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께서 왼손에 들고 계신 책이 훈민정음 해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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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4,02,20실록(세종26年, 甲子 年, 명正統9年)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 등이 언문 제작의 부당함을 아뢰다/
庚子(경자) : 경자 일에
集賢殿副提學崔萬理等上疏曰(집현전부제학최만리등상소왈) : 집현전 부제학(集賢殿副提學) 최만리(崔萬理) 등이 상소하기를,
臣等伏覩諺文制作(신등복도언문제작) : “신 등이 엎디어 보옵건대, 언문(諺文)을 제작하신 것이
至爲神妙創物(지위신묘창물) : 지극히 신묘하와 만물을 창조하시고
運智(운지) : 지혜를 운전하심이
夐出千古(형출천고) : 천고에 뛰어나시오나,
然以臣等區區管見(연이신등구구관견) : 신 등의 구구한 좁은 소견으로는
尙有可疑者(상유가의자) : 오히려 의심되는 것이 있사와
敢布危懇(감포위간) : 감히 간곡한 정성을 펴서 삼
謹疏于後(근소우후) : 가 뒤에 열거하오니
伏惟聖裁(복유성재) : 엎디어 성재(聖栽)하시옵기를 바랍니다.
一(일) : 1.
我朝自祖宗以來(아조자조종이래) : 우리 조선은 조종 때부터 내려오면서
至誠事大(지성사대) : 지성스럽게 대국(大國)을 섬기어
一遵華制(일준화제) : 한결같이 중화(中華)의 제도를 준행(遵行)하였는데,
今當同文同軌之時(금당동문동궤지시) : 이제 글을 같이하고 법도를 같이하는 때를 당하여
創作諺文(창작언문) : 언문을 창작하신 것은
有駭觀聽(유해관청) : 보고 듣기에 놀라움이 있습니다.
儻曰諺文皆本古字(당왈언문개본고자) : 설혹 말하기를, ‘언문은 모두 옛 글자를 본뜬 것이고
非新字也(비신자야) : 새로 된 글자가 아니라.’ 하지만,
則字形雖倣古之篆文(즉자형수방고지전문) : 글자의 형상은 비록 옛날의 전문(篆文)을 모방하였을지라도
用音合字(용음합자) : 음을 쓰고 글자를 합하는 것은
盡反於古(진반어고) : 모두 옛 것에 반대되니
實無所據(실무소거) : 실로 의거할 데가 없사옵니다.
若流中國(약류중국) : 만일 중국에라도 흘러 들어가서
或有非議之者(혹유비의지자) : 혹시라도 비난하여 말하는 자가 있사오면,
豈不有愧於事大慕華(기불유괴어사대모화) : 어찌 대국을 섬기고 중화를 사모하는 데에 부끄러움이 없사오리까.
一(일) : 1. *2
自古九州之內(자고구주지내) : 옛부터 구주(九州)*의 안에
風土雖異(풍토수이) : 풍토는 비록 다르오나
未有因方言而別爲文字者(미유인방언이별위문자자) : 지방의 말에 따라 따로 문자를 만든 것이 없사옵고,
唯蒙古(유몽고) : 오직 몽고(蒙古)·
西夏(서하) : 서하(西夏)·
女眞(여진) : 여진(女眞)·
日本(일본) : 일본(日本)과
西蕃之類(서번지류) : 서번(西蕃)의 종류가
各有其字(각유기자) : 각기 그 글자가 있으되,
是皆夷狄事耳(시개이적사이) : 이는 모두 이적(夷狄)의 일이므로
無足道者(무족도자) : 족히 말할 것이 없사옵니다.
傳曰(전왈) : 옛글에 말하기를,
用夏變夷(용하변이) : ‘화하(華夏)를 써서 이적(夷狄)을 변화시킨다.’ 하였고,
未聞變於夷者也(미문변어이자야) : 화하가 이적으로 변한다는 것은 듣지 못하였습니다.
歷代中國皆以我國有箕子遺風(력대중국개이아국유기자유풍) : 역대로 중국에서 모두 우리 나라는 기자(箕子)의 남긴 풍속이 있다 하고,
文物禮樂(문물례악) : 문물과 예악을
比擬中華(비의중화) : 중화에 견주어 말하기도 하는데,
今別作諺文(금별작언문) : 이제 따로 언문을 만드는 것은 ,
捨中國而自同於夷狄(사중국이자동어이적) : 중국을 버리고 스스로 이적과 같아지려는 것으로서,
是所謂棄蘇合之香(시소위기소합지향) : 이른바 소합향(蘇合香)을 버리고
而取螗螂之丸也(이취당랑지환야) : 당랑환(螗螂丸)을 취함이오니
豈非文明之大累哉(기비문명지대루재) : 어찌 문명의 큰 흠절이 아니오리까.
一(일) : 1. *3
新羅薜聰吏讀(신라벽총리독) : 신라 설총(薛聰)의 이두(吏讀)는
雖爲鄙俚(수위비리) : 비록 야비한 이언(俚言)이오나,
然皆借中國通行之字(연개차중국통행지자) : 모두 중국에서 통행하는 글자를 빌어서
施於語助(시어어조) : 어조(語助)에 사용하였기에,
與文字元不相離(여문자원불상리) : 문자가 원래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므로,
故雖至胥吏僕隷之徒(고수지서리복례지도) : 비록 서리(胥吏)나 복예(僕隷)의 무리에 이르기까지라도
必欲習之(필욕습지) : 반드시 익히려 하면,
先讀數書(선독수서) : 먼저 몇 가지 글을 읽어서
粗知文字(조지문자) : 대강 문자를 알게 된 연후라야
然後乃用吏讀(연후내용리독) : 이두를 쓰게 되옵는데,
用吏讀者(용리독자) : 이두를 쓰는 자는
須憑文字(수빙문자) : 모름지기 문자에 의거하여야
乃能達意(내능달의) : 능히 의사를 통하게 되는 때문에,
故因吏讀而知文字者頗多(고인리독이지문자자파다) : 이두로 인하여 문자를 알게 되는 자가 자못 많사오니,
亦興學之一助也(역흥학지일조야) : 또한 학문을 흥기시키는 데에 한 도움이 되였습니다.
若我國(약아국) : 만약 우리 나라가
元不知文字(원부지문자) : 원래부터 문자를 알지 못하여
如結繩之世(여결승지세) : 결승(結繩)* 하는 세대라면
則姑借諺文(즉고차언문) : 우선 언문을 빌어서
以資一時之用猶可(이자일시지용유가) : 한때의 사용에 이바지하는 것은 오히려 가할 것입니다.
而執正議者必曰(이집정의자필왈) : 그래도 바른 의논을 고집하는 자는 반드시 말하기를,
與其行諺文以姑息(여기행언문이고식) : ‘언문을 시행하여 임시 방편을 하는 것보다는
不若寧遲緩而習中國通行之文字(불약녕지완이습중국통행지문자) : 차라리 더디고 느릴지라도 중국에서 통용하는 문자를 습득하여
以爲久長之計也(이위구장지계야) : 길고 오랜 계책을 삼는 것만 같지 못하다. ’고 할 것입니다.
而況吏讀行之數千年(이황리독행지수천년) : 하물며 이두는 시행한 지 수천 년이나 되어
而簿書期會等事(이부서기회등사) : 부서(簿書)*나 기회(期會)*등의 일에
無有防礎者(무유방초자) : 방애(防礙)됨이 없사온데,
何用改舊行無弊之文(하용개구행무폐지문) : 어찌 예로부터 시행하던 폐단 없는 글을 고쳐서
別創鄙諺無益之字乎(별창비언무익지자호) : 따로 야비하고 상스러운 무익한 글자를 창조하시나이까.
若行諺文(약행언문) : 만약에 언문을 시행하오면
則爲吏者專習諺文(즉위리자전습언문) : 관리된 자가 오로지 언문만을 습득하고
不顧學問文字(불고학문문자) : 학문하는 문자를 돌보지 않아서
吏員岐而爲二(리원기이위이) : 이원(吏員)이 둘로 나뉘어질 것이옵니다.
苟爲吏者以諺文而宦達(구위리자이언문이환달) : 진실로 관리 된 자가 언문을 배워 통달한다면,
則後進皆見其如此也(즉후진개견기여차야) : 후진(後進)이 모두 이러한 것을 보고
以爲(이위) : 생각하기를,
二十七字諺文(이십칠자언문) : 27자의 언문으로도
足以立身於世(족이립신어세) : 족히 세상에 입신(立身)할 수 있다고 할 것이오니,
何須苦心勞思(하수고심로사) : 무엇 때문에 고심 노사(苦心勞思)하여
窮性理之學哉(궁성리지학재) : 성리(性理)의 학문을 궁리하려 하겠습니까.
如此則數十年之後(여차즉수십년지후) : 이렇게 되오면 수십 년후에는
知文字者必少(지문자자필소) : 문자를 아는 자가 반드시 적어져서,
雖能以諺文而施於吏事(수능이언문이시어리사) : 비록 언문으로써 능히 이사(吏事)를 집행한다 할지라도,
不知聖賢之文字(부지성현지문자) : 성현의 문자를 알지 못하고
則不學墻面(즉불학장면) : 배우지 않아서 담을 대하는 것처럼
昧於事理之是非(매어사리지시비) : 사리의 옳고 그름에 어두울 것이오니,
徒工於諺文(도공어언문) : 언문에만 능숙한들
將何用哉(장하용재) : 장차 무엇에 쓸 것이옵니까.
我國家積累右文之化(아국가적루우문지화) : 우리 나라에서 오래 쌓아 내려온 우문(右文)*의 교화가
恐漸至掃地矣(공점지소지의) : 점차로 땅을 쓸어버린 듯이 없어질까 두렵습니다.
前此吏讀(전차리독) : 전에는 이두가
雖不外於文字(수불외어문자) : 비록 문자 밖의 것이 아닐지라도
有識者尙且鄙之(유식자상차비지) : 유식한 사람은 오히려 야비하게 여겨
思欲以吏文易之(사욕이이문역지) : 이문(吏文)으로써 바꾸려고 생각하였는데,
而況諺文與文字(이황언문여문자) : 하물며 언문은 문자와
暫不干涉(잠불간섭) : 조금도 관련됨이 없고
專用委巷俚語者乎(전용위항리어자호) : 오로지 시골의 상말을 쓴 것이겠습니까.
借使諺文自前朝有之(차사언문자전조유지) : 가령 언문이 전조(前朝) 때부터 있었다 하여도
以今日文明之治(이금일문명지치) : 오늘의 문명한 정치에
變魯至道之意(변로지도지의) : 변로지도(變魯至道)* 하려는 뜻으로서
尙肯因循而襲之乎(상긍인순이습지호) : 오히려 그대로 물려받을 수 있겠습니까.
必有更張之議者(필유경장지의자) : 반드시 고쳐 새롭게 하자고 의논하는 자가 있을 것으로서
此灼然可知之理也(차작연가지지리야) : 이는 환하게 알 수 있는 이치이옵니다.
厭舊喜新(염구희신) : 옛 것을 싫어하고 새 것을 좋아하는 것은
古今通患(고금통환) : 고금에 통한 우환이온데,
今此諺文不過新奇一藝耳(금차언문불과신기일예이) : 이번의 언문은 새롭고 기이한 한 가지 기예(技藝)에 지나지 못한 것으로서,
於學有損(어학유손) : 학문에 방해됨이 있고 정치에
於治無益(어치무익) : 유익함이 없으므로,
反覆籌之(반복주지) : 아무리 되풀이하여 생각하여도
未見其可也(미견기가야) : 그 옳은 것을 볼 수 없사옵니다.
一(일) : 1. *4
若曰如刑殺獄辭(약왈여형살옥사) : 만일에 말하기를, ‘형살(㶈殺)에 대한 옥사(獄辭)같은 것을
以吏讀文字書之(이리독문자서지) : 이두 문자로 쓴다면,
則不知文理之愚民(즉부지문리지우민) : 문리(文理)를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백성이
一字之差(일자지차) : 한 글자의 착오로
容或致冤(용혹치원) : 혹 원통함을 당할 수도 있겠으나,
今以諺文直書其言(금이언문직서기언) : 이제 언문으로 그 말을 직접 써서
讀使聽之(독사청지) : 읽어 듣게 하면,
則雖至愚之人(즉수지우지인) : 비록 지극히 어리석은 사람일지라도
悉皆易曉而無抱屈者(실개이효이무포굴자) : 모두 다 쉽게 알아들어서 억울함을 품을 자가 없을 것이라.’ 하오나,
然自古中國言與文同(연자고중국언여문동) : 예로부터 중국은 말과 글이 같아도
獄訟之間(옥송지간) : 옥송(獄訟) 사이에
冤枉甚多(원왕심다) : 원왕(冤枉)*한 것이 심히 많습니다.
借以我國言之(차이아국언지) : 가령 우리 나라로 말하더라도
獄囚之解吏讀者(옥수지해리독자) : 옥에 갇혀 있는 죄수로서 이두를 해득하는 자가
親讀招辭(친독초사) : 친히 초사(招辭)를 읽고서
知其誣而不勝棰楚(지기무이불승추초) : 허위인 줄을 알면서도 매를 견디지 못하여
多有枉服者(다유왕복자) : 그릇 항복하는 자가 많사오니,
是非不知招辭之文意而被冤也明矣(시비부지초사지문의이피원야명의) : 이는 초사의 글 뜻을 알지 못하여 원통함을 당하는 것이 아님이 명백합니다.
若然則雖用諺文(약연즉수용언문) : 만일 그러하오면 비록 언문을 쓴다 할지라도
何異於此(하이어차) : 무엇이 이보다 다르오리까.
是知刑獄之平不平(시지형옥지평불평) : 이것은 형옥(刑獄)의 공평하고 공평하지 못함이
在於獄吏之如何(재어옥리지여하) : 옥리(獄吏)의 어떠하냐에 있고,
而不在於言與文之同不同也(이부재어언여문지동부동야) : 말과 문자의 같고 같지 않음에 있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으니,
欲以諺文而平獄辭(욕이언문이평옥사) : 언문으로써 옥사를 공평하게 한다는 것은
臣等未見其可也(신등미견기가야) : 신 등은 그 옳은 줄을 알 수 없사옵니다.
一(일) : 1. *5
凡立事功(범립사공) : 무릇 사공(事功)을 세움에는
不貴近速(불귀근속) : 가깝고 빠른 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사온데,
國家比來措置(국가비래조치) : 국가가 근래에 조치하는 것이
皆務速成(개무속성) : 모두 빨리 이루는 것을 힘쓰니,
恐非爲治之體(공비위치지체) : 두렵건대, 정치하는 체제가 아닌가 하옵니다.
儻曰諺文不得已而爲之(당왈언문부득이이위지) : 만일에 언문은 할 수 없어서 만드는 것이라 한다면,
此變易風俗之大者(차변역풍속지대자) : 이것은 풍속을 변하여 바꾸는 큰 일이므로,
當謀及宰相(당모급재상) : 마땅히 재상으로부터
下至百僚國人(하지백료국인) : 아래로는 백료(百僚)에 이르기까지 함께 의논하되,
皆曰可(개왈가) : 나라 사람이 모두 옳다 하여도
猶先甲先庚(유선갑선경) : 오히려 선갑(先甲) 후경(後庚)하여
更加三思(갱가삼사) : 다시 세 번을 더 생각하고,
質諸帝王而不悖(질제제왕이불패) : 제왕(帝王)에 질정하여 어그러지지 않고
考諸中國而無愧(고저중국이무괴) : 중국에 상고하여 부끄러움이 없으며,
百世以俟聖人而不惑(백세이사성인이불혹) : 백세(百世)라도 성인(聖人)을 기다려 의혹됨이 없은
然後乃可行也(연후내가행야) : 연후라야 이에 시행할 수 있는 것이옵니다.
今不博採群議(금불박채군의) : 이제 넓게 여러 사람의 의논을 채택하지도 않고
驟令吏輩十餘人訓習(취령리배십여인훈습) : 갑자기 이배(吏輩) 10여 인으로 하여금 가르쳐 익히게 하며,
又輕改古人已成之韻書(우경개고인이성지운서) : 또 가볍게 옛사람이 이미 이룩한 운서(韻書)를 고치고
附會無稽之諺文(부회무계지언문) : 근거 없는 언문을 부회(附會)하여
聚工匠數十人刻之(취공장수십인각지) : 공장(工匠) 수십 인을 모아 각본(刻本)하여서
劇欲廣布(극욕광포) : 급하게 널리 반포하려 하시니,
其於天下後世公議何如(기어천하후세공의하여) : 천하 후세의 공의(公議)에 어떠하겠습니까.
且今淸州椒水之幸(차금청주초수지행) : 또한 이번 청주 초수리(椒水里)에 거동하시는 데도
特慮年歉(특려년겸) : 특히 연사가 흉년인 것을 염려하시어
扈從諸事(호종제사) : 호종하는 모든 일을
務從簡約(무종간약) : 힘써 간략하게 하셨으므로,
比之前日(비지전일) : 전일에 비교하오면
十減八九(십감팔구) : 10에 8, 9는 줄어들었고,
至於啓達公務(지어계달공무) : 계달하는 공무(公務)에 이르러도
亦委政府(역위정부) : 또한 의정부(議政府)에 맡기시어,
若夫諺文(약부언문) : 언문 같은 것은
非國家緩急不得已及期之事(비국가완급부득이급기지사) : 국가의 급하고 부득이하게 기한에 미쳐야 할 일도 아니온데,
何獨於行在而汲汲爲之(하독어행재이급급위지) : 어찌 이것만은 행재(行在)에서 급급하게 하시어
以煩聖躬調燮之時乎(이번성궁조섭지시호) : 성궁(聖躬)을 조섭하시는 때에 번거롭게 하시나이까.
臣等尤未見其可也(신등우미견기가야) : 신 등은 더욱 그 옳음을 알지 못하겠나이다.
一(일) : 1. *6
先儒云(선유운) : 선유(先儒)가 이르기를,
凡百玩好(범백완호) : ‘여러가지 완호(玩好)는
皆奪志(개탈지) : 대개 지기(志氣)를 빼앗는다.’ 하였고,
至於書札(지어서찰) : ‘서찰(書札)에 이르러서는
於儒者事最近(어유자사최근) : 선비의 하는 일에 가장 가까운 것이나,
然一向好着(연일향호착) : 외곬으로 그것만 좋아하면
亦自喪志(역자상지) : 또한 자연히 지기가 상실된다.’ 하였습니다.
今東宮雖德性成就(금동궁수덕성성취) : 이제 동궁(東宮)이 비록 덕성이 성취되셨다 할지라도
猶當潛心聖學(유당잠심성학) : 아직은 성학(聖學)에 잠심(潛心)하시어
益求其未至也(익구기미지야) : 더욱 그 이르지 못한 것을 궁구해야 할 것입니다.
諺文縱曰有益(언문종왈유익) : 언문이 비록 유익하다 이를지라도
特文士六藝之一耳(특문사륙예지일이) : 특히 문사(文士)의 육예(六藝)의 한 가지일 뿐이옵니다.
況萬萬無一利於治道(황만만무일리어치도) : 하물며 만에 하나도 정치하는 도리에 유익됨이 없사온데,
而乃硏精費思(이내연정비사) : 정신을 연마하고 사려를 허비하며
竟日移時(경일이시) : 날을 마치고 때를 옮기시오니,
實有損於時敏之學也(실유손어시민지학야) : 실로 시민(時敏)의 학업에 손실되옵니다.
臣等俱以文墨末技(신등구이문묵말기) : 신 등이 모두 문묵(文墨)의 보잘것없는 재주로
待罪侍從(대죄시종) : 시종(侍從)에 대죄(待罪)*하고 있으므로,
心有所懷(심유소회) : 마음에 품은 바가 있으면
不敢含默(불감함묵) : 감히 함묵(含默)할 수 없어서
謹罄肺腑(근경폐부) : 삼가 폐부(肺腑)를 다하와
仰瀆聖聰(앙독성총) : 우러러 성총을 번독하나이다.”하니,
上覽疏(상람소) : 임금이 소(疏)를 보고,
謂萬理等曰(위만리등왈) : 만리(萬理) 등에게 이르기를,
汝等云(여등운) : “너희들이 이르기를,
用音合字(용음합자) : ‘음(音)을 사용하고 글자를 합한 것이
盡反於古(진반어고) : 모두 옛 글에 위반된다.’ 하였는데,
薜聰吏讀(벽총리독) : 설총(薛聰)의 이두(吏讀)도
亦非異音乎(역비이음호) : 역시 음이 다르지 않으냐.
且吏讀制作之本意(차리독제작지본의) : 또 이두를 제작한 본뜻이
無乃爲其便民乎(무내위기편민호) : 백성을 편리하게 하려 함이 아니하겠느냐.
如其便民也(여기편민야) : 만일 그것이 백성을 편리하게 한 것이라면
則今之諺文(즉금지언문) : 이제의 언문은
亦不爲便民乎(역불위편민호) : 백성을 편리하게 하려 한 것이다.
汝等以薜聰爲是(여등이벽총위시) : 너희들이 설총은 옳다 하면서
而非其君上之事(이비기군상지사) : 군상(君上)의 하는 일은 그르다 하는 것은
何哉(하재) : 무엇이냐.
且汝知韻書乎(차여지운서호) : 또 네가 운서(韻書)를 아느냐.
四聲七音(사성칠음) : 사성 칠음(四聲七音)에
字母有幾乎(자모유기호) : 자모(字母)가 몇이나 있느냐.
若非予正其韻書(약비여정기운서) : 만일 내가 그 운서를 바로잡지 아니하면
則伊誰正之乎(즉이수정지호) : 누가 이를 바로잡을 것이냐.
且疏云(차소운) : 또 소(疏)에 이르기를,
新奇一藝(신기일예) : ‘새롭고 기이한 하나의 기예(技藝)라.’ 하였으니,
予老來難以消日(여로래난이소일) : 내 늘그막에 날[日]을 보내기 어려워서
以書籍爲友耳(이서적위우이) : 서적으로 벗을 삼을 뿐인데,
豈厭舊好新而爲之(기염구호신이위지) : 어찌 옛 것을 싫어하고 새 것을 좋아하여 하는 것이겠느냐.
且非田獵放鷹之例也(차비전렵방응지례야) : 또는 전렵(田獵)으로 매사냥을 하는 예도 아닌데
汝等之言(여등지언) : 너희들의 말은
頗有過越(파유과월) : 너무 지나침이 있다.
且予年老(차여년로) : 그리고 내가 나이 늙어서
國家庶務(국가서무) : 국가의 서무(庶務)를
世子專掌(세자전장) : 세자에게 오로지 맡겼으니,
雖細事固當參決(수세사고당참결) : 비록 세미(細微)한 일일지라도 참예하여 결정함이 마땅하거든,
況諺文乎(황언문호) : 하물며 언문이겠느냐.
若使世子常在東宮(약사세자상재동궁) : 만약 세자로 하여금 항상 동궁(東宮)에만 있게 한다면
則宦官任事乎(즉환관임사호) : 환관(宦官)에게 일을 맡길 것이냐.
汝等以侍從之臣(여등이시종지신) : 너희들이 시종(侍從)하는 신하로서
灼知予意(작지여의) : 내 뜻을 밝게 알면서도
而有是言可乎(이유시언가호) :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하니,
萬理等對曰(만리등대왈) : 만리(萬理) 등이 대답하기를,
薜聰吏讀(벽총리독) : “설총의 이두는
雖曰異音(수왈이음) : 비록 음이 다르다 하나,
然依音依釋(연의음의석) : 음에 따르고 해석에 따라
語助文字(어조문자) : 어조(語助)와 문자가
元不相離(원불상리) : 원래 서로 떨어지지 않사온데,
今此諺文(금차언문) : 이제 언문은
合諸字而竝書(합제자이병서) : 여러 글자를 합하여 함께 써서
變其音釋而非字形也(변기음석이비자형야) : 그 음과 해석을 변한 것이고 글자의 형상이 아닙니다.
且新奇一藝云者(차신기일예운자) : 또 새롭고 기이한 한 가지의 기예(技藝)라 하온 것은
特因文勢而爲此辭耳(특인문세이위차사이) : 특히 문세(文勢)에 인하여 이 말을 한 것이옵고
非有意而然也(비유의이연야) : 의미가 있어서 그러한 것은 아니옵니다.
東宮於公事則雖細事不可不參決(동궁어공사즉수세사불가불참결) : 동궁은 공사(公事)라면 비록 세미한 일일지라도 참결(參決)하시지 않을 수 없사오나,
若於不急之事(약어불급지사) : 급하지 않은 일을
何竟日致慮乎(하경일치려호) : 무엇 때문에 시간을 허비하며 심려하시옵니까.”하였다.
上曰(상왈) : 임금이 말하기를,
前此金汶啓曰(전차김문계왈) : “전번에 김문(金汶)이 아뢰기를,
制作諺文(제작언문) : ‘언문을 제작함에
未爲不可(미위불가) : 불가할 것은 없습니다.’ 하였는데,
今反以爲不可(금반이위불가) : 지금은 도리어 불가하다 하고,
又鄭昌孫曰(우정창손왈) : 또 정창손(鄭昌孫)은 말하기를,
頒布三綱行實之後(반포삼강행실지후) : ‘삼강행실(三綱行實)을 반포한 후에
未見有忠臣孝子烈女輩出(미견유충신효자렬녀배출) : 충신·효자·열녀의 무리가 나옴을 볼 수 없는 것은,
人之行不行(인지행불행) : 사람이 행하고 행하지 않는 것이
只在人之資質如何耳(지재인지자질여하이) : 사람의 자질(資質) 여하(如何)에 있기 때문입니다.
何必以諺文譯之(하필이언문역지) : 어찌 꼭 언문으로 번역한 후에야
而後人皆效之(이후인개효지) : 사람이 모두 본받을 것입니까.’ 하였으니,
此等之言(차등지언) : 이따위 말이
豈儒者識理之言乎(기유자식리지언호) : 어찌 선비의 이치를 아는 말이겠느냐.
甚無用之俗儒也(심무용지속유야) : 아무짝에도 쓸데 없는 용속(庸俗)한 선비이다.”하였다.
前此(전차) : 먼젓번에
上敎昌孫曰(상교창손왈) : 임금이 정창손에게 하교하기를,
予若以諺文譯三綱行實(여약이언문역삼강행실) : “내가 만일 언문으로 삼강행실(三綱行實)을 번역하여
頒諸民間(반제민간) : 민간에 반포하면
則愚夫愚婦(즉우부우부) : 어리석은 남녀가
皆得易曉(개득이효) : 모두 쉽게 깨달아서
忠臣孝子烈女(충신효자렬녀) : 충신·효자·열녀가
必輩出矣(필배출의) : 반드시 무리로 나올 것이다.”하였는데,
昌孫乃以此啓達(창손내이차계달) : 창손이 이 말로 계달한 때문에
故今有是敎(고금유시교) : 이제 이러한 하교가 있은 것이었다.
上又敎曰(상우교왈) : 임금이 또 하교하기를,
予召汝等(여소여등) : “내가 너희들을 부른 것은
初非罪之也(초비죄지야) : 처음부터 죄주려 한 것이 아니고,
但問疏內一二語耳(단문소내일이어이) : 다만 소(疏) 안에 한두 가지 말을 물으려 하였던 것인데,
汝等不顧事理(여등불고사리) : 너희들이 사리를 돌아보지 않고
變辭以對(변사이대) : 말을 변하여 대답하니,
汝等之罪(여등지죄) : 너희들의 죄는
難以脫矣(난이탈의) : 벗기 어렵다.”하고,
遂下副提學崔萬理(수하부제학최만리) : 드디어 부제학(副提學) 최만리(崔萬理)·
直提學辛碩祖(직제학신석조) : 직제학(直提學) 신석조(辛碩祖)·
直殿金汶(직전김문) : 직전(直殿) 김문(金汶),
應敎鄭昌孫(응교정창손) : 응교(應敎) 정창손(鄭昌孫)·
副校理河緯地(부교리하위지) : 부교리(副校理) 하위지(河緯之)·
副修撰宋處儉(부수찬송처검) : 부수찬(副修撰) 송처검(宋處儉),
著作郞趙瑾于義禁府(저작랑조근우의금부) : 저작랑(著作郞) 조근(趙瑾)을 의금부에 내렸다가
翌日(익일) : 이튿날
命釋之(명석지) : 석방하라 명하였는데,
唯罷昌孫職(유파창손직) : 오직 정창손만은 파직(罷職)시키고,
仍傳旨義禁府(잉전지의금부) : 인하여 의금부에 전지하기를,
金汶前後變辭啓達事由(김문전후변사계달사유) : “김문이 앞뒤에 말을 변하여 계달한 사유를
其鞫以聞(기국이문) : 국문(鞫問)하여 아뢰라.”하였다.
【분류】 *어문학-어학(語學) / *사법-행형(行刑) / *사법-재판(裁判) / *인사-임면(任免) / *출판서책(書冊)
-구주(九州) : 중국 전토.
-결승(結繩) : 끈을 맺는 방법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사물의 기억을 하게 하는 것.
-부서(簿書) : 장부와 문서.
-기회(期會) : 계약과 회계.
-우문(右文) : 학문을 숭상함.
-변로지도(變魯至道) : 선왕(先王)의 유풍만 있고 행하여지지 않던 노(魯)나라를 변하여 도(道)에 이르게 한다는 뜻.
-원왕(冤枉) : 억울하게 잘못됨.
https://www.youtube.com/watch?v=pv95Y23BM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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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20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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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sJKWMoQhpDY
https://ko.wikipedia.org/wiki/%EC%8B%A0%EB%AF%B8_(%EC%8A%B9%EB%A0%A4)
김수온은 신미대사의 아우임
http://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09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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