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乃起而拜伏而泣, 雙袖已龍鐘矣,
내기이배복이읍 쌍수이룡종의
이에 부인이 일어나 절하고 엎드려 우니
양 소매가 벌써 촉촉이 젖는지라
太后爲之嗟嘆 又曰:
태후위지차탄 우왈
태후가 측은히 여기시어
또 말씀하시기를,
“英陽已爲吾女, 夫人更不可挈去矣.”
영양이위오녀 부인갱불가설거의
“영양은 이미 내 딸이 되었으니,
부인께서는 다시 데려가시지는 못할 것이리라.”
崔氏俯伏奏曰:
최씨부복주왈
최씨가 엎드린 채 아뢰기를,
“臣妾何敢率歸於家中乎? 但母女不得團聚,
신첩하감솔귀어가중호 단모녀부득단취
“신첩이 어찌 감히 집으로 데리고 가겠나이까?
다만 모녀가 단란하게 모여서,
稱誦如天之德 是可欠也.”
칭송여천지덕 시가흠야
하늘같은 은덕을 칭송치 못하오니,
이것이 한이 될 뿐이나이다.”
太后笑曰:“不越乎行禮之前也,
태후소왈 불월호행례지전야
태후가 웃으시며 이르시기를,
“예를 거행하기 전을 넘기지 않을 터이니,
惟夫人勿憂也.
유부인물우야
오직 부인께서는 아무 걱정 마시오소서.
成婚之後 蘭陽亦托於夫人矣,
성혼지후 란양역탁어부인의
성혼成婚한 후에는 난양 또한 부인에게 부탁할 터인즉,
夫人視蘭陽 亦如寡人之視英陽也.”
부인시란양 역여과인지시영양야
부인께서도 난양 보시기를 과인이 영양英陽을 보듯이 해 주오.”
仍召蘭陽與夫人相見,
잉소란양여부인상견
이어서 난양공주를 불러 부인과 서로 보게 하시니,
夫人重謝前日之褻慢
부인중사전일지설만
부인이 전일의 무례한 허물을 거듭 사죄하였다.
太后曰:
태후왈
“聞夫人左右 有才女賈春雲, 可得見乎?”
문부인좌우 유재녀가춘운 가득견호
태후가 말씀하시기를,
“부인 곁에 재녀才女 가춘운賈春雲이 있다고 들었는데,
볼 수 있겠나이까?”
夫人卽召春雲, 入朝於殿下부인즉소춘운 입조어전하
부인이 곧 춘운을 불러서
전각 아래로 입조入朝하니,
太后曰,美人也 更進之前曰:
태후왈 미인야 갱진지전왈
태후가 ‘미인美人이로다.’ 하시고
다시 앞으로 나오라고 하신 다음에 말씀하시기를,
“聞蘭陽之言, 汝曾夢江淹之錦,
문란양지언 여증몽강엄지금
“난양의 말을 들으니,
네가 시 짓기를 잘한다(강엄江淹의 비단을 꿈꾸었다)고 하니
可能爲寡人賦乎?”
가능위과인부호
과인을 위하여 부賦를 지을 수 있겠느냐?”
春雲奏曰:“臣妾何敢唐突於天威之前乎?
춘운주왈 신첩하감당돌어천위지전호
춘운이 아뢰기를,
“신첩이 어찌 감히 천위天威 앞에서 당돌히 글을 짓사오리까.
然試欲聞題矣.”
연시욕문제의
그러나 시험삼아 글제나 듣고자 하나이다.”
太后以三人詩下之曰:
태후이삼인시하지왈
태후가 세 사람의 희작시喜鵲詩를 보이며 명하시기를,
“汝能爲此語乎?”
여능위차어호
“너도 이 제목으로 지을 수 있겠느냐?”
春雲求筆硯一揮而製進, 其詩曰:
춘운구필연일휘이제진 기시왈
춘운이 붓과 벼루를 구하여 단번에 지어 올리니,
그 시에 읊기를,
報喜微誠祗自知
보희미성지자지 기꺼움을 알리는 작은 정성 다만 스스로 알지니
虞庭幸逐鳳凰儀
우정행축봉황의 궁정의 행운이 봉황의를 좇을세라
秦樓春色花千樹
진루춘색화천수 진루의 봄빛은 천 그루의 꽃에 담아있는데
三繞寧無借一枝
삼요령무차일지 세 겹으로 싸여 있으니 어찌 한 가지를 빌릴 수 있을까
太后覽之 轉示兩公主曰:
태후람지 전시양공주왈
태후가 글을 보시고, 두 공주에게 돌려 보이며 이르시기를,
“吾聞賈女雖才而, 豈料其品之至斯也.”
오문가녀수재이 기료기품지지사야
“비록 가녀賈女에게 재주가 있다고 들었으나,
어찌 그의 고품高品이 여기까지 이를 줄을 헤아렸겠느냐?”
蘭陽曰: “此時以鵲自比其身,
란양왈 차시이작자비기신
난양이 여쭈기를,
“이 글은 까치로써 스스로 그 몸을 견주고,
以鳳凰比姐姐 得體矣.
이봉황비저저 득체의
봉황으로써 저저를 비유하여
문체文體를 얻었나이다.
下句疑小女不許相容, 欲借一枝之棲而,
하구의소녀불허상용 욕차일지지서이
끝 귀에 소녀가 서로 용납함을 허락지 아니할까 의심하여
한 가지에 깃들기를 빌리고자 하며,
集古人之詩 採詩人之意, 鎔成一絶,
집고인지시 채시인지의 용성일절
옛 사람의 글을 모아 시인詩人의 뜻을 캐고
다듬어서 한 구절로 이루었사오니,
思妙意精 眞善窃狐白裘手也.
사묘의정 진선절호백구수야
의사意思가 정묘精妙하고
참으로 능히 호백구를 훔친 솜씨입니다.
[인용의 수법이 대단하나이다.]
古語云飛鳥依人, 人自憐之 賈女之謂也.”
고어운비조의인 인자련지 가녀지위야
옛말에 나온 ‘나는 새가 사람을 의지하니
사람이 스스로 불쌍히 여긴다.’ 는 구절은
가녀賈女 자신을 일컬음이나이다.”
仍令春雲退 與秦氏接顔 公主曰:
잉령춘운퇴 여진씨접안 공주왈
이에 춘운에게 명하여 물러가
진씨와 얼굴을 서로 접接하게 하면서
공주가 소개하기를,
“此女中書 卽華陰秦家女子,
차녀중서 즉화음진가녀자
“이 여중서는 바로 화음현의 진가 여자인데,
與春娘同居 偕老之人也.”
여춘낭동거 해로지인야
춘운과 더불어 동거同居하면서
해로偕老할 사람이로다.”
春雲答曰:“此無乃作楊柳詞之秦娘子乎?”
춘운답왈 차무내작양류사지진낭자호
춘운이 대답하기를,
“아니 그렇다면 양류사楊柳詞를 지은 진낭자입니까?”
秦氏驚問曰:
진씨경문왈
진씨 이 말에 깜짝 놀라서 되묻기를,
“娘子仍何人而聞楊柳詞乎?”
낭자잉하인이문양류사호
“낭자는 어떤 사람을 통하여 양류사를 들었습니까?”
春雲曰:“楊尙書每思娘子,
춘운왈 양상서매사낭자
춘운이 대답하기를,
“양상서는 매양 낭자를 생각하시고
輒誦此詩 妾亦獲聞之矣.”
첩송차시 첩역획문지의
문득 이 시를 외시기로 첩 또한 얻어 들었습니다.”
秦氏感愴曰:“楊尙書不忘妾矣.”
진씨감창왈 양상서불망첩의
진씨가 슬픔을 이기지 못하며 이르기를,
“양상서께서 첩을 잊지 아니하셨습니다.”
春娘曰:“娘子何爲此言也?
춘낭왈 낭자하위차언야
춘낭이 말하기를,
“낭자 어찌 그런 말을 하십니까?
尙書以楊柳詞藏之於身, 見之而流涕,
상서이양류사장지어신 견지이류체
상서께서 양류사를 몸에 감추시고,
그것을 보면 눈물을 흘리고
咏之則發嘆, 娘子獨不知尙書之情 何耶?”
영지즉발탄 낭자독부지상서지정 하야
읊으면 탄식을 하셨습니다.
낭자 혼자만 상서의 정을 알지 못하심은 어찌된 겁니까?”
秦氏曰:“尙書若有舊情 ,
진씨왈 상서약유구정
진씨가 대답하기를,
“상서에게 만일 옛 정이 남아 있으면
則妾雖不見尙書而死 無所恨矣.”
즉첩수불견상서이사 무소한의
첩이 다시 상서를 못 뵙고 죽는다 해도
한할 바가 없겠습니다.”
仍言紈扇詩首末 春娘曰:
잉언환선시수말 춘낭왈
이에 환선시紈扇詩에 얽힌 전말을 얘기하니,
춘낭이 이르기를,
“妾身上釧又指環 皆其日所得也.”
첩신상천우지환 개기일소득야
“첩의 몸에 있는 비녀와 팔찌, 지환指環은
모두 그날 얻은 것입니다.”
宮人忽來報曰:
궁인홀래보왈
궁인이 갑자기 와서 알리기를,
“鄭司徒夫人將還歸矣.”
정사도부인장환귀의
“정사도 부인이 돌아가시려 하나이다.”
兩公主復入侍坐,
양공주부입시좌
두 공주가 들어가 모시고 앉으니
太后謂崔夫人曰:
태후위최부인왈
태후께서 최부인에게 이르시기를,
“楊少游未幾當還,
양소유미기당환
“양소유가 오래지 않아서 마땅히 돌아올 터인데,
前日禮幣 自當復入於夫人之門而,
전일례폐 자당부입어부인지문이
전일前日의 예폐가
마땅히 저절로 부인집 문에 다시 들어가야겠으나,
復受旣退之幣頗涉苟且, 況英陽是吾女,
부수기퇴지폐파섭구차 황영양시오녀
이미 물린 예폐를 도로 받음은 어렵고,
하물며 영양은 이제 나의 딸이 되어
兩女婚禮欲幷行於一日, 夫人許否?”
양녀혼례욕병행어일일 부인허부
두 딸아이의 혼례를 한 날에 함께 거행코자 하는데,
부인은 허락하겠느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