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었을 때에, 그 혼을 소리쳐 부르는 일.
죽은 사람이 생시에 입던 윗옷을 갖고 지붕에 올라서거나 마당에 서서, 왼손으로는 옷깃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옷의 허리 부분을 잡은 뒤 북쪽을 향하여 ‘아무 동네 아무개 복(復)’이라고 세 번 부른다.
초혼(招魂)
ㅡ 김소월(金素月)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虛空)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心中)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西山)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음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음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빗겨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진달래꽃>(매문사.1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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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招魂)
ㅡ 굴원(屈原)
朕幼淸以廉潔兮
(짐유청이렴결혜) 나는 어려서부터 욕심이 없고 검소하고 깨끗하여
身服義而未沫
(신복의이미말) 몸소 의를 행하매 주저하지 않았으며
主此盛德兮
(주차성덕혜) 성대한 덕을 지니고 있었건만
牽於俗而蕪穢
(견어속이무예) 세속에 얽매여 어지러이 더럽혀졌다네
上無所考此盛德兮
(상무소고차성덕혜) 임금이 그 덕을 헤아리지 못하니
長離殃而愁苦
(장리앙이수고) 늘 화를 만나 근심과 괴롬 속에 있네
帝告巫陽曰
(제고무양왈) 무양을 불러놓고 천제가 이르기를,
有人在下
(유인재하) 저 아래 세상에 사람이 있는데
我欲輔之
(아욕보지) 내가 그를 도와야겠구나
魂魄離散
(혼백이산) 혼백이 떠나가 흩어지려하니
汝筮予之
(여서여지) 점을 쳐 있는 곳을 알아내 그를 돌아오게 하라
巫陽對曰
(무양대왈) 무양이 듣고서 천제께 아뢰기를
掌夢上帝
(장몽상제) 꿈을 관장하는 이는 상제여서
其命難從
(기명난종) 그 명을 따르기가 어렵사옵고
若必筮予之
(약필서여지) 만일 점을 쳐서 돌아오게 한다 해도
恐後之謝
(공후지사) 너무 늦어 거절하실까봐 두려운데
不能復用巫陽焉
(불능복용무양언) 그러면 제 점을 다신 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乃下招曰
(내하초왈) 곧 하계에 내려와 혼을 부르며 말하기를
魂兮歸來
(혼혜귀래) 혼이여 어서 돌아오라
去君之恒幹
(거군지항간) 그대는 육신을 그렇게 버리고
何爲四方些
(하위사방사) 사방을 그리 떠돌며
舍君之樂處
(사군지락처) 그 즐거운 곳을 버려둔 채
而離彼不祥些
(이리피불상사) 어이하여 상서롭지 않은 곳을 떠도는가
魂兮歸來
(혼혜귀래) 혼이여 어서 돌아오라
東方不可以託些
(동방불가이탁사) 동방은 그대가 의지할 수 없는 곳
長人千仞
(장인천인) 키가 천 길인 장인국 사람은
惟魂是索些
(유혼시색사) 오직 사람의 혼만을 찾아 먹고
十日代出
(십일대출) 열개의 태양이 번갈아 나와
流金鑠石些
(류금삭석사) 무쇠도 돌도 녹아 흐른다데
彼皆習之
(피개습지) 그들은 익숙하다지만
魂往必釋些
(혼왕필석사) 혼이 가면 쫓기고 녹아버리니
歸來歸來
(귀래귀래) 돌아오라 어서 돌아오라
不可以託些
(불가이탁사) 그곳은 의지할 수 없는 곳
魂兮歸來
(혼혜귀래) 혼이여 돌아오라
南方不可以止些
(남방불가이지사) 남방은 잠시도 머물 수 없는 곳
調題黑齒
(조제흑치) 이마에 무얼 새기며 이를 검게 물들이고
得人肉以祀
(득인육이사) 사람을 잡아 그 고기로 제사를 지내며
以其骨爲醢些
(이기골위해사) 사람의 뼈로 젓갈을 담는다네
蝮蛇蓁蓁
(복사진진) 살무사와 긴 독사들이 득실대고
封狐千里些
(봉호천리사) 큰 여우는 천리를 뛰어 날뛰고
雄虺九首(웅훼구수) 머리가 아홉인 흉측한 살무사는
往來儵忽
(왕래숙홀) 여기저기서 번개처럼 오간다네
呑人以益其心些
(탄인이익기심사) 사람을 삼켜 배를 채우리니
歸來歸來
(귀래귀래) 돌아오라 돌아오라
不可以久淫些
(불가이구음사) 거긴 오래 머물 수 있는 곳이 아니라네
魂兮歸來
(혼혜귀래) 혼이여 돌아오라
西方之害
(서방지해) 서방도 사람에겐 해로운 곳
流沙千里些
(류사천리사) 모래가 치는 천리 사막길
旋入雷淵
(선입뢰연) 굴곡진 뇌연에 들어가면
爢散而不可止些
(미산이불가지사) 몸이 부서지고 흩어지니 쉴 수가 없는 곳이라네
幸而得脫
(행이득탈) 거길 벗어났다 해도
其外曠宇些
(기외광우사) 밖은 황량한 들판인데
赤螘若象
(적의약상) 코끼리 만한 붉은 왕개미에
玄蜂若壺些
(현봉약호사) 술병만큼 큰 벌이 있어
五穀不生
(오곡불생) 오곡은 나질 못한다오
藂菅是食些
(총관시식사) 먹을 것이라곤 골풀 뿐이며
其土爛人
(기토난인) 그 땅에선 사람의 살이 익고
求水無所得些
(구수무소득사) 물을 구하려 해도 얻을 수가 없다네
彷徉無所倚
(방양무소의) 아무리 헤매며 찾아도 의지할 곳이 없고
廣大無所極些
(광대무소극사) 크고 넓어 그 끝이 없다네
歸來歸來
(귀래귀래) 돌아오라 돌아오라
恐自遺賊些
(공자유적사) 거긴 두려움과 해악만이 있는 곳이라
魂兮歸來
(혼혜귀래) 혼이여 돌아오라
北方不可以止些
(북방불가이지사) 북방도 머물 수 없는 곳
增氷峨峨
(증빙아아) 산 같은 큰 얼음이 층층이 높게 쌓여있고
飛雪千里些
(비설천리사) 천리를 눈이 펄펄 날린다하네
歸來歸來
(귀래귀래) 돌아오라 돌아오라
不可以久些
(불가이구사) 거기도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곳이 아니라오
魂兮歸來
(혼혜귀래) 혼이여 돌아오라
君無上天些
(군무상천사) 그대는 하늘에도 오르지 못할 것이기에
虎豹九關
(호표구관) 호랑이와 표범이 하늘 문을 지키는데
啄害下人些
(탁해하인사) 세상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을 물어뜯어 죽인다 하네
一夫九首
(일부구수) 아홉 개의 머리를 가진 자가
拔木九千些
(발목구천사) 하루에 구천 개의 나무를 뽑고
豺狼從目
(시랑종목) 늑대와 이리가 눈을 곤두세우며
往來侁侁些
(왕래신신사) 떼를 지어 오가고
懸人以娭
(현인이애) 사람을 매달고 날뛰다간
投之深淵些
(투지심연사) 깊은 연못에 던져 버린다네
致命於帝
(치명어제) 천제의 명이 도달하고
然後得暝些
(연후득명사) 그런 연후라야 편히 누워 잠잘 수 있는 법
歸來歸來
(귀래귀래) 돌아오라 돌아오라
往恐危身些
(왕공위신사) 거길 가는 날에는 몸이 위태로워지리니
魂兮歸來
(혼혜귀래) 혼이여 돌아오라
君無下此幽都些
(군무하차유도사) 그대는 지하에도 내려 갈 수가 없다오
土伯九約
(토백구약) 토백은 꼬리가 아홉인데
其角觺觺些
(기각의의사) 뾰족한 뿔이 있고
敦咴血拇
(돈회혈무) 두꺼운 등짝과 핏빛 엄지손가락을 가지고 있다네
逐人駓駓些
(축인비비사) 사람을 쫓아 무섭게 달리고
參目虎首
(삼목호수) 호랑이 머리에 세 개의 눈이 있는
其身若牛些
(기신약우사) 마치 소 같은 것들은
此皆甘人
(차개감인) 사람고기를 달게 먹는다네
歸來歸來
(귀래귀래) 돌아오라 돌아오라
恐自遺災些
(귀래공자유재사) 그곳에선 재앙 속으로 빠지고 마니
魂兮歸來
(혼혜귀래) 혼이여 돌아오라
入修門些
(입수문사) 성문으로 들어오라
工祝招君
(공축초군) 공축이 그댈 부르며
背行先些
(배행선사) 그대 앞에 서서 인도해 주리라
秦篝齊縷
(진구제루) 진나라 배롱에 제나라 명주
鄭綿絡些
(정면락사) 정나라의 면사
招具該備
(초구해비) 그대 부를 채비 다 갖추어 놓고
永嘯呼些
(영소호사) 길게 휘파람 불며 부르리니
魂兮歸來
(혼혜귀래) 혼이여 돌아오라
反故居些
(반고거사) 옛집으로 어서 돌아오라
天地四方
(천지사방) 천지사방이
多賊姦些
(다적간사) 다 간악한 것들뿐이라
像設君室
(상설군실) 그대 방에 걸려있는 초상만이
靜閒安些
(정한안사) 한가로이 쉬고 있네
高堂邃宇
(고당수우) 높은 집 깊숙한 뜰
檻層軒些
(함층헌사) 겹겹의 집과 난간들
層臺累榭
(층대루사) 층층이 높이 솟은 누대는
臨高山些
(임고산사) 높은 산을 내려다보고
網戶朱綴
(망호주철) 주목으로 지은 그물 같은 집은
刻方連些
(각방연사) 조각 된 모서리에 자연스레 이어져 있네
冬有穾廈
(동유요하) 겨울엔 겹겹의 행랑들
夏室寒些
(하실한사) 여름엔 서늘한 집
川谷徑復
(천곡경복) 계곡물은 정원으로 흘러들어
流潺湲些
(류잔원사) 졸졸 맑게 흐른다네
光風轉蕙
(광풍전혜) 맑은 바람은 혜초를 흔들고
氾崇蘭些
(범숭란사) 향기로운 난초를 흔들더니
經堂入奧
(경당입오) 사랑채를 지나 깊숙이 들어가
朱塵筵些
(주진연사) 붉은 연회석을 맴도네
砥室翠翹
(지실취교) 돌집 물총새 깃털은
桂曲瓊些
(계곡경사) 굽은 계수나무 옥 갈고리에 걸려있고
翡翠珠被
(비취주피) 푸른 비취에 진주색 도포는
爛齊光些
(란제광사) 곱고 단정하며 빛이 나네
蒻阿拂壁
(약아불벽) 나성에서 베어온 부들로 만든 자리를 깔며
羅幬張些
(나주장사) 비단휘장으로 장막을 길게 치고
纂組綺縞
(찬조기호) 고운 명주실로 붉은 끈을 짜
結琦璜些
(결기황사) 진기한 서옥을 매어놓았네
室中之觀
(실중지관) 방안을 보니
多珍怪些
(다진괴사) 보물과 기이한 것들이 많다네
蘭膏明燭
(란고명촉) 난향 나는 기름불은 아주 밝고
華容備些
(화용비사) 준비를 마친 아름다운 용모의
二八侍宿
(이팔시숙) 여덟씩 양쪽에 선 시숙들이
射遞代些
(사체대사) 번갈아 모신다네
九侯淑女
(구후숙녀) 아홉 제후들의 예쁜 딸들이
多迅衆些
(다신중사) 날듯이 모여들어
盛鬋不同制
(성전불동제) 윤기 나는 귀밑머리 달리들 꾸미고는
實滿宮些
(실만궁사) 방안을 가득 채워네
容態好比
(용태호비) 얼굴과 모습들은 똑 고르고 어여쁜데
順彌代些
(순미대사) 사이좋게들 차례를 기다리니
弱顔固植
(약안고식) 고운 얼굴에 굳은 마음이라니
謇其有意些
(건기유의사) 아, 아름다운 뜻을 품었구나
姱容修態
(과용수태) 예쁜 얼굴에 수려한 몸매
絙洞房些
(환동방사) 깊은 방에 가득하다네
蛾眉曼睩
(아미만록) 눈썹은 어여쁘고 눈초리는 가늘며
目騰光些
(목등광사) 눈에서는 빛이 나네
靡顔膩理
(미안니리) 아름다운 얼굴에 매끄러운 살결
遺視眄些
(유시면사) 몰래 바라보는 저 눈길
離榭修幕
(이사수막) 떨어져 있는 정자 휘장 속에서
侍君之閒些
(시군지한사) 그대를 맞이해 모신다네
翡帷翠帳
(비유취장) 물총새 푸른 깃털로 휘장을 만들어
飾高堂些
(식고당사) 높은 당에 장막을 쳐 꾸미고
紅壁沙版
(홍벽사판) 벽은 붉게 칠하고 헌판은 단사로 장식하며
玄玉梁些
(현옥양사) 대들보는 검은 옥으로 치장했네
仰觀刻桷
(앙관각각) 고개 들어 조각된 서까래를 쳐다보고
畫龍蛇些
(화룡사사) 용과 뱀 그림을 바라보다가
坐堂伏檻
(좌당복함) 당 위에 앉아 난간에서 엿보니
臨曲池些
(임곡지사) 굽은 연못이 보이네
芙蓉始發
(부용시발) 연꽃은 마악 피기 시작했고
雜芰荷些
(잡기하사) 마름도 섞이어 떠 있네
紫莖屛風
(자경병풍) 자줏빛 줄기가 바람 따라 한들거리니
文緣波些
(문연파사) 파문은 무늬를 만들어 연못을 장식하네
文異豹飾
(문이표식) 색다른 표범가죽 옷차림으로
侍陂陁些
(시피타사) 시종들은 곁에서 몸을 숙이고
軒輬旣低
(헌량기저) 와거는 이미 와 기다리며
步騎羅些
(보기라사) 보병과 기병들이 나열해 있네
蘭薄戶樹
(난박호수) 문 앞에 난초를 총총히 심어놓고
瓊木籬些
(경목리사) 경목으로 울타리를 해놓았네
魂兮歸來
(혼혜귀래) 혼이여 돌아오라
何遠爲些
(하원위사) 어찌하여 그리 먼 곳으로 갔단 말인가
室家遂宗
(실가수종) 가족들은 그대를 정성으로 맞이하여
食多方些
(식다방사) 갖은 음식을 차리리라
稻粢穱麥
(도자착맥) 쌀과 기장 보리와 메밀로
挐黃梁些
(나황량사) 메조와 섞어 밥을 짓고
大苦醎酸
(대고함산) 대고와 소금 식초로
辛甘行些
(신감행사) 맵고 달게 맛을 내고
肥牛之腱
(비우지건) 살찐 소 힘줄 살로
臑若芳些
(이약방사) 삶으니 냄새는 향기로워라
和酸若苦
(화산약고) 신맛 쓴맛을 조합하여
陳吳羹些
(진오갱사) 맛난 오나라 국을 진설해 놓았네
聏鼈炮羔
(이별포고) 자라는 삶고 양은 굽고
有柘漿些
(유자장사) 사탕수수로 즙을 내며
鵠酸臇鳧
(곡산전부) 고니는 식초로 맛을 내고 물오리는 지짐이를 만들고
煎鴻鶬些
(전홍창사) 기러기와 왜가리는 달인다네
露鷄臛蠵
(로계확휴) 바다거북과 노계는 곰국으로 만드니
厲而不爽些
(려이불상사) 담백하여 입맛이 살아나네
粔籹蜜餌
(거여밀이) 중배끼와 꿀 경단
有餦餭些
(유장황사) 떡과 유과가 넉넉히 있다네
瑤漿蜜勺
(요장밀작) 감미로운 옥빛 술을 구기로 떠
實羽觴些
(실우상사) 깃을 새긴 술잔에 가득 채운다네
挫糟凍飮
(좌조동음) 지게미는 버리고 맑은 술을 떠 얼음을 넣어 마시니
酌淸涼些
(작청량사) 그 맛은 아주 깨끗하다네
華酌旣陳
(화작기진) 화려한 잔이 이미 진열되어 있고
有瓊漿些
(유경장사) 옥빛 맑은 술이 넉넉히 있으니
歸來反故室
(귀래반고실) 옛집으로 돌아오라
敬而無妨些
(경이무방사) 존경만이 있고 헤살을 놓는 자 없으리니
肴羞未通
(효수미통) 갖은 음식 차려놓고 주연이 시작되니
女樂羅些
(여낙나사) 나선 모양으로 모인 여악사들
敶鐘按鼓
(진종안고) 종과 북을 치며
造新歌些
(조신가사) 새로 지은 노래
涉江采菱發揚荷些
(섭강채능발양하사) 섭강과 채릉 양하의 가락을 뽑는다네
美人旣醉
(미인기취) 미녀들은 이미 취해
朱顔酡些
(주안타사) 얼굴은 불그레한데
娭光眇視
(애광묘시) 흘겨보는 눈엔 빛이 나
目曾波些
(목증파사) 바라보는 눈길들 하염없이 더해가네
被文服纖
(피문복섬) 하늘거리듯 고운 비단옷 입은
麗而不奇些
(려이부기사) 곱고 고운 모습 어찌 기이하지 않으리
長髮曼鬋
(장발만전) 긴 머리 어여쁜 살쩍
豔陸離些
(염륙리사) 그 탐스럼에 혼을 잃고 마네
二八齊容
(이팔제용) 여덟씩 두 줄로 선 무희들은
起鄭舞些
(기정무사) 일어나 정나라 춤을 추네
衽若交竿
(임약교간) 상앗대 엇갈리듯 치맛자락 돌리더니
撫案下些
(무안하사) 옷자락 어루만지며 가만히 내려오네
竽瑟狂會
(우슬광회) 피리와 거문고의 기세 있는 능숙한 선율
搷鳴鼓些
(전명고사) 마음을 부풀리는 북의 울림에
宮庭震驚
(궁정진경) 온 궁정이 놀라네
發激楚些
(발격초사) 이윽고 빠른 초나라 노래가 들리고
吳歈蔡謳
(오유채구) 오와 채의 민요가 따르더니
奏大呂些
(주대려사) 대려 음이 흥을 돕네
士女雜坐
(사녀잡좌) 섞여 자리한 선비와 여인들
亂而不分些
(난이부분사) 어지러이 서로들 분별이 없고
放敶組纓
(방진조영) 갓끈 풀어 던지고
班其相紛些
(반기상분사) 서로가 엉클어져 그 즐거움을 나누네
鄭衛妖玩
(정위요완) 정나라와 위나라의 요염하고 사랑스런 여인들
來雜陳些
(내잡진사) 여기에 와 섞여 있는데
激楚之結
(격초지결) 초나라 노래를 부르던 쪽진 여인이
獨秀先些
(독수선사) 유독 아름다워 눈에 띄네
菎蔽象棋
(곤폐상기) 향기로운 정원에 주사위와 상아 바둑
有六簙些
(유륙박사) 쌍륙 노름기구 펼쳐놓고
分曹並進
(분조병진) 조를 나눠 함께 나아가
遒相迫些
(주상박사) 서로들 다급히 몰아대니
成梟而牟
(성효이모) 효를 얻고도 더 크게 이기겠네
呼五白些
(호오백사) 오백을 외치며 주사위를 던지고
晉制犀比
(진제서비) 진나라에서 만든 무소뿔에 술을 마시며
費白日些
(비백일사) 화창한 날을 보낸다네
鏗鍾搖虡
(갱종요거) 쇠북 틀이 흔들리도록 북을 치고
揳梓瑟些
(설재슬사) 가래나무로 만든 거문고 퉁겨 울린다네
娛酒不廢
(오주불폐) 즐거이 술을 권함이 끊어지지 않으니
沈日夜些
(침일야사) 밤낮을 술 속에 묻혀 있다네
蘭膏明燭
(난고명촉) 난향의 환한 기름불 밝히니
華鐙錯些
(화등착사) 화려한 등들은 여기저기서 빛을 내고
結撰至思
(결찬지사) 마음속에 이는 정을 엮어 읊조리니
蘭芳假些
(난방가사) 그 마음 향기로운 난초 같네
人有所極
(인유소극) 그렇게 진실을 풀어놓고
同心賦些
(동심부사) 한마음으로 시를 읊으며
酎飮盡歡
(주음진환) 마시고 끝없이 기뻐함은
樂先故些
(낙선고사) 옛 벗을 즐겁게 하기 위함이라네
魂兮歸來
(혼혜귀내) 혼이여 돌아오라
反故居些
반고거사) 옛집으로 어서 돌아오라
亂曰
(난왈) 끝으로 말을 하네만
獻歲發春兮汨吾南征
(헌세발춘혜멱오남정) 새봄에 남쪽 멱라강가로 귀양 갈 때
菉蘋齊葉兮白芷生
(녹평제엽혜백지생) 조개풀과 개구리밥 구리대가 돋아나고 있었는데
路貫廬江兮左長薄
(노관려강혜좌장박) 여강을 지나 장박 부근에서
倚沼畦瀛兮遙望博
(의소휴영혜요망박) 못가 밭둑에 서서 멀리 그 들을 바라보았다네
靑驪結駟兮齊千乘
(청려결사혜제천승) 푸른 말과 가라말 사마 천승 줄줄이 따르고
懸火延起兮玄顔烝
(현화연기혜현안증) 멀리 이어진 많은 불빛은 오묘한 빛을 내는데
步及驟處兮誘騁先
(보급취처혜유빙선) 보병은 앞서 달려가 길을 열고
抑騖若通兮引車右還
(억무약통혜인거우환) 삼가 하여 수레를 끌고 오른쪽으로 돌아가네
與王趨夢兮課後先
(여왕추몽혜과후선) 왕과 함께 어려운 앞뒤의 일을 분담하고
君王親發兮憚靑兕
(군왕친발혜탄청시) 왕이 친히 살을 놓으니 푸른 들소는 두려워하네
朱明承夜兮時不可以淹
(주명승야혜시불가이엄) 밤낮으로 이어진 세월은 붙들 수 없고
皐蘭被徑兮斯路漸
(고난피경혜사노점) 언덕 지름길을 덮은 난초도 곧 사라지리라
湛湛江水兮上有楓
(담담강수혜상유풍) 남실대는 강 언덕엔 신나무는 푸르건만
目極千里兮傷春心
(목극천리혜상춘심) 천리 길에 보이는 건 애가 타는 봄 뿐
魂兮歸來哀江南
(혼혜귀래애강남) 혼이여 돌아오라 강남은 슬프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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