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조상기

오늘도 내 어린 동심은

눈꽃 핀 가지 위에서 떤다.


어둑한 종소리에

귀 밝은 내 사랑은

측백나무 그늘에 앉아 있더니


가랑잎 밟고 오던 기억이 아파

바람의 깃을 접어

등피를 닦는다.


얼마나 큰 무지개를 잡으면

바람의 뒷길을 따라갈 수 있을까.


여름내 무성했던

우리들 꽃밭에 가서

동그라미 음계를 그리고 오는

내 새끼 비둘기들이여.


오늘도 내 어린 동심은

눈꽃 핀 가지 위에서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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