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ELIOT 의 '황무지' 읽기 09  2. A GAME OF CHESS, 장기 한 판   여인이 앉은 의자는 번쩍이는 옥좌 같이 대리석 위에서 빛나고, 거울은,  열매 열린 포도덩굴들, 그리고 그 틈으로 밖을 내다보는  황금빛 큐피드들이 - 그 중 하나는 제 날개로 제 눈 가렸지 -   만든 기둥들에 의지해 서있는 거울은 일곱 가지 촉대 불빛 두 배로 부풀려 테이블 밝히며 공단 보석함에 담긴 채 아낌없이 내뿜는  그녀 보석들의 광채와 마주친다.   상아 약병들 색유리 향수병들 마개 열리니,  물로, 가루로, 연고로 된 신비로운 향기들 잠행하며감각은 괴롭게, 어지럽게, 취하노라,    창으로 들어온 산뜻한 바람에 향기는 일렁이며 촛불불길 잡아당겨  화려한 천정까지 연기 끌어올리고  격자천정 장식들 흔들어 깨운다. 구리를 먹고 자란 거대한 바다나무 색색 대리석 벽난로 속에 녹색 주황색으로 타오르면, 그 슬픈 빛 속을 헤엄치는 돌고래 상[像] 하나.고풍 벽난로 선반 위에는, 창문으로 숲속 극장 보여주듯 무지막지한 왕에게 끔찍한 욕을 당하고 새가 된 ‘필로멜라’ 이야기가 걸려있는데, 그 나이팅게일의 신성한 울음소리 온 사막에 가득하고 여전히 울고 있건만, 여전히 음란한 세상 더러운 귀엔 ‘쩍 쩍’이라고 들릴 뿐.   그리고 시든 세월의 그루터기들을 이야기하는 벽면의 또 다른 얼굴들은   밖으로 쓰러질듯 노려보며 방안을 에워싸 고요히 만든다. 계단을 질질 끄는 발자국소리. 불빛아래, 빗질된 여인의 머리칼은 퍼지며 불꽃처럼 끝이 서서 말할 듯 타오르다가, 성난 듯 고요해진다. 'My nerves are bad to-night.  Yes, bad.  Stay with me.        111'Speak to me.  Why do you never speak.  Speak.'What are you thinking of? What thinking? What?'I never know what you are thinking.  Think.'
‘오늘밤은 내 기분이 좋지 않군요. 그래요, 좋지 않아요. 가지 마세요. ‘내게 이야기 해주세요. 왜 도대체 이야기를 안 하시나요. 하시라니까요.‘당신은 무슨 생각하고 있나요? 무엇을 생각하나요? 무엇을? ‘당신이 무슨 생각하는지 나는 도대체 알 수 없어요. 생각해보세요.’ I think we are in rats' alley 115Where the dead men lost their bones.
나는 우리가 쥐구멍에 있다고 생각하오,   죽은 사람들이 뼈다귀들 잃는 곳 말이요. [#  rat's alley ;   이 구절과 제 3부에 나오는 비슷한 구절을 연상시키는    'The Hollow Men, 이라는 제목의   Eliot 자신의 시가 있어 여기 소개한다. The Hollow Men A penny for the Old Guy 
  I  We are the hollow men                          우리는 속 빈 사람들 We are the stuffed men                         우리는 속 찬 사람들 Leaning together                               모두 함께 몸 기울여 Headpiece filled with straw. Alas!             짚으로 머리통 채우노라, 아아! Our dried voices, when   5                     우리 함께 속삭이면,        We whisper together                            고요하고 의미 없는 Are quiet and meaningless                      우리의 메마른 목소리 As wind in dry grass                           마른 풀 스치는 바람처럼 Or rats' feet over broken glass 10             혹은 메마른 우리의 다락방 In our dry cellar                              깨진 유리 밟는 쥐들 발길처럼    Shape without form, shade without colour,      형체 없는 모습, 색깔 없는 그림자,  Paralysed force, gesture without motion;       마비된 힘, 움직임 없는 몸짓. Those who have crossed                         죽음이라는 또 다른 왕국을 직접With direct eyes, to death's other Kingdom     눈으로 보고 온 사람들은  기억하리라, Remember us - if at all - not as lost 15       우리는 격렬한 영혼들 Violent souls, but only                        잃은 자들 아니라 오로지 As the hollow men                              속 빈 사람들 The stuffed men.                               속 찬 사람들이라는 것을.      'What it that noise?'             ‘저 소리는 무엇이에요?’   The wind under the door. 118       문밖의 바람이오. [# 118. John Webster의 작품,  'Devil's Law Case'에 'Is the wind in that door still?' '바람은 아직도 문간에 머물러있나요?' 라는 구절에서 인용했다고 함]'What is that noise now?  What is the wind doing?'
‘지금 저 소리는 뭐에요?  바람이 무얼 한단 말이에요? 
 Nothing again nothing.      
 아무 것도 아무 것도 아니오. 					
'You know nothing?  Do you see nothing?  Do you remember 'Nothing?'                              
‘당신은 아무 것도 모르나요? 아무 것도 보지 않나요? 당신은 아무 것도 기억하지 않나요?’
I remember                          
나는 기억하오,  
Those are pearls that were his eyes.  
그의 두 눈은 진주로 변했소.  
 [# 이 구절은 이 시 1부 '소소트리스 부인'의 카드 점에서, '물에 빠져죽은 페니키아 뱃사람' 이야기에서도 나왔었다.그런데, 'Those are pearls that were his eyes.   그의 두 눈은 진주로 변했소.'라는구절의 원전은  William Shakespeare,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 Tempest, 템페스트이다. Shakespeare 는  이 시 The Waste Land에서 가장 중요하게 인용하는 자료이다.이 시가 전반적으로 Dante의 Divine Comedy와 성배의 전설, the Holy Grail legends를 뼈대로 삼고 있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에는 이 Tempest를 가장 잘 이용하고 있다.이 시의 핵심 주제, “death by drowning” 이라는 모티브를 가장 직접적으로 잘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William Shakespeare가 1610 - 1611년에 집필한 작품 'The Tempest'를 조금 더 살펴보자. Prospero,프로스페로는 밀라노의 공작이었다. 질투심어린 동생 Antonio,안토니오는 나폴리의 왕 Alonso,알론소와 짜고 프로스페로를 그의 딸 Miranda,미란다와 함께 바다로 추방한다. 프로스페로의 충신 Gonzalo,곤잘로의 기지로 식량과 마법 책을 실은 프로스페로의 배는 한 섬에 당도하여 12년간을 보내게 된다. 프로스페로는 이 섬에서 강력한 마법을 익힌다. 이 섬은 원래 마녀 Sycora,시코락스가 공기의 정령 Ariel,에어리얼을 부리며 다스리고 있었으나, 프로스페로가 섬에 당도하기 전에 시코락스는 이미 사망하였고 그의 아들 Caliban,켈리반이 에이리얼을 부리고 있었다. 프로스페로는 켈리반을 격퇴하여 켈리반과 에어리얼의 주인이 된다.섬에서 지낸 지 12년이 지나 켈리반과 에어리얼을 부리며 섬을 다스리던 프로스페로는 안토니오와 알론소가 탄 배를 발견한다. 분노에 찬 프로스페로는 켈리반과 에어리얼에게 알론소를 잡아올 것을 명하고 마법의 힘으로 폭풍을 일으킨다.안토니오와 알론소 일행은 난파되어 간신히 섬에 상륙하나 뿔뿔이 흩어진다. 알론소와 안토니오 그리고 알론소의 동생 세바스찬은 일행과 떨어져 섬에 상륙하였다. 알론소가 잠이 든 사이 안토니오는 세바스찬에게 모반을 일이키도록 획책하나 에어리얼의 방해로 실패하고 만다. 한편, 알론소의 아들 Ferdinand,페르디난드는 홀로 섬에 상륙하여 미란다를 만나게 되고 한 눈에 사랑에 빠지고 만다. 난파당한 이들 중에는 곤잘로도 있어 밀라노의 신하들과 함께 섬을 해맨다.난파당한 사람들은 서로 자신들만이 살아남았다고 생각한 채 섬을 헤매다 결국 모두 프로스페로의 암굴에 모이게 되고 프로스페로는 예전의 밀라노 공작 모습으로 이들 앞에 나타난다. 프로스페로는 안토니오와 알론소를 꾸짖고 알론소는 자신의 잘못으로 아들을 잃게 되었음을 자책한다. 프로스페로가 암굴 문을 열자 그곳에는 미란다와 페르디난드가 다정하게 함께 있다.[# Tempest 1막 2장에  “Full Fathom Five,” 라는 제목으로 불리는 노래,  에어리얼이 페르디난드에게 불러주는 노래가 나오는데 엘리엇은 이것을 인용했다. Full fathom five thy father lies:       다섯 길 깊은 곳에 그대 아버님 누워계시오, Of his bones are coral made:            그분의 뼈는 산호가 되었고,Those are pearls that were his eyes:    그분의 두 눈은 진주가 되었소. [# 이 시의 3부 'The Fire Sermon'에서 또다시 'The Tempest'를 인용하는데, 그것은 그때 가서 다시 논하기로 한다. 지금 이 시의 2부 'A Game of Chess'는  'Antony and Cleopatra'로 시작하여,'The Tempest' 이야기를 섞은 후 'Hamlet'의 'Ophelia' 이야기로 끝나니 온통  Shakespeare의 이야기로 잔뜩 꾸몄다. 그러나  그 속에 따로 있는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도 흥미롭다. 'Are you alive, or not? Is there nothing in your head?'   126
‘당신은 살아있나요, 죽었나요? 당신 머릿속엔 아무 것도 없단 말에요?’				            
But O O O O that Shakespeherian Rag -It's so elegantSo intelligent                               
오로지 오 오 오 오 저 셰익스피어 식의 가락뿐 - 그토록 맵시 있고 그토록 재치 있는  [# Shakespeherian Rag;  1912년 미국에서 힛트한 재즈 노래 중에 같은 제목이있었다고 하며,  이 이야기가 온통  Shakespeare의 이야기로 잔뜩 꾸며진 것을 빗댄듯도 합니다. [# 이 시에서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은 전 번에 나왔던 미지의 여인과, 그 여인이 잘 아는 남자, 해설가일 수도, 시인일 수도 있는 사람입니다. 이필한의사 [서울사대부고19회사이트에서]

'문학 > 황무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 A GAME OF CHESS, 장기 한 판 05  (0) 2010.06.06
2. A GAME OF CHESS, 장기 한 판 04  (0) 2010.06.06
2. A GAME OF CHESS, 장기 한 판 02  (0) 2010.06.03
2. A GAME OF CHESS, 장기 한 판 01  (0) 2010.06.03
The Burial of the Dead 06  (0) 2010.05.2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