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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자주]허균 선생이 정리한 <성수시화>를 통해서 한문 독해 공부도 할 겸, 한국 한시의 걸작을 감삼상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그는 조선 중기 삼당파 시인의 한 분이신 손곡 이달에게서 시를 배웠으니 시의 역사성보다는 시의 본령인 서정성에 초점을 두고 발췌했으리라 추정된다.
시화의 본문은 82편으로 구성되었다.
허 균 / 성수시화(惺搜詩話)
허균은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문인으로 자는 단보(端甫), 호는 교산(蛟山)∙성소(惺所)이다. 1585년 한성부 초시에 합격한 이래 여러 요직과 외직을 거쳐 병조판서까지 지냈으며, 역모를 했다는 혐의로 처형 당했다.
시 비평집학산초담(鶴山樵談), 성수시화(惺叟詩話)를 엮었으며, 시선집 국조시산(國朝詩刪), 중국의 문장을 뽑은 선집 여러 권을 펴냈다. 그의 글은 귀양지인 부안에서 스스로 엮은 문집 성소부부고(惺所覆·藁)로 남아있다.
홍길동전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그는, 빼어난 감성으로 당시풍(唐詩風)의 시를 썼을 뿐만 아니라 상식을 뒤엎는 행동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소수자들에 대한 옹호를 분명히 하는 혁명적인 글을 다수 썼으며, 실제로 그러한 사람들과 즐겨 어울렸다. 자신의 생각을 간결하고도 감성적으로 담아내는 소품문(小品文)을 통해서 당대 문단에 새로운 분위기를 일으켰다.
▶ 성수시화인(惺叟詩話引)-허균(許筠)
我國自唐末以至今日(아국자당말이지금일) :
우리나라는 당 나라 말기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操觚爲詩者殆數千家(조고위시자태수천가) :
붓을 쥐고 시를 지은 사람들이 거의 수천 명이 될 것이나
而世遠代邈(이세원대막) : 세대가 멀어져서
堙沒不傳者(인몰불전자) : 인몰되고 전하지 못하는 자
亦過其半(역과기반) : 또한 그 반을 넘고 있다.
況經兵燹(황경병선) : 더구나 전란을 겪음으로써
載籍略盡(재적략진) : 서적이 거의 없어지고 말았으니
爲後學者何從考其遺跡(위후학자하종고기유적호) :
뒷날 공부하는 자가 무엇을 가지고 그 남긴 자취를 살필 수 있을지
深可慨已(심가개이) : 깊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不佞少習聞兄師之言(불녕소습문형사지언) :
나는 어려서 형과 스승들의 말을 익히 듣고,
稍長(초장) : 차츰 자라나
任以文事(임이문사) : 문사(文事)로 자임(自任)하여 온 지
于今三十年矣(우금삼십년의) : 이제 30년이라
其所記覽(기소기람) : 기억하고 보아 온 바가
不可謂不富(불가위불부) : 적다 할 수 없으며,
而亦嘗妄(이역상망) : 또한 일찍이 망령되나마
有涇渭乎中(유경위호중) : 청탁(淸濁)의 구분을 마음속에 지니기도 했었다.
丁未歲(정미세) : 정미년(1607)에
刪東詩訖(산동시흘) : 동시(우리나라의 시)의 산정(刪定)을 마치고
又著詩評(우저시평) : 또 시평(詩評)을 지었는데,
其於東人(기어동인) : 그 동인(東人)으로서
稍以詩見於傳記者(초이시견어전기자) : 자못 시로써 전기(傳記)에 나타난 자와
及所嘗耳聞目見者(급소상이문목견자) : 일찍이 귀로 듣고 눈으로 본 자들을
悉博採幷羅(실박채병라) : 다 함께 널리 채택하고 아울러 망라해서
無不雌黃而評騭之(무불자황이평즐지) : 모두 시비를 가리고 평론을 가한 것으로
凡二卷(범이권) : 무릇 두 권이었다.
其所品藻(기소품조) : 그 골라 놓은 시구가
或乖大雅(혹괴대아) : 혹 대아(大雅)의 안목에 어그러질지는 모르나
而搜訪之殷(이수방지은) : 찾아 본 자료의 풍부함은
足備一代文獻也(족비일대문헌야) : 충분히 한 시대의 문헌을 갖추었다 할 만하다.
書成(서성) : 글이 이루어지자
削其稿(삭기고) : 그 원고를 다듬어
只書二件(지서이건) : 다만 두 벌을 써서,
一在京邸遺佚(일재경저유일) : 또 하나는 서울 집에 두었는데 없어지고 말았으니,
此殆六丁下取將否(차태륙정하취장부) :
이는 아마 육정(도교의 신)이 내려와 가져간 것인가?
欲更記載(욕경기재) : 다시 기재하려 해도
而不敢犯天忌(이불감범천기) : 감히 하늘의 꺼림을 범하지 못해
聊以縮手耳(료이축수이) : 잠자코 있을 뿐이었다.
辛亥歲(신해세) : 신해년(1611)에
俟罪咸山(사죄함산) : 함산에 귀양가게 되자
閑無事(한무사) : 한가하여 일이 없으므로
因述所嘗談話者(인술소상담화자) : 일찍이 담화(談話)하던 것을
著之于牘(저지우독) : 기술하여
旣而看之(기이간지) : 종이에 옮겨 쓰고 나서 보니
亦自可意(역자가의) : 또한 마음에 들어
命之曰詩話(명지왈시화) : 이를 시화(詩話)라 이름하니
凡九十六款(범구십륙관) : 무릇 96관(款)이었다.
其上下八百餘年之間(기상하팔백여년지간) : 그 상하 8백 년 사이에
所蒐出者只此(소수출자지차) : 뽑은 것이 다만 이에 그치니
似涉太簡(사섭태간) : 너무 간략한 것도 같지만
而要之亦盡之已(이요지역진지이) : 요컨대 이 역시 마음을 다 썼을 뿐이니
觀者詳焉(관자상언) : 보는 자는 짐작이 있을 것이다.
是歲四月之念日(시세사월지념일) : 이해 4월 20일에
蛟山題(교산제) : 교산(蛟山)은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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