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 제1권
용수(龍樹)1) 지음
후진(後秦) 구자국(龜玆國) 구마라집(鳩摩羅什)2) 한역
김성구 번역
大智度初序品中緣起義釋論第一 (卷第一)
1. 서품 중 연기(緣起)의 이치를 풀이함
智度大道佛從來 智度大海佛窮盡
智度相義佛無礙 稽首智度無等佛
지도(智度)3)의 큰 도는 부처님에게서 나온 것이요
지도의 큰 바다는 부처님만이 끝까지 다 아신다.
지도의 실상(實相)4) 이치는 부처님만이 걸림 없으시니
지도의 비할 바 없는 부처님께 머리 숙여 귀의합니다.
有無二見滅無餘 諸法實相佛所說
常住不壞淨煩惱 稽首佛所尊重法
유무(有無)의 두 견해, 남음 없이 다한 곳이
모든 법의 실상이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나니,
항상 머물러 무너뜨리지 않으면 번뇌가 깨끗해지기에
부처님께서 소중히 여기신 법에 머리 숙여 귀의합니다.
聖衆大海行福田 學無學人以莊嚴
後有愛種永已盡 我所旣滅根亦除
바다 같은 성인 무리, 복전(福田)5) 노릇 하시나니
유학(有學)6)과 무학(無學)7)들로 장엄하셨네.
뒷몸 받을 애욕의 씨, 영원히 다하시고
내 것[我所]8)이란 집착 멸해 뿌리까지 없어졌네.
已捨世間諸事業 種種功德所住處
一切衆中最爲上 稽首眞淨大德僧
세간의 모든 사업 이미 다 버리시고
갖가지 공덕이 머무는 곳이니,
온갖 무리 가운데서 으뜸이 되시기에
참되고 깨끗한 대덕승(大德僧)9)께 머리 숙여 귀의합니다.
一心恭敬三寶已 及諸救世彌勒等
智慧第一舍利弗 無諍空行須菩提
일심으로 삼보를 공경하고는
세상을 구제하는 미륵(彌勒)10) 등과
지혜가 으뜸이신 사리불(舍利弗)11)과
다툼 없는 공을 행한 수보리(須菩提)12)께도 경례합니다.
我今如力欲演說 大智彼岸實相義
願諸大德聖智人 一心善順聽我說
대지도[大智], 피안(彼岸)13)의 실상의 이치를
내가 이제 힘을 다해 연설코자 하오니
원컨대 여러 대덕, 거룩한 지혜 갖춘 이들이여
한마음 잘 모아서 나의 말을 들으시라.
問曰。佛以何因緣故。說摩訶般若波羅蜜經。諸佛法不以無事及小因緣而自發言。譬如須彌山王不以無事及小因緣而動。今有何等大因緣故。佛說摩訶般若波羅蜜經。
答曰。佛於三藏中廣引種種諸喩。爲聲聞說法不說菩薩道。唯中阿含本末經中。佛記彌勒菩薩。汝當來世當得作佛號字彌勒。亦不說種種菩薩行。佛今欲爲彌勒等廣說諸菩薩行。是故說摩訶般若波羅蜜經。
復次有菩薩修念佛三昧。佛爲彼等欲令於此三昧。得增益故。說般若波羅蜜經。如般若波羅蜜初品中說。佛現神足放金色光明。遍照十方恒河沙等世界。示現大身淸淨光明種種妙色滿虛空中。佛在衆中端正殊妙無能及者。譬如須彌山王處於大海。諸菩薩見佛神變。於念佛三昧倍復增益。以是事故。說摩訶般若波羅蜜經。
復次菩薩初生時。放大光明普遍十方。行至七步四顧觀察。作師子吼。而說偈言。
또한 보살이 처음 탄생하셨을 때에 큰 광명을 놓아 시방에 두루 비추시고, 일곱 걸음을 걸으신 뒤에 사방을 돌아보면서 사자후(師子吼)25)를 지어 게송26)을 읊으셨다.
『대지도론』 1권(ABC, K0549 v14, p.493b01)
我生胎分盡 是最末後身
我已得解脫 當復度衆生
내가 태(胎)로 날 일은 끝났으니
이것이 마지막 몸이라네.
나는 이미 해탈을 얻었으니
다시 중생(衆生)27)을 구제하리라.
作是誓已身漸長大。欲捨親屬出家修無上道。中夜起觀見諸伎直后妃婇女狀若臭屍。卽命車匿令被白馬。夜半踰城行十二由旬。到跋伽婆仙人所住林中。以刀剃髮。以上妙寶衣貿麤布僧伽梨。於泥連禪河側六年苦行。日食一麻或食一米等。而自念言。是處非道。爾時菩薩捨苦行處。到菩提樹下坐金剛處。魔王將十八億萬衆來壞菩薩。菩薩以智慧功德力故。降魔衆已。卽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時三千大千世界主梵天王名式棄。及色界諸天等。釋提桓因。及欲界諸天等。幷四天王。皆詣佛所勸請世尊初轉法輪。亦是菩薩念本所願及大慈大悲故。受請說法。諸法甚深者般若波羅蜜是。以是故佛說摩訶般若波羅蜜經。
復次有人。疑佛不得一切智。所以者何。諸法無量無數。云何一人能知一切法。佛住般若波羅蜜。實相淸淨如虛空。無量無數法中。自發誠言。我是一切智人欲斷一切衆生疑。以是故說摩訶般若波羅蜜經。
復次有衆生應得度者。以佛大功德智慧無量難知難解故。爲惡師所惑。心沒邪法不入正道。爲是輩人起大慈心。以大悲手授之令入佛道。是故自現最妙功德。出大神力。如般若波羅蜜初品中說。佛入三昧王三昧。從三昧起。以天眼觀十方世界。擧身毛孔皆笑。從其足下千輻輪相。放六百千萬億種種色光明。從足指上至肉髻。處處各放六百千萬億種種色光明。普照十方無量無數如恒沙等諸佛世界。皆令大明。佛從三昧起欲宣示一切諸法實相斷一切衆生疑結故。說般若波羅蜜經。
復次有惡邪人懷嫉妬意誹謗言。佛智慧不出於人。但以幻術惑世。斷彼貢高邪慢意故。現無量神力無量智慧力。於般若波羅蜜中自說。我神德無量三界特尊。爲一切覆護。若一發惡念獲罪無量。一發淨信受人天樂。必得涅槃果。
復次欲令人信受法故。言我是大師。有十力四無所畏。安立聖主住處。心得自在。能師子吼轉妙法輪。於一切世界最尊最上。
復次佛世尊欲令衆生歡喜故。說是般若波羅蜜經言。汝等應生大喜。何以故。一切衆生入邪見網。爲異學惡師所惑。我於一切惡師邪網中得出。十力大師難可値見。汝今已遇。我隨時開發三十七品等諸深法藏。恣汝採取。
復次一切衆生爲結使病所煩惱。無始生死已來。無人能治此病者。常爲外道惡師所誤。我今出世爲大醫王集諸法藥。汝等當服。是故佛說摩訶般若波羅蜜經。
復次有人念言。佛與人同亦有生死。實受飢渴寒熱老病苦。佛欲斷彼意故。說是摩訶般若波羅蜜經。示言。我身不可思議。梵天王等諸天祖父。於恒河沙等劫中。欲思量我身尋究我聲不能測度。況我智慧三昧。如偈說。
또한 어떤 사람은 이렇게 생각한다.
‘부처님은 사람과 다름이 없다. 생사(生死)도 있고, 실로 굶주림ㆍ목마름ㆍ추위ㆍ더위ㆍ늙음ㆍ병듦 등의 괴로움을 겪는다.’
부처님은 그들의 이러한 생각을 끊어 주기 위하여 『마하반야바라밀경』에서 “나의 몸은 헤아릴 수 없으며, 범천왕 등 모든 하늘의 할아버지이다. 항하의 모래수 만큼 많은 겁66)을 두고 나의 몸을 생각하거나 나의 음성을 찾으려 해도 끝내 얻을 수 없으니, 하물며 나의 지혜나 삼매이겠느냐”라고 말씀하시고는 게송을 읊으셨다.
『대지도론』 1권(ABC, K0549 v14, p.494b01)
諸法實相中 諸梵天王等
一切天地主 迷惑不能了
모든 법의 진실한 모습을
모든 범천왕들과
온갖 천지(天地)의 주인들
모두가 미혹하여 알지 못하네.
此法甚深妙 無能測量者
佛出悉開解 其明如日照
이 법은 심히 깊고 묘하여
헤아릴 이가 없건만
부처가 나타나서 모두 보여 주노니
마치 밝은 해가 비치는 것과 같도다.
又如佛初轉法輪時。應時菩薩從他方來欲量佛身。上過虛空無量佛刹。至華上佛世界。見佛身如故。菩薩說言。
또한 부처님께서 처음으로 법륜을 굴리실 때, 즉시에 보살들이 다른 세계에서 와서 부처님의 몸을 헤아리려 했으나 위쪽 허공으로 한량없는 불세계[佛刹]67)를 지나 화상불(華上佛) 세계에까지 이르러서도 부처님의 몸은 전과 다름없어 보였다. 그러므로 그 보살이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었다.
『대지도론』 1권(ABC, K0549 v14, p.494b01)
虛空無有邊 佛功德亦爾
設欲量其身 唐勞不能盡
허공이 끝이 없듯이
부처님 공덕도 그러하시니
부처님 몸을 재어보려 했으나
上過虛空界 無量諸佛土
見釋師子身 如故而不異
위로 허공 세계의
한량없는 세계를 지났으나
석가모니 사자의 몸을 보건대
여전히 다름이 없으시네.
佛身如金山 演出大光明
相好自莊嚴 猶如春華敷
부처님의 몸매는 황금산 같아
큰 광명을 뿜어내시고
상호(相好) 스스로 장엄스러워
봄날이 꽃을 피우듯 하시네.
如佛身無量。光明音響亦復無量。戒定慧等諸佛功德皆悉無量。如密迹經中三密。此中應廣說。
復次佛初生時墮地行七步。口自發言。言竟便黙。如諸嬰孩不行不語。乳餔三歲。諸母養育漸次長大。然佛身無數過諸世間。爲衆生故現如凡人。凡人生時身分諸根及其意識未成就故。身四威儀坐臥行住言談語黙。種種人法皆悉未了。日月歲過漸漸習學能具人法。今佛云何生。便能語能行。後更不能以此致怪。但爲此故以方便力現行人法。如人威儀。令諸衆生信於深法。若菩薩生時便能行能語。世人當作是念。今見此人世未曾有。必是天龍鬼神。其所學法必非我等所及。何以故。我等生死肉身爲結使業所牽不得自在。如此深法誰能及之。以此自絶不得成賢聖法器。爲是人故。於嵐毘尼園中生。雖卽能至菩提樹下成佛。以方便力故。而現作孩童幼小年少成人。於諸時中次第而受嬉戲術藝服御五欲。具足人法。後漸見老病死苦生厭患心。於夜中半踰城出家。到鬱特伽阿羅洛仙人所。現作弟子而不行其法。雖常用神通自念宿命。迦葉佛時持戒行道。而今現修苦行六年求道。菩薩雖主三千大千世界而現破魔軍成無上道。隨順世法故。現是衆變。今於般若波羅蜜中。現大神通智慧力故。諸人當知。佛身無數過諸世間。
復次有人應可度者。或墮二邊。或以無智故。但求身樂。或有爲道故修著苦行。如是人等於第一義中失涅槃正道。佛欲拔此二邊令入中道故。說摩訶般若波羅蜜經。
復次分別生身法身供養果報故。說摩訶般若波羅蜜經。如舍利塔品中說。復次欲說阿鞞跋致阿鞞跋致相故說。又爲魔幻魔事故說。復次爲當來世人供養般若波羅蜜因緣故。又欲授三乘記別故。說是般若波羅蜜經。如佛告阿難。我涅槃後。此般若波羅蜜。當至南方。從南方至西方。後五百歲中當至北方。是中多有信法善男子善女人。種種華香瓔珞幢幡伎樂燈明珍寶以財物供養。若自書若敎人書。若讀誦聽說。正憶念修行。以法供養。是人以是因緣故。受種種世間樂。末後得三乘入無餘涅槃。如是等觀諸品中因緣事故。說般若波羅蜜經。
復次佛欲說第一義悉檀相故。說是般若波羅蜜經。有四種悉檀。一者世界悉檀。二者各各爲人悉檀。三者對治悉檀。四者第一義悉檀。四悉檀中一切十二部經。八萬四千法藏。皆是實無相違背。佛法中有。以世界悉檀故實有。以各各爲人悉檀故實有。以對治悉檀故實有。以第一義悉檀故實有。
世界者有法從因緣和合故有無別性。譬如車轅軸輻輞等和合故有無別車。人亦如是。五衆和合故有無別人。若無世界悉檀者。佛是實語人。云何言我以淸淨天眼見諸衆生隨善惡業死此生彼受果報。善業者生天人中。惡業者墮三惡道。復次經言。一人出世多人蒙慶福樂饒益。佛世尊也。如法句中說。神自能救神。他人安能救神。自行善智是最能自救。如甁沙王迎經中佛說。凡人不聞法。凡人著於我。又佛二夜經中說。佛初得道夜至般涅槃夜。是二夜中間所說經敎。一切皆實不顚倒。若實無人者。佛云何言我天眼見衆生。是故當知有人者。世界悉檀故。非是第一義悉檀。
問曰。第一悉檀是眞實。實故名第一。餘者不應實。
答曰。不然。是四悉檀各各有實。如如法性實際世界悉檀故無。第一義悉檀故有。人等亦如是。世界悉檀故有。第一義悉檀故無。所以者何。人五衆因緣有故有是人等。譬如乳色香味觸因緣有故有是乳。若乳實無乳因緣亦應無。今乳因緣實有故。乳亦應有。非如一人第二頭第三手無因緣而有假名。如是等相名爲世界悉檀。
云何各各爲人悉檀者。觀人心行而爲說法。於一事中或聽或不聽。如經中所說。雜報業故。雜生世間得雜觸雜受。更有破群那經中說。無人得觸無人得受。
問曰。此二經云何通。
答曰。以有人疑後世不信罪福。作不善行墮斷滅見。欲斷彼疑捨彼惡行。欲拔彼斷見。是故說雜生世間雜觸雜受。是破群那計有我有神。墮計常中。破群那問佛言。大德誰受。若佛說某甲某甲受。便墮計常中。其人我見倍復牢固不可移轉。以是故不說有受者觸者。如是等相是名各各爲人悉檀。
對治悉檀者。有法對治則有。實性則無。譬如重熱膩酢醎藥草飮食等。於風病中。名爲藥。於餘病非藥。若輕冷甘苦澁藥草飮食等。於熱病名爲藥。於餘病非藥。若輕辛苦澁熱藥草飮食等。於冷病中名爲藥。於餘病非藥。佛法中治心病亦如是。不淨觀思惟。於貪欲病中名爲善對治法。於瞋恚病中不名爲善。非對治法。所以者何。觀身過失名不淨觀。若瞋恚人觀過失者。則增益瞋恚火故。思惟慈心於瞋恚病中名爲善對治法。於貪欲病中不名爲善。非對治法。所以者何。慈心於衆生中。求好事觀功德。若貪欲人求好事觀功德者。則增益貪欲故。因緣觀法於愚癡病中名爲善對治法。於貪欲瞋恚病中不名爲善。非對治法。所以者何。先邪觀故生邪見。邪見卽是愚癡。
問曰。如佛法中說十二因緣。甚深如說。佛告阿難。是因緣法甚深難見難解難覺難觀。細心巧慧人乃能解。愚癡人於淺近法猶尙難解。何況甚深因緣。今云何言愚癡人應觀因緣法。
答曰。愚癡人者。非謂如牛羊等愚癡。是人欲求實道。邪心觀故生種種邪見。如是愚癡人當觀因緣。是名爲善對治法。若行瞋恚婬欲人欲求樂欲惱他。於此人中非善非對治法。不淨慈心思惟。是二人中是善是對治法。何以故。是二觀能拔瞋恚貪欲毒刺故。
復次著常顚倒衆生。不知諸法相似相續。有如是人觀無常。是對治悉檀。非第一義。何以故。一切諸法自性空故。如說偈言。
또한 영원함[常]에 집착하는 전도된 중생은 모든 법이 비슷하게 상속(相續)함을 알지 못한다. 이러한 사람이 무상(無常)을 관한다면 이는 대치실단은 될지언정 제일의실단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일체법은 자성(自性)115)이 공하기 때문이다.116)
게송에 이런 것이 있다.
『대지도론』 1권(ABC, K0549 v14, p.496b01)
無常見有常 是名爲顚倒
空中無無常 何處見有常
무상한 것을 항상하다고 보면
이것을 뒤바뀜[顚倒]이라 한다.
공한 가운데는 무상도 없거니
어디에서 항상함이 있음을 보랴.
問曰。一切有爲法皆無常相。應是第一義。云何言無常非實。所以者何。一切有爲法生住滅相。前生次住後滅故。云何言無常非實。
答曰。有爲法不應有三相。何以故。三相不實故。若諸法生住滅。是有爲相者。今生中亦應有三相。生是有爲相故。如是一一處亦應有三相。是則無窮。住滅亦如是。若諸生住滅。各更無有生住滅者。不應名有爲法。何以故。有爲法相無故。以是故。諸法無常非第一義。復次若一切實性無常則無行業報。何以故。無常名生滅。失故。譬如腐種子不生果。如是則無行業。無行業云何有果報。今一切賢聖法有果報。善智之人所可信受。不應言無。以是故。諸法非無常性。如是等無量因緣。說不得言諸法無常性。一切有爲法無常。苦無我等亦如是。如是等相名爲對治悉檀。
第一義悉檀者。一切法性一切論議語言。一切是法非法。一一可分別破散。諸佛辟支佛阿羅漢所行眞實法。不可破不可散。上於三悉檀中所不通者。此中皆通。
問曰。云何通。
【문】 어떻게 통하는가?
答曰。所謂通者。離一切過失。不可變易不可勝。何以故。除第一義悉檀。諸餘論議諸餘悉檀皆可破故。如衆義經中所說偈。
【답】 통한다고 하는 것은 온갖 허물을 여의어 바꿀 수 없고 이길 수도 없음을 말한다. 왜냐하면 제일의실단을 제하고는 나머지 논의나 실단은 모두 타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의경(衆義經)』123)에 이러한 게송이 있다.
『대지도론』 1권(ABC, K0549 v14, p.496c01)
各各自依見 戲論起諍競
若能知彼非 是爲知正見
제각기 자기의 견해에 의해
부질없이 싸움을 일으키나니
그들이 그른 줄 알기만 하면
그는 바른 견해를 아는 이라.
不肯受他法 是名愚癡人
作是論議者 眞是愚癡人
다른 이의 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를 어리석은 이라 하나니
이러한 희론을 일삼는 이는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이로다.
若依自是見 而生諸戲論
若此是淨智 無非淨智者
자기의 견해가 옳다고 여겨
온갖 희론을 일으키고
이를 맑은 지혜라 한다면
맑은 지혜 아닌 이 없으리.
此三偈中。佛說第一義悉檀相。所謂世間衆生。自依見自依法自依論議。而生諍競。
戲論卽諍競本。戲論依諸見生。如說偈言。
이 세 게송 가운데에서 부처님은 제일의실단의 모습을 설명하셨으니, 이른바 세간의 중생들은 스스로의 견해에 의지하고, 스스로의 법에 의지하고, 스스로의 이론에 의지해서 다툼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희론은 다툼의 근본이 되고 희론은 모든 견해에 의해 생겨나니, 다음과 같은 게송이 있다.
『대지도론』 1권(ABC, K0549 v14, p.497a01)
有受法故有諸論 若無有受何所論
有受無受諸見等 是人於此悉已除
받아들인 법이 있기에 왈가왈부하거니와
받아들임이 없다면 무슨 논의가 있으랴.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않는 모든 견해를
이 사람은 이미 모두 제해버렸네.
行者能如實知此者。於一切法一切戲論。不受不著不見。是實不共諍競。能知佛法甘露味。若不爾者則謗法。若不受他法不知不取。是無智人。若爾者應一切論議人皆無智。何以故。各各不相受法故。所謂有人自謂。法第一義淨。餘人妄語不淨。譬如世間治法故。治法者刑罰殺戮種種不淨。世間人信受行之。以爲眞淨。於餘出家善聖人中。是最爲不淨。外道出家人法。五熱中一脚立拔髮等。尼犍子輩以爲妙慧。餘人說此爲癡法。如是等種種外道出家白衣婆羅門法。各各自以爲好。餘皆妄語。是佛法中亦有犢子比丘說。如四大和合有眼法。如是五衆和合有人法。犢子阿毘曇中說。五衆不離人。人不離五衆。不可說五衆是人離五衆是人。人是第五不可說法藏中所攝。說一切有道人輩言。神人一切種一切時一切法門中。求不可得。譬如免角龜毛常無。復次十八界十二入五衆實有。而此中無人。更有佛法中方廣道人言。一切法不生不滅。空無所有。譬如免角龜毛常無。如是等一切論議師輩。自守其法不受餘法。此是實餘者妄語。若自受其法自法供養自法修行他法不受不供養爲作過失。若以是爲淸淨。得第一義利者。則一切無非淸淨。何以故。彼一切皆自愛法故。
問曰。若諸見皆有過失。第一義悉檀。何者是。
答曰。過一切語言道心行處滅遍無所依不示諸法。諸法實相無初無中無後不盡不壞。是名第一義悉檀。如摩訶衍義偈中說。
【문】 모든 견해에 모두 허물이 있다면 이 제일의실단은 어떻게 해서 옳은가?
【답】 온갖 언어의 길을 초월했고 마음으로 더듬을 곳이 없으며 어디에도 의지할 곳이 없어서 아무런 법도 보이지 않는다. 모든 법의 실상은 처음도 없고 중간도 없고 나중도 없으며 다함도 무너짐도 없나니, 이것을 제일의실단이라 한다.
마하연의(摩訶衍義)의 게(偈)140) 가운데 설하는 바와 같다.
『대지도론』 1권(ABC, K0549 v14, p.497b01)
語言盡竟 心行亦訖
不生不滅 法如涅槃
말로써 표현할 길이 다하고
마음으로 따질 수도 없다.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니
법이 그대로 열반이다.
說諸行處 名世界法
說不行處 名第一義
모든 지어감[行]을 말한 곳을
세간의 법이라 하고
지어감이 없음을 말한 곳을
제일의제라 한다.
一切實一切非實 及一切實亦非實
一切非實非不實 是名諸法之實相
온갖 진실함과 진실 아님과
온갖 진실하기도 하고 진실하지 않기도 함과
온갖 진실 아니기도 하고 진실 아닌 것도 아닌 것
이들을 모든 법의 실상(實相)이라 한다.
如是等處處經中說。第一義悉檀。是義甚深難見難解。佛欲說是義故。說摩訶般若波羅蜜經。
復次欲令長爪梵志等大論議師。於佛法中生信故。說是摩訶般若波羅蜜經。有梵志號名長爪。更有名先尼婆蹉衢多羅。更有名薩遮迦摩揵提等。是等閻浮提大論議師輩言。一切論可破。一切語可壞。一切執可轉。故無有實法可信可恭敬者。如舍利弗本末經中說。舍利弗舅摩訶俱絺羅。與姊舍利論議不如。俱絺羅思惟念言。非姊力也。必懷智人寄言母口。未生乃爾。及生長大當如之何。思惟已生憍慢心。爲廣論議故出家作梵志。入南天竺國始讀經書。諸人問言。汝志何求。學習何經。長爪答言。十八種大經盡欲讀之。諸人語言。盡汝壽命猶不能知一。何況能盡。長爪自念。昔作憍慢爲姊所勝。今此諸人復見輕辱。爲是二事故。自作誓言我不剪爪。要讀十八種經書盡。人見爪長因號爲長爪梵志。是人以種種經書智慧力。種種譏刺是法是非法是應是不應是實是不實是有是無。破他論議。譬如大力狂象搪揬蹴踏無能制者。如是長爪梵志以論議力。摧伏諸論師已。還至摩伽陀國王舍城那羅聚落。至本生處問人言。我姊生子今在何處。有人語言。汝姊子者適生八歲。讀一切經書盡。至年十六論議勝一切人。有釋種道人姓瞿曇。與作弟子。長爪聞之卽起憍慢。生不信心而作是言。如我姊子聰明如是。彼以何術誘誑剃頭作弟子。說是語已直向佛所。爾時舍利弗初受戒半月。佛邊侍立以扇扇佛。長爪梵志見佛問訊訖。一面坐作是念。一切論可破一切語可壞。一切執可轉。是中何者是諸法實相。何者是第一義。何者性。何者相。不顚倒。如是思惟。譬如大海水中欲盡其涯底。求之旣久不得一法實可以入心者。彼以何論議道。而得我姊子。作是思惟已而語佛言。瞿曇。我一切法不受。佛問長爪。汝一切法不受。是見受不。佛所質義。汝已飮邪見毒。今出是毒氣。言一切法不受。是見汝受不。爾時長爪梵志如好馬見鞭影卽覺便著正道。長爪梵志亦如是。得佛語鞭影入心。卽棄捐貢高慚愧低頭。如是思惟。佛置我著二處負門中。若我說是見我受。是負處門麤。故多人知。云何自言一切法不受。今受是見。此是現前妄語。是麤負處門多人所知。第二負處門細。我欲受之。以不多人知故。作是念已。答佛言。瞿曇。一切法不受。是見亦不受。佛語梵志。汝不受一切法。是見亦不受。則無所受。與衆人無異。何用自高而生憍慢如是長爪梵志不能得答。自知墮負處。卽於佛一切智中起恭敬生信心。自思惟。我墮負處。世尊不彰我負。不言是非。不以爲意。佛心柔濡。第一淸淨。一切語論處滅。得大甚深法。是可恭敬處。心淨第一。佛說法斷其邪見故。卽於坐處得遠塵離垢。諸法中得法眼淨。時舍利弗聞是語得阿羅漢。是長爪梵志出家作沙門。得大力阿羅漢。若長爪梵志。不聞般若波羅蜜氣分離四句第一義相應法。小信尙不得。何況得出家道果。佛欲導引如是等大論議師利根人故。說是般若波羅蜜經。
復次諸佛有二種說法。一者觀人心隨可度者。二者觀諸法相。今佛欲說諸法實相故。說是摩訶般若波羅蜜經。如說相不相品中。諸天子問佛。是般若波羅蜜甚深。云何作相。佛告諸天子。空則是相無相無作相無生滅相無行之相常不生如性相寂滅相等。
復次有二種說法。一者諍處。二者不諍處。諍處如餘經中說。今欲明無諍處故。說是般若波羅蜜經。有相無相有物無物有依無依有對無對有上無上世界非世界亦如是。
問曰。佛大慈悲心但應說無諍法。何以說諍法。
答曰。無諍法。皆是無相常寂滅不可說。今說布施等及無常苦空等諸法。皆爲寂滅無戲論故說。利根者知佛意不起諍。鈍根者不知佛意。取相著心故起諍此般若波羅蜜。諸法畢竟空故無諍處。若畢竟空可得可諍者。不名畢竟空。是故般若波羅蜜經名無諍處。有無二事皆寂滅故。
【문】 부처님은 마음이 대자대비하시니, 다만 다툼 없는 법만을 말씀하실 것이거늘 어찌하여 다투는 법까지 말씀하시는가?
【답】 다툼 없는 법은 모두가 형상 없고 항상 적멸하여서 말할 수 없거늘 이제 보시(布施) 등과 무상ㆍ고ㆍ공 등의 모든 법을 말하는 것은 모두가 적멸하여 희론이 없는 경지를 나타내기 위한 까닭에 말한 것이다.
예리한 근기를 지닌 이는 부처님의 뜻을 알기 때문에 다툼을 일으키지 않거니와 둔한 이는 부처님의 뜻을 알지 못하므로 형상을 취하여 마음이 집착하는 까닭에 다툼을 일으킨다.
이 반야바라밀은 모든 법이 끝내 공한 경지인 까닭에 다툴 곳이 없다. 만일 끝내 공한 가운데서 다툼을 얻을 수 있다면 끝내 공하다 할 수 없다. 끝내 공하다 함[畢竟空]은 유무(有無)의 두 일이 모두 멸하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반야바라밀다경』을 다툼이 없는 곳이라 한다.
『대지도론』 1권(ABC, K0549 v14, p.498c01)
復次餘經中多以三種門說諸法。所謂善門不善門無記門。今欲說非善門非不善門非無記門諸法相故。說摩訶般若波羅蜜經。學法無學法非學非無學法。見諦斷法思惟斷法無斷法。可見有對不可見有對不可見無對。上中下法小大無量法。如是等三法門亦如是。復次餘經中說四念處隨聲聞法門。於是比丘觀內身三十六物。除欲貪病。如是觀外身觀內外身。今於四念處欲以異門說般若波羅蜜。如所說菩薩觀內身。於身不生覺觀不得身。以無所得故。如是觀外身觀內外身。於身不生覺觀不得身。以無所得故。於身念處中。觀身而不生身覺觀是事甚難。三念處亦如是。四正勤四如意足四禪四諦等。種種四法門亦如是。
復次餘經中佛說五衆無常苦空無我相。今於是五衆欲說異法門故。說般若波羅蜜經。如佛告須菩提。菩薩若觀色是常行不行般若波羅蜜。受想行識是常行。不行般若波羅蜜。色無常行不行般若波羅蜜。受想行識無常行不行般若波羅蜜。五受衆五道。如是等種種五法門亦如是。餘六七八等。乃至無量法門亦如是。如摩訶般若波羅蜜無量無邊。說般若波羅蜜因緣亦無量無邊。是事廣故。今略說摩訶般若波羅蜜因緣起法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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