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4신예초사원독선경(晨詣超師院讀禪經)-유종원(柳宗元;773-819)

새벽 초사원에 나아가 경전을 읽다

 

汲井漱寒齒(급정수한치), ; 우물물 길러 양치하고

淸心拂塵服(청심불진복). ; 마음 씻고 옷의 먼지 털어낸다

閑持貝葉書(한지패섭서), ; 한가로이 불경을 들고

步出東齋讀(보출동재독). ; 동제로 걸어가 읽는다

眞源了無取(진원료무취), ; 참된 진리는 찾지 못하고

妄跡世所逐(망적세소축). ; 세상 사람이 찾는 건 망령된 자취뿐

遺言冀可冥(유언기가명), ; 부처님 남긴 말씀에 부합되기를 바라나니

繕性何由熟(선성하유숙)? ; 성정을 닦음에 무엇을 쫓아야 완미해질까

道人庭宇靜(도인정우정), ; 도인의 뜰은 조용한데

苔色連深竹(태색련심죽). ; 푸른 이끼는 깊은 대나무 숲까지 이어져 있네

日出霧露餘(일출무노여), ; 해 뜨니 안개와 이슬이 여기저기 조금 남아있고

靑松如膏沐(청송여고목). ; 푸른 소나무들, 기름 발라 머리 감은 듯

澹然離言說(담연리언설), ; 마음이 평안하고 고요해져 말이 필요 없어

悟悅心自足(오열심자족). ; 깨달음에 기뻐 저절로 만족하네

 

[안병렬 역]

034 유종원(柳宗元;773-819)

새벽에 超師院에 가서 禪經을 읽다

 

샘물

떠다가 이를 씻고

마음 맑게 하고

옷의 먼지를 턴다.

 

한가로운 때

불경을 듣고

동재로

걸어가 읽나니.

 

眞源은

전혀 취하지 못하고

妄跡만

사람들 좇아가더라.

 

遺言에

들어맞기를 바라노니

성품 닦는 일

어디를 쫓아야 完美함에 이를까?

 

道士가

거처하는 정원 조용도 한데

풀빛은

깊은 竹林까지 접했구나.

 

해뜨자

안개와 이슬 사라지고

靑松은

기름 발라 빗은 듯.

 

이 경치 바라보니

평안하고 고요하여 말이 소용없고

깨달음에 기뻐하여

마음은 自足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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