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3화 - 어리석은 남편과 음탕한 아내

 

• 고금소총 제173화 - 어리석은 남편과 음탕한 아내 (愚夫淫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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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남편과 음탕한 아내가

 

여행을 하다가

 

어느 산길에 이르렀다.

 

그런데 한 젊은이가

 

암말을 세워놓고

 

음란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남편은 젊은이의 행동에

 

궁금증이 일었고

 

아내는 젊은이의 큰 물건에

 

마음이 혹했다.

 

 

남편이 무엇을 하는 것이냐고 묻자,

 

젊은이는 말이 복통이 나서

 

약초를 넣고 있는 중이라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아내는

 

짐짓 말에서 떨어지는 시늉을 하며

 

극심한 복통을 호소했다.

 

그리고는 남편더러

 

젊은이에게 부탁해서

 

복통을 치료하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인적이 드문 산길이라

 

의원을 부를 수도 없는 상황인지라

 

남편은 젊은이에게 부탁을 했다.

 

젊은이는 이런 증세는

 

손으로는 치료가 안 되고

 

직접 남자의 양물을 사용해야 한다면서

 

난처한 척했다.

 

 

배를 움켜잡고 소리를 지르고

 

옆으로 데굴데굴 구르며

 

복통을 호소하는 아내를 바라보다가

 

다급해진 남편은 젊은이에게

 

그렇게 해서라도 아내를 치료해 달라며

 

권하기를 그치지 않았다.

 

젊은이는 못이기는 척하고

 

고환을 묶은 노끈을 남편에게 쥐어주면서

 

멀찍이 서 있어라고 말하고

 

함부로 잡아당기면 생명의 위험이 있으니

 

조심하라고 당부하였다.

 

 

드디어 젊은이와 아내가 일을 시작하였는데,

 

아내는 배가 나아지는 것 같다며

 

더 깊이 할 것을 요구하였다.

 

 

어리석은 남편은 멀리서 바라보다가

 

두 사람의 모양이 이상하다는 얘기를 하자

 

젊은이는 불쾌한 척 하며 일을 그만두려고 하였다. 

 

그러자 아내가 심하게 화를  내므로

 

남편은 젊은이에게 잘못을 사과하였다.

 

 

일이 끝나자 아내는 복통이 다 나았다면서

 

신통함을 칭찬하고 젊은이에게 거듭 감사하였다.

 

 

돌아오는 길에 남편은 자기가 쥐고 있던

 

노끈을 잡아당겼다면 그 젊은이가

 

죽었을 것이라고 얘기하자,

 

아내는 그런 살인누명을 쓸 만한 이야기는

 

절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며

 

남편에게 그 일에 대하여

 

장차 일언반구(一言半句)도 언급하지 말 것을

 

윽박지르며 당부하였더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