空超 吳相淳碑
방랑의 마음 1
ㅡ 오 상 순
흐름 위에
보금자리 친
오---- 흐름 위에
보금자리 친
나의 혼......
바다 없는 곳에서
바다를 연모하는 나머지에
눈을 감고 마음 속에
바다를 그려보다
가만히 앉아서 때를 잃고......
옛 성 위에 발돋움하고
돌 너머 산 너머 보이는 듯 마는 듯
어릿거리는 바다를 바라보다
해 지는 줄도 모르고----
바다를 마음에 불러 일으켜
가만히 응시하고 있으면
깊은 바닷소리
나의 피의 종류를 통하여 우도다.
망망한 푸른 해원(海原)----
마음눈에 펴서 열리는 때에
안개 같은 바다와 향기
코에 서리도다.
ㅡ <동명> 18호(1923) ㅡ
「방랑(放浪)의 마음」(조선문단, 1935)
https://kydong77.tistory.com/16947
"술이라 하면 수주(변영로)를 뛰어넘을 자가 없고, 담배라 하면 공초(오상순)를 뛰어넘을 자가 없다."라는 유행어가 한때 1950년대 중반에 서울 항간에서 난무했는데,
이는 당시 시인 수주 변영로(樹州 卞榮魯)가 알아주는 애주가였고
시인 공초 오상순(空超 吳相淳)이 알아주는 애연가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http://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38323
생의 수수께끼
ㅡ 오 상 순
읽고 있는 페이지 위에
이름도 모르고 형상도 알 수 없는
하루살이같은 미물의 벌레 하나
바람에 불려 날아와 앉는 것을
무심히 손가락을 대었더니
어느덧 자취 없이 스러지던 순간의 심상 !
때때로 나의 가슴을 오뇌(懊惱)케 하노나----.
별의 무리 침묵하고 춤추는
깊은밤
어둠의 바다 같은 고요한 방에
갓난아가의
어머니 젖꼭지 빠는 소리만
크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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