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 6


大師曰 :

대사왈

“汝欲去之吾令去之, 汝苟欲留誰使汝去乎?

여욕거지오령거지 여구욕류수사여거호


대사 이르기를,

“네 스스로 가고자 하여 내 너를 가라한 것이니,

네 진실로 있고자 한다면 누가 너를 가라 하겠느냐?


且汝自謂曰 :‘吾何去乎?’ 汝所欲往之處 卽汝可歸之所也.”

차여자위왈 오하거호 여소욕왕지처 즉여가귀지소야



네 스스로 말하기를, ‘내 어디로 가겠습니까?’ 하니,

네가 가고자 하는 곳이 바로 네가 갈 곳이니라.”


仍復大聲曰 : “黃巾力士安在?”

잉부대성왈 황건력사안재


이어서 다시 큰 목소리로 말하기를,

“황건역사黃巾力士는 어디에 있느냐?”


忽有神將自空中而來, 俯伏聽命 大師分付曰 :

홀유신장자공중이래 부복청명 대사분부왈


홀연 신장神將이 있어 공중에서 내려와 엎드려 명命을 듣는지라

대사가 분부하기를,


“汝領此罪人往豐都, 交付於閻王而回.”

여령차죄인왕풍도 교부어염왕이회


“네 이 죄인罪人을 데리고 풍도豐都에 가

염라대왕께 교부交付하고 돌아오너라.”


性眞聞之肝膽墮落, 涕淚迸出無數叩頭曰 :

성진문지간담타락 체루병출무수고두왈


성진이 이 말을 듣자 간담이 떨어지고,

눈물이 쏟아져 머리를 무수히 조아리며 말씀드렸다.


"師父師父 聽此性眞之言.

사부사부 청차성진지언

"사부님, 사부님 이 성진의 말을 들어 보십시오.


昔阿蘭尊者, 入於娼女之家, 與同寢席失其操守

석아란존자 입어창녀지가 여동침석실기조수

옛날 아난존자阿難尊者는 창녀의 집에 들어가

자리를 함께 하여 조수操守(정도를 지키고 불변함)를 잃었으나,

而釋迦大佛, 不以爲罪, 但說法而敎之,

이석가대불 불이위죄 단설법이교지


석가대불이 죄 주지 아니하고 다만 설법하여 그를 가르쳤는데,


弟子雖有不謹之罪, 比之阿蘭猶且輕矣,

제자수유불근지죄 비지아란유차경의

하필 풍도(지옥의 하나)로 보내시려 하십니까?"

何必欲送於豊都乎?"

하필욕송어풍도호


제자가 비록 삼가지 아니한 죄를 지었으나 이를 아란존자에게 견주시면

오히려 또한 가볍거늘,

大師曰 :

대사왈

"阿蘭尊者未制妖術, 雖與娼物親近, 其心則未嘗變矣,

아란존자미제요술 수여창물친근 기심즉미상변의


대사가 말하였다.

"아난존자는 요술妖術을 제어치 못하여

비록 창녀 무리와 더불어 친근하였으나

그 마음은 곧 변치 아니하였거늘,


今汝則一見妖色全失素心, 嬰情冕紱流涎富貴,

금여즉일견요색전실소심 영정면불류연부귀

지금 너는 곧 요색을 한 번 보자 소박한 마음을 전부 잃고,

갓난아이의 순정純情이 서서히 사라지며 부귀에 침을 흘렸으니,

其視於阿蘭也何如,

기시어아란야하여


아난존자와 어찌 같다고 볼 수 있겠느냐?


汝罪如此 一番輪回之苦, 烏得免乎?"

여죄여차 일번윤회지고 오득면호


너의 죄가 이러하니 한 차례 윤회의 괴로움을

어찌 면할 수 있겠느냐?"


性眞惟涕泣而已, 頓無行意 大師復慰之曰 :

성진유체읍이이 돈무행의 대사부위지왈


성진이 오직 눈물만을 흘리고, 갑자기 갈 뜻이 없어 하므로

대사는 다시 그를 위로하여 말하였다.


"心苟不潔雖處山中, 道不可成矣.

심구불결수처산중 도불가성의

"마음이 정결하지 못하면 비록 산중에 있어도

도를 이룰 수가 없고,

不忘其根本, 雖落於十丈狂塵之間,

불망기근본 수락어십장광진지간


그 근본을 잊지 아니하면

비록 열 길 홍진紅塵 속에 떨어지더라도,


畢竟自有稅駕之處, 汝必欲復歸於此,

필경자유세가지처 여필욕부귀어차

필경 스스로 휴식休息할 곳이 있을 것이니,

네가 꼭 이곳에 다시 돌아오고자 한다면,

則吾當躬自率來, 汝其勿疑而行."

즉오당궁자솔래 여기물의이행


곧 내 마땅히 친히 데려올 것이니,

너는 그것을 의심하지 말고 행하도록 하라."

性眞知不可奈何, 拜辭於佛像及師父,

성진지불가내하 배사어불상급사부

성진이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하여,

불상과 사부에게 삼가 작별을 고하고

與師兄弟相別,

여사형제상별

사형제와 더불어 서로 이별하며,

隨力士而歸入陰魂之關,

수력사이귀입음혼지관

역사를 따라 음혼관에 들어가

過望鄕之臺 至豊都城外,

과망향지대 지풍도성외

망향대를 지나고 풍도성 밖에 이르니,


守門鬼卒問其所從來, 力士曰 :

수문귀졸문기소종래 역사왈

문 지키는 귀졸이 어디서 왔느냐고 묻자,

역사가 말하였다.


"承六觀大師法旨 領罪人而來矣."

승육관대사법지 령죄인이래의


"육관대사 법지法旨를 받아

죄인을 함께 데려왔습니다."


鬼卒開城門而納之, 力士直抵森羅殿,

귀졸개성문이납지 역사직저삼라전

귀졸이 성문을 열고 그들을 인도하자,

역사가 곧바로 삼라전에 이르러

以押來性眞之意告之, 閻王使之召人,

이압래성진지의고지 염왕사지소인

성진을 압송해 온 뜻을 아뢰니,

염라대왕이 그들을 불러들이게 하고

指性眞而言曰 :

지성진이언왈


성진을 가리켜 말하였다.


"罪人之身 雖在於南岳山蓮花之中,

죄인지신 수재어남악산연화지중

"죄인의 몸이 비록 남악산 연화봉 중에 있으나,

上人之名 已載於地藏王香案之上矣,

상인지명 이재어지장왕향안지상의

상인의 이름은 이미 지장왕의 향안香案(향로를 놓은 상)위에 기재되었으니,


寡人以爲上人得成大道, 一陞蓮花則天下衆生,

과인이위상인득성대도 일승연화즉천하중생

과인은 상인이 큰 불도의 깨달음을 얻어

연좌蓮座에 한 번 올라, 곧 천하 중생에게

必將普被陰德矣, 今仍何事 辱至於此乎?"

필장보피음덕의 금잉하사 욕지어차호


장차 음덕을 널리 퍼뜨리게 하리라 믿었는데

이제 무슨 일로 욕되이 이 땅에 이르렀느냐?"


性眞大慙良久乃告曰 :

성진대참양구내고왈


성진이 크게 부끄러워하며 한참 있다가

이에 고하여 말하였다.


"性眞無狀, 曾遇南岳仙女於橋上, 不能制一時之心,

성진무상 증우남악선녀어교상 불능제일시지심

"성진이 무상無狀(아무렇게나 행동하는 것)하여

지난날 석교상에서 남악 선녀를 만나 보고

한 때의 마음을 억제할 수 없었으며,

故仍以得罪於師父, 待命於大王矣."

고잉이득죄어사부 대명어대왕의


이로 인하여 사부에게 죄를 얻어

대왕의 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閻王使左右上言於地藏王曰 :

염왕사좌우상언어지장왕왈


염라대왕이 좌우의 대신들로 하여금

지장왕께 말씀을 올리도록 하며 말하였다.


"南岳六觀大師使黃巾力士, 押送其弟子性眞,

남악육관대사사황건역사 압송기제자성진

"남악의 육관대사께서 황건역사로 하여금

제자 성진을 압송케 하여

要令冥司論罪 而此與他罪人自別, 敢仰稟矣."

요령명사론죄 이차여타죄인자별 감앙품의


명사冥司(지옥의 법률)로서 죄 벌하기를 바라니,

이는 다른 죄인들과는 서로 다른지라

감히 이를 앙품仰稟(상사의 가부를 얻기 위해 말씀을 여쭙는 것)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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