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송익필(宋翼弼)이란 자도 시를 잘하니, 그의 산설(山雪)이란 시는 다음과 같다.

連宵寒雪壓層臺 연소한설압층대

僧在他山宿未廻 승재타산숙미회

小閣殘燈靈籟靜 소각잔등영뢰정

獨看明月過松來 독간명월과송래

밤새도록 내린 찬 눈 층대에 수북 쌓였는데

다른 산에 묵은 주승 돌아오질 않았네

등잔불 깜박이는 작은 절집 신령한 바람 고요한데

소나무 스쳐오는 밝은 달 홀로 보네

구격(句格)이 맑고 뛰어나니, 어찌 사람의 지체로서 어찌 그 좋은 말까지 무시할 것인가.

송익필(宋翼弼)의 자는 운장(雲長), 호는 귀봉(龜峯)으로 흉인(凶人) 사련(祀連)의 아들이다.

본디 사천(私賤)의 자식이나, 문학의 조예가 뛰어나서

우계(牛溪) 성혼(成渾), 율곡(栗谷) 이이(李珥)와 서로 친했다.

아우 한필(翰弼)은 자는 사로(師魯), 호는 운곡(雲谷)인데 역시 시를 잘했다.

익필(翼弼)의 저물녘 남계에 배를 띄우다[南溪暮泛]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迷花歸棹晩 미화귀도만

待月下灘遲 대월하탄지

醉裏猶垂釣 취리유수조

舟移夢不移 주이몽불이

꽃에 홀려 돌아오기 하마 늦었고

달 뜨기 기다리다 여울 내려오기 머뭇거렸네

거나한 가운데도 낚싯대 드리우니

배는 흘러가도 꿈은 그대로

한필(翰弼)의 우음시(偶吟詩)는 다음과 같다.

花開作日雨 화개작일우

花落今朝風 화락금조풍

可憐一春事 가련일춘사

往來風雨中 왕래풍우중

어제 비엔 꽃이 피더니

오늘 아침 바람에 그 꽃 지는구나

애닯다 한철 봄이

비바람 속에 오고 가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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