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계림이나 하롱베이를 목격한 중국인들에게 동굴의 신화는 친숙한 것으로 추정된다.
[베트남은 1천여 년간 중국의 지배를 받았다.]
자국의 자료 『유명록(幽冥錄)』을 원용한 <법원주림> 권23의 잠둔편(潛遁篇)의 예화에서
둥굴의 신화를 두어 편 찾아 싣는다.
[0520c12]
漢時雒下有一洞穴。其深不測。
有一婦人欲殺夫。
謂夫賸賸曰。未甞見此穴。
한(漢)나라 때 낙하(洛下)에 굴이 하나 있었는데 그 깊이를 알 수 없었다.
어떤 부인이 그 남편을 죽이려고 남편에게 말하였다.
"나는 아직 그 굴을 보지 못했습니다."
夫自送視。婦遂推下 經多時至底。
그러자 남편은 아내를 데리고 가서 굴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아내가 남편을 굴 속으로 떠밀었다.
그는 한참 동안을 내려가서야 밑바닥에 이르렀다.
婦於後擲飯物如欲祭之。
當時巔墜恍忽良久蘇。
得飯食之。氣力小強。
뒤에 아내가 그 굴 속에 밥을 던져 제사를 지내는 체하려고 했다.
그 때 남편은 떠밀려 굴 속으로 떨어지느라 정신을 잃었다가 한참 만에 깨어나
그 밥을 먹고는 기운을 조금 차렸다.
周遑覓路仍得一穴。便匍匐從就。
崎嶇反側。行數十里穴寬 亦有微明。
遂得平步。
황급하게 길을 찾다가 이내 한 구멍을 발견하고 그 구멍으로 기어서 빠져 나왔다.
꼬부랑길을 이리저리 돌아 수십 리를 가자 구멍이 넓어지고 희미한 빛도 있어
마침내 바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行百餘里。覺所踐如塵。
而聞糠米香。噉之芬美。
即裹而為糧。復齎以行。所歷幽遠里數難詳。
백여 리쯤 갔을 때는 티끌을 밟는 것처럼 느껴졌고
쌀 냄새도 나고 해서 먹어 보았더니 향기롭고 매우 맛이 있었다.
그는 그것을 싸가지고 양식으로 삼아 다시 걸어갔는데
얼마나 걸었는지 그 거리는 알 수 없었다.
而轉就明廣。食所齎盡。
便入一都。城郭修整宮舘壯麗。
臺榭房宇悉以金魄為飾。雖無日月明踰三光。
그 안은 더욱 밝아지고 또 넓어졌으나 양식이 다 떨어졌다.
그러다가 문득 어떤 도시로 들어갔다.
성곽은 잘 정돈되었고 궁전은 웅장하고 화려하며
망루(望樓)와 집들은 다 금으로 장식되어,
해와 달이 없어도 3광(光)보다 더 밝았다.
人皆長三丈。被羽衣
奏奇樂 非世所聞。便告求哀。
사람들의 키는 다 3장(丈)이나 되었고 우의(羽衣)를 입었으며
기이한 음악을 연주하는데 세간에서는 들어보지 못하던 것이었다.
長人語令前去。
凡過如此者九處。最後至苦飢餧。
어떤 어른에게 도움을 청했더니, 앞으로 더 가라 했다.
이렇게 무릇 아홉 곳을 지나자
가장 마지막에는 배가 몹시 고팠다.
長人指中庭一大柏樹
近百圍下有一羊。
그 어른은 뜰에 있는 큰 잣나무를 가리켰다.
그 나무의 둘레는 백 아름에 가깝고 그 밑에 염소 한 마리가 있었다.
令跪捋羊鬚。
初得一珠。長人取之。
어른은 그에게 꿇어앉아 염소 수염을 뽑으라고 했다.
처음에 그 수염에서 구슬 한 개를 얻었는데
그 구슬은 그 어른이 가지고,
次捋亦取。後捋令噉。即得療飢。
請問九處之名求停不去。
다음에 또 구슬을 얻었는데 뒤에 얻은 구슬은 먹으라고 하여
먹었더니 곧 배가 불렀다.
그는 그 아홉 곳의 이름을 묻고 거기 있기를 간청하여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答云。
君命不得停還問張華。當悉此間人。
그 어른이 말하였다.
"그대의 운명은 여기 있을 수 없다.
돌아가서 장화(張華)라는 사람에게 물어 보라.
그 사람이야말로 바로 이곳 사람이다."
便復隨穴出交州。還雒。
問華。以所得物示之。
그는 곧 굴을 따라 교주(交州)로 나와 낙양(洛陽)으로 돌아왔다.
장화에게 물어보며 그가 얻은 물건을 다 보였다.
華云。
如塵者是黃河下龍涎。泥是崑山下泥。
九處地仙。名九館大夫。
羊為癡龍。
장화가 말하였다.
"그 먼지와 같은 것은 황하(黃河) 밑의 용의 침이요,
그 진흙은 곤륜산(昆崙山) 밑의 진흙이며,
그 아홉 곳의 신선 이름은 구관대부(九大夫)라 하고,
그 염소는 어리석은 용이다.
其初一珠食之 與天地等壽。
次者延年。後者充飢而已。
此人還往七八年間。
그 처음 얻은 한 개의 구슬을 먹으면 천지와 수명이 같아지고
다음 것은 수명을 늘리며, 뒤의 것은 배를 채울 뿐이다."
이 사람은 7, 8년 동안 그곳을 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