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자주] 관동팔경 중에서도 나는 죽서루의 자연과 어울리는 옛스러움이 기중 좋다. 다행히 안축의 시를 정리한 이가 있어 옮겨본다. 누각에서 오십천쪽을 바라보면 가습이 확 틔여온다.

삼척서루팔경三陟西樓八詠

작자作者 : 근제 안 축 謹齋 安 軸
번역飜譯 : 청계 조면희 淸溪 趙冕熙
출전出典 : <謹齋先生集-關東瓦注>
1.죽장고사 竹藏古寺
수황세구진성위, 수종거승금이비.
脩篁歲久盡成圍。手種居僧今已非。
선탑다헌심불견. 천림취우독지귀.
禪榻茶軒深不見。穿林翠羽獨知歸。
*해설 : 대나무에 묻힌 옛 절
해 묵은 대나무들 두 뼘 굵기로 자랐는데
그 대를 심은 중들은 지금 모두 사라졌으이.
선탑과 차방은 깊숙이 묻혀 보이지 않지마는
푸른 새만 둥지를 찾아 대숲을 뚫고 돌아오네.
2.암공청담.巖控淸潭
유천위륙륙위천, 유저청담독불연.
流川爲陸陸爲川。有底淸潭獨不然。
가취분탄정축처, 기암삭립중난천.
看取奔灘停滀處。奇巖削立重難遷。
*해설 : 바위에 싸인 맑은 물
시내가 육지 되고, 육지가 시내도 되지만
깊숙이 고인 물은 홀로 그렇지 않다네.
달려가던 여울물 줄기 머물러 고인 곳을 보게나.
겹겹이 깎아세운 듯한 괴암들 묵직하게 서있네.
3.의산촌사 依山村舍
방산연하점고촌, 죽하홍도와수문.
傍山煙火占孤村。竹下紅桃臥守門。
역색전부개석일, 대성복역반승혼.
力穡田夫皆惜日。戴星服役返乘昏。
*해설 : 산자락에 붙어 있는 마을 집들
산 아래 외로운 마을에는 연기 피어오르고
대숲 아래 복숭아나무 비스듬히 문을 가렸네.
부지런한 농부들 일할 시간 늘리느라고
별을 이고 나갔다가 어둠속에 돌아오네.
4.와수목교 臥水木橋
일목요요과석탄, 망래유공도파란.
一木搖搖跨石灘。望來惟恐蹈波瀾。
거민족여심증숙, 여과평도불세간.
居民足與心曾熟。如過平途不細看。
*해설 : 물 위에 눕혀 놓은 나무다리
흔들흔들 외나무토막 여울돌에 걸쳐 놓아
보기만 해도 물에 빠질까 등골이 오싹한데,
이곳 사람들 일찍부터 마음속에 익숙하여
마치 평지를 걷듯 아무렇지도 않게 건너네.
5.우배목동 牛背牧童
앙공취적쾌헌비, 우배신무엄경의.
仰空吹笛快軒眉。牛背身無掩脛衣。
가재산전피롱격, 우천행진모아귀.
家在山前陂隴隔。雨天行趁暮鴉歸。
*해설 : 소등에 탄 목동
하늘을 향해 눈썹을 치키고 피리를 불며
소 등에 앉은 저 아이 아랫도리를 벗었군.
그 아이의 집은 산비탈 너머에 멀리 있어
비가와도 저물녘에나 돌아갈 수 있다네.
6.농두엽부 壟頭饁婦
부구농손자폐손, 효래심재하휴간.
婦具農飧自廢飧。曉來心在夏畦間。
농두일오최행매, 향료전부신부환.
壟頭日午催行邁。餉了田夫信步還。
*해설 : 밭머리에 점심밥 먹이는 여인
아낙네 들밥 장만하느라 끼니도 그르고
새벽부터 마음은 여름 들판에 가 있다네.
한낮 되자 밭을 향해 발길을 재촉하지만
들밥을 먹인 뒤에는 느긋하게 돌아오네.
7.임류수어 臨流數魚
누하청담굴혈공, 유어육란속배홍.
樓下淸潭窟穴空。游魚育卵粟排紅。
신신중미지다소, 전수무궁후역동.
莘莘衆尾知多少。前數無窮後亦同。
*해설 : 시내 물에서 물고기를 세어보며
다락 아래 맑은 시내, 굴속에서 나온 물고기들,
알에서 나온 새끼들, 곡식알을 뿌려 놓은듯하네.
그 많은 물고기들 어찌 다 헤아릴 것인가?
앞선 떼 많기도 많은데 뒤에도 마찬가지군.
8.격장호승 隔墻呼僧
용학군루림수부, 격장선사의암총.
聳壑郡樓臨水府。隔墻禪舍倚巖叢。
애승진취무인회, 십리다연양죽풍.
愛僧眞趣無人會。十里茶煙颺竹風。
*해설 : 담 너머에 중을 부르며
골짜기에 솟은 군청, 물속 용궁을 마주했는데
담 너머 절 깐은 바위무더기를 의지해 있네.
사랑하는 중의 참된 취미 그 누구도 몰라
차 끓이는 연기 멀리 뻗어 대 바람에 나부끼네.
*작자소개 : 안축(安軸 : 1287-1348). 본관 순흥(順興). 자 당지(當之). 호 근재(謹齋). 시호 문정(文貞). 문과(文科)에 급제하여 금주사록(金州司錄) ·사헌규정(司憲糾正) ·단양부주부(丹陽府注簿)를 거쳐, 1324년(충숙왕 11) 원나라 제과(制科)에 급제하여 요양로개주판관(遼陽路蓋州判官)에 임명되었으나 나가지 않았다. 고려에 돌아와서 성균학정(成均學正) ·우사의대부(右司議大夫)를 거쳐, 충혜왕 때 강릉도안렴사(江陵道按廉使)가 되어 이때 문집 《관동와주(關東瓦注)》를 지었다. 1332년(충숙왕 복위 1) 판전교지전법사(判典校知典法事)에서 파면되었다가 전법판서(典法判書)로 복직되고, 그뒤 내시(內侍)와의 불화로 파직되었다. 1344년(충혜왕 5) 밀직사지사에 이어 첨의찬성사, 1347년 정치도감판사(整治都監判事)로 양전(量田)에 관여하였다. 뒤에 민지(閔漬)가 만든 《편년강목(編年綱目)》을 개찬(改撰), 충렬 ·충선 ·충숙 3조(朝)의 실록(實錄) 편찬에 참여하였으며, 경기체가인 《관동별곡(關東別曲)》 《죽계별곡(竹溪別曲)》을 남겨 문명(文名)을 날렸다.
--인터넷에서 따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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