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팔저울

 ㅡ  함민복

 

                1

                나는 나를 보태기도 하고 덜기도 하며

                당신을 읽어나갑니다

 

                나는 당신을 통해 나를 읽을 수 있기를 기다리며

                당신 쪽으로 기울었다가 내 쪽으로 기울기도 합니다

 

                상대를 향한 집중, 끝에, 평형,

                실제 던 짐은 없으나 서로 짐 덜어 가벼워지는

 

                2

                입과 항문

                구멍 뚫린

                접시 두 개

                먼 길

                누구나

                파란만장

                거기

                우리

                수평의 깊이

              [출처] 창비,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https://www.youtube.com/watch?v=XkZrDgvLA1g 

 

https://www.mk.co.kr/news/culture/view/2021/07/676138/?utm_source=dable 

 

관계의 수평은 영혼의 지혜다.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우리는 이해하는 척하는 것 아닐까. 내가 너그러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 상대방이 나에 대한 친밀감을 느끼도록 유도하기 위해 우리는 환한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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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우리는 이해하는 척하는 것은 아닐까. 내가 너그러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 상대방이 나에 대한 친밀감을 느끼도록 유도하기 위해 우리는 환한 미소를 연출하며, 예쁜 말을 골라 마치 테이블을 장식하는 것처럼 현란한 언어를 장식하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사실 자신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그저 합리화된 자신을 옳다고 믿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사고는 관계의 교통사고 중에서도 대형사고에 해당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PGWr0ew6yfw 

 

 

부부

ㅡ 함민복

 

긴 상이 있다

한 아름에 잡히지 않아 같이 들어야 한다.

좁은 문이 나타나면

한 사람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어야 한다

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

걸음을 옮겨야 한다

잠시 허리를 펴거나 굽힐 때

서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다 온 것 같다고

먼저 탕 하고 상을 내려놓아서도 안 된다

걸음의 속도도 맞추어야 한다

한 발

또 한 발

출처: https://poetryreader.tistory.com/entry/부부-함민복 [시 읽어주는 남자]

 

 

https://www.youtube.com/watch?v=syVkqZJUKFg 

 

 

https://www.youtube.com/watch?v=_cBMwdGCGsU 

 

눈물은 왜 짠가

ㅡ 함민복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 댁에 모셔다 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 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고기만 드시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나를 위해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시는 마음을 읽자

어머니 이마의 주름살이 더 깊게 보였습니다.

 

설렁탕 집에 들어가 물수건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습니다.  

"더운 때일수록 고기를 먹어야 더위를 안 먹는다,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고깃국물이라도 되게 먹어둬라." 

 

설렁탕에 다대기를 풀어 한 댓 숟가락 국물을 떠먹었을 때였습니다.

어머니가 주인아저씨를 불렀습니다.

주인아저씨는 뭐 잘못된 게 있나 싶었던지 고개를 앞으로 빼고 의아해하며 다가왔습니다. 

어머니는 설렁탕에 소금을 너무 많이 풀어 짜서 그런다며 국물을 더 달라고 했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흔쾌히 국물을 더 갖다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주인아저씨가 안 보고 있다 싶어지자 내 투가리에 국물을 부어주셨습니다.

나는 당황하여 주인아저씨를 흘금거리며 국물을 더 받았습니다.

주인아저씨는 넌지시 우리 모자의 행동을 보고 애써 시선을 외면해 주는 게 역력했습니다.

 

나는 국물을 그만 따르시라고 내 투가리로 어머니 투가리를 툭, 부딪쳤습니다.

순간 투가리가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왜 그렇게 서럽게 들리던지

나는 울컥 치받치는 감정을 억제하려고 설렁탕에 만 밥과 깍두기를 마구 씹어 댔습니다. 

 

그러자 주인아저씨는 우리 모자가 미안한 마음 안 느끼게 조심, 다가와

성냥갑만 한 깍두기 한 접시를 놓고 돌아서는 거였습니다.

일순, 나는 참고 있던 눈물을 찔끔 흘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얼른 이마에 흐른 땀을 훔쳐내려 눈물을 땀인 양 만들어 놓고 나서,

아주 천천히 물수건으로 눈동자에서 난 땀을 씻어 냈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눈물은 왜 짠가.

 

 

 

https://www.youtube.com/watch?v=bIAUt2FVZUM 

 

 

https://www.youtube.com/watch?v=LB8N9Tjpcis 

 

https://www.youtube.com/watch?v=CTlL0gxru8A 

 

 

 

https://www.youtube.com/watch?v=AisvqLxPpos 

 

 

 

https://imnews.imbc.com/news/2021/politics/article/6286455_3486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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