스스로를 버려서 해칠까 두렵소.
11)流沙는 모래가 흘러 간다는 말이다. 『尙書』에 “餘波入于流沙”라는 말이 보이는데, 서방의 땅에는 그 땅에 풀이 자라지 않아서 모래가 滑滑하게 주야를 그치지 않고 흐른다 한다. 雷淵은 雷公의 집을 말한다. 廣은 넓다는 뜻이요, 宇는 들판이라는 뜻이다. 왕개미 중에서 작은 것을 蟻 라 하고 큰 것을 蚍蜉라 한다. 藂菅은 섶풀이다. 倚는 의지함이다.
魂兮歸來 君無下此幽都57)些
土伯九約58) 其角觺觺59)些
敦咴血拇60) 逐人駓駓61)些
혼이여 돌아오라.
그대는 저승에도 갈 수 없네.
땅의 신인 토백은 아홉 꼬리에
그 뿔은 예리하고
두툼한 등에 피에 젖은 엄지손가락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을 쫓아 번개처럼 날뛰네.
57)幽都;저승, 황천(黃泉)
58)土伯은 后土之侯伯이다. 后土는 土地를 맡은 神이고 侯伯은 侯爵과 伯爵이다.
59)觺觺;뿔이 뾰족한 모양이다.
60)敦은 厚이다. 血은 피에 젖어 뱀.
61)駓駓;내닫는 모양.
參目虎首 其身若牛些
此皆甘人 62) 歸來恐自遺災63)些
호랑이 머리에 눈이 세 개이고
그 몸은 소같이 생긴 것들이 있는데,
모두들 사람을 맛있게 먹으니
두려운 재앙을 만나지 말고 돌아오라.
62)甘人; 사람을 맛있게 먹음.
63)災는 害이다.
魂兮歸來 入修門64)些
工祝65)招君 背行先66)些
혼이여 돌아오라.
영도의 성문으로 돌아오라.
재주 많은 박수무당이 그대를 부르며,
그대의 앞에서 인도하리니.
64)修門;郢都의 성문.영도는 楚나라의 수도이다.
65)工祝;工은 재주가 있는 것이다. 祝은 남자무당을 가리킨다.
秦篝齊縷67) 鄭綿絡68)些
招具該69)備 永嘯呼70)些
魂兮歸來 反故居些
진나라의 대광주리에 제나라의 비단실,
정나라의 광주리 망사덮개
혼백을 부를 모든 준비 갖추고 길게 부르나니
혼이여 돌아오라 옛집으로 돌아오라.
68)綿絡;동여 맴. 속박. 휨쌈.
天地四方 多賊姦些
像71)設君室 靜閒安72)些
高堂邃宇73) 檻層軒74)些
천지사방에는
사람을 해치는 악한 것들이 많은데
그대의 방에 모셔둔 그대의 초상은
조용히 편안히 쉬고 있네.
높다란 집에 깊숙한 방,
난간위에는 여러 겹으로 포개어 쌓여 높기도 하네.
71)像은 尸이다. 신주. 尸童은 제사때 신을 대신하는 아이. 후세에는 畵像을 썼음.
73)邃宇;수는 深이다. 깊숙한 집. 큰 집.
層臺累榭75) 臨高山76)些
網戶朱綴77) 刻方連78)些
대를 쌓고 사(정자)를 쌓아 높게 해
가히 높은 산을 내려다보니
주단으로 꾸며진 그물문의 문설주에는
연속해서 새겨져 있네.
75)臺는 無水한 것, 榭는 有水한 것. 사는 대 위에 있는 정자를 말한다.
76)臨은 높은 곳에서 내려다 봄.
77)網戶; 그물 눈처럼 가로 세로 현란하게 조각한 문. 부귀한 집의 형용.
冬有穾廈79) 夏室寒些
川谷徑復80) 流潺湲81)些
겨울에는 이중으로 된 큰 방이 있고
여름에 쓰는 방은 시원하네.
골짜기의 냇물이 갔다가 돌아오는데
그 물결 급하고도 깨끗하네.
79)穾廈; 겹으로 된 큰 집, 방.
80)徑復; 往返. 갔다가 돌아옴.
81)潺湲; 물이 졸졸 흐르는 모양, 급하고 깨끗한 물의 흐름.
光風轉蕙82) 氾崇蘭83)些
經堂入奧84) 朱塵筵85)些
비 개인 후 불어오는 바람 혜초를 흔들고
향그러운 난초를 하늘하늘 흔들다가
당을 지나 서남쪽 구석으로 불어오니
붉은 막이 쳐져 있는 연회석이라.
83)氾은 汎汎이다.물에뜨는 모양. 물이 넓게 흐르는 모습.
85)塵은 承塵이다.천장에서 먼지, 흙 갚은 것이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반자처럼 방 위에 판자 등을 치는 장치.
筵은 밑에 까는 자리이다.
砥室翠翹86) 桂曲瓊87)些
翡翠珠88)被 爛齊光89)些
돌집에 물총새 깃털장식
옥갈고리 걸어놓고
비취모양의 구슬 달린 옷을 입으니
일제히 빛을 발하는 듯 현란하여라.
88)翡는 붉은 털, 翠는 파란 깃의 물총새.
89)齊는 同이다. 일제히.
蒻阿拂壁90) 羅幬張91)些
纂組綺縞92) 結琦璜93)些
室中之觀 多珍怪些
부들로 만든 자리를 깔고
벽에는 발을 치고 비단휘장을 두르고서는
아름다운 비단실로 엮은 끈을 붙들어 매고
옥들을 엮어 휘장을 꾸미네.
방안을 둘러보니
희귀하고 괴이한 것들이 많기도 하구나.
90)蒻은 蒲이다.부들을 말한다.拂은 薄이다. 발을 말한다.
92)纂組는 끈이다. 纂은 붉은 끈이고 組는 五色의 실이다.綺는 무늬가 있는 비단이고 縞는 깨끗한 명주이다.
93)琦는 옥, 璜은 반원의 패옥.
蘭膏94)明燭 華容95)備些
二八侍宿96) 射遞代97)些
난초향기 나는 기름으로 불을 밝히고
아름다운 모습의 여악사들
두 줄로 여덟 명씩 오래도록 시중을 드는데
싫증이 나면 교대로 즐겁게 하네.
94)蘭膏;좋은 향기가 나는 기름.
95)華容은 美人이다.
96)二八은 二列 十六人 또는 16세의 소녀를 말한다. 宿은 久이다.
97)射는 싫어하다는 뜻이다.(싫어할 역-射)
九侯98)淑女 多迅衆些
盛鬋不同制 實滿宮些
아홉 제후들의 예쁜 딸들이
날듯이 달려와 가득한데
귀밑머리 치장법도 가지가지
방을 가득히 채웠구나.
98)九侯;九服之侯. 구복은 周代에 王畿를 千里四方으로 하고 그 주위를 上下左右 각각 五百里마다 一畿로 구획하여,
侯服 甸服 男服 采服 衛服 蠻服 夷服 鎭服 蕃服으로 한 것의 일컬음. 服은 天子에게 복종한다는 뜻. 九畿.
容態好比 02) 順彌代 03)些
弱顔固植 04) 謇其有意 05)些
그 모습 아름답고 정이 들어 붙좇네.
유순하기가 견줄 이 없는데
얼굴은 유순하나 심지는 굳어
말이 정직하고 예의 바르구나.
02)比는 親附이다. 정이 들어 붙좇음.
03)彌代는 蓋世이다. 세상에서 뛰어나 견줄 만한 사람이 없음.
04)植은 志이다.
05)말이 정직하고 예의 바름을 말한다.
姱容修態,12) 絙洞房些,13)
蛾眉曼睩,14) 目騰光些,16)
아름다운 容貌와 자태가
깊은 방안에 가득찼는데,
가볍고 긴 蛾眉로 그윽하게 바라보니
두 눈에서 빛을 발하네.
12). 姱는 좋다는 말이다. 修는 아름답다는 말이다.
13). 絙은 ‘다하다’는 말로 ‘가득차다’의 뜻이다. 洞은 깊다는 말로 洞房은 깊은 방을 말한다.
14). 누에나방의 觸鬚처럼 털이 짧고 초승달모양으로 길게 굽은 아름다운 눈썹. 곧 미인의 눈썹. 曼은 가볍고 가늘다는
뜻이다. 睩은 바라본다는 뜻이다.
15). 騰은 발한다는 뜻이다.
靡顔膩理,17) 遺視矊些,18)
離榭修幕,19) 侍君之閒些,20)
고운 얼굴, 매끄러운 살결,
몰래보는 눈길 밝게 빛나네.
크고 높은 정자, 커다란 휘장으로
그대가 한가한 때를 맞아 와서 휴양하도록 하네.
16). 靡는 ‘곱다, 좋다’의 뜻이다. 膩는 매끄럽다는 뜻이다.
17). 遺視는 몰래 보는 것이다. ‘면’은 눈동자가 맑고 빛나는 것을 말한다.
18). 離는 떨어져 있다는 뜻으로 離榭는 別館의 정자로 오늘날 말하는 별장과 같다. 修는 길다, 크다는 뜻으로 修幕은 큰
휘장을 말한다.
19). 閒은 한가한 때를 말한다.
翡帷翠帳,21) 飾高堂些,22)
紅壁沙版,23) 玄玉梁些,24)
비취새의 깃털로 장식한 휘장으로
높고 큰 堂을 꾸미고,
담을 붉게 칠하고 軒板은 붉은 모래로 장식하며,
대들보는 검은 옥으로 꾸미네.
20). 물가에 살며 물고기를 잡아먹는 새. 등의 빛이 암녹청색임. 쇠새. 帷는 곁휘장을 말한다. 翡帷는 翡翠의 깃털을 가지고 휘장을 장식한 것을 말한다.
21). 高堂은 높고 큰 堂을 말한다.
22). 紅壁은 紅色의 담이다. 沙版은 붉은 모래로 軒板(樓板)을 장식한 것이다.
23). 玄은 검은색이다. 검은 옥으로 대들보를 장식한 것이다.24).
仰觀刻桷,26) 畫龍蛇些,
坐堂伏檻, 臨曲池些,
고개를 들어 서까래의 조각을 바라보니
용과 뱀이 그려져 있네.
높은 堂 위에 앉아 난간에 엎드려 기대니
구불구불한 연못이 보이네.
26). 桷은 서까래이다. 집꼭대기에 기와를 받치는 나뭇기등이다.
芙蓉始發, 雜芰荷些,
紫莖屛風,27) 文緣波些,28)
연꽃이 막 피어나서
마름풀들과 섞여 있고
보라색 줄기의 荇菜 (잎에는)
물결으로 인해 무늬가 생겼도다.
27). 屛風은 水葵로 荇菜(노랑어리연꽃. 조름나물과에 속하는 다년생 水草)인데 줄기는 보라색이다.
28). 文은 紋(무늬)와 같다. 緣은 ‘인하여’의 의미이다. 바람이 물결을 일으키니 파문이 그로인해 그 잎 위에 무늬가 생기게 했다는 것이다.
文異豹飾,29) 侍陂陁些,30)
軒輬旣低,31) 步騎羅些,32)
특이한 장식의 표범가죽을 입고서
시종하는 자들은 긴 섬돌 아래 늘어서 있다네.
가벼운 수레들은 모두 이미 알맞게 준비되어 있고,
步兵과 騎兵들이 줄지어 서 있다.
29). 文異豹飾은 王逸 說에 이하면「侍從하는 사람들이 모두 호랑이,표범의 무늬과 異采로운 장식을 입고 있음을 말한다.」 라고 하였다. 아마도 이 句는 文豹․異飾이 되어야 할 것 같다. 「文豹」라는 글귀는《莊子. 山木》篇에 보인다.
30). 陂陁는 긴 층계이다.
31). 軒은 수레인데 가벼운 수레 이름이다. 低는 ‘진치다’의 의미이다.
32). 맨발로 가는 것을 步라 하고, 말을 타고 가는 것을 騎라 한다. 步騎는 오늘날의 步兵․騎兵과 같다. 羅는 늘어서 있는
것이다.
蘭薄戶樹33), 瓊木籬些,34)
魂兮歸來,32) 何遠爲些.36)
난꽃을 총총하게 문가에 심고
흰 빛깔의 아름다운 나무로 울타리를 세웠도다.
혼이여! 돌아오라.
어째서 그렇게 먼 곳으로 가야 했던가?
33). 薄은 붙어 있다는 것이다. 나무가 무더기로 자라는 것을 薄이라 한다. 樹는 심는 것이다.
34). 宗은 尊敬한다는 말이다.
35). 稻에는 메벼와 찰벼 두 가지 종류가 있다. 粢는 기장이다. 작麥은 보리가 먼저 익은 것이다. 일설에 의하면 벼를 심은 곳에 심은 보리이다.
36). 挐는 ‘섞는다’는 뜻이다. 조에는 푸른색, 흰색, 누런색 세가지 종류가 있는데 黃梁의 이삭은 낟알이 크나 수확은 적고 맛은 다른 조보다 월등하다.
室家遂宗 食多方些,
稻粢작(次米)麥 挐黃梁些, * 稻粢穱麥,挐黃梁些。
가족(첩․종들 포함해서) 모두가 그대를 존경하고
음식은 여러 가지로 많이 나오고
벼, 기장, 보리를
노란 조와 섞어서 밥을 짓고
大苦醎酸,37) 辛甘行些,38)
肥牛之腱,39) 臑若芳些,40)
된장, 소금, 식초, 생강,
엿과 꿀 등의 맛이 한꺼번에 입안에 퍼지고,
살진 소의 근육을 익히니
무르익어서 향기가 나네.
37). 大苦는 메주 또는 된장이다. 醎은 소금이다. 酸은 식초이다.
38). 辛은 생강을 말하고 甘은 엿과 꿀을 말한다. 行은 맵고 단 맛이 함께 나는 것을 말한다.
39). 腱은 힘줄이다.
40). 臑는 무르익다라는 뜻이다. 일설에 의하면 약한 모양이다. 若은 ‘또’의 의미이다. 살진 소의 근육을 익히니 무르익고 또 향기가 난다는 의미이다.
和酸若苦,41) 陳吳羹些,42)
聏鼈炮羔,43) 有柘漿些,44)
신맛과 쓴맛으로 조화시키니
吳나라 방식의 국을 진열해 내는구나.
자라는 끓이고 새끼양을 통째로 구우며
그리고 사탕수수를 짜서 즙을 만들고
41). 和는 조화시킨다는 말이다. 若은 미친다(及)는 말이다.
42). 陳은 진열한다는 뜻이다. 吳羹 : 吳나라 사람들은 국을 끓이는 데 뛰어났다. 이 두 句는 吳人들이 끓이는 국은 시고 쓴 맛으로 조화시킨다는 말이다.
43). 胹는 다른 곳에는 濡, 즉 ‘끓이다’라고 나와 있다. 炮는 통째로 구운 것이다. 일설에는 싼 채로 태운 것이다.
44). 有는 ‘또’의 의미이다. 柘은 蔗(사탕수수 자)와 같다. 柘漿은 곧 사탕수수즙이다.
鵠酸臇鳧,45) 煎鴻鶬些,46)
露鷄臛蠵,47) 厲而不爽些,48)
고니는 시게 간을 하고 들오리는 국물을 적게 끓이며
또 끓인 기러기와 두루미도 있네.
들닭과 큰 거북으로 고깃국을 끓이니
맛이 훌륭하여 먹어도 물리지 않는구나.
45). 鵠酸臇鳧는 梁章鋸 說에 의하여 아래윗구를 배열하면 마땅히「酸鵠臇鳧」로 써야 한다. 藝文類聚에도 이와 같이 인용되어 있다. 鵠은 기러기 또는 고니인데 신맛으로 조화시키므로 酸鵠이라고 한다. 臇은 국물을 적게한다는 말이다. 鳧는 들오리이다.
46). 鴻은 기러기이다. 鶬은 재두루미이다.
47). 露鷄는 야생의 닭이다. 臛은 고깃국인데 나물이 들어간 것을 羹이라 하고 나물이 들어가지 않은 것을 臛이라 한다. 蠵는 큰 거북의 일종이다.
48). 厲는 훌륭하다는 뜻이다. 爽은 敗이다. 楚의 人名에 羹敗를 爽이라 하는데 不敗는 씹으매 맛이 있는 것이다.
粔籹蜜餌,49) 有餦餭些,50)
瑤漿蜜勺,51) 實羽觴些,52)
달콤한 여러 떡들과
거기에 또 엿들도 있구나.
옥과 같이 흰 술과 꿀로 만든 단술을
참새를 조각한 그릇에 가득 따라서
49). 粔籹는 꿀과 쌀가루로 끓여서 만든 둥근 떡이다. 蜜餌는 경단으로 떡이다. 곧 단 떡을 말한다.
50). 餦餭은 엿으로, 마른 엿이다.
51). 瑤漿의 瑤은 玉이다. 瑤漿은 미음이 옥과 같은 백색인 것이다. 蜜은 簚라고도 쓰여있는데 冪과 통해서 쓴다. 성긴 천으로 술그릇을 덮은 것이다. 勺은 술을 뜨는 그릇이다. 或者의 說에 의하면 勺은 섞는 것이다. 蜜勺은 꿀로 섞는 것이다. 이상의 두가지 설은 모두 확실치 않다. 瓊漿과 蜜勺이 나란히 있고 아랫구에 또「實羽觴」이라고 말했으므로 그 두가지가 잔 속에 있는 물질임을 가이 짐작할 수 있다. 勺이 酌과 통한다고 하면 《禮記. 曲禮下》 에서는 酒는 淸酌이라고 되어 있다. 따라서 蜜酌은 곧 단술이다.
52). 實은 가득 찬 것이다. 羽觴은 참새모양을 새긴 술그릇이다.
挫糟凍飮,53) 酌淸凉些,54)
華酌旣陳,55) 有瓊漿些,56)
찌꺼기를 짜서 버린 맑은 술을 얼음과 같이 마시니
술의 맛이 맑고도 시원하도다.
화려한 술그릇이 이미 진열되어 있고,
또 붉은 빛깔의 술이 있으니
53). 挫는 누르는 것이다. 挫糟는 그 찌꺼기(술찌꺼기)를 짜서 버려서 맑은 술을 만드는 것이다. 凍飮은 차게 마시는 것이다. 얼음과 술을 같이 마시는 것을 이른다.
54). 酌은 단 것을 섞지 아니한 순수한 술이다.
55). 華는 색채이다. 酌은 술그릇이다. 華酌은 색깔이 있는 술그릇을 말한다. 陳은 진열되어 있는 것이다.
56). 瓊漿은 술빛깔이 옥(붉은 옥)과 같은 것이다.
歸來反故室, 敬而無妨些.57)
옛집으로 다시 돌아오라.
모두가 그대를 존경하나니 해가 없으리라.
57). 妨은 해가 된다는 말이다.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7892 [김영동교수의 고전& life]
https://www.youtube.com/watch?v=vRJ_qET8PgU
https://www.youtube.com/watch?v=rvDq57m-i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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