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582- 저승까지 미친 인연 (兩世因緣)

사랑하던 사람이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 만난다는 이야기는

사람들로 하여금 관심을 갖게 한다.

옛날 중국 당나라의 위고(韋皐)라는 사람이

남쪽 지역을 여행하다가

옥소(玉蕭)라는 소녀를 만나니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런데 아직 나이가 어려

사랑을 나누지 못하고

안타깝게 헤어지면서

이렇게 약속했다.

"5년 동안 나를 기다리다

내가 다시 돌아오지 않거든,

그 때에는 다른 사람에게 시집가서

잘살도록 하라."

그리고는 손가락에

옥지환을 끼워 주었다.

옥소는 그 가락지를

가운뎃손가락에 끼고서

그를 생각하다가

5년이 지났는데도 나타나지 않으니,

한을 머금고 음식을 전폐하여

마침내 한 많은 일생을 마치고 말았다.

 

뒷날 위고가 어떤 기녀를 만났는데,

가락지를 끼는

가운뎃손가락의 그 자리에

살이 뺑 돌아 우묵하게 솟아 있어

마치 옥지환을 낀 것과 같았다.

이에 위고는

그 여인의 이름을 옥소로 고쳐

한평생 데리고 살면서 사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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