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 19

生乃款答曰 :

생내관답왈

양생이 이에 정답고 친절하게 대답하기를,

“我之深情 豈與桂娘少間哉,

아지심정 기여계낭소간재

第我本貧秀才也 且堂有老親,

제아본빈수재야 차당유로친

“나의 깊은 정이

어찌 계낭桂娘과 더불어 조금이라도 차이가 있겠습니까만,

다만 나는 본래 가난한 수재요,

또 집에는 늙으신 어머님께서 계시니,

與桂卿偕老 恐不諧於老親之意,

여계경해로 공불해어로친지의

若具妻妾 則亦恐桂娘之不樂也,

약구처첩 즉역공계낭지불락야

계경桂卿과 더불어 해로偕老코자 하나

그 분의 뜻에 어긋나지나 않을까 두려우며,

또한 처와 첩을 다 갖추면

계랑이 달가와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桂娘不以爲嫌,

계랑불이위혐

天下必無可爲桂娘女君之淑女, 是可慮也.”

천하필무가위계낭여군지숙녀 시가려야

계랑이 비록 거리끼지는 않는다 할지라도

천하에 계낭의 정실이 될 수 있을 만한 숙녀가 필연 없을 것이니

이것 또한 염려됩니다.”

蟾月曰 : “郞君是何言也?

섬월왈 랑군시하언야

섬월이 말하기를,

“낭군께서 어인 말씀이십니까?

當今天下之才 無出於郞君之右者,

당금천하지재 무출어랑군지우자

新榜壯元固不足論也,

신방장원고부족론야

이제 천하에 재주가 낭군의 오른쪽에 나설 자 아무도 없으며,

신방新榜의 장원은 굳이 말할 것도 없거니와

丞相印綬 大將節鉞 非久當歸於郞君手中,

승상인수 대장절월 비구당귀어랑군수중

天下美女 孰不願從於郞君乎?

천하미녀 숙불원종어랑군호

승상의 인수印綬와 대장의 절월節鉞이

오래지 않아 마땅히 낭군의 손 안에 돌아올 것이니,

천하의 미녀 그 누가 낭군을 좇고자 아니하겠습니까?

將見紅拂隨李靖之匹馬,

장견홍불수이정지필마

綠珠步石崇之香塵,

록주보석숭지향진

장차 홍불紅拂이 이정李靖의 필마를 따르고

녹주綠珠가 석숭石崇의 향내 나는 티끌을 밟을 것을 보겠는데,

蟾月何人 敢有一毫專寵之心?

섬월하인 감유일호전총지심

섬월이 어떤 사람이라고

감히 낭군의 총애를 독차지하려는 마음을 털끝만치라도 품을 수 있겠습니까?

惟願郞君 娶賢婦於高門,

유원랑군 취현부어고문

以奉大夫人後亦勿棄賤妾焉.

이봉대부인후역물기천첩언

오직 원컨대 낭군께서는 부귀한 집의 어진 부인을 얻어

대부인大夫人을 삼은 연후에 천첩을 버리지 마십시오.

妾請自今以後 潔身而待命矣.

첩청자금이후 결신이대명의

첩은 청하건대, 이후부터

몸을 깨끗이 하여 명을 기다리겠습니다.”

生曰 : “去年我曾過華州偶見秦家女子,

생왈 거년아증과화주우견진가여자

其容貌才華足與桂娘, 可較伯仲 而不幸今也則亡,

기용모재화족여계낭 가교백중 이불행금야즉망

양생이 말하기를,

“지난해에 내 일찍이 화주를 지날 적에 우연히 진가 여자를 보니,

그 용모와 재화才華가 족히 계낭과 더불어 비교하여 어금지금할 것이로되

불행이도 이제는 없으니,

桂卿欲使我更求淑女於何處乎?”

계경욕사아갱구숙녀어하처호

계경이 나로 하여금 어디 가 숙녀를 다시 구하라 합니까?”

蟾月曰 :“郞君所言者必是秦御使女彩鳳也.

섬월왈 랑군소언자필시진어사여채봉야

섬월이 말하기를,

“낭군이 이르는 사람은 필연 진어사의 딸 채봉彩鳳입니다.

御使曾者爲吏於此府,

어사증자위리어차부

秦娘子與賤妾情誼頗綢密矣,

진낭자여천첩정의파주밀의

어사가 일찍이 이 고을의 원님이 되었을 때

진낭자는 천첩과 더불어 자못 정의情誼가 도타웠는데,

其娘子且有卓文君之才貌,

기낭자차유탁문군지재모

郞君豈無長卿之情,

랑군기무장경지정

이 낭자가 또한 탁문군卓文君의 재모才貌를 지니고 있으니

어찌 낭군께서 사마司馬의 정이 없겠으나,

而今雖思之亦無益矣,

이금수사지역무익의

請郞君更求於他門矣."

청랑군갱구어타문의

지금 그를 생각하는 것은 또한 무익한 일이니,

청컨대 낭군께서는 다시 다른 가문에 구혼토록 하십시오.”

楊生曰 : 自古絶色本不世出,

양생왈 자고절색본불세출

양생이 말하기를,

“예로부터 절색絶色은 본래 대마다 나오는 것이 아닌데,

今桂卿秦娘兩人生幷一代,

금계경진낭양인생병일대

吾恐天地精明之氣 殆已盡矣.

오공천지정명지기 태이진의

이제 한 대에 계경과 진낭 두 사람이 아울러 살고 있으니,

나는 천지에 정명精明한 기운이 이미 다하였는가 두렵습니다.

蟾月大笑曰 : “郞君之言誠如井底蛙矣.

섬월대소왈 랑군지언성여정저와의

妾姑以吾娼妓中公論 告於郞君矣.

첩고이오창기중공론 고어랑군의

섬월이 활짝 웃으며 말하기를,

“낭군 말이 진실로 ‘우물 안 개구리‘와 같습니다.

첩이 잠시 우리 창기 중 공론을 아뢰겠습니다.

天下有靑樓三絶色之語,

천하유청루삼절색지어

江南万玉燕 河北狄驚鴻 洛陽桂蟾月.

강남만옥연 하북적경홍 락양계섬월

천하의 기생 집 뛰어난 세 사람이란 말이 있는데,

강남의 만옥연万玉燕, 하북의 적경홍狄驚鴻

그리고 낙양의 계섬월桂蟾月입니다.

蟾月卽妾也, 妾則獨得虛名,

섬월즉첩야 첩즉독득허명

玉燕驚鴻眞當代絶艶,

옥연경홍진당대절염

섬월은 곧 첩인데, 첩은 홀로 허명虛名을 얻었지만

옥연과 경홍은 참으로 당대의 절염絶艶입니다.

豈可曰天下更無絶色乎?”

기가왈천하갱무절색호

어찌 천하에 다시 절색이 없으리라 말하십니까?”

生曰 :생왈

“吾意則彼兩人 猥與桂卿齊名矣.”

오의즉피양인 외여계경제명의

양생이 말하기를,

“내 뜻은 저 두 사람이 외람되이 계경과 더불어 이름을 같이 한다는 것입니다.”

蟾月曰 :섬월왈

“玉燕以地之遠雖未得見,

옥연이지지원수미득견

南來之人無不稱讚, 可知其決非虛名,

남래지인무불칭찬 가지기결비허명

섬월이 말하기를,

“옥연은 땅이 멀어 비록 보지 못하였으나,

남방에서 오는 사람치고 칭찬하지 않는 이 없으니

그것이 결코 허명이 아님을 알 수 있으며,

驚鴻與妾情若兄弟,

경홍여첩정약형제

驚鴻一生本末 請略陳之.

경홍일생본말 청략진지

경홍은 첩과 더불어 정이 형제와 같은데

경홍의 일생 본말을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驚鴻播州良家女也, 早失怙恃依其姑母,

경홍파주량가녀야 조실고시의기고모

경홍은 파주播州 양가 여자로

일찍이 어버이를 잃고 그 고모에게 의탁하였는데,

自十歲美麗之色名於河北,

자십세미려지색명어하북

近地之人欲以千金買以爲妾,

근지지인욕이천금매이위첩

媒婆塡門閙如群蜂,

매파전문뇨여군봉

십 세 때부터 용모의 미려美麗함이 하북에 이름 높으니

근처 사람들이 천금에 사서 첩을 삼으려

중매 할멈들이 문을 메우고 벌 떼와 같이 들렸는데,

而驚鴻言於姑母皆斥遣衆媒,

이경홍언어고모개척견중매

婆問於姑娘曰 :

파문어고낭왈

경홍이 고모에게 말하여 모두 물리쳐 보내니

중매할멈의 무리들이 고낭姑娘 (고모를 뜻함)에게 묻기를,

姑娘東推西却不肯許人,

고낭동추서각불긍허인

必得何許佳郞乃合於意乎?

필득하허가랑내합어의호

'고모님은 동으로 뿌리치고 서로 물리쳐서 사람을 허락지 않으니,

반드시 어떤 얌전한 신랑을 얻어야 고모님의 뜻에 맞겠습니까?

欲以大丞相之妾乎?

욕이대승상지첩호

欲以爲節度使之副室乎?

욕이위절도사지부실호

대승상의 사랑받는 첩이 되고자 하십니까?

절도사의 부실副室이 되고자 합니까?

欲許於名士乎?

욕허어명사호

欲送於秀才乎?”

욕송어수재호

명사를 좇고자 합니까?

수재를 따르고자 합니까?'

驚鴻替對曰 :

경홍체대왈

“若如晉時, 東山携妓之謝安石,

약여진시 동산휴기지사안석

則可以爲大宰相之妾矣.

즉가이위대재상지첩의

경홍이 잠시 있다가 대답하기를,

'만일 진晉나라 시절에 동산에서 기생을 이끌었던 사안석謝安石 같으면

곧 대재상의 첩이 될 것입니다.

若如三國時, 使人誤曲之周公瑾,

약여삼국시 사인오곡지주공근

則可以爲節度使之妾矣.

즉가이위절도사지첩의

만일 삼국시대 사람들에게 곡조를 알게 하였던 주공근周公瑾 같으면

곧 절도사의 첩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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