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미인곡 續美人曲

-송강 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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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서사-임과 이별한 사랑
1 갑녀의 질문
2 을녀의 대답


본사-임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
3 갑녀의 위로의 말
4 을녀의 임의 생활에 대한 염려
5 을녀의 임의 소식을 알고자 하는 마음
6 을녀의 독수공방의 애닯은 심정과 꿈에 본 임


결사-죽어서라도 이루려는 사랑
7 을녀의 죽어서라도 이루려는 간곡한 사랑
8 갑녀의 결말


*'사미인곡'은 평서체인 데 비하여 '속미인곡'은 대화체이며,

그 길이도 전자가 126구인 데 비하여 후자는 96구이다.


[작품과 풀이]

. 뎨 가난 뎌 각시 본 듯도 한뎌이고.

天텬上샹 白백玉옥京경을 엇디하야 離니別별하고,

해 다 뎌 져믄 날의 눌을 보라 가시난고.


1. (갑녀) 저기 가는 저 부인, 본 듯도 하구나.

임금이 계시는 대궐을 어찌하여 이별하고,

해가 다 져서 저문 날에 누구를 만나러 가시는고?


. 어와 네여이고 내 사셜 드러보오.

내 얼굴 이 거동이 님 괴얌즉 한가마난

엇딘디 날 보시고 네로다 녀기실새

나도 님을 미더 군 뜨디 전혀 업서

이래야 교태야 어자러이 구돗떤디

반기시난 낫비치 녜와 엇디 다라신고.

누어 생각하고 니러 안자 혜여하니

내 몸의 지은 죄 뫼가티 싸혀시니 하날히라.

원망하며 사람이라 허믈하랴.

셜워 플텨 혜니 造조物믈의 타시로다.


2. (을녀) 아, 너로구나. 내 사정 이야기를 들어 보오.

내 얼굴과 이 나의 태도는 임께서 사랑함직한가마는

어쩐지 나를 보시고 너로구나 하고 특별히 여기시기에

나도 임을 믿어 딴 생각이 전혀 없어,

응석과 아양을 부리며 지나치게 굴었던지

반기시는 낯빛이 옛날과 어찌 다르신고?

누워 생각하고 일어나 앉아 헤아려 보니,

내 몸의 지은 죄가 산같이 쌓였으니,

하늘을 원망하며 사람을 탓하랴.

설워서 여러 가지 일을 풀어내어 헤아려 보니, 조물주의 탓이로다.


.글란 생각마오.

3. (갑녀) 그것을랑(그렇게는)생각하지 마오.


.매친 일이 이셔이다.

님을 뫼셔 이셔 님의 일을 내 알거니

믈 가탄 얼굴이 편하실 적 몃 날일고.

春츈寒한 苦고熱열은 엇디하야 디내시며

秋츄日일冬동天텬은 뉘라셔 뫼셧난고.

粥쥭早조飯반 朝죠夕셕뫼 녜와 갓티 셰시난가.

기나긴 밤의 잠은 엇디 자시난고.


4. (을녀) 마음속에 맺힌 일이 있습니다.

예전에 임을 모시어서 임의 일을 내가 알거니,

물같이 연약한 몸이 편하실 때가 몇 날일꼬?

이른 봄날의 추위와 여름철의 무더위는 어떻게 지내시며,

가을날 겨울날은 누가 모셨는고?

자릿조반과 아침저녁 진지는 예전과 같이 잘 잡수시는가?

기나 긴 밤에 잠은 어떻게 주무시는가?


.님 다히 消쇼息식을 아므려나 아쟈 하니

오날도 거의로다. 내일이나 사람 올가.

내 마암 둘 대 업다. 어드러로 가Y말고.

잡거니 밀거니 놉픈 뫼해 올라가니

구롬은카니와 안개난 므사 일고.

山산川쳔이 어둡거니 日일月월을 엇디 보며

咫지尺쳑을 모라거든 千쳔里리랄 바라보랴.

찰하리 믈가의 가 배 길히나 보쟈 하니

바람이야 믈결이야 어둥졍 된뎌이고.

샤공은 어대 가고 븬 배만 걸렷나니.

江강川쳔의 혼쟈 셔서 디난 해랄 구버보니

님다히 消쇼息식이 더옥 아득한뎌이고.


5. (을녀) 임 계신 곳의 소식을 어떻게 해서라도 알려고 하니,

오늘도 거의 저물었구나. 내일이나 임의 소식 전해 줄 사람이 올까?

내 마음 둘 곳이 없다. 어디로 가자는 말인고?

나무 바위 등을 잡기도 하고 밀기도 하면서 높은 산에 올라가니,

구름은 물론이거니와 안개는 또 무슨 일로 저렇게 끼어 있는고?

산천이 어두운데 일월을 어떻게 바라보며,

눈앞의 가까운 곳도 모르는데 천 리나 되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으랴?

차라리 물가에 가서 뱃길이나 보려고 하니

바람과 물결로 어수선하게 되었구나.

뱃사공은 어디 가고 빈배만 걸렸는고?

강가에 혼자 서서 지는 해를 굽어보니

임 계신 곳의 소식이 더욱 아득하구나.


Ⅵ.茅모詹쳠 찬 자리의 밤듕만 도라오니

半반壁벽 靑쳥燈등은 눌 위하야 발갓난고.

오라며 나리며 혜뜨며 바니니

져근덧 力녁盡진하야 풋잠을 잠간 드니

情졍誠셩이 지극하야 꿈의 님을 보니

玉옥 가탄 얼굴이 半반이나마 늘거셰라.

마암의 머근 말삼 슬카장 삷쟈 하니

눈믈이 바라 나니 말인들 어이하며

情졍을 못다하야 목이조차 몌여하니

오뎐된 鷄계聲셩의 잠은 엇디 깨돗던고.


6. (을녀) 초가집 찬 잠자리에 한밤중에 돌아오니,

벽 가운데 걸려있는 등불은 누구를 위하여 밝은고?

산을 오르내리며 강가를 헤매며 시름없이 오락가락하니,

잠깐 사이에 힘이 지쳐 풋잠을 잠깐 드니,

정성이 지극하여 꿈에 임을 보니,

옥과 같이 곱던 얼굴이 반 넘어 늙었구나.

마음 속에 품은 생각을 실컷 사뢰려고 하였더니,

눈물이 쏟아지니 말인들 어찌 하며,

정회(情懷)도 못 다 풀어 목마저 메니,

방정맞은 닭소리에 잠은 어찌 깨었던고?


.어와, 虛허事사로다. 이 님이 어대 간고.

결의 니러 안자 窓창을 열고 바라보니

어엿븐 그림재 날 조찰 뿐이로다.

찰하리 싀여디여 洛낙月월이나 되야이셔

님 겨신 窓창 안해 번드시 비최리라.


7. (을녀) 아, 허황한 일이로다. 이 임이 어디 갔는고?

즉시 일어나 앉아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니,

가엾은 그림자만이 나를 따라 있을 뿐이로다.

차라리 사라져서(죽어서) 지는 달이나 되어서

임이 계신 창문 안에 환하게 비치리라.


.각시님 달이야카니와 구잔 비나 되쇼셔.


8. (갑녀) 각시님, 달은커녕 궂은 비나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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