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 7

菩薩答曰 :

보살답왈

“修行之人一往一來, 當依其所願何必更問?”

수행지인일왕일래 당의기소원하필갱문

보살菩薩이 이에 대답하기를,

“수행修行하는 사람의 왕래는 마땅히 그의 소원에 따를진대, 어찌 다시 꼭 묻습니까?”

閻王方驗按決矣, 兩鬼卒又告曰 :

염왕방험안결의 양귀졸우고왈

“黃巾力士以六觀大師法名, 領八罪人來到於門外矣.”

황건력사이육관대사법명 령팔죄인래도어문외의

염라대왕이 바야흐로 조사하고 죄를 물어 결단하려 하는데, 두 귀졸이 또 고하기를,

“황건역사 육관대사의 법명法名에 의해 여덟 죄인을 데리고 문밖에 이르렀습니다.”

性眞聞此言大驚矣, 閻王命 :

성진문차언대경의 염왕명

“召罪人.”

소죄인

성진이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는데, 염라대왕이 명하기를,

“죄인을 불러들이라.”하니,

南岳八仙女匍匐而入, 跪於庭下閻王曰 :

남악팔선녀포복이입 궤어정하염왕왈

남악 팔 선녀가 엉금엉금 기어 들어와 뜰아래 무릎을 꿇거늘 염라대왕이 묻기를,

“南岳女仙 聽我言也. 仙家自有無窮之勝槪,

남악여선 청아언야 선가자유무궁지승개

自有不盡之快樂, 何爲而到此地耶?”

자유부진지쾌락 하위이도차지야

“남악 여선들아, 내 말을 들으라.

선가仙家에는 본래 무궁한 경개와 끝없는 쾌락이 있거늘,

여러 선녀들은 어찌하여 이 땅에 이르렀느냐?”

八人含羞而對曰 :

팔인함수이대왈

여덟 선녀가 부끄러움을 머금고 대답하기를,

妾等奉衛夫人娘娘之命, 修起居於六觀大師,

첩등봉위부인낭낭지명 수기거어육관대사

路逢性眞小和尙 有問答之事矣.

로봉성진소화상 유문답지사의

“저희들은 위부인낭낭의 명을 받아 육관대사께 문안하러 갔다가

길에서 성진 소화상小和尙을 만나 묻고 대답한 일이 있습니다.

大師以妾等爲玷汚叢林之靜界, 移牒於衛娘浪府中,

대사이첩등위점오총림지정계 이첩어위낭낭부중

送妾等於大王, 妾等之升沉苦樂 皆懸於大王之手.

송첩등어대왕 첩등지승침고락 개현어대왕지수

대사는 저희들이 스님들이 사는 조용한 세계를 더럽혔다 하여

위낭낭衛娘娘의 관청에 이첩하여 저희들을 대왕께 잡아 보내니,

저희들의 잘되고 못되는 것과 고락은 모두 대왕 손에 달려 있습니다.

伏乞大王大慈大悲, 使之再生於樂地.”

복걸대왕대자대비 사지재생어락지

엎드려 빌건대 오직 대왕께서는 대자재비大慈大悲하시어

저희들로 하여금 좋은 땅에서 다시 살게 해주십시오.”

閻王定使者九人招之前, 密密分付曰 :

염왕정사자구인초지전 밀밀분부왈

“率九人 速往人間.”

솔구인 속왕인간

염라대왕이 사자使者 아홉 사람을 정하고 앞에 불러 은밀히 분부했다.

“이 아홉 사람을 거느리고 속히 인간 세계로 떠나거라.”

言訖大風焂起於殿前, 吹上九人於空中, 散之於四面八方.

언흘대풍숙기어전전 취상구인어공중 산지어사면팔방

말을 마치자 전 앞에 갑자기 큰 바람이 일더니,

아홉 사람은 공중으로 휘몰아 올려 사면 팔방으로 흩어졌다.

性眞隨使者爲風力所驅, 飄飄搖搖無所終薄至于一處,

성진수사자위풍력소구 표표요요무소종박지우일처

風聲始息兩足已在地上矣,

풍성시식양족이재지상의

성진이 사자를 따라 가다가 바람의 힘에 밀리어

흔들거리며 지향 없이 한 곳에 이르자

바람 소리 비로소 멈추면서 두 발이 이미 땅 위에 닿았는데,

性眞收拾驚魂, 擧目而見 則蒼山鬱鬱而四圍,

성진수습경혼 거목이견 즉창산울울이사위

淸溪曲曲而分流, 竹籬茅屋隱映草間者才十餘家.

청계곡곡이분류 죽리모옥은영초간자재십여가

성진이 놀란 혼을 수습하고 눈을 들어 보니

푸른 산이 울창하게 사면에 둘러 있고,

맑은 시내가 굽이굽이 여러 갈래로 흘러가는데,

대울타리 띠집이 수풀 사이로 보일락말락하는 것이 겨우 여남은 채가 되었다.

數人相對而立, 私相語曰 :

수인상대이립 사상어왈

몇 사람이 마주 보고 서서 서로간에 은밀히 말하고 있었다.

"楊處士夫人, 五十後有胎候, 誠人間稀罕之事矣,

양처사부인 오십후유태후 성인간희한지사의

臨産已久尙無兒聲可怪可慮."

임산이구상무아성가괴가려

"양처사 부인이 오십이 넘었는데도 태기가 있어

참으로 인간으로서는 희한한 일인데,

해산에 임한 지 이미 오래되었지만 아직까지 아이 울음소리가 없으니 괴이하기도 하고 염려스럽기도 합니다."

性眞默想曰 :

성진묵상왈

성진이 조용히 생각하면서 말하였다.

"我當輪生於人世 而顧此形身, 只箇精神而已,

아당윤생어인세 이고차형신 지개정신이이

骨肉正在蓮花峯上已火燒矣,

골육정재연화봉상이화소의

"내가 인간세상에 윤생당하였으나,

이 몸의 형체를 되돌아 보면 다만 한낱 정신 뿐이고

골육은 바로 연화봉 위에 남아 있어 이미 불에 태워 버려졌을 것인데,

我以年少之故未畜弟子, 更有何人收我舍利?"

아이년소지고미휵제자 경유하인수아사리

내 나이 젊은 까닭에 제자를 기르지 못하였으니

어느 누가 있어 나의 사리를 대신 거두었겠는가?"

思量反覆心切悽愴俄而, 使者出揮手招之言曰 :

사량반복심절처창아이 사자출휘수초지언왈

생각을 거듭할수록 마음은 절실하게 처창悽愴(매우 슬프고 처량함)할 따름이었는데

이윽고 사자가 나와 손짓하며 부르면서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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