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송양씨녀(送楊氏女)-위응물(韋應物;737-804)

양씨 집에 딸을 시집보내며

 

永日方戚戚(영일방척척), ; 길 나날을 근심하며 살다가

出行復悠悠(출항복유유). ; 출가하여 살자니 다시 아득하여라

女子今有行(여자금유행), ; 여자로서 이제 멀리 시집가니

大江溯輕舟(대강소경주). ; 큰 강을 가벼운 배로 거슬러가는구나

爾輩苦無恃(이배고무시), ; 너희 자매 엄마 없어 고생하여

撫念益慈柔(무념익자유). ; 생각해 보니 내가 더욱 사랑하고 귀여워했데

幼爲長所育(유위장소육), ; 어려서 오랫동안 남에게 길러지니

兩別泣不休(량별읍부휴). ; 두 사람 이별함에 눈물이 그치지 않는구나

對此結中腸(대차결중장), ; 이 장면을 보니 내 창자가 꼬이네

義往難復留(의왕난복류)! ; 그러나 가는 것이 마땅하니 다시 머물 수는 없는 것

自小闕內訓(자소궐내훈), ; 내 어려서는 내훈이 없었거니

事姑貽我憂(사고이아우). ; 시어머니 섬길 일 나의 근심되네

賴茲托令門(뢰자탁령문), ; 다행히 좋은 집안에 맡겨져

仁恤庶無尤(인휼서무우). ; 어질고 인자하여 어전 허물도 없을 것이네

貧儉誠所尙(빈검성소상), ; 가난과 검소함은 정말로 높일 바네

資從豈待周(자종개대주)? ; 시집 갈 예물, 재물과 복종을 어찌 두루 갖추랴

孝恭遵婦道(효공준부도), ; 효도하고 공손하며 여인의 길 지키리라

容止順其猷(용지순기유). ; 용모와 향동거지 그 법도 따르리라

別離在今晨(별리재금신), ; 오늘 아침 이별하니

見爾當何秋(견이당하추). ; 너를 다시 보는 날이 어느 날이 될까

居閑始自遣(거한시자견), ; 혼자 한가히 살면서 스스로 세월 보내려니

臨感忽難收(림감홀난수). ; 감상에 잠겨 갑자기 수습하기 어려워라

歸來視幼女(귀내시유녀), ; 돌아오며 남은 어린 딸을 바라보니

零淚緣纓流(령누연영류). ; 떨어지는 눈물 갓끈을 따라 흘러내린다

 

[안병렬 역]

033 위응물(韋應物;737-804)

양시집에 딸을 시집보내며

 

지난 날

늘 근심 중에 자라다가

이제 문을 나섬에

길이 또한 멀구나.

 

오늘 시집감에

작은 배

큰 강을 거슬러 올라가겠구나.

 

하물며 너희 자매들

어미가 없어

내 더욱 어루만지고

사랑하며

부드러이 하였거늘.

 

어려서

남에게 길러지다가

오늘 서로 헤어짐에

너희들 울음 그치지 못하는구나.

 

이를 보는 내 마음

창자가 찢어지나

여자는 마당히 시집을 가는 법

다시 여기 머물지는 못할지라.

 

네 어려서부터

내훈이 없었거니

시어머님 잘 섬길까

걱정이로다.

 

다행히

좋은 집에 맡기어져

어질고 인자하신 시댁이니

어떤 허물도 없을지니라.

 

가난하고 검소함은

진실로 숭상할 바라

시집갈 때 가져가는 재물이나 종들

어찌 다 온전히 갖추엇겠니.

 

모름지기 효도하고 공손하며

부도를 다르고

용모거지 모두를

법도대로 하거라.

 

오늘 새벽

우리들 헤어지면

어느 때에

너를 볼까 모르겠구나.

 

하가로이 거하며

스스로 보낼지나

홀연히 네 생각에

느꺼워하고.

 

돌아와

네 동생 굽어보매

눈물이

갓끈 따라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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