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5계거(溪居)-유종원(柳宗元;773-819)
개울가에 살며
久爲簪組累
(구위잠조누), ; 오랫동안 공무에 얽매였다가
幸此南夷謫
(행차남이적). ; 다행히 이 곳 남방으로 귀양왔구나
閑依農圃鄰
(한의농포린), ; 한가히 의지하며 농가의 이웃이 되어
偶似山林客
(우사산림객). ; 우연히 산속의 은자처럼 되었구나
曉耕翻露草
(효경번노초), ; 이른 아침 밭 갈아 이슬 맺힌 풀을 뒤집고
夜榜響溪石
(야방향계석). ; 저녁이면 개울가 돌을 울려 배 저어간다
來往不逢人
(내왕부봉인), ; 올 때도 갈 때도 사람은 만나지 못하고
長歌楚天碧
(장가초천벽). ; 남방의 푸른 하늘에 길게 노래를 불러본다
[안병렬 역]
035 유종원(柳宗元;773-819)
시냇가에 살다
오랫동안
공부에 얽매엿다가
다행히
이제 남방으로 귀양왔구나.
농사집과 붙어서
저들과 한가로이 이웃하니
우연히도
산림의 은사 같구나.
아침이면
이슬 머금은
들풀 헤쳐 밭갈고
저녁이면
배를 저어 시냇돌을 울린다.
오거니 가거니
만나는 사람 없고
홀로
부르는 긴 노래
남방의 하늘만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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