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125화 - 밤과 낮이 어찌 다르오? (晝夜何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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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이황 선생의 일화다.

어느날 선생이 제자들을 가르치는 자리에서,

"모름지기 사내란 점잖음을 제일의 덕으로

삼아야 하느니라."

하고 일장 훈계를 하고 있었다.

 

이때

"영감 내 잠시 들어가도 될까요?'

하고 선생의 부인이 갑자기 방에 들어왔다.

"제가 밖에서 들으니 점잖음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 같아 이렇게 들어왔소."

부인은 갑자기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리고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이황 선생더러 되물었다.

"어찌 영감은 밤과 낮이 그렇게 다르오?"

부인의 말에 이황 선생과 제자들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해 했다.

 

부인은 이황 선생이 눈짓하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짐짓 크게 소리쳤다.

"영감은 밤에는 자꾸만 저한테 덤비는데

낮만 되면 점잖아지는 그 저의가 무엇이요?"

하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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