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仍指在傍兩仙女曰:

잉지재방양선녀왈

거듭 곁에 있는 두 선녀를 가리키며 말하기를,

“此卽織女仙君, 彼乃戴香玉女,

차즉직녀선군 피내대향옥녀

“이는 곧 직녀선군織女仙君이고,

저는 곧 대향옥녀戴香玉女인데

與君子 有前世之緣, 願君子毋念妾身,

여군자 유전세지연 원군자무념첩신

군자와 더불어 전세前世의 연분이 있으니,

군자는 첩의 몸을 생각지 말기를 바라며

與此兩人先結好約, 則妾亦有所托矣.”

여차양인선결호약 즉첩역유소탁의

이 두 사람과 더불어 먼저 좋은 인연을 맺으면

첩 또한 의탁할 바가 있으리이다.”

尙書望見兩仙女,

상서망견양선녀

상서가 두 선녀를 바라보니

坐末席者 面目雖慣 而不能記也.

좌말석자 면목수관 이불능기야

말석에 앉은 이는 낯이 비록 익었지만

누군지 기억할 수가 없었다.

少焉鼓角齊鳴, 蝴蝶忽散乃一夢也.

소언고각제명 호접홀산내일몽야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고각鼓角이 일제히 울리더니

호접蝴蝶이 홀연히 사라진즉 곧 꿈이었다.

仍想夢中說話 皆非吉兆,

잉상몽중설화 개비길조

꿈속의 대화를 생각해 보니

모두 좋은 징조가 아니므로

乃拚心自歎曰:

내변심자탄왈

이에 가슴을 치며 스스로 탄식하기를,

“鄭娘子必死矣. 不然也 我夢何其不吉也?”

정낭자필사의 불연야 아몽하기불길야

“정낭자는 필연 죽었도다.

그렇지 않았다면 내 꿈이 어찌 그리 불길하리오?”

又自解曰:“有思者有夢,

우자해왈 유사자유몽

또 스스로 해석하여 이르기를,

“생각을 하면 꿈으로 나타나고

或因相思之切 而有此夢也,

혹인상사지절 이유차몽야

혹시 간절히 그리워하면

이런 꿈이 있을 수도 있겠는데,

桂蟾月之薦 杜鍊師之媒,

계섬월지천 두련사지매

계섬월桂蟾月의 천거와 두련사杜鍊師의 중매,

未必非月老之指 而雙劒未合,

미필비월로지지 이쌍검미합

월로月老의 지시가 있었음에도,

기약을 이루지 못하고

九原遽隔 則所謂天者不可必也,

구원거격 즉소위천자불가필야

황천으로 갑자기 막혔으니,

이른바 하늘에 반드시란 것이 없으며,

理者不可諶也. 反凶爲吉 或者我夢之謂乎?”

리자불가심야 반흉위길 혹자아몽지위호

이치란 믿을 만한 것이 못되니,

흉한 것이 도리어 길한 것이 된다 하는 것이

혹시 내 꿈을 두고 이른 말이 아닐까?”

久之前軍至京師, 天子親臨渭橋而迎之,

구지전군지경사 천자친림위교이영지

오래 걸려 전군前軍이 서울에 이르니,

천자가 위교渭橋에 몸소 납시어 그들을 맞이하는데,

楊元帥着鳳係紫金盔, 穿黃金瑣子甲,

양원수착봉계자금회 천황금쇄자갑

양원수는 봉계자금鳳係紫金 투구를 쓰고,

황금쇄자갑黃金瑣子甲 옷을 입고,

乘千里大宛馬, 以御賜白旄黃鉞龍鳳旗幟,

승천리대완마 이어사백모황월룡봉기치

천리대완마千里大宛馬를 타고,

황제가 내리신 백모황월白旄黃鉞과 용봉龍鳳 그린 기치를

擁前衛後 排左列右,

옹전위후 배좌렬우

앞뒤로 호위하고 좌우로 배열하여

鎖贊普於檻車 著在陣前, 西域三十六道君長,

쇄찬보어함거 저재진전 서역삼십육도군장

찬보贊普를 죄인 수레에 가두어서

진 앞에 세우고,

서역의 삼십 육도의 군장君長들이

各執琛賚之物 隨其後, 軍威之盛 近古所無,

각집침뢰지물 수기후 군위지성 근고소무

각기 진공하는 보배로운 물건을 가지고 그 뒤를 따르니,

그 군위의 굉장함이 근고近古에 없는 일이었다.

觀光之人 彌亘百里,

관광지인 미긍백리

구경하는 사람들이 백 리 길에 가득하였으니,

是日長安城中 虛無人矣.

시일장안성중 허무인의

이날 장안의 성 안은 텅텅 비어서 아무도 없었다.

元帥下馬 叩頭拜謁,

원수하마 고두배알

원수가 말에서 내려 와 머리를 조아리며 배알하니,

上親扶而起 慰其遠役之勞, 獎其大功之遂,

상친부이기 위기원역지로 장기대공지수

임금님이 친히 부축하여 일으키시고

원역遠役의 노고를 위로하시고,

큰 공을 이룬 것을 칭찬하시며

卽下詔於朝廷, 依郭汾陽故事 裂土封王,

즉하조어조정 의곽분양고사 렬토봉왕

곧 조정朝廷에 조서를 내리시어,

곽분양郭汾陽의 옛 일에 의거하여

땅을 베어 주고 왕으로 봉하여

以侈賞典, 尙書露誠力辭 終不受命.

이치상전 상서로성력사 종불수명

상전賞典을 후히 하셨는데,

상서는 정성을 드러내어

힘써 사양하며 끝내 명을 받지 아니하였다.

上重違其懇意 下恩旨, 以楊少游爲大丞相,

상중위기간의 하은지 이양소유위대승상

이에 임금님은 그 간절한 뜻을 거듭 거슬려 은지恩旨를 내려

양소유로 대승상을 삼고,

封魏國公 食邑三萬戶, 其餘賞賜 不可勝記.

봉위국공 식읍삼만호 기여상사 불가승기

위국공魏國公을 봉하여

식읍食邑 삼 만호 등을 상으로 주셨는데

나머지 상은 다 기록할 수 없었다.

楊丞相隨法駕入闕, 祇肅天恩,

양승상수법가입궐 기숙천은

양승상이 황제가 타신 수레를 따라 궐내로 들어가

천은天恩을 공경하니,

上卽命設太平宴, 以示禮遇之恩,

상즉명설태평연 이시례우지은

임금님이 곧 명하시어 태평연太平宴을 베풀어

예의로써 대접하는 은전을 보이시고,

詔畫其像貌於麒麟閣. 丞相自闕下 來鄭司徒家,

조화기상모어기린각 승상자궐하 래정사도가

양승상 얼굴을 기린각麒麟閣에 그리라 조칙을 내리시었다.

승상이 스스로 대궐에서 물러나와 정사도 집에 이르니,

鄭家門族 皆會外堂,

정가문족 개회외당

정가 친척들이 모두들 외당外堂에 모여서

迎拜丞相 各自獻賀, 先問司徒及夫人安否,

영배승상 각자헌하 선문사도급부인안부

승상을 맞아 절하며 각자 치하하기에,

승상이 먼저 사도와 부인의 안부를 물었다.

鄭十三答曰:“叔父叔母身雖撑保而,

정십삼답왈 숙부숙모신수탱보이

정십삼이 대답하기를,

“숙부와 숙모 비록 목숨은 지탱하고 계시나

自遭妹氏之喪 哀傷過節,

자조매씨지상 애상과절

누이의 상喪을 당하시고는 너무 애통해하여

疾病頻作 氣力比前歲頓減, 未能出迎於外堂,

질병빈작 기력비전세돈감 미능출영어외당

병이 자주 나시니,

기력氣力이 이전의 세월에 비해 무척 떨어지셔서

외당에 나와 승상을 맞이할 수가 없게 되었으므로,

望丞相與小弟同入內堂 如何?”

망승상여소제동입내당 여하

승상은 소제와 함께 내당으로 들어 가셨으면 하는데 어떠하오?”

丞相猝聞是說 如癡如狂,

승상졸문시설 여치여광

승상이 갑작스럽게 이 이야기를 듣고는

술에 취한 것도 같고 미친 것도 같아서,

不能遽問 過食頃 乃問曰:

불능거문 과식경 내문왈

바로 묻지를 못하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이에 묻기를,

“岳丈遭何人之喪耶?”

악장조하인지상야

“악장岳丈께서 누구의 상을 당하셨느뇨?”

鄭十三曰:“叔父本無男子, 只有一女

정십삼왈 숙부본무남자 지유일녀

정십삼鄭十三이 대답하기를,

“숙부께서는 본시 아들이 없이 겨우 딸 하나만 두었는데,

而天道無知, 於斯暮境傷懷 庸有極乎?

이천도무지 어사모경상회 용유극호

천도天道가 무심하시어

늘그막에 슬픈 회포가

얼마나 지극하겠소이까?

丞相入見 愼勿出悲慽之言.”

승상입견 신물출비척지언

승상은 들어가 보실 때

삼가 일체 슬픈 말을 내지 마옵소서.”

丞相大驚大慽 言才入耳, 流淚已濕袍矣,

승상대경대척 언재입이 유루이습포의

승상이 크게 놀라고 무척 슬퍼하여

말이 가까스로 귀에 들어오는데,

흐르는 눈물이 벌써 금포錦袍를 촉촉이 적시니

鄭生慰之曰:

정생위지왈

정생이 위로하여 이르기를,

“丞相婚媾之約 雖同於金石, 私門不幸 大事已誤,

승상혼구지약 수동어금석 사문불행 대사이오

“승상의 혼약이 비록 금석金石 같으나

집안의 운수가 불행하여 대사가 이미 그르쳤으니,

望丞相思惟義理 勉自排遣.”

망승상사유의리 면자배견

승상은 오직 의리義理를 생각하여

힘써 스스로 물리쳐 보내시길 바라오.”

丞相拭淚而謝之, 與鄭生入謁於司徒夫婦,

승상식루이사지 여정생입알어사도부부

승상이 눈물을 닦으며 사례謝禮하고

정생과 함께 들어가서 사도 부부를 뵈오니,

惟欣賀而已, 不及小姐之夭慽.

유흔하이이 불급소저지요척

오직 기뻐하며 치하할 뿐

소저가 요척夭慽한 이야기에는 말이 미치지 아니하였다.

丞相曰:“小婿幸賴國家之威靈,

승상왈 소서행뢰국가지위령

승상이 이르기를,

“소서小婿가 다행히 나라의 위령威靈에 힘입어

猥受封建之濫賞, 方欲納官

외수봉건지람상 방욕납관

외람되이 공을 봉封하는 남상濫賞을 받으매,

바야흐로 벼슬을 돌려주고

陳懇 而回天聰, 得成疇昔之約矣,

진간 이회천총 득성주석지약의

소저에 대한 지성스러운 마음을 아뢰어,

임금님의 의향을 돌리시게 함으로써

전일의 언약을 이루고자 하였는데,

朝露先晞 春色已謝, 烏得無存沒之感乎?”

조로선희 춘색이사 오득무존몰지감호

아침 이슬이 이미 먼저 마르고

봄빛이 이미 저물었으니,

어찌 존몰存沒에 대한 감회가 없사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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