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正本首楞嚴經(수능엄경)의 능엄신주 범어독음과 국역

https://www.youtube.com/watch?v=Rc6Z0gLvp-Y https://kydong77.tistory.com/21628 正本首楞嚴經(수능엄경) 국역 전10권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cube393&logNo=220020727513 능엄경 전문 正本首楞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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正本首楞嚴經 券 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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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屠漢亦得成道(도한역득성도), 백정도 도를 이룰 수 있다

제5장 屠漢亦得成道(도한역득성도) 백정도 도를 이룰 수 있다 問曰:旃陀羅殺生作業,如何得成佛? “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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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屠漢亦得成道(도한역득성도)

백정도 도를 이룰 수 있다

問曰:旃陀羅殺生作業,如何得成佛?

“찬드라는 살생을 업으로 삼고 있는데 어떻게 성불할 수가 있습니까?”

答曰:只言見性不言作業。

“단지 견성을 말할 뿐, 업 짓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縱作業不同,一切業拘不得。

비록 업 짓는 것이 어리석은 사람과 같지 않아도, 어떤 업도 그를 구속할 수가 없다.

從無始曠大劫來,只為不見性,墮地獄中,

애초부터 다만 본성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지옥 속에 떨어진 것이다.

所以作業輪迴生死。

그러므로 업을 지어 생사에 윤회한다. 본성을 깨닫게 되면, 끝내 업을 짓지 않는다

從悟得本性,終不作業。若不見性,念佛免報不得,非論殺生命。

만약 본성을 보지 못하면, 염불해도 과보를 면하지 못하니, 생명을 살해하는 것까지 말할 것도 없다.

若見性疑心頓除,殺生命亦不奈它何。

만약 본성을 보면, 의심이 문득 사라지니, 생명을 죽인 것도 그를 어찌할 수 없을 것이다.

14.

自西天二十七祖,只是遞傳心印。吾今來此土,唯傳頓教大乘,即心是佛,不言持戒精進苦行。

인도의 27조사가 다만 차례차례 심인(心印)을 전했을 뿐이며,

나는 이제 이 땅에 와서 오직 돈교대승(頓敎大乘)의 즉심시불(卽心是佛)만을 전할 뿐,

지계(持戒)나 보시(布施)나 정진(精進)이나 고행(苦行)을 말하지는 않는다.

乃至入水火,登於劍輪,一食長坐不臥,盡是外道有為法。

나아가 물과 불 속에 들어가고, 칼을 꽂은 바퀴 위에 올라가고,

한 끼 밥만 먹고, 늘 앉아서 눕지 않는 것 등은 모두 외도의 유위법(有爲法)이다.

若識得施為運動靈覺之性,汝即諸佛心。

만약 행위와 동작의 신령스런 깨달음의 본성을 알아차릴 수 있다면, 그대가 곧 모든 부처의 마음이다.

前佛後佛只言傳心,更無別法。

앞 부처와 뒷 부처가 단지 마음을 전한다고만 하였으니, 다시 다른 법은 없다.

若識此法,凡夫一字不識亦是佛。

若不識自己靈覺之性,

假使身破如微塵,覓佛終不得也。

만약 이 법을 알아차리게 되면, 범부가 한 글자도 알지 못해도 역시 부처이지만,

만약 자기의 신령스런 깨달음의 본성을 알지 못하면,

설사 몸이 부서져서 가루가 되더라도 부처 찾는 일은 끝내 이룰 수 없다.

者亦名法身,亦名本心,

부처는 또 법신(法身)이라고도 하고, 본심(本心)이라고도 한다.

佛此心無形相,無因果,無筋骨,

猶如虛空,取不得。不同質礙,不同外道。

이 마음에는 모습도 없고, 인과(因果)도 없고, 근육과 골격도 없고,

마치 허공과 같아서 붙잡을 수도 없고,물질과 같지 않고, 외도와 같지가 않다.

此心除如來一人能會,其餘眾生迷人不明了。

이 마음은 여래(如來) 한 사람만이 알 수 있을 뿐,

그 나머지 중생인 어리석은 사람들은 밝게 알 수가 없다.

15.

此心不離四大色身中,

이 마음은 사대색신(四大色身, 흙 물 불 바람) 속을 벗어나지 않는다.

若離是心,即無能運動。

만약 이 마음을 벗어난다면, 움직일 수가 없다.

是身無知,如草木瓦礫。身是無性,因何運動。

이 몸에는 지각(知覺)이 없으니 마치 초목(草木)이나 기와조각 같고,

이 몸에는 정식(情識)이 없으니 무엇으로 말미암아 움직이겠는가?

若自心動,乃至語言施為運動,見聞覺知,

皆是動心動用。

만약 자기 마음이 움직이면, 말하고 행동하고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것들이,

모두 움직이는 마음이 움직여 작용함이다.

動是心動,動即其用。

움직이는 것은 마음의 움직임이니, 움직임이 바로 그 작용이다.

動用外無心,心外無動。

움직여 작용함 밖에 마음이 없고, 마음 밖에 움직임이 없다.

動不是心,心不是動。

움직임은 마음이 아니고, 마음은 움직임이 아니다.

動本無心,心本無動。

움직임에는 본래 마음이 없고, 마음에는 본래 움직임이 없다.

動不離心,心不離動。

움직임은 마음을 떠나지 않고, 마음은 움직임을 떠나지 않는다.

動無心離,心無動離,

움직임에는 마음이 떠나지 않고, 마음에는 움직임이 떠나지 않는다.

動是心用,用是心動。

動即心用,用即心動。

不動不用,

움직임은 마음의 작용이고, 작용은 마음의 움직임이다.

움직이면 마음이 작용하고, 작용하면 마음이 움직이니,

움직이지 않으면 작용하지도 않는다.

用體本空。空本無動,

動用同心,心本無動。

작용의 바탕은 본래 공(空)인데, 공은 본래 움직임이 없다.

움직임과 작용은 마음과 같지만, 마음에는 본래 움직임이 없다.

故經云:動而無所動,

그러므로 경에서 말하길 ‘움직이니 또 움직일 것은 없다’고 한 것이다.

終日去來而未曾去,終日見而未曾見,

終日笑而未曾笑,終日聞而未曾聞,

終日知而未曾知,終日喜而未曾喜,

終日行而未曾行,終日住而未曾住。

이 까닭에 종일 왔다갔다하지만 한 번도 왔다갔다한 적이 없으며,

종일 보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며,

종일 웃지만 한 번도 웃은 적이 없으며,

종일 듣지만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으며,

종일 알지만 한 번도 안 적이 없으며,

종일 기뻐하지만 한 번도 기뻤던 적이 없으며,

종일 다니지만 한 번도 다닌 적이 없으며,

종일 머물지만 한 번도 머문 적이 없다.

故經云:言語道斷,心行處滅,

그러므로 경에서 말하길,

‘언어의 길이 끊어지고, 마음이 가는 곳이 사라졌다’고 한다.

見聞覺知,本自圓寂。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것이 본래 두루 고요하다.

乃至瞋喜痛癢何異木人,只緣推尋痛癢不可得。

나아가 성내고 기쁘고 아픈 것이 나무 인형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다만 아픔을 찾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故經云:惡業即得苦報,善業即有善報,

그러므로 경에서 말하길 ‘악업(惡業)은 고통스런 과보를 가져오고, 선업(善業)에는 좋은 과보가 있다.

不但瞋墮地獄,喜即生天。

성을 내면 지옥에 떨어질 뿐만 아니라,

기뻐하면 하늘에 태어난다’고 한 것이다.

若知瞋喜性空,但不執即業脫。

만약 성냄과 기쁨의 본성이 공(空)임을 알아서

집착하지 않기만 하면, 모든 업(業)에서 해탈한다.

若不見性,講經決無憑,

만약 본성을 보지 못하고 경전을 읽는다면, 결정코 의지할 것이 없다.

說亦無盡。略標邪正如是,不及一二也。

말을 하려면 끝이 없으니,

간략히 삿됨과 바름을 드러낸 것이 이와 같지만,

한 두 가지에도 미치지 못한다.

16.

頌曰

 

心心心難可尋,寬時遍法界,窄也不容針。我本求心不求佛,了知三界空無物。若欲求佛但求心,只這心這心是佛。我本求心心自持,求心不得待心知。佛性不從心外得,心生便是罪生時。

 

偈曰

 

吾本來此土。 傳法救迷情。

一華開五葉。 結果自然成。

 

達摩大師血脈論終

 

頌曰 (송왈)

心心心難可尋,寬時遍法界,窄也不容針。

심심심난가심,관시편법계,착야불용침。

마음 마음 하지만 마음은 찾기가 어려우니,

넓을 때에는 법계(法界)에 두루하고,

좁을 때에는 바늘도 들어갈 틈이 없다.

我本求心不求佛,了知三界空無物。

아본구심불구불,료지삼계공무물。

나는 본래 마음을 찾고 부처를 찾지 않으니,

;삼계(三界)가 비어서 물건이 없음을 밝게 안다.

若欲求佛但求心,只這心這心是佛。

약욕구불단구심,지저심저심시불。

만약 부처를 찾고자 한다면 다만 마음을 찾을지니,

단지 이 마음, 마음 하는 마음이, 곧 부처이다.

我本求心心自持,求心不得待心知。

아본구심심자지,구심불득대심지。

나는 본래 마음을 찾았으나, 마음은 스스로 가지고 있는 것이라

마음을 찾아도 마음을 기다릴 수는 없음을 안다.

佛性不從心外得,心生便是罪生時。

불성불종심외득,심생편시죄생시。

불성은 마음 밖에서 얻을 수 없으니,

마음이 생기면 곧 죄가 생기는 때이다.

17.

偈曰 (혜가대사께 전한 전법게)

吾本來此土。 傳法救迷情。

오본래차토。 전법구미정。

나는 본래 이 땅에 와서,

법을 전하여 미혹한 중생을 구하려 했다.

一華開五葉。 結果自然成。

일화개오엽。 결과자연성。

하나의 꽃에 다섯 잎이 열리니,

열매 맺는 것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 달마대사 혈맥론 정리 마침 -

 

http://buddhism.lib.ntu.edu.tw/BDLM/sutra/chi_pdf/sutra10/T19n0945.pdf

 

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卷第五

(一名中印度那蘭 陀大道場經,於灌頂部錄出別行)

唐天竺沙門般剌蜜諦譯

阿難白佛言:「世尊!如來雖說第二義門,今觀世間解結之人,若 不知其所結之元,我信是人終不能解。世尊!我及會中有學聲聞亦 復如是,從無始際與諸無明俱滅俱生,雖得如是多聞善根名為出 家,猶隔日瘧。唯願大慈哀愍淪溺,今日身心云何是結?從何名 解?亦令未來苦難眾生,得免輪迴,不落三有。」作是語已,普及 大眾五體投地雨淚翹誠,佇佛如來無上開示。 爾時,世尊憐愍阿難及諸會中諸有學者,亦為未來一切眾生為出世 因、作將來眼,以閻浮檀紫光金手摩阿難頂,即時十方普佛世界六 種振動,微塵如來住世界者各有寶光從其頂出,其光同時於彼世界 來祇陀林灌如來頂,是諸大眾得未曾有。於是阿難及諸大眾,俱聞 十方微塵如來異口同音告阿難言:「善哉,阿難!汝欲識知俱生無 明,使汝輪轉生死結根,唯汝六根更無他物。汝復欲知無上菩提, 令汝速登安樂解脫寂靜妙常,亦汝六根更非他物。」 阿難雖聞如是法音心猶未明,稽首白佛:「云何令我生死輪迴、安 樂妙常同是六根,更非他物。」

佛告阿難:「根塵同源,縛脫無二,識性虛妄猶如空花。阿難!由 塵發知,因根有相,相見無性,同於交蘆。是故汝今,知見立知, 即無明本;知見無見,斯即涅槃、無漏真淨。云何是中,更容他 物?」

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真性有為空, 緣生故如幻;

55

無為無起滅, 不實如空花。

言妄顯諸真, 妄真同二妄,

猶非真非真, 云何見所見?

中間無實性, 是故若交蘆;

結解同所因, 聖凡無二路。

汝觀交中性, 空有二俱非;

迷晦即無明, 發明便解脫。

解結因次第, 六解一亦亡;

根選擇圓通, 入流成正覺。

陀那微細識, 習氣成暴流;

真非真恐迷, 我常不開演。

自心取自心, 非幻成幻法,

不取無非幻, 非幻尚不生,

幻法云何立? 是名妙蓮華,

金剛王寶覺, 如幻三摩提,

彈指超無學。 此阿毘達磨,

十方薄伽梵, 一路涅槃門。」

於是阿難及諸大眾,聞佛如來無上慈誨祇夜、伽陀,雜糅精瑩妙理 清徹,心目開明歎未曾有。阿難合掌頂禮白佛:「我今聞佛無遮大 悲,性淨妙常真實法句,心猶未達六解一亡舒結倫次。惟垂大慈再 愍斯會及與將來,施以法音洗滌沈垢。」 即時,如來於師子座,整涅槃僧、斂僧伽梨,覽七寶机,引手於 机,取劫波羅天所奉花巾,於大眾前綰成一結,示阿難言:「此名 何等?」 阿難大眾俱白佛言:「此名為結。」 於是如來綰疊花巾又成一結,重問阿難:「此名何等?」 阿難大眾又白佛言:「此亦名結。」如是倫次綰疊花巾總成六結, 一一結成,皆取手中所成之結持問阿難此名何等?阿難大眾亦復如 是,次第酬佛此名為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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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告阿難:「我初綰巾,汝名為結,此疊花巾先實一條,第二第三 云何汝曹復名為結?」 阿難白佛言:「世尊!此寶疊花緝績成巾,雖本一體,如我思惟: 『如來一綰得一結名,若百綰成終名百結,何況此巾秖有六結,終 不至七亦不停五。』云何如來秖許初時,第二第三不名為結?」 佛告阿難:「此寶花巾,汝知此巾元止一條,我六綰時名有六結, 汝審觀察,巾體是同因結有異。於意云何,初綰結成名為第一,如 是乃至第六結生,吾今欲將第六結名成第一不?」 「不也,世尊!六結若存,斯第六名終非第一,縱我歷生盡其明 辯,如何令是六結亂名。」 佛言:「六結不同,循顧本因一巾所造,令其雜亂終不得成,則汝 六根亦復如是,畢竟同中生畢竟異。」 佛告阿難:「汝必嫌此六結不成,願樂一成,復云何得?」 阿難言:「此結若存,是非鋒起於中自生,此結非彼彼結非此,如 來今日若總解除,結若不生則無彼此,尚不名一,六云何成?」 佛言:「六解一亡亦復如是。由汝無始心性狂亂,知見妄發發妄不 息,勞見發塵如勞目睛,則有狂花於湛精明,無因亂起一切世間山 河、大地、生死、涅槃,皆即狂勞顛倒花相。」 阿難言:「此勞同結,云何解除?」 如來以手將所結巾偏掣其左,問阿難言:「如是解不?」 「不也,世尊!」 旋復以手偏牽右邊,又問阿難:「如是解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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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也,世尊!」 佛告阿難:「吾今以手左右各牽竟不能解,汝設方便,云何成 解?」 阿難白佛言:「世尊!當於結心解即分散。」 佛告阿難:「如是,如是!若欲除結,當於結心。阿難!我說佛法 從因緣生,非取世間和合麁相,如來發明世出世法,知其本因隨所 緣出,如是乃至恒沙界外,一滴之雨亦知頭數,現前種種松直、棘 曲、鵠白、烏玄皆了元由。是故,阿難!隨汝心中選擇六根,根結 若除塵相自滅,諸妄銷亡不真何待。阿難!吾今問汝,此劫波羅巾 六結現前,同時解縈得同除不?」 「不也,世尊!是結本以次第綰生,今日當須次第而解,六結同體 結不同時,則結解時云何同除?」 佛言:「六根解除亦復如是。此根初解先得人空,空性圓明成法解 脫,解脫法已俱空不生,是名菩薩從三摩地得無生忍。」 阿難及諸大眾蒙佛開示,慧覺圓通得無疑惑。一時,合掌頂禮雙足 而白佛言:「我等今日身心皎然快得無礙,雖復悟知一六亡義,然 猶未達圓通本根。世尊!我輩飄零積劫孤露,何心何慮預佛天倫, 如失乳兒忽遇慈母,若復因此際會道成,所得密言還同本悟,則與 未聞無有差別。惟垂大悲惠我祕嚴,成就如來最後開示。」作是語 已,五體投地,退藏密機冀佛冥授。 爾時,世尊普告眾中諸大菩薩及諸漏盡大阿羅漢:「汝等菩薩及阿 羅漢,生我法中得成無學。吾今問汝,最初發心悟十八界誰為圓 通?從何方便入三摩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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驕陳那五比丘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在鹿苑及於雞 園,觀見如來最初成道,於佛音聲悟明四諦。佛問比丘,我初稱 解,如來印我名阿若多。妙音密圓,我於音聲得阿羅漢。佛問圓 通,如我所證,音聲為上!」 優波尼沙陀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亦觀佛最初成道, 觀不淨相生大厭離,悟諸色性以從不淨,白骨微塵歸於虛空,空色 二無成無學道,如來印我名尼沙陀。塵色既盡妙色密圓,我從色相 得阿羅漢。佛問圓通,如我所證,色因為上!」 香嚴童子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聞如來教我諦觀諸有 為相。我時辭佛宴晦清齋,見諸比丘燒沈水香,香氣寂然來入鼻 中,我觀此氣非木、非空、非煙、非火,去無所著來無所從,由是 意銷發明無漏,如來印我得香嚴號。塵氣倏滅妙香密圓,我從香嚴 得阿羅漢。佛問圓通,如我所證,香嚴為上!」 藥王、藥上二法王子并在會中五百梵天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 言:「我無始劫為世良醫,口中嘗此娑婆世界草木金石,名數凡有 十萬八千,如是悉知苦醋鹹淡甘辛等味,并諸和合俱生變異,是冷 是熱有毒無毒悉能遍知。承事如來了知味性非空、非有、非即身 心、非離身心,分別味因從是開悟,蒙佛如來印我昆季藥王、藥上 二菩薩名。今於會中為法王子,因味覺明位登菩薩。佛問圓通,如 我所證,味因為上!」 跋陀婆羅并其同伴十六開士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等 先於威音王佛聞法出家,於浴僧時隨例入室,忽悟水因既不洗塵亦 不洗體,中間安然,得無所有。宿習無忘乃至今時從佛出家,今得 無學,彼佛名我跋陀婆羅。妙觸宣明,成佛子住。佛問圓通,如我 所證,觸因為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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摩訶迦葉及紫金光比丘尼等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於 往劫於此界中,有佛出世名日月燈,我得親近聞法修學,佛滅度後 供養舍利、然燈續明,以紫光金塗佛形像,自爾已來世世生生身常 圓滿紫金光聚,此紫金光比丘尼者,即我眷屬,同時發心,我觀世 間六塵變壞,唯以空寂修於滅盡,身心乃能度百千劫猶如彈指。我 以空法,成阿羅漢。世尊說我頭陀為最,妙法開明銷滅諸漏。佛問 圓通,如我所證,法因為上!」 阿那律陀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初出家常樂睡眠,如 來訶我為畜生類,我聞佛訶啼泣自責,七日不眠失其雙目,世尊示 我樂見照明金剛三昧,我不因眼觀見十方,精真洞然如觀掌果,如 來印我成阿羅漢。佛問圓通,如我所證,旋見循元斯為第一!」 周利槃特迦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闕誦持無多聞性, 最初值佛聞法出家,憶持如來一句伽陀,於一百日得前遺後、得後 遺前,佛愍我愚教我安居調出入息。我時觀息微細窮盡,生住異滅 諸行剎那,其心豁然得大無礙,乃至漏盡成阿羅漢,住佛座下印成 無學。佛問圓通,如我所證,返息循空斯為第一!」 驕梵鉢提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有口業,於過去劫輕 弄沙門,世世生生有牛呞病,如來示我一味清淨心地法門,我得滅 心入三摩地,觀味之知非體非物,應念得超世間諸漏,內脫身心外 遺世界,遠離三有如鳥出籠,離垢銷塵法眼清淨成阿羅漢,如來親 印登無學道。佛問圓通,如我所證,還味旋知斯為第一!」 畢陵伽婆蹉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初發心從佛入道, 數聞如來說諸世間不可樂事,乞食城中心思法門,不覺路中毒刺傷 足,舉身疼痛我念有知,知此深痛雖覺覺痛,覺清淨心無痛痛覺, 我又思惟如是一身寧有雙覺?攝念未久身心忽空,三七日中諸漏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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盡成阿羅漢,得親印記發明無學。佛問圓通,如我所證,純覺遺身 斯為第一!」 須菩提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曠劫來心得無礙,自憶 受生如恒河沙,初在母胎即知空寂,如是乃至十方成空,亦令眾生 證得空性,蒙如來發性覺真空,空性圓明得阿羅漢,頓入如來寶明 空海,同佛知見印成無學,解脫性空我為無上。佛問圓通,如我所 證,諸相入非非所非盡,旋法歸無斯為第一!」 舍利弗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曠劫來心見清淨,如是 受生如恒河沙,世出世間種種變化,一見則通獲無障礙,我於路中 逢迦葉波,兄弟相逐宣說因緣,悟心無際從佛出家,見覺明圓得大 無畏,成阿羅漢為佛長子,從佛口生從法化生。佛問圓通,如我所 證,心見發光光極知見斯為第一!」 普賢菩薩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已曾與恒沙如來為法 王子,十方如來教其弟子,菩薩根者修普賢行,從我立名。世尊! 我用心聞,分別眾生所有知見,若於他方恒沙界外,有一眾生心中 發明普賢行者,我於爾時乘六牙象,分身百千皆至其處,縱彼障深 未合見我,我與其人暗中摩頂,擁護安慰令其成就。佛問圓通,我 說本因,心聞發明分別自在斯為第一!」 孫陀羅難陀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初出家從佛入道, 雖具戒律,於三摩提,心常散動未獲無漏。世尊教我及俱絺羅觀鼻 端白,我初諦觀經三七日,見鼻中氣出入如煙,身心內明圓洞世 界,遍成虛淨猶如瑠璃,煙相漸銷鼻息成白,心開漏盡,諸出入息 化為光明,照十方界得阿羅漢,世尊記我當得菩提。佛問圓通,我 以銷息息久發明,明圓滅漏斯為第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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富樓那彌多羅尼子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曠劫來辯才 無礙,宣說苦空深達實相,如是乃至恒沙如來祕密法門,我於眾中 微妙開示得無所畏。世尊知我有大辯才,以音聲輪教我發揚,我於 佛前助佛轉輪,因師子吼成阿羅漢,世尊印我說法無上。佛問圓 通,我以法音降伏魔怨銷滅諸漏斯為第一!」 優波離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親隨佛踰城出家,親觀 如來六年勤苦,親見如來降伏諸魔制諸外道,解脫世間貪欲諸漏, 承佛教戒如是乃至三千威儀、八萬微細,性業、遮業悉皆清淨,身 心寂滅成阿羅漢,我是如來眾中綱紀,親印我心持戒修身眾推無 上。佛問圓通,我以執身身得自在,次第執心心得通達,然後身心 一切通利斯為第一!」 大目犍連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初於路乞食逢遇優樓 頻螺、伽耶、那提三迦葉波,宣說如來因緣深義,我頓發心得大通 達,如來惠我袈裟著身鬚髮自落,我遊十方得無罣礙,神通發明推 為無上,成阿羅漢。寧唯世尊,十方如來歎我神力,圓明清淨自在 無畏。佛問圓通,我以旋湛心光發宣,如澄濁流久成清瑩斯為第 一!」 烏芻瑟摩於如來前,合掌頂禮佛之雙足而白佛言:「我常先憶,久 遠劫前性多貪欲,有佛出世名曰空王,說多婬人成猛火聚,教我遍 觀百骸四肢,諸冷暖氣神光內凝,化多婬心成智慧火,從是諸佛皆 呼召我名為火頭,我以火光三昧力故成阿羅漢。心發大願,諸佛成 道,我為力士親伏魔怨。佛問圓通,我以諦觀身心暖觸無礙流通, 諸漏既銷生大寶焰登無上覺斯為第一!」 持地菩薩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念往昔普光如來出現 於世,我為比丘,常於一切要路、津口、田地、險隘,有不如法妨 損車馬,我皆平填,或作橋梁、或負沙土,如是勤苦經無量佛出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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於世,或有眾生於闤闠處,要人擎物我先為擎,至其所詣放物即行 不取其直。毘舍浮佛現在世時,世多饑荒,我為負人,無問遠近唯 取一錢,或有車牛被於陷溺,我有神力為其推輪拔其苦惱,時國大 王筵佛設齋,我於爾時平地待佛,毘舍如來摩頂謂我:『當平心 地,則世界地一切皆平。』我即心開,見身微塵與造世界所有微塵 等無差別,微塵自性不相觸摩,乃至刀兵亦無所觸,我於法性悟無 生忍成阿羅漢。迴心今入菩薩位中,聞諸如來宣妙蓮華佛知見地, 我先證明而為上首。佛問圓通,我以諦觀身界二塵等無差別,本如 來藏虛妄發塵,塵銷智圓成無上道斯為第一!」 月光童子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憶往昔恒河沙劫,有 佛出世名為水天,教諸菩薩修習水精入三摩地,觀於身中水性無 奪,初從涕唾如是窮盡津液、精血、大小便利,身中漩澓水性一 同,見水身中與世界外浮幢王剎諸香水海等無差別。我於是時初成 此觀,但見其水未得無身,當為比丘室中安禪,我有弟子窺窓觀 室,唯見清水遍在屋中了無所見,童稚無知取一瓦礫投於水內,激 水作聲顧盻而去,我出定後頓覺心痛,如舍利弗遭違害鬼,我自思 惟:『今我已得阿羅漢道久離病緣,云何今日忽生心痛,將無退 失?』 「爾時,童子捷來我前說如上事,我則告言:『汝更見水,可即開 門入此水中除去瓦礫。』童子奉教,後入定時還復見水瓦礫宛然, 開門除出,我後出定身質如初,逢無量佛如是至於山海自在通王如 來,方得亡身,與十方界諸香水海,性合真空無二無別,今於如來 得童真名預菩薩會。佛問圓通,我以水性一味流通,得無生忍圓滿 菩提斯為第一!」 瑠璃光法王子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憶往昔經恒沙 劫,有佛出世名無量聲,開示菩薩本覺妙明,觀此世界及眾生身, 皆是妄緣風力所轉。我於爾時,觀界安立、觀世動時、觀身動止、

63

觀心動念,諸動無二等無差別,我時了覺此群動性,來無所從去無 所至,十方微塵顛倒眾生同一虛妄,如是乃至三千大千,一世界內 所有眾生,如一器中貯百蚊蚋啾啾亂鳴,於分寸中鼓發狂鬧。逢佛 未幾得無生忍,爾時心開,乃見東方不動佛國,為法王子事十方 佛,身心發光洞徹無礙。佛問圓通,我以觀察風力無依,悟菩提心 入三摩地,合十方佛傳一妙心斯為第一!」 虛空藏菩薩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與如來定光佛所得 無邊身,爾時手執四大寶珠,照明十方微塵佛剎化成虛空,又於自 心現大圓鏡,內放十種微妙寶光流灌十方,盡虛空際諸幢王剎來入 鏡內涉入我身,身同虛空不相妨礙,身能善入微塵國土,廣行佛事 得大隨順,此大神力由我諦觀,四大無依妄想生滅,虛空無二佛國 本同,於同發明得無生忍。佛問圓通,我以觀察虛空無邊入三摩地 妙力圓明斯為第一!」 彌勒菩薩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憶往昔經微塵劫,有 佛出世名日月燈明,我從彼佛而得出家,心重世名好遊族姓。爾 時,世尊教我修習唯心識定入三摩地,歷劫已來以此三昧事恒沙 佛,求世名心歇滅無有,至然燈佛出現於世,我乃得成無上妙圓識 心三昧,乃至盡空如來國土淨穢有無,皆是我心變化所現。世尊! 我了如是唯心識故,識性流出無量如來,今得授記次補佛處。佛問 圓通,我以諦觀十方唯識,識心圓明入圓成實,遠離依他及遍計執 得無生忍斯為第一!」 大勢至法王子與其同倫五十二菩薩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 「我憶往昔恒河沙劫,有佛出世名無量光,十二如來相繼一劫,其 最後佛名超日月光,彼佛教我念佛三昧。譬如有人,一專為憶一人 專忘,如是二人若逢不逢、或見非見,二人相憶二憶念深,如是乃 至從生至生,同於形影不相乖異,十方如來憐念眾生如母憶子,若 子逃逝雖憶何為?子若憶母如母憶時,母子歷生不相違遠,若眾生 64 心憶佛念佛,現前當來必定見佛去佛不遠,不假方便自得心開,如 染香人身有香氣,此則名曰香光莊嚴。我本因地以念佛心入無生 忍,今於此界攝念佛人歸於淨土。佛問圓通,我無選擇,都攝六 根,淨念相繼得三摩地斯為第一!」

大佛頂萬行首楞嚴經卷第五

 

[1] 업장의 근본을 살핌

아난아! 그 두번째 뜻은 너희들이 반드시 보리의 마음을 일으켜 보살승(菩薩乘)에서 큰 용맹을 내어

결정코 모든 작용이 있는 현상을 버리려고 한다면 응당 번뇌의 근본을 자세히 살펴보되

이것이 시작없는 과거로부터 업장을 짓고 삶을 불려왔으니

그 무엇이 업장을 지었으며 그 무엇이 과보를 받는가 생각해 보아라.

아난아! 네가 보리를 닦는다면서도 만약 번뇌의 근본을 자세히 살피지 못하면

허망한 감각기관과 그 대상인 물질이 어느 곳에서 뒤바뀐 것인지를 알 수 없으리니,

그 곳도 오히려 모르거든 어떻게 항복을 받을 것이며 또한 여래의 지위를 얻을 수 있겠느냐?

아난아! 너는 세상에서 매듭을 푸는 사람을 살펴 보아라.

맺힌 데를 알지 못한다면 어떻게 푸는 방법을 알겠느냐?

허공이 너에게 찢겼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다.

어째서 그런가하면 허공은 형상이 없기 때문에 맺히고 풀 것이 없기 때문이니라.

너의 앞에 나타난 눈, 귀, 코, 혀와 몸과 마음의 여섯 가지가

도적의 앞잡이가 되어 자기집의 보배를 스스로 빼앗나니,

이로 말미암아 시작없는 과거로부터 중생세계에 얽매이게 하였기 때문에

기세간(器世間)을 초월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난아! 무엇을 중생세계라고 하느냐?

세(世)는 옮겨 흐르는 것이고 계(界)는 방위를 말함이니 지금 너는 마땅히 알아야 한다

동쪽, 서쪽, 남쪽, 북쪽과 동남, 서남과 동북, 서북과 위, 아래가 계(界)가 되고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세(世)가 되니, 방위는 열이고 흐르는 숫자는 셋이다.

일체 중생이 허망함이 얽히어 서로 이루어져서

몸 속에서 바뀌고 옮겨져서 세와 계가 서로 연관이 되나니라.

그 계(界)의 성질이 비록 열 방향으로 설정되었으나 정해진 위치는 밝힐 수 있으니,

세상에서는 다만 동, 서, 남, 북만 지목하고

위와 아래는 위치가 없으며 중간은 정해진 방향이 없나니라.

사방의 수가 반드시 분명해서 세(世)로 더불어 서로 연관이 되어,

三, 四와 四, 三이 완연히 굴러 열 둘이 되어서

흘러 변하는 것이 세번 거듭하여 一, 十, 百, 千이 되니,

처음과 끝을 모두 묶으면 여섯 가지 감각기관 가운데

공덕이 각각 一千 二百이 있나니라.

아난아! 너는 다시 그 가운데에서 우열을 정해 보아라.

눈은 보기는 하되 뒤는 어둡고 앞만 밝으니,

앞 방향은 완전하게 밝고 뒷 방향은 완전하게 어두우며

왼쪽과 오른쪽은 겉만 보는 것이라서 三분의 二니

그 작용을 통틀어 논하면 공덕이 완전하지 못하다.

三분으로 공덕을 말하면 一분은 공덕이 없으니 마땅히 알아야 한다.

눈은 오직 八百의 공덕일 뿐이니라.

귀는 두루 들어서 시방에 남김이 없나니

움직임에 있어서는 가깝고 먼 것이 있는 듯하나

고요한 상태에서는 한계가 없으니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귀는 원만하여 一千 二百 공덕이니라.

코는 냄새를 맡음에 있어 내쉬고 들이쉼을 통해서 냄새를 맡게 되는데,

들이쉬고 내쉼은 있으나 중간에 교체되는 동안엔 끊어지나니,

코에 대하여 증험해 보건댄 셋으로 나눈 가운데 하나가 빠졌으니 마땅히 알아야 한다.

코는 八百 공덕이 되나니라.

혀는 말을 함에 있어 모든 세간과 출세간의 지혜를 다하나니

말은 방위와 나뉘어짐이 있으나 이치는 다함이 없으니 마땅히 알아야 한다.

혀는 一千 二百 공덕이 원만하니라.

몸은 접촉으로 인하여 느낌이 생기나니

거슬리고 순함을 알아서 합하였을 적에는 알고 떠나면 알지 못한다

떠나면 하나이고 합하면 둘이니 몸에 대하여 징험해 보건댄

셋으로 나눈 가운데 하나가 빠졌으니 마땅히 알아야 한다.

몸은 오직 八百 공덕뿐이니라.

뜻은 시방삼세의 일체 세간법과 출세간법을 묵묵히 포용해서

성인과 범부를 포용하지 않음이 없어

그 끝닿은 데까지 다하였으니 마땅히 알아야 한다.

뜻은 一千 二百 공덕이 원만하니라.

 

[2] 원만한 감각기관을 살핌

아난아! 네가 지금 나고 죽는 애욕의 흐름을 거슬러서 그 흐름의 근원으로 돌아가서

나고 죽음이 없는 데에 이르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 여섯 가지 느껴 작용하는 감각기관이 어느 것이 합하고 어느 것이 떠나며,

어느 것이 깊고 어느 것이 얕으며,

어느 것이 원만하게 통하고 어느 것이 원만하게 통하지 못하는 것인지를 징험해 알아야 한다.

만약 그러한데에서 원만하게 통한 감각기관을 알아서

저 시작이 없는 과거로부터 허망함이 짜여서 된 업장의 흐름을 거슬러서

원만하게 통함을 따를 수만 있다면

원만하지 못한 감각기관에 의지하여 닦는 것과는 시간의 흐름이 서로 배가 될 것이다.

내가 지금 여섯 가지 맑고 원만하게 밝은 본래 지니고 있는 공덕의 수량이 이러함을 갖추어 나타내었으니,

네가 자세히 선택함을 따라 그 들어갈 수 있는 것을 내가 밝혀서 너로 하여금 더 나아가게 하리라.

시방의 여래는 십팔계(十八界)에서 낱낱이 수행하여

모두 원만한 위없는 보리를 증득하여 그 중간에 우열이 없거니와

다만 너는 근기가 하열(下劣)하여 그 가운데 원만하게 자재한 지혜를 얻지 못하였기 때문에

내가 이를 선양해서 너로 하여금 다만 한 문으로만 깊이 들어가게 하겠으니,

한 문으로 들어가 허망함이 없어지면

저 여섯 가지 느낌이 있는 감각기관이 일시에 청정하게 될 것이다."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어떻게 해야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 한 문으로깊이 들어가서

여섯 개의 감각기관을 일시에 청정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너는 지금 이미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증득하여

삼계의 중생들이 세간에서 견도문(見道門)을 수행할 적에 끊어야 할 의혹을 없앴다.

그러나 아직도 여섯 개의 감각기관 중에 오랫동안 쌓여서 생긴

시작이 없는 과거로부터의 허망한 습관을 알지 못하고 있다.

그 습관은 모름지기 수도를 통하여 끊어야만 되는 것이어든

더구나 그 가운데에 나고 머무르고 변하고 없어지는 분제(分劑)와 두수(頭數)이겠느냐?

너는 또다시 살펴 보아라. 앞에 나타난 여섯 가지 감각기관은 하나이냐 여섯이냐?

아난아! 만약 하나라면 귀로는 왜 보지못하고 눈으로는 왜 듣지 못하며,

머리로는 왜 다니지 못하고 발은 왜 말하지 못하느냐?

만약 이 여섯 가지 감각기관이 결정코 여섯을 이룬다면

내가 지금 이 모임 중에서 너희에게 미묘한 법문을 말할 적에

너의 여섯 가지 감각기관 중에서 어느 것이 그것을 받아들이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저는 귀로써 듣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네 귀가 저절로 듣는데 몸과 입은 무슨 관계가 있길래

입으로 질문할 적에 몸은 일어나서 공경하여 받드느냐?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하나가 아니라 여섯이며 여섯이 아니라 하나이니,

마침내 너의 여섯 개의 감각기관과 그 앞에 나타나는 대상인 물질이

원래 하나도 아니고 여섯도 아니니라.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여섯 개의 감각기관이 하나도 아니고 여섯도 아니거늘

시작없는 과거로부터 뒤바뀐데 빠져왔으므로

원만한 맑음에서 一이니 六이니 하는 이치가 생겼느니라.

너는 수다원으로써 비록 여섯 가지는 소멸하였으나

아직 한가지는 없어지지 못하였느니라.

마치 큰 허공을 여러가지 다른 모양의 그릇에 담아 놓으면

그릇의 모양이 다르다고 해서 허공도 다르다고 하다가

그 그릇을 치우고 허공을 보면 허공이 하나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저 허공이야 어떻게 너를 위하여 같기도 하고 같지 않기도 하겠느냐?

더구나 또다시 어떻게 하나다 하나가 아니다라고 하겠느냐?

네가 아는 여섯 개의 감각기관의 수용도 역시 이와 같으니라.

 

[3] 여섯 가지 감각기관의 근원

어두움과 밝음 등 두 가지가 서로 나타나므로 말미암아

미묘하고 원만한 가운데 맑고 고요한 데에 붙어 보는 것을 발생시키나니,

보는 정기가 빛을 비추어서 그 빛이 맺혀져서 눈이 되니

그 눈의 근원은 청정한 네 가지 원소로 이루어졌고,

그러므로 눈의 실체라 이름하는 것이니 이는 마치 포도알과 같다.

그것은 네 가지 티끌로 이루어진 부질없는 감각기관이라서

빛을 따라서 흘러 달아나느니라.

움직이고 고요한 두 가지가 서로 부딛침으로 말미암아

미묘하고 원만한 가운데 맑고 고요한 데에 붙어 듣는 것이 발생하나니

듣는 정기가 소리에 비치고 그 소리가 말려서 근(根)이 된다.

그 근원은 청정한 사대로 이루어졌고 그를 이름하여 이체(耳體)라 하니,

마치 새로 돋아나는 권이(券耳)의 잎새와 같다.

그것은 네 가지 티끌로 이루어진 부질없는 감각기관이므로

소리를 따라 흘러 치닫느니라.

통하고 막히는 두 가지가 서로 드러남으로 말미암아

미묘하고 원만한 가운데 맑고 고요한 데에 붙어 냄새를 맡나니,

맡는 정기가 향기에 비쳐서 그 향기를 받아들여 근(根)이 되니,

그 근원은 청정한 사대로 이루어졌고 따라서 비체(鼻體)라고도 하니,

이는 마치 두 개의 오이가 드리운 것과 같다.

네 가지 티끌로 이루어진 부질없는 감각기관이므로

향기를 따라 흘러 치닫느니라.

그대로 있거나 변화하는 두 가지가 서로 섞여서

미묘하고 원만한 가운데 맑고 고요한 데에 붙어 맛을 보나니

맡보는 정기가 맛에 비쳐서 그 맛을 짜내어 근(根)이 되니,

그 근원은 청정한 사대로 이루어졌고

따라서 설체(舌體)라고도 하니 이는 마치 초생달과 같다.

네 가지 티끌로 이루어진 부질없는 감각기관이므로

맛을 따라 흘러 치닫느니라.

떠나거나 합하는 두 가지가 서로 부딪침으로 말미암아

미묘하고 원만한 가운데 맑고 고요한 것에 붙어 느낌이 생기나니,

느끼는 정기가 접촉에 비추고 그 접촉이 뭉쳐서 근(根)이 되니,

그 근원은 청정한 사대로 이루어졌고 따라서 신체(身體)라고도 하니,

이는 마치 장구통과 같다.

네 가지 티끌로 이루어진 부질없는 감각기관이므로

감촉을 따라 치닫느니라.

나고 없어지는 두 가지가 서로 이어지므로 말미암아

미묘하고 원만한 가운데 맑고 고요한 것에 붙어 깨닫게 되나니,

깨닫는 정기가 법에 비추어서 그 법을 잡아서 근(根)이 된다.

그 근원은 청정한 사대로 이루어졌고 따라서 의사(意思)라고도 하니

마치 어두운 방에서 보는 것과 같다.

네 가지 티끌로 이루어진 부질없는 감각기관이므로 법을 따라 치닫느니라.

아난아!

이러한 여섯 가지 감각기관은

저 밝은 깨달음의 밝음이 있는 밝혀야 할 깨달음으로 말미암아서

그 정밀하고 또렷함을 잃고 허망한데 붙어서 빛을 발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네가 지금 밝음과 어두움을 여의면 보는 실체가 없을 것이고,

움직임과 고요함을 여의면 원래 듣는 바탕이 없을 것이며,

통하고 막힘이 없으면 맡는 성품이 생기지 않을 것이며,

여의고 합함이 아니면 부딪쳐 느낌이 반드시 없을 것이며,

나고 죽음이 없으면 깨달음이 어디에 붙어 있겠느냐?

 

[4] 빛을 발함

네가 다만 밝고 어두움, 통하고 막힘, 그대로 있고 변함, 합하고 여윔, 나고 없어짐의

열 두 가지 모든 작용이 있는 현상을 따르지 아니하면

마음대로 한 감각기관을 골라서 거기에 집착된 것을 벗겨내고 속으로 굴복시켜서

이를 본래의 참된 상태로 돌아가면 본래의 밝은 빛을 발하리니

밝은 성품이 환하게 밝아지면

나머지 다섯 가지 집착도 선택에 따라서 원만하게 벗겨질 것이다.

앞에 나타난 대상이 일으킨 바 지견(知見)을 따르지 아니하여

밝음이 감각기관을 따르지 않고,

그 감각기관에 의탁하여 밝음이 발생하면 그로 말미암아

여섯 가지 감각기관이 서로 서로 작용하나니라.

아난아! 네가 어찌 알지 못하랴?

지금 이 모임 가운데 아나율타는 눈이 없이도 볼 수 있고

발난타룡은 귀가 없이도 들을수 있으며,

긍가신녀는 코가 없어도 냄새를 맡고 교범바제는 혀가 다른데도 맛을 알며,

순야다신은 몸이 없이도 감촉을 느끼나니 여래의 광명 중에 비치므로

잠깐 나타나기는 하지만 본래가 바람의 체질이므로 그 몸은 원래 없으며,

멸진정(滅盡定)을 닦아 고요함을 깨달아 성문이 된 이 모임 가운데에서

마하가섭 같은 이는 오래전부터 의근(意根)이 없어졌어도

원만하고 밝게 깨달아 앎에 있어 마음을 쓰지 아니하나니라.

아난아! 지금 네가 모든 감각기관에서 원만하게 벗어나면

안으로 환하게 광명을 발하여 이러한 부질없는 대상인 물질과

기세간(器世間)의 모든 변화하는 현상들이

마치 끓는 물에 얼음이 녹는 듯해서 생각을 따라 위없는 깨달음을 이루리라.

아난아! 마치 저 세상 사람들이 보는 힘을 눈에 집중시켰다가

만약 갑자기 눈을 감으면 어두운 현상이 앞에 나타나서

여섯가지 감각기관이 캄캄하여 머리나 발과 같으리니,

그 사람이 손으로 몸을 따라 더듬으면 그가 비록 보지는 못하더라도

머리인지 발인지는 한결같이 분별하여 깨달아 아는 것은 마찬가지인 듯하니,

대상을 보는 것은 밝음을 인해야 하고 어두우면 볼 수 없거니와 밝지 않더라도

스스로 발하면 모든 어두운 현상이 영원히 어둡지 않으리니

감각기관과 그 대상이 이미 소멸되면

어찌하여 밝은 깨달음이 원만하고 오묘함을 이루지 못하겠느냐?"

 

[5] 질문하여 논란함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처음 수행할 때의 깨닫는 마음으로

늘 머무르기를 구하고자 하거든 과위(果位)의 명목과 서로 응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과위 중에 보리와 열반, 진여와 불성, 암마라식과 공여래장, 대원경지등

일곱 가지 명칭이 그 이름은 비록 각기 다르나

청정하고 원만해서 그 자체의 성품이 단단하게 엉김은

마치 금강왕(金剛王)이 항상 머물러서 무너지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그 보고 듣는 것이 밝고 어둡고 움직이고 고요하고 통하고 막힘을 여의면

마침내 실체가 없음이 마치 생각하는 마음이 앞에 나타나는 대상인 물질을 여의면

본래 아무 것도 없는 것과 같으니,

어떻게 장차 끊어 버리는 것을 수행하는 원인으로 삼아

여래의 일곱 가지 항상 머무는 과업을 얻을 수 있겠나이까?

세존이시여!

만약 밝고 어두움을 여의면 보는 놈이 마침내 공(空)하게 되어

마치 앞에 나타나는 대상인 물질이 없는 것과 같으며,

생각의 자성이 없어진 것과 같아질진댄

이리 저리 순환하면서 미세하게 추구하여도

본래 나의 마음과 마음의 처소가 없을지니

장차 무엇으로 원인을 삼아 위없는 깨달음을 구하 겠습니까?

여래께서 전에 말씀하시기를 '맑고 정밀한 것이 원만하고 항상하다'고 하시더니

그것이 진실한 말씀이 못되고 끝내는 농담같은 말씀이 되었으니

어떻게 여래가 진실한 말씀만 하시는 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바라옵건대 큰 자비를 베푸셔서 저희들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소서."

 

[6] 미혹을 가려냄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네가 많이 듣는 것만 즐겨 배우고 정기가 새는 것을 모두다 끊지 못하고

마음 속에 다만 뒤바뀐 원인만을 깨닫고

참으로 뒤바뀐 것이 앞에 나타나는 것을 실제로 알지 못하나니,

네가 아직도 진실로 마음 속으로 믿어 복종하지 않을까 염려하여

지금 내가 시험삼아 티끌 세상의 모든 일들을 들어서 너의 의혹을 제거시켜 주리라.

"그때에 여래께서 나후라에게 명하여 종을 한 번 치게 하시고 아난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은 지금 종소리가 들리느냐? 들리지 않느냐?"

아난과 대중들이 함께 대답하기를 "저희들이 듣고 있습니다."

종소리가 없어지자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네가 지금을 들리느냐? 들리지 않느냐?"

아난과 대중이 함께 대답하기를 "들리지 않습니다."

그때에 나후라가 또 한 번 종을 치자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네가 지금은 들리느냐? 들리지 않느냐?"

"아난과 대중들이 또 대답하기를 "모두 듣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물으셨다.

"네가 어떤 것을 듣는다고 하고 어떤 것을 듣지 못한다고 하느냐?"

아난과 대중들이 모두 부처님에게 말씀드리기를,

"종을 쳐서 소리가 나면 저희들이 듣고 종을 친 지가 오래되어

소리가 사라져서 메아리까지 다 없어지면 들리지 않습니다."

여래께서 또다시 나후라를 시켜서 종을 치게 하시고 아난에게 물으셨다.

"네가 지금 소리가 나느냐 나지 않느냐?"

아난과 대중들이 함께 대답하기를 "소리가 납니다."

조금 있다가 소리가 없어지거늘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네가 지금은 소리가 나느냐 안 나느냐?"

아난과 대중들이 대답하기를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잠깐 있다가 나후라가 다시 와서 종을 치니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네가 지금 소리가 나느냐 안 나느냐?"

아난과 대중들이 모두 대답하기를 "소리가 납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물으셨다.

"너는 어떤 것을 소리가 난다고 하고 어떤 것을 소리가 없다고 하느냐?"

아난과 대중들이 모두 부처님에게 말씀드리기를

"종을 쳐서 소리가 나면 소리가 있다고 하고 종을 친 지가 오래되어

소리가 없어지고 메아리까지 없어지면 소리가 없다고 하나이다."

 

[7] 항상하다는 것을 징험함

부처님께서 아난과 대중들에게 말씀하시기를 ,

"너희들이 지금 어찌하여 스스로 하는 말이 이랬다 저랬다 하느냐?"

아난과 대중들이 함께 부처님에게 여쭈었다.

"저희들이 지금 무엇을 이랬다 저랬다 했다고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네게 들리느냐고 물으니 너는 들린다고 말하였고,

또 너에게 소리가 나느냐고 물으니 너는 소리가 난다고 말하여

듣고 소리가 나는데 대한 대답이 일정하지 아니하니

그런 것이 어찌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아난아! 소리가 사라지고 메아리까지 없어진 것을

너는 들음이 없다고 말하는데

만약 참으로 들음이 없을진댄

듣는 성품이 이미 없어져서 마른 나무와 같으리니

종을 다시 친들 네가 어떻게 들을 수 있겠느냐?

있음을 알고 없음을 아는 것은 그 들리는 대상인 소리가 있었다 없었다 하는 것이지

어찌 저 듣는 성품이야 네게서 있었다 없었다 하겠느냐?

듣는 것이 참으로 없다고 할진댄 무엇이 없다는 것을 알겠느냐?

그러므로 아난아! 듣는 가운데 소리가 저절로 생겼다 없어졌다 할지언정

네가 듣는데 있어서 소리가 생기고 없어짐이

너의 듣는 성품으로 하여금 있었다 없었다 하게 되는 것은 아니니라.

너는 아직도 뒤바뀌어서 소리를 듣는 것으로 착각하나니

어찌 혼미하여 항상한 것을 끊겼다고 여기는 것이 이상한 일이겠느냐?

끝내는 모든 움직임, 고요함, 열림, 닫힘, 통함, 막힘을 여의고서

듣는 성품이 없노라고 말하지 못하리라.

마치 깊이 잠든 사람이 침대에서 한참 자고 있을 적에

그 가족들이 다듬질이나 방아를 찧으면

그 사람이 잠결에 방망이 소리와 절구 소리를 듣고

그때에 갑자기 깨어나서 가족에게 말하기를,

'조금전 잠결에 이 소리를 들었다'고 하리니, 아난아!

그사람은 잠결에 어떻게 움직이고 고요하며 열리고 닫히고 통하고 막힘을 기억하랴마는

그 형체는 비록 잠자고 있었으나 듣는 성품은 혼미하지 않았나니,

가령 너의 형체가 없어져서 목숨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그 성품이야 어찌 너에게서 없어지겠느냐?

모든 중생들이 시작이 없는 과거로부터 모든 빛과 소리를 따르면서 생각을 좇아 흘러돌아서

일찌기 청정하고 오묘하고 항상한 성품은 깨닫지 못하여 항상한 것은 따르지 않고

나고 없어지는 것만 좇아다니므로 이로 말미암아 세세생생에 잡념으로 흘러 돌게 되나니,

만약 나고 죽음을 버리고 항상 참되고 항상함을 지키면 항상한 빛이 앞에 나타나서

감각기관과 그 대상, 그리고 의식하는 마음이 때를 따라 없어질 것이다.

생각하는 현상이 허망한 대상이고 의식하는 마음이 더러운 때가 된다.

두 가지 다 멀리 여의면 너의 법안(法眼)이 때를 따라서 맑고 밝아지리니

어찌 위없는 깨달음을 이루지 못하겠느냐?"

 

[8] 상서로운 빛을 발하시다

아난이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비록 제이의(第二義)의 문을 말씀하셨으나,

지금 관찰해 보건댄 세상에서 맺힌 것을 푸는 사람이 만약 그 맺히게 된 원인을 알지 못하면

저는 이 사람은 끝끝내 풀 수 없다고 말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와 이 모임 가운데 있는 유학과 성문들도 이와 같아서

시작이 없는 과거로부터 모든 무명과 더불어 함께 생기고 함께 없어지나니,

비록 이렇게 많이 듣는 하나의 훌륭한 근기를 지녀서 이름만 출가하였다고 할 뿐,

마치 하루씩 거르는 학질에 걸린 것과 같습니다.

바라옵건댄 큰 자비로써 빠져서 헤어나지 못함을 불쌍히 여겨주소서.

오늘 이 몸과 마음이 어찌하여 이렇게 맺혀졌으며

어떻게 하는 것이 푸는 것이라고 말하겠습니까?

또한 미래의 고난받는 중생으로 하여금 윤회를 면해서

삼계(三有)에 떨어지지 않을 수 있게 해주소서."

이렇게 말씀하시고 널리 대중들과 함께 온 몸을 땅에 던지고 눈물을 흘리면서

정성을 다하여 여래의 위없는 가르침을 기다렸다.

그때에 세존께서 아난과 모임 가운데

모든 배울 것이 있는 자들을 가엾게 여기시며,

또한 미래의 모든 중생을 위하여 세간을 벗어나는 원인을 말씀하시어

장래의 법안(法眼)을 만들어 주려 하사

염부단자금광(閻浮檀紫金光)의 손으로 아난의 정수리를 어루만지시니

그때에 시방에 넓은 부처님의 세계가 여섯가지로 진동하며

그 세계에 계시는 모든 여래가 각각 보배의 빛이 그 정수리로부터 나오니,

그 광명이 동시에 그 세계에서 기타림으로 와서 여래의 정수리에 닿거늘

여러 대중들이 지금까지 없었던 일을 보게 되었다.

 

[9] 진실로 참다운 요체

그때에 아난과 모든 대중들이 함께 들었는데,

시방의 모든 여래가 다른 입에서 같은 소리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훌륭하다! 아난아!

네가 나면서부터 함께 생긴 무명이 너로 하여금 윤회하고 전전하게 하는

나고 죽는 것이 맺혀진 근원을 알고자 할진댄

그것은 오직 너의 여섯 가지 감각기관 때문이요, 다른 물건이 아니며,

네가 다시 위없는 보리가 너로 하여금 편안하고 즐겁게 해탈케 하는

고요하고 편안하고 오묘하고 항상함을 속히 증득하는 방법을 알고자 할진댄

그것도 역시 너의 여섯 가지 감각기관으로 인함이지 다른 물건이 아니니라."

아난이 비록 이러한 진리의 말씀은 들었으나

마음에는 아직도 분명치가 못하여 머리를 조아리며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어째서 저로 하여금 나고 죽음에 윤회하게 하며,

편안하고 즐겁고 오묘하고 항상하게 함이

모두가 여섯 가지 감각기관이요 다른 물건이 아니라고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되

"감각기관과 그 대상인 물질이 근원은 같으며 얽매임과 해탈도 둘이 아니며

의식하는 성품의 허망함이 허공의 꽃과 같으니라.

아난아! 대상인 물질로 말미암아 앎을 발하며, 감각기관으로 인해서 현상이 있나니

현상과 보는 놈이 성품이 없어서 허수아비와 같으니라.

그러므로 네가 이제 알고 보는 것이 앎을성 립하면 곧 무명의 근본이고,

알고 보는 것에 보는 것이 없으면 이는 곧 열반으로서

정기가 밖으로 새는 것이 끊긴 참되고 청정함이니

어떻게 그 가운데에 또다시 다른 물체를 용납하겠느냐?"

 

[10] 응송(應頌)과 풍송(諷誦)

그때에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밝히기 위하여 게송을 설하셨다.

참다운 성품에는 작위함이 없거늘 인연으로 생기는 것은 허깨비와 같다네.

작위도 없으며 생기거나 없어짐도 없어서 진실되지 못함이 허공의 꽃과 같으니라.

거짓을 말하여 진실을 나타낸다면 거짓과 진실이 둘 다 거짓이라네.

진실도 진실이 아닌 것도 아니거니 어찌하여 보는 놈이다 보이는 물질이다 하겠느냐?

중간에 진실한 성품이 없나니 그러므로 허깨비와 같나니라.

맺히고 풀림이 원인한 바가 같아서 성인과 범부가 두 길이 아니라네.

너는 어우러진 마음 속의 성품을 보아라. 허공과 실체 이 두가지가 다 아니니,

혼미하여 어두우면 곧 무명이요 밝게 열리면 곧 해탈이니라.

맺힌 것을 푸는데는 차례를 지켜서, 六이 풀리면 一도 따라서 없어지리라.

감각기관 가운데 원만한 놈을 선택하면 흐름에 들어가서 바른 깨달음을 이루리라.

아다나(阿陀那)의 미세한 의식은 습기가 사나운 흐름을 이루나니

진실과 진실 아님에 미혹할까 염려하여 내가 늘 말하지 않았노라.

제 마음에서 제 마음을 취하면 환망(幻妄)아닌 것이 환법(幻法)이 되나니

취하지 않으면 환망 아닌 것조차도 없으리라.

환망이 아닌 것도 오히려 생기지 않거든 환법이 어떻게 이루어지랴?

이것을 이름하여 '묘연화', '금강왕보각', '여여불삼매'라 하나니

손가락을 퉁기는 사이에 배울 것이 없는 경지를 초월하리라.

오직 이 비유할 수 없는 법은 시방 바가범이 오직 이 한 길이 열반에 이르는 문이니라.

 

[11] 맺어진 이유

이에 아난과 여러 대중이 부처님의 위없이 자비하신 가르침인

기야(祇夜)와 가타(伽陀)가 섞여 엉겼으면서도

정밀하고 밝아 오묘한 이치가 맑게 통함을 듣자옵고

마음의 눈이 밝게 열려서 일찌기 없던 일임을 찬탄하더니,

아난이 합장하여 이마를 땅에 대어 예를 드리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제가 지금 부처님께서 차별없는 큰 자비로 말씀하신

성품은 청정하고 오묘하고 항상하다는 진실한 법구를 들었사오나

마음에는 아직도 六이 풀리면 一이 없어진다는 매듭을 푸는 차례를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하옵건댄 큰 자비를 베푸시와 여기에 모인 무리들과 장래의 중생들을 다시 가엾게 여기셔서

법음(法音)을 베풀어 속에 밴 때까지 깨끗이 씻어주소서."

그때에 여래께서 사자좌에서 열반증을 정돈하고 승가리(僧伽梨)를 여미신 다음

칠보로 단장한 책상을 끌어당겨서 겁바라천(劫坡羅天)이 바친 화건(華巾)을 가져다가

대중앞에서 이를 매어 매듭을 만들어 아난에게 보이시면서

말씀하시기를, "이것을 무엇이라고 하느냐?"

아난과 대중들이 모두 부처님께 아뢰기를

"그것은 매듭이라고 합니다."

이에 여래께서 다시 첩화건(疊華巾)을 매어서

또 한 개의 매듭을 만들어 거듭 아난에게 물으시기를,

"이것을 무엇이라고 하느냐?"

아난과 대중들이 또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그것도 매듭입니다."

이와 같이 차례로 첩화건을 매어 모두 여섯 개의 매듭을 만들었는데

한 번씩 매듭을 만들 때마다 화건으로 만든 매듭을 들고서 아난에게 묻기를,

"이것을 무엇이라고 하느냐?"

아난과 대중도 그와 같이 차례로 부처님에게 대답하기를 "그것도 매듭입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처음 화건을 맺은 것을 네가 매듭이라고 하였으니

이첩화건은 앞서의 실제는 한 가닥이었거늘

두 번째 세 번째에도 어찌하여 너희들은 다시 매듭이라고 하는고?"

아난이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이 보첩화는 짜서 만든 수건으로서 비록 본래는 하나이나

저의 생각으로는 여래께서 한 번 맺으시면 한 개의 매듭이라고 하고,

만약 백 번 맺으면 백 개의 매듭이라고 해야할 것이거든,

더구나 이 수건이 다만 여섯 개의 매듭 뿐이어서

일곱은 되지 못하였으며 다섯에는 머물지 않았사옵거늘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다만 처음 것만 인정하시고

두 번째 세 번째 것은 매듭으로 인정하지 않으려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이 보화건은 네가 아다시피 이 수건이 원래는 하나였으나

내가 여섯 번 매듭을 지었을 때에 여섯 개의 매듭이란 이름이에게 되었나니

너는 자세히 관찰하여라.

수건 자체는 같은 것이지만 매듭으로 인하여 달라진 것이다.

네 생각은 어떠하냐?

처음 맺어서 매듭이 된 것을 첫 번째라고 말하니

그렇게 하여 여섯 번째 매듭까지 생겼으니,

내가 지금 여섯 번째 매듭을 가지고 첫 번째 매듭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여섯 번째 매듭이 만약 있으면 이는 여섯 번째 매듭이지 결코 첫 번째 매듭이 될 수는 없습니다.

비록 제가 여러 생을 두고 끝까지 밝혀본다고 한들

어떻게 이 여섯 번째 매듭의 이름을 바꿀 수 있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러하니라. 여섯 개의 매듭이 같지는 아니하나

근본 원인을 따져보면 하나의 수건으로 된 것인데

섞이게 한다는 것은 마침내 성립될 수 없나니라.

곧 너의 여섯 개의 감각기관도 역시 이와 같아서

필경에는 같은 가운데 마침내 다른 것이 생기나니라."

 

[12] 푸는 요령을 보이심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네가 굳이 이 여섯 개의 매듭이 하나로 이루어지지 못함을 싫어해서

하나가 되기를 원한다면 다시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

아난이 말하기를,

"이 매듭을 만약 그대로 두면 시비가 벌떼처럼 일어나서

그 가운데 자연 이 매듭은 저것이 아니고 저 매듭은 이것이 아니라고 하는 일이 생길 것입니다.

여래께서 오늘날 만약 다 풀어서 매듭이 생기지 않게 하실 것 같으면

곧 이것이다 저것이다 라고 하는 일이 없어져서

오히려 하나라고 이름할 것도 없을 것이거든 여섯이 어떻게 성립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

"여섯이 풀리면 하나가 없어지는 이치도 그와 같으니라.

네가 시작이 없는 과거로부터 마음의 성품이 어지러워짐을 따라서 깨닫고

보는 것이 허망하게 생겨나고

그렇게 생긴 허망함이 쉬지 아니하여 보는 놈이 피로해져서

물질의 현상이 생기게 된 것이 마치 눈동자가 피로해 지면

곧 허공의 헛보이는 꽃이 생기는 것과 같으니

맑고 정밀하고 밝은 것에 원인 없이 일체 세간의 산과 강, 이 땅덩어리와

나고 죽음과 열반이 어지럽게 일어나나니

이는 모두가 곧 어지럽고 혼란한 피로에서 생긴뒤 바뀐 헛꽃의 현상이니라."

 

[13] 자세히 보이시다

아난이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저 피로 때문에 생기는 현상은 매듭지어진 것과 같은 것이니 어떻게 풀어 없애야 되겠습니까?"

여래께서 손으로 매듭이 생긴 수건을 잡고서 그 왼쪽을 당기며

아난에게 묻기를 "이렇게 하면 풀리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다시 손을 돌려 그 오른쪽을 당기면서

또 아난에게묻기를 "이렇게 하면 풀리겠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지금 손으로 왼쪽과 오른쪽을 각각 당겼으나 마침내 풀지 못하였으니

너는 방편을 베풀어 보아라. 어떻게 해야 풀리겠느냐?"

아난이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마땅히 매듭 중심서부터 풀면 풀리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그러하나니라. 매듭을 풀려거든 매듭 중심에서부터 풀어야 하나니라.

아난아! 내가 말하기를 '불법은 인연으로부터 생긴다'고 하였나니

세간과 화합하는 거친 현상들을 취한 것이 아니니라.

여래는 세간과 출세간의 법을 발명하여

그 근본 원인이 인연한 바를 따라 나오는 것을 깨달으며,

이와 같이 항하사 처럼 많은세계속에 한 방울의 비까지도 그 수효를 알며,

눈에 나타나는 갖가지 현상 가운데 소나무는 곧고 가시나무는 굽었으며

따오기는 희고 까마귀는 검은 것에 대하여 그 까닭을 모두 알아야 하나니,

그러므로 아난아! 너의 마음 속을 따라 여섯 가지 감각기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라. 

감각기관의 매듭이 만약 풀리면 대상인 현상도 저절로 없어질 것이다.

모든 허망한 것이 사라져 없어지면 참되지 않음이 어찌 있겠느냐?

아난아! 내가 지금 네게 묻겠는데 이 겁파라수건의 여섯 개의 매듭이 앞에 나타났으니

동시에 매듭을 풀면 한꺼번에 풀릴수 있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그 매듭이 본래 차례로 맺혀진 것이므로 지금도 마땅히 차례로 풀어야 할 것입니다.

여섯 개의 매듭이 본체는 같지만 그 매듭은 동시에 맺혀진 것이 아니므로

그 매듭을 푸는데 어떻게 한꺼번에 풀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여섯 가지의 감각기관으로 인하여 생기는 의혹을 풀어 버리는 것도 이와 같나니라.

그 감각기관이 처음 풀어지면 먼저 인공(人空)을 얻고

허공의 성품마져 원만하게 밝아져서 법의 해탈이 이루어지나니

법을 해탈하고 나서 모두가 공하다는 것까지도 생기지 않아야

이것을 보살이 삼마지에서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고 하나니라."

 

[14] 소리와 색과 향기

아난과 여러 대중들이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받자옵고

지혜로운 깨달음이 원만하게 통해서 의혹이 없어짐을 얻고는

일시에 합장하여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고 절하고 아뢰기를 ,

"저희들이 오늘에야 몸과 마음이 밝아져서 걸림이 없음을 쾌히 얻었습니다.

비록 다시 하나와 여섯이 없어지는 이치를 깨닫기는 하였사오나

아직도 원만하게 통한 본근(本根)은 깨닫지 못하였사오니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정처없이 헤매면서 여러겁을 외롭게 떠돌다가

무슨 마음 무슨 생각이 부처님의 천륜(天倫)에 참여하게 되었습니까?

마치 어미를 잃어버렸던 젖먹이가 그 어머니를 만난 듯합니다.

만약 다시 이 모임으로 인하여 도가 이루어진다면

얻어들은 비밀스런 말씀이 본래 깨달음과 같아서 듣지 못한 것과 다름이 없겠습니다.

바라옵건댄 오직 큰 자비를 베푸시어 우리에게 신비하고 존엄하신 은혜로서말씀해 주셔서

여래의 최후의 가르침을 성취하게 하여주소서."

이렇게 말하고는 온 몸을 땅에 던지고서 물러나와

숨을 죽이고 앉아서 부처님의 은밀한 가르침을 기다렸다.

그때에 세존께서 대중 가운데의 여러 큰 보살들과

정기가 밖으로 새는 것이 다 끊어진 큰 아라한에게 널리 구하여 말씀하시기를,

"너희들 보살과 아라한이 나의 법 가운데에서 배울 것이 없는 경지를 이루었나니

내가 지금 너에게 묻겠는데 최초의 발심하여 十八계(界)를 깨달았을 적에

어느 것이 원만하게 통한 것이며 어떤 방편으로 삼마지에 들어갔느냐?"

교진여 다섯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제가 녹야원과 계원에 있을 적에

여래께서 최초로 도를 이루심을 보고

부처님의 음성에서 사제(四諦)를 깨달았나이다.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물으시므로 제가 먼저 안다고 하였는데

여래께서 저를 인가하시어 '아야다(阿若多)'라고 하셨으니,

오묘한 음성이 은밀하고 원만하였으므로 저는 그 음성으로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는 음성이 으뜸인가 하옵니다."

우바니사타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께 아뢰기를,

"저도 부처님께서 최초로 도를 이루심을 보았더니

청정하지 못한 모양을 보게 하셨으므로 크게 싫어 여의여야겠다는 생각을 내어

모든 물질의 성품을 깨달았나이다.

깨끗지 못한 것과 백골(百骨)과 미세한 티끌을 따라 허공으로 돌아가서

허공과 물질이 둘다 없어져서 더 배울 것이 없는 도를 이루었으니

여래께서 저를 인가하시어 '나사타(尼沙陀)'라고 하셨는데,

색이 라는 대상이 이미 다 없어져서 미묘한 물질이 은밀하고 원만하였사오매

저는 그 물질의 모양으로부터 아라한을 얻었나이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는 색신이 으뜸인가 하나이다."

향엄동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저는 여래께서 저에게 모든 작위가 있는 형상을 자세히 살피라고 하심을 듣고서

제가 그때 부처님에게 하직하고 깨끗한 방에서 편안히 생각에 잠겼다가 여러 비구가 침수향 태우는 것을 보았더니

그 향기가 은연중에 코 속으로 들어오거늘

제가 그 향기는 나무도 아니요 허공도 아니며 연기도 아니요 불도 아니어서

가도 닿는 데가 없으며 와도 좇아온 데가 없음을 관하였나이다.

이로 인하여 뜻이 사라져서 정기가 밖으로 새는 것이 끊어짐을 발명하였사오니,

여래께서 저를 인가하시어 '향엄(香嚴)'이란 호를 주셨사온데

대상인 향기가 문득 사라지고 오묘한 향기가 은밀하고 원만하거늘

저는 그 향엄으로부터 아라한을 얻었사오니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는 향기가 으뜸인가 하나이다."

 

[15] 맛과 감촉과 법

약왕과 약상 두 법왕자가 모임 가운데 있다가 오백의 범천(梵天)과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저는 한량없는 세월 동안 세상의 훌륭한 의사가 되어서

입으로 이 사바세계의 풀, 나무, 쇠붙이, 돌을 맛본 그 가지 수가 무릇 十만 八천이나 되니

이와같이 쓰고, 시고, 짜고, 담담하고, 달고, 매운 것 등의 맛과 아울러

화합해서 생긴 맛, 함께 생긴 맛, 변하여 생기는 맛과 찬 맛, 더운 맛,

그리고 독이 있고, 없고를 두루 맛보아 알 수 있었습니다만

여래를 받들어 모시면서 맛의 성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있는 것도 아니며,

몸과 마음에 붙어있는 것도 아니고 몸과 마음을 떠나 있는 것도 아님을 깨달았으며,

맛의 원인을 분별하여 이로 인해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여래께서 저희 형제를 인가하시어 약왕, 약상 두 보살로 이름하여 주심을 받자와

지금 모임 중에서 법왕자가 되어서 맛으로 인해 깨닫고서 보살의 지위에 올랐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서는 맛으로 닦는 것이 으뜸인가 하나이다."

발타바라가 그 도반인 열 여섯 명의 개사(開士)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저희들이 앞서 위음불의 처소에서 법을 듣고 출가한 후

스님들과 목욕할 적에 차례를 따라 욕실에 들어갔었는데

홀연히 물로 인하여 깨닫고서 이미 때를 씻은 것도 아니며,

또한 몸을 씻는 것도 아니며, 중간이 편안하여 지닌 것이 없음을 얻었습니다.

숙세의 습기를 잊지 못해서 지금에 와서도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여 배울 것이 없는 경지를 얻었으니,

부처님께서 저를 '발타바라'라고 이름하여 주심을 받자옵고

오묘한 접촉으로 밝아져서 불자로 머물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서는 접촉으로 인하여 닦는 것이 으뜸인가 하나이다."

마하가섭과 자금광비구니 등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저는 지나간 세월에 이 세계 속에 있을 적에

세상에 나온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이름이 '일월등(日月燈)'이었습니다.

제가 가까이 모시면서 법을 듣고 닦아 익혔더니

그 부처님이 멸도(滅度)하신 뒤에는 사리를 공양하면서 등을 켜 계속 밝혔사오며,

자단금(紫檀金)으로 부처님의 형상에 도금하였더니

그후 부터는 세세생생에 몸에 항상 자금광 빛이 모여 원만하였나이다.

이 자금광 비구니 등은 곧 저의 권속이니 그때 다 함께 발심하였나이다.

저는 세간의 여섯 가지 대상인 물질이 변하여 없어짐을 보고서

오직 비고 고요함으로써 멸진정(滅盡定)을 닦아서

몸과 마음이 百, 天 겁을 지내어도 마치 손가락을 퉁기는 기간과 같이 짧았으므로

저는 공(空)한 법으로써 아라한을 이루었으니

세존께서 저를 인가하시어 두타(頭陀)에 최고라고 하셨습니다.

오묘한 법이 밝게 열려서 정기가 밖으로 새는 것을 모두 다 소멸시켰으니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서는 법으로 인함이 으뜸인가 하나이다."

 

[16] 눈과 코와 혀

아나율타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저는 처음 출가하여 늘 수면을 즐기더니 여래께서 저를 꾸짖되 축생의 무리가 된다고 하시므로

저는 부처님의 꾸지람을 듣자옵고 울면서 자책하여 七일을 잠자지 않았더니 두 눈이 멀었습니다.

세존께서 저에게 낙견조명금강삼매(樂見照明金剛三昧)를 가르쳐 주셨으므로

저는 눈으로는 시방세계를 보지 못하지만 참다운 정기가 환희 열려서

마치 손바닥에 있는 과일을 보는 듯하였더니

여래께서 저를 인가하시어 아라한을 이루었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이유를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서는 보는 것을 돌이켜 근본을 따르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주리반특가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저는 외울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많이 듣는 성품이 없었더니

처음 출가하여 부처님을 만나 법을 듣고서 여래의 비밀하신 게송을 기억하려는데

百일 동안이나 앞에 것을 외우면 뒤에 것을 잊고 뒤에 것을 외우면 앞에 것을 잊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저의 어리석음을 가엾게 여겨 저에게 편안히 있으면서 숨쉬는 것을 조절하라고 하시므로

제가 그때에 숨쉬는 것을 관하여 나고 머무르고 변하고 없어지는 모든 행동의 찰나를 미세한 것까지 다 연구하여

그 마음이 환해져서 크게 걸림이 없음을 얻었고,

정기가 밖으로 새는 것이 다 없어지는 데까지 이르러 아라한을 이루어서

부처님의 자리 아래에 머물었거늘 더 배울 것이 없음을 이루었다고 인가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서는

숨쉬는 것을 돌려 공(空)을 따름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교범바제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리기를,

"저는 입으로 죄를 지었으니 과거 겁에 스님을 조롱한 탓으로

세세생생에 소처럼 되새김하는 병이 있었거늘

여래께서 저에게 일정한 맛의 청정한 마음의 법문을 가르쳐 주셨으므로

저는 잡념이 없어질 수 있어서 삼마지에 들어가 맛을 아는 것이 실체도 아니고 물질도 아님을 관하였습니다.

그리고 한 생각 동안에 세간에서 정기가 밖으로 새는 모든 것에서 벗어나서

안으로는 몸과 마음을 해탈하고 밖으로는 세계를 버려서 삼계[三有]를 멀리 벗어남이

마치 새가 새장에서 벗어난 것과 같아서 때와 먼지를 소멸하여 법안이 맑아져서 아라한을 이루었으니,

여래께서 친히 인가하시어 배울 것이 없는 도에 올랐다고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서는 맛을 돌이켜 지(知)로 돌아감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17] 몸과 뜻

필릉가바차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저는 처음으로 발심하고서 부처님을 따라 도에 들어가

자주 여래께서 세간에는 즐길만한 일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자옵고

성중에서 걸식한 적에 마음으로 법문을 생각하다가

저도 모르게 길에서 독한 가시에 발을 찔리고 온 몸이 매우 아팠습니다.

제가 느낌이 있으므로 이렇게 아픔을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비록 깨달음이 있어 아픔을 느끼지만 깨달음의 청정한 마음에는 아픔과 아픔을 느끼는 것이 없으므로

제가 또 생각하기를 이 한 몸에 어찌 두 개의 깨달음이 있으랴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가다듬은 지 오래지 아니하여 몸과 마음이 문득 공(空)해져서

三, 七일 동안에 모든 번뇌가 다 없어져서 아라한을 이루고서

친히 인가하심을 받아 더 배울 것이 없음을 발명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깨달은 원인을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서는 순수하게 깨달아 몸을 버리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수보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저는 오랜 겁(劫 이전부터 마음에 걸림이 없음을 얻어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항하의 모래 수와 같이 많았음을 스스로 기억합니다.

처음 어머니의 태 속에 있을 때부터 비고 고요하다는 것을 알았더니

이와 같이 시방에 이르기까지도 공(空)하여졌으며,

중생으로 하여금 공한 성품을 증득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부처님께서 깨닫는 성품이 참으로 공한 것임을 밝혀 주셔서

공한 성품이 원만하게 밝아져서 아라한을 증득하고,

여래의 보명공해(寶明空海)에 들어가 부처님의 지견(知見)과 같아졌거늘

더 배울 것이 없음을 이루었다고 인가하시어 해탈한 빈 성품에 저보다 더할 사람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깨달은 원인을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는

모든 현상이 아닌데에 들어가고 능히 아니라는 것과 아니라고 여겨 질 대상이 다하여

법을 돌리어 없는데로 들어가는 방법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18] 안식(眼識)과 이식(耳識)

사리불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께 아뢰기를,

"저는 오랜 겁으로부터 마음으로 보는 것이 청정하여 이렇게 세상에 태어난 것이 항하사와 같사오니,

세간과 출세간에 갖가지 변화를 한번 보면 통달하여 장애가 없음을 얻었습니다.

저는 길로 다니다가 가섭파 형제가 인연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무한함을 깨닫고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여 보고 깨닫고 하는 것이 밝고 원만해서 큰 두려움이 없음을 얻어 부처님의 장자가 되었으니,

부처님의 입을 좇아 났으며 법을 좇아 화생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이유를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서는

마음으로 보는 것이 광명을 발하여 그 광명이 극에 달한 지견(知見)이 되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보현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저는 이미 일찍부터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여래의 법왕자가 되었사오니

시방의 모든 부처님이 보살근기(菩薩根機)가 있는 제자들을 가르칠 적에 보현행을 닦으라고 하셨으니

이는 저의 이름을 따른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마음으로 듣는 방법으로써 중생들이 지니고 있는 지견(知見)을 분별해서

만약 다른 곳의 항하사 같이 많은 세계에 어떤 한 중생이라도 마음으로 보현행을 발명하는 자가 있으면

저는 그때에 육아(六牙)의 코끼리를 타고 백억의 몸으로 분신하여 그들이 있는 곳마다 찾아가겠사오니,

비록 그 사람이 업장이 깊어서 저를 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저는 몰래 그 사람의 이마를 만지며 옹호하고 편안하게 위로해서

그로 하여금 성취하도록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저는 본래의 원인을 말하겠사오니

마음으로 듣는 것이 밝게 발하여 분별이 자제한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19] 비식(鼻識)과 설식(舌識)

손타라난타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저는 처음에 출가하여 부처님을 따라 도에 들어가서 비록 계율은 갖추었으나

삼마지에서 마음이 항상 흩어지고 움직여서 정기가 밖으로 새는 것이 없음을 얻지 못하였더니

세존께서 저와 구치라를 시켜서 코 끝의 흰 부분을 관하게 하시거늘

저는 처음부터 자세히 관해서 三, 七일을 지나서야 코 속의 기운을 보게 되었는데

들고 나고 하는 것이 마치 연기와 같다가 몸과 마음이 안으로 밝아져서 세계에 원만하게 통하고

두루 비어서 청정해진 것이 마치 유리처럼 맑으니,

연기와 모양이 차츰 사라지고 코의 숨이 희게 되면서 마음이 열리고 정기가 밖으로 새는 것이 다 끊겨서

들고 나는 숨이 변하여 광명이 되어서 시방세계를 비추어서 아라한이 되었으니

세존께서 저에게 수기(授記)하시기를 보리를 얻었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저의 생각으로는 오래도록 숨이 사라져서 광명을 발하고,

광명이 원만하여 정기가 밖으로 새는 것이 없어지게 하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부루나미다라니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저는 오랜 겁으로부터 말 재주가 뛰어나서 괴로움과 허공에 대하여 말하고 실상을 깊이 깨달았으며,

그처럼 항하의 모래수와 같이 많은 여래의 비밀스러운 법문을

제가 대중 가운데서 미묘하게 열어 보여 두려움이 없음을 증득하였습니다.

세존께서 저에게 큰 말재주가 있음을 아시고 음성륜(音聲輪)으로써 저로 하여금 발양(發揚)하게 하셨는데

저는 부처님 앞에서 부처님을 도와 법륜을 굴리면서 사자후(獅子吼)로 인하여 아라한이 되었으니,

세존께서 저를 인가하시기를 설법이 제일이라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저의 생각으로는 법음으로 악마와 원수를 항복받고

모든 정기가 밖으로 새는 것을 소멸시키는 방법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20] 신식(身識)과 의식(意識)

우바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저는 친히 부처님을 따라 성을 넘어 출가하여 여래께서 六년동안 괴로움을 견디시며

모든 마구니들을 항복받고 외도들을 제압하여

세간의 탐욕 따위외 모든 정기가 밖으로 새는서 해탈하심을 친히 보시고서

부처님께서 가르쳐 주신 계율을 받들어 이렇게 三천 가지 행동과

八만 가지 미세한 성업(性業)과 차업(遮業)이 모두 청정해졌으며

몸과 마음이 고요해져서 아라한이 되었사오니,

저는 여래의 대중 가운데 규율을 세우는 책임을 맡았으므로

부처님께서 저의 마음을 인가하여 계를 지키고 몸을 닦는데는 대중 가운데 으뜸이라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저의 생각으로는 몸을 단속하여 몸이 자재하게 되고,

다음에는 마음을 단속하여 마음이 통달한 연후에 몸과 마음이 모두 통하여 이롭게 되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대목건연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저는 처음에 길에서 우루빈나와 가야, 나제인 세 가섭을 만나

여래의 인연법에 대한 깊은 이치를 말하는 것을 듣고 제가 갑자기 발심하여 크게 통달하게 되었으니,

여래께서 저에게 가사가 몸에 입혀지고 수염과 머리털이 저절로 떨어지는 은혜를 주셨습니다.

저는 시방세계에 돌아다녀도 걸림이 없었으며

신통을 발휘함이 으뜸임을 미루어 아라한이 되었사오니 어찌 세존뿐이겠습니까?

시방의 여래들께서도 저의 신통력이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저의 생각으로는 맑은 데로 돌아가 마음의 빛을 발함이 마치 흐린 물을 가라앉혀서

오래되면 맑고 깨끗하게 되는 듯함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21] 불(火大)과 흙(地大)

오추슬마(烏芻瑟摩)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저는 항상 과거를 생각하니 오랜 겁전에 탐욕스러운 성품이 많았더니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셨는데 그 이름이 '공왕'이었습니다. 그 분이 말씀하시기를 '음욕이 많은 사람은 맹렬한 불덩이리가 된다'고 하시며 저로 하여금 백해(百骸)와 사지의 따뜻한 기운을 두루 관하라고 하시거늘 신비한 광명이 안에서 엉키면서 많은 음심이 변하여 지혜의 불을 성취하니, 그로부터 여러 부처님께서 저를 '화두(火頭)'라고 부르셨는데 저는 화광삼매(火光三昧)의 힘으로 아라한이 되었으니, 마음에 큰 서원을 발하여 모든 부처님께서 도를 성취하려 하시거든 제가 역사가 되어 마구니와 원수를 친히 항복받겠다고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저의 생각으로 몸과 마음의 따뜻한 감촉이 걸림이 없이 유통함을 자세히 관하여 모든 정기가 새는 것이 이미 소멸되어서 큰 보배의 불꽃이 생겨나서 위없는 깨달음에 오르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지지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저는 생각하니 지난 옛적에 보광여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는데 제가 그때 비구가 되어서 늘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길목과 나루에서 산과 길이 험악하고 좁아서 여법(如法)하지 아니하여 수레와 말의 통행을 방해하거나 손상시켜서 제가 모두 메워서 평탄하게 하며 혹은 다리를 놓기도 하고 흙과 모래를 져다 메우기도 하면서 이렇게 노력하기를 한량없는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할 때까지 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떤 중생이 복잡한 곳에서 삯군을 얻어 짐을 지우려고 하면 제가 먼저 짐을 지고 그 목적지까서 가서 짐을 내려 놓고는 곧 돌아오고 삯은 받지 않았으며, 비사부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적에는 여러 해 동안 흉년이 들었는데 저는 그때에도 짐군이 되어 멀고 가까움을 따지지 않고 일전만 받았으며, 또 수레를 멘 어떤 소가 흙구렁에 빠지게 되면 저의 신통력으로 그 바퀴를 밀어 주어 고뇌에서 벗어나게 해주었습니다. 그때 국왕이 부처님을 맞아 재를 베풀었는데 제가 그때에 길을 평탄하게 닦아놓고 부처님을 기다렸더니 비사여래께서 정수리를 만지시며 저에게 말씀하시기를 '마음을 평탄하게 가지면 온 세계의 땅이 다 평탄해질 것이라'고 하시므로 제가 곧 마음이 열려서 몸에 있는 미세한 티끌이 세계를 이루고 있는 미세한 티끌과 평등하여 차별이 없음을 보아서 미세한 티끌과 자성이 서로 접촉되지 않았으며, 마침내 도병(刀兵)까지도 접촉됨이 없어서 저는 법의 성품에서 무생인(無生忍)을 깨달아 아라한이 되었나이다. 그리고 지금은 마음을 돌리어 보살의 지위에 들어가서 여래께서 묘연화의 불지견지(佛知見地)를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제가 먼저 증명하여 우두머리가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깨달은 원인을 물으신다면 저의 생각으로는 몸과 세계의 두 미세한 티끌이 평등하여 차별이 없어서 본래 여래장에서 허망하게 미세한 티끌이 생긴 것임을 자세하게 관찰하여서 그 미세한 티끌이 사라지고 지혜가 원만하게 되어 위없는 도를 이루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22] 물(水大)

월광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제가 생각해 보니 지난 옛적 항하사 같이 많은 겁(劫) 이전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 하셨으니 그 이름이 '수천(水天)'이었습니다. 모든 보살들을 가르치셔서 물의 정밀한 성품을 닦고 익혀서 삼마지에 들어가되 몸 속에 있는 물의 성품이 서로 빼앗음이 없어서 처음으로 눈물과 춤으로부터 진액, 정액, 피와 대변, 소변에 이르기까지 몸 속에 돌아다니는 모든 물의 성품은 동일한 것임을 관하여 그 물이 몸 속에 있는 것과 세계밖에 부당왕찰(浮幢王刹)의 향수해와 평등하여 차별이 없음을 보도록 하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때에 처음 그 관법을 이루어서 다만 물만 보았을 뿐 몸이 없어짐은 얻지 못하여 비구가 되었으므로 방 안에서 편안히 참선을 하고 있었는데 저의 제자가 창문을 뚫고 방 안을 엿보더니 맑은 물만 방에 가득할 뿐이고 다른 것은 보이지 않거늘 어린 것이 무지하여 자갈을 가져 다가 물 속에 던져 소리가 나게 하고는 힐끔힐끔 돌아보며 떠나갔습니다. 제가 선정에서 나온 뒤에 갑자기 가슴이 아프기가 마치 사리불이 원한의 귀신을 만난 것과 같았으므로 제가 스스로 생각하기를 지금 나는 이미 아라한의 도를 얻어서 오래전부터 병의 인연을 벗어났는데 어찌하여 오늘 갑자기 가슴이 이렇게 아픈가? 아마도 퇴보하여 잃게 되는 것이 아니려나 하였는데 그때 동자가 제 앞에 와서 위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은 일을 말하였습니다. 저는 곧 말해주기를 '네가 다시 물을 보거든 즉시 문을 열고 그 물 속에 들어가서 자갈을 건져내라'고 하였더니 동자가 시키는대로 하여 다음에 선정에 들어갔을 적에 다시 물을 보니 자갈이 완연하거늘 문을 열고 건져 내었더니 제가 그 다음 선정에서 나오니 몸이 처음과 같았습니다. 그후 한량 없는 부처님을 만났으되 산해자재통왕여래 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몸이 없어져서 시방세계의 모든 향수해로 더불어 성품이 참다운 허공에 합하여 둘도 없고 차별도 없으므로 지금 여래에게 '동진'이란 이름을 얻어 보살의 모임에 참여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저의 생각으로는물의 성품이 한결같이 흘러 통하여 무생인을 얻어서 보살을 원만하게 이루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23] 바람(風大)과 허공(空大)

유리광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제가 생각하니 지나간 옛날 항하사 겁 이전에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는데 그 이름이 '무량성'이었습니다. 보살께서 본래 깨달으신 오묘한 마음을 열어 보이시되 이 세계와 중생의 몸이 모두가 허망한 인연인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것임을 관 하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때에 경계가 편안히 성립된 것과 시간이 흘러가는 것과 몸의 움직이는 형상과 마음이움직이는 생각을 관하였으되 모든 움직임이 둘이 아니어서 평등하여 차별이 없었습니다. 제가 그때에 이 여러가지 움직이는 성품이 와도 좇아 온 데가 없고 가도 갈 곳이 없어서 시방의 미세한 티끌 같은 뒤바뀐 중생들이 다같이 허망해서 삼천 대천의 세계 속에 있는 중생들은 마치 한 그릇 속에 담아놓은 백 마리의 모기가 앵앵거리고 시끄럽게 울면서 분촌만한 속에서 고동치고 발광하며 소란스럽게 구는 것과 같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다가 부처님을 만난지 오래지 아니하여 무생인을 얻었는데 그때에 마음이 열려서 동방의 부동불국(不動佛國)을 보고서 법왕자가 되어 시방의 모든 부처님을 섬겼으며 몸과 마음이 광명을 발하여 환하게 통해서 걸림이 없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저의 생각으로는 바람의 힘이 의지할 데가 없음을 관찰하여 보리심을 깨닫고 삼마지에 들어가 시방의 부처님과 합해서 오묘한 마음을 전일하게 하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허공장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제가 여래와 함께 정광 부처님 처소에서 끝이 없는 몸을 얻었습니다. 그때에 손에는 네 개의 큰 보배구슬을 들고서 시방에 미세한 티끌 같이 많은 부처님 세계를 비추어 허공으로 변화시켰으며, 또 스스로의 마음에 크고 둥근 거울을 나타내서 그 속에서 열 가지 미묘한 보배 광명을 발하여 시방의 끝없는 허공의 모든 세계를 비쳐주고는 거울 속으로 들어왔고 내 몸에 들어와서는 몸이 허공과 같아서 서로 방해하거나 걸림이 없으며 몸이 작은 먼지 같이 많은 국토에 들어갈 수가 있어서 널리 불사를 행하여 크게 순하게 따름을 얻으니, 이 큰 신비한 힘은 네 가지 원소는 의지한 데가 없어서 허망한 생각으로 생기고없어지는 것이라서 허공과 다름이 없으며, 불국과 본래 같은 것임을 자세히 관찰함으로 말미암아 같은 데에서 발명하여 무생인을 얻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저의 생각으로는 허공이 끝이없음을 관찰하여 삼마지에 들어가서 오묘한 힘이 원만하고 밝게 되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24] 의식(識大)와 의식(根大)

미륵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제가 생각해보니 지나간 옛적에 미세한 티끌처럼 많은 겁 이전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셨으니 그 이름이 '일월등명'이었습니다. 저는 그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게 되어서 마음에는 세상의 명성을 소중하게 여겨 족성(族姓)과 어울려 놀기를 좋아하였습니다. 그때에 세존께서 저로 하여금 유심식(唯心識) 선정을 닦아 익혀서 삼마지에 들어가라고 하셨습니다. 여러 겁을 지나면서 이 삼매로써 항하사처럼 많은 부처님을 섬겼더니 세상의 명성을 구하겠다는 마음이 완전히 사라져 없어졌고, 연등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기에 이르러서는 제가 위없이 오묘하고 원만한 식심 삼매를 증득하여 허공에 가득한 여래와 국 토의 깨끗하고 더럽고 있고 없는 것까지가 모두 제 마음의 변화로 나타나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러한 것이 오직 심식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므로 의식의 성품이 한량없는 여래를 배출하나니 지금 수기를 얻어서 부처님 지위를 이어받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저의 생각으로는 시방이 오직 의식으로 인하였음을 자세히 관하여 의식하는 마음이 원만하고 밝아져서 원만하게 성취한 진실에 들어가 의타(依他)와 변계집을 멀리 벗어나서 무생인을 증득하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대세지보살이 그의 동료 쉰 둘이나 되는 보살들로 더불어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제가 생각하니 지나간 옛적 항하사 겁에 어떤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니 그 이름이 '무광량'이었으며, 열 두 분 여래가 일겁(一劫)동안 계속하여 나셨는데 그 마지막 부처님의 이름이 '초일월광'이었습니다. 그 부처님이 저에게 염불삼매를 가르치시기를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한 사람은 기억하기를 전념하나 다른 한 사람은 잊어버리기를 전념하면 이러한 두 사람은 만약 서로 만났더라도 만난 것이 아니며 보았더라도 본 것이 아니거니와 두 사람이 서로 기억해서 이렇게 기억하는 두 생각이 깊으면 이와 같이 이생에서 저생에 이르도록 형체에 그림자가 따르듯이 서로 어긋나지 않으리니, 시방 여래는 중생을 가엾게 생각하심이 마치 어미가 아들을 생각하듯 하시나니 만약 아들이 도망하여 간다면 비록 생각한들 무엇하겠느냐? 아들이 만약 어머니를 생각함이 마치 어머니가 아들을 생각할 때처럼 한다면 어미와 아들이 여러 생을 지내더라도 서로 멀리 떨어지지 아니하는 것과 같다. 만약 중생의 마음이 부처님을 기억하면서 염불하면 지금이나 뒷 세상에 반드시 부처님을 보게 되어 부처님과의 거리가 멀지 않아서 방편을 빌리지 않고서도 저절로 마음이 열려지는 것이 마치 향기를 물들이는 사람의 몸에 향기가 밴 것과 같을 것이니 이를 이름하여 향광엄장(香光嚴蔣)이라 한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본래의 인지(因地)에서 염불하는 마음으로 무생인에 들어갔고, 지금 이 세계에서도 염불하는 사람을 이끌어다가 정토에 돌아가게 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저의 생각으로는 특별한 것을 가림이 없어서 여섯 개의 감각기관을 모두 단속하면서 깨끗한 생각이 서로 계속하여 삼마지에 들어가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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