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543화 - 음식 잘 찾아먹는 사람 (館中稱酒食)
성균관 유생들 사이에
술과 음식을 ‘염’1)이라 일컫는다.
1)염:많이 먹어 배부른 것.
상사생 가운데
유씨 성을 가진 사람이 있었는데,
어떻게 하는지 음식이 있는 곳은
반드시 알아내
찾아가지 않는 곳이 없었다.
이에 한 사람이 하도 신기하여 물었다.
"음식에 관련된 사항인 '염도'는
대단히 비밀스럽고
알려지기 어려운 것인데,
자네는 어찌 그리 잘 찾아내는 것인가?"
그러자 유씨는 이렇게 대답했다.
"음식을 관리하는 사람은
그 용모와 걸음걸이가 반드시
보통 사람과는 다른 면이 있소.
그래 내 그 자취를 쫓아 추적하면,
1백 번에 단 한번의 실수도 없다오."
이 말을 들은 여러 사람들은
다시 질문했다.
"보통 사람과
다른 면이라는 그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 좀 해주겠나?"
"아, 그것은 말로써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운 문제라오."
이에 성균관의 여러 유생들은 그에게,
'대성지성조선국염신(大成至聖朝鮮國염神)'이라는
존호를 붙여 주었다.
그런데 한 선비가 개인적으로 접근해,
음식 구하는 방법인
'구염지도(求염之道)'를 간절히 물었다.
이에 유씨는,
"부지런히 은밀하게 청하여 구하고,
더욱 염치가 없어야 하는 거라오."
하면서 그 비밀을 알려 주었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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