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518화 - 어머니가 어린 딸을 속이다 (母欺椎女)
순창에 몸집이 아담한
교생(校生) 하나가 있었다.
이 교생이 혼인할 나이가 되어
장가를 드니,
신부는 몸집이 크고 매우 건장했다.
곧 딸을 낳아 길러
이제 겨우 다섯 살이 되었는데,
매우 영리하고 조숙하여
제법 소견이 났다.
마침 가을철로 접어든 어느 날,
소슬한 바람이 불어
얼마 전까지 견디기 힘들었던 더위가
언제인 듯싶게 상쾌한 밤이었다.
열어 놓은 창문으로
달빛이 스며들어,
밤은 깊었어도
사람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방안은 제법 밝았다.
이에 교생이 저쪽에서
쌔근쌔근 자고 있는 딸을
한번 쳐다보고는,
옆에 누운 아내의 몸에 손을 얹어
가슴에서 아래로 더듬어가며
맨살을 만지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순간 야릇한 기분이
손바닥으로 전달되어
가슴속으로 뻗히는데,
아내 또한 간지러움이 흥분으로 변해
전율을 느끼면서
간혹 몸을 떨기도 했다.
곧 교생은 옷을 벗고
아내의 옷도 벗겨 몸을 겹쳤다.
달빛에 드러난
아내의 눈감은 얼굴을 내려다보면서
굴신 운동을 전개하여,
되도록 감정의 고조를 늦춰가며
조금씩 속도를 더해 가려 했는데,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급박한 운동으로 발전되고 말았다.
그리하여 천릿길도 단숨에 달려갈 듯
고조된 정감의 절정에 이르니
이불이 심하게 흔들리고,
억제하기 힘든
격한 감정이 분출되면서
가뿐 숨소리와 함께
입에서는 가느다란
신음 소리까지 새어나와,
감수성이 예민한
딸의 잠을 깨우고 말았다.
이에 딸이 고개를 들어
몸을 겹친 엄마 아빠를 쳐다보니,
교생은 놀라
황급히 옆으로 몸을 날려서
반듯이 드러누웠다.
그때 최고로 팽창되어 있던
교생의 물건이
위로 빳빳하게 고개를 든 채
약간씩 진동을 하니,
달빛에 비친 이 물건을 본 딸이
의아해 하면서도
그대로 잠이 들었다.
한편, 부부는 여름내 느끼지 못했던
모처럼의 숨겨진 그 무언가를 찾은 듯
한창 고조되었던 정감이 사라져
안타까워하며 잠을 청했다.
이튿날 아침이었다.
아내가 부엌에서
아침밥을 짓고 있는데,
잠에서 깬 딸이 눈을 비비며 나와서는
엄마 옆에 쭈그리고 앉아 묻는 것이었다.
"엄마, 엄마!
자다가 일어나 보니까,
아빠의 두 다리 사이에
막대기 같은 것이
꼿꼿하게 서 있던데 그게 뭐예요?"
이에 딸 아이의 엄마는
딸의 이마를 가볍게 쥐어박고는,
정감어린 눈으로
딸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건 말이다,
네 아빠의 감춰진 꼬리란다."
그러자 딸은 뭔가 생각하는 듯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있었다.
그러고 나서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아침이었다.
마침 마구간에 매인 말이
그 양물을 뻗혀서 세우고는
끄덕거리고 있었다.
이를 본 딸이 부엌으로
급히 뛰어 들어오면서
엄마를 불렀다.
"엄마, 엄마!
우리 아빠 꼬리가
말의 두 다리 사이에 매달려서
흔들리고 있어요.
어서 나가 봐요.
왜 아빠 꼬리가
거기 있는 거예요?"
그러자 딸 아이의 엄마는
웃음을 머금고 딸을 보면서,
"이것아! 그건 말의 꼬리이지,
네 아빠의 꼬리가 아니란다.
네 아빠 것이 그만큼 크다면야,
내 무엇을 한탄하겠느냐?"
이에 어린 딸은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고
시무룩해 하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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