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소총 제501화 - 대구만 오지 않았다 (大口未來)
한 고을에 어씨(魚氏)들이
모여 살고 있었다.
어느 날 한 집에서
혼례 잔치가 있어
마을 사람들은 물론,
멀리 있는 친척들까지
모두 연락해 초청을 했다.
그리하여 많은 문중 친척들이
모인 가운데
성대하게 잔치를 베풀고,
날이 저물어 끝날 무렵이 되었다.
이에 모두들 얼큰하게 취해
기분들이 좋았는데,
문중의 나이 많은
한 사람이 말했다.
"오늘 많은 종친들이 왔었지만,
내가 볼 때는
오지 않은 종친들 또한
매우 많은 것 같아서 유감이구먼.
주인은 빠짐없이
모두 연락을 취했는지
모르겠네, 그려.
그랬으면 다 왔을 텐데."
"아, 물론 연락은 모두 했습니다.
며칠 전부터 사람을 직접 보내
와주십사 하고
연락을 드렸지요."
손님이 적게 왔다는 말에
주인은 조금 민망하게 여기면서
빠짐없이 모두
연락을 했노라고 말하니,
해학을 잘하는
한 사람이 나서서
이렇게 말했다.
"제가 보기에는 물고기 중에
'연어(연魚)'들은 다 온 듯한데,
'대구(大口)'만 빠진 것 같습니다."
이에 모두 어씨들이라
알아듣고 한바탕 웃었다.
'연어'는 '여느 사람'이란 뜻으로
음(音)을 빌려 말한 것이며,
'대구'는 지방 이름을 뜻하는
'대구(大邱)'를
역시 음을 빌려 말한 것이었다.
곧 여느 지역 사람들은 다 왔는데,
유독 대구 지역에 사는
종친들만 참석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한 말이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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