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寶藏經卷第二
(一一)兔自燒身供養大仙緣
11 토끼가 제 몸을 구워 큰 선인에게 공양한 인연
[0454b13]
舍衛國,有一長者子,
於佛法中出家,常樂親里眷屬,
不樂欲與道人共事,亦不樂於讀經行道。
사위국에 어떤 장자의 아들이 있었다.
그는 부처님 법 안에서 중이 되었으나, 항상 속가의 권속들과 즐기고 도인들과 더불어
일을 같이 하기를 즐기지 않으며, 또 경전을 읽고 도를 닦기도 즐기지 않았다.
佛勅此比丘:
「使向阿練若處精懃修習,
得阿羅漢,六通具足。」
그래서 부처님께서 그 비구에게 분부하여 아련야(阿練若:寂靜處)로 가서 부지런히 닦아
익혀 아라한이 되어 육통(六通)을 두루 갖추게 하셨다.
[0454b16]
諸比丘疑怪,而白佛言:
「世尊出世,甚奇甚特!
如是長者子,能安立使得阿練若處,
得阿羅漢道,具六神通?」
비구들은 이상히 여겨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세상에 나오심은 참으로 기이하고도 기이합니다.
그러한 장자의 아들도 마음을 잡고 아련야로 가서
아라한의 도를 얻고 육통을 갖추게 하셨습니다.”
[0454b19]
佛告諸比丘:
「非但今日能得安立,
乃於往昔,已曾安立。」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오늘만 그를 마음 잡게 한 것이 아니라,
옛날에도 일찍 마음을 잡게 하였느니라.”
[0454b20]
諸比丘白佛言:
「不審世尊!過去安立,其事云何?」
비구들이 아뢰었다.
“알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옛날에도 마음을 잡게 하신 그 일은 어떠합니까?”
[0454b21]
佛告諸比丘:
「過去之時,有一仙人,在山林間。
時世大旱,山中菓蓏根莖枝葉,悉皆枯乾。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옛날에 어떤 선인(仙人)이 숲속에 있었다.
그 때 세상에는 큰 가뭄이 들어 산중의 과실들은
뿌리와 줄기와 가지와 잎사귀가 모두 말라 버렸다.
爾時仙人,共兔親善,
而語兔言:
『我今欲入聚落乞食。』
그 선인은 어떤 토끼와 친하였는데,
토끼에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마을에 내려가 걸식하고자 한다.'
兔言:『莫去!當與汝食。』
토끼가 말하였다.
'가지 마십시오.
제가 당신에게 먹을 것을 드리겠습니다.'
於是兔便自拾薪聚,又語仙人:
『必受我食,天當降雨,
汝三日住,華菓還出,便可採食,
莫趣人間。』
이에 토끼는 섶을 모아 놓고 그 선인에게 말하였다.
'제 음식을 받으시면 반드시 비가 내리리니,
사흘만 지내면 꽃과 열매가 도로 살아나 캐어 먹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 세상에는 가지 마십시오.'
作是語已,即大然火,投身著中。
이렇게 말한 뒤에 큰 불을 피워 놓고
그 속에 뛰어들었다.
仙人見已,作是思惟:
『此兔慈仁,我之善伴,
為我食故,能捨身命,實是難事。』
선인은 그것을 보고 생각하였다.
'이 토끼는 나의 좋은 동무다.
내 먹을 것을 위해 능히 제 목숨을 버렸으니,
참으로 어려운 일이로다.'
時彼仙人,生大苦惱,
即取食之。
그 때 그 선인은 몹시 괴로워하면서
그것을 먹었다.
菩薩為此難行苦行,
釋提桓因,宮殿震動,
보살(토끼)의 이러한 어려운 행과 괴로운 행 때문에
석제환인의 궁전이 진동하였다.
而自念言:
『今以何因緣?宮殿震動。』
석제환인은 생각하였다.
'지금 무슨 인연으로 내 궁전이 흔들리는가?'
觀察知是兔能為難事,
感其所為,即便降雨。
그는 토끼가 그 어려운 일을 한 것을 관찰해 알고,
그 행에 감동되어 곧 비를 내렸다.
仙人遂住,還食菓蓏。
爾時修習,得五神通。
그래서 선인은 거기 머물러 과실을 먹으면서
부지런히 공부하여 오신통(五神通)을 얻었다.
[0454c06]
「欲知爾時五通仙者,今比丘是。
비구들이여, 알고 싶은가?
그 때 오신통을 얻은 선인은 지금 저 비구요,
爾時兔者,今我身是也。
그 토끼는 지금의 내 몸이었느니라.
我捨身故,使彼仙人住阿練若處,獲五神通;
況我今日,不能令此比丘遠離眷屬,住阿練若處,
得阿羅漢,獲六神通?」
나는 그 때에도 내 몸을 버렸기 때문에,
그 선인으로 하여금 아련야에 머물러 오신통을 얻게 하였거늘,
하물며 지금 내가 그 비구로 하여금 권속들을 멀리 떠나고 아련야에 머물면서,
아라한이 되어 여섯 가지 신통을 얻게 하지 못하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