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265화 - 곤봉 맞은 울타리 밖의 볼기 (打棍籬臀)

 

어느 고을에 한 부인이 있었는데,

너무나 음탕하여

남자와의 호합 행위를 매우 즐겼다.

 

그래서 이웃에 사는

한 건달 젊은이를 사귀어

수시로 음행을 하곤 했는데,

남편이 집에 있을 때는

집 뒤편의

으슥한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그 젊은이와 통간했다.

 

그리하여 이 부인은

곧 젊은이와 이런 약속을 했다.

"젊은이는 그 생각이 날 때마다

이 울타리 밖에 와서

굵은 가지를 꺾으면,

내가 소리를 듣고 달려와

허리를 굽혀 엉덩이를 붙일 테니,

젊은이는 울타리 밖에서

음경을 꺼내 세우고

내 엉덩이의 음호에 접속시켜

진퇴 운동을 힘차게 해주시오."

이에 두 사람은

종종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이렇듯 음행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루는

마침 한 관장의 부임 행렬이

이 마을을 지나게 되었다.

이 때 행렬 앞에서 곤봉을 들고

길을 비키라고 외치던

군노(軍奴) 하나가,

갑자기 이 부인의 집 근처에서

뒤가 마려웠다.

그래서 급히 이 집 울타리 옆

으슥한 곳으로 달려와

얼른 일을 보고는,

밑을 닦을 측목(厠木)1)이 없어

두리번거리다가

울타리의 큰 가지 하나를 꺾어

측목으로 사용했다.

1)측목(厠木- 밑을 닦는 나무.

 

그리고 바지를 올리는데

난데없이 울타리 사이로

여인의 허연 엉덩이가

쑥 밀고 나오는 것이었다.

 

군노는 직감적으로

음행을 일삼는 남녀의 짓거리라 여기고

자신의 음경으로

장난을 해 볼까도 생각했지만,

행렬이 다가오고 있어 단념하고는

쥐고 있던 곤봉으로

그 엉덩이를 힘껏 치고 달아나 버렸다.

 

이리하여 그 부인은 며칠 동안

엉덩이가 아파 고생하던 차에,

이웃집 젊은이가 와서 약속한 대로

울타리 가지를 꺾자,

부인은 앞서

자기 엉덩이를 때린 자가

이 젊은이인 줄 오해하여

화를 내고

눈을 흘기면서 말했다.

 

"네가 그 울타리를 다 꺾고

우리 집 기둥까지 부러뜨려 봐라.

그래도 내 결코 엉덩이를

가져가지 않을 것이다."

이러면서 쳐다보고

입을 삐죽이고만 있더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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