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에 소총(蕭摠)이란 사람이
무산 협곡을 지나다가 한 선녀를 만났다.
곧 소총은 선녀와 놀다가 달콤한 잠자리를 하고 헤어졌는데,
그 때 선녀가 끼고 있던 옥지환 하나를 주면서 말했다.
"이 옥지환은 소녀가 항상 손가락에 끼고서
잠시도 빼지 않은 소중한 것이옵니다.
지금 이별의 징표로 낭군님께 드리오니,
항상 끼고 다니시면서 소녀를 잊지 마소서."
선녀와 이별한 소총은 항상 이 옥지환을 끼고 있었는데,
한번은 박물학자(博物學子)인 장경산(張景山)이란 친구를 만났다.
여러 가지 그릇이나 패물 등에 대해 잘 알고 있던 그는
소총이 끼고 있는 반지를 보더니 놀라면서 말했다.
"이 옥지환은 곧 무산의 선녀가 기던 것으로,
이 세상 사람의 물건이 아니라네.
세상 사람들이 전하기로는
진나라 황제인 간문제(簡文帝)가 얻었었다고 하더구먼."
이와 같이 세상에 없는 귀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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