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자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시장끼


죽은 나무도 생피붙을 듯

죄스런 봄날


피여, 피여


파아랗게 얼어 붙은

물고기의 피,


새로 한 번만

몸을 풀어라


새로 한 번만

미쳐라 달쳐라

긴 봄날

- 허영자

어여쁨이야
어찌
꽃뿐이랴

눈물겹기야
어찌
새 잎뿐이랴

창궐하는 역벙(疫病)
罪에서 조차
푸른
미나리 내음난다
긴 봄날엔─

숨어 사는
섧은 정부(情婦)
난쟁이 오랑캐꽃
외눈 뜨고 쳐다본다
긴 봄날엔─

[돌곶이꽃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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