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거卜居 :어떻게 살 것인가?

-굴원(屈原B.C.343-B.C.299)

 

屈原旣放三年, 不得復見,

竭知盡忠,1] 而蔽鄣於讒,2]

心煩慮亂,3] 不知所從,4] 往見太卜 5] 鄭詹尹.6]

굴원이 이미 쫓겨난 지 삼년이 지났는데 다시 만나 뵈지 못하니,

지혜를 다 쓰고 충성을 다하고자 하나 참소로 가리고 막혀 있어서

마음이 괴롭고 생각이 어지러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지라,

태복 정첨윤을 가서 만나 보았다.

1)지혜를 다하고 충성을 다하다. 2)蔽鄣於讒; 참소 에 가리고 막히다.

3)마음이 괴롭고 생각이 어지럽다. 4)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5)太卜; 복점을 관리하는 관리. 6)鄭詹尹; 人名.

 

曰.. 余有所疑, 願因先生決之.7]

詹尹乃端策 拂龜,8]

말하기를,

‘나는 의심되는 바가 있으니 원컨대 선생께서 그것을 풀어주시오.’라 하니

첨윤은 이내 점풀을 바르게 잡고 거북의 구갑을 털었다.

7)원컨대 그것을 풀어주오.

8)端策; 점풀을 바르게 잡다.

 

曰.. 君將何以敎之?

말하기를, ‘당신은 어떻게 일러줄거나?’

 

屈原曰..

吾寧悃悃款款,9] 朴以忠乎? 10]

將送往勞來, 斯無窮乎? 11]

굴원이 말하기를,

‘나는 차라리 정성을 다하여

소박하면서 성실하게 살 것인가?

아니면 가는 건 보내고 오는 건 수고로이 받아

적당히 처신하며 무사하게 살 것인가?

9)悃悃款款(곤곤관관); 매우 정성을 기울이는 모양.

10)朴; 질박하다. 11)無窮(무궁); 고생하지 않는다.

 

寧誅鋤草茅,12] 以力耕乎?

將游大人, 以成名乎?

차라리 띠풀을 호미질하며 힘써 밭이나 갈 것인가?

아니면 큰 사람과 어울리며 이름을 낼 것인가?

12)誅鋤草茅(주서초모); 띠풀을 호미질하여 없애다.

 

寧正言不諱, 以危身乎?

將從俗富貴, 以婾生乎? 13]

寧超然高擧, 以保眞乎?

차라리 바른 말하여 거리끼지 않으면서 몸을 위태롭게 할 것인가?

장차 세속의 부귀를 따르며 즐겁게 살 것인가?

아니면 세속을 따라 처신하며 참을 지킬 것인가?

13)婾生(유생):즐겁게 살다.

 

將哫訾栗斯,14]

儒兒,15] 以事婦人乎?

아니면 아첨하고 우물거리며 무서워 떨고

선웃음 치며 아부나 하여 부인을 섬길 것인가?

14)아첨하면서 우물거리며, 무서워 떨다.

15)악이; 억지로 선웃음치는 것. 儒兒; 아첨해서 웃음.

 

寧廉潔正直, 以自淸乎?

將突梯滑稽,16] 如脂如韋,17] 以潔楹乎?

차라리 청렴결백하고 정직하여 스스로 맑게 살 것인가?

아니면 모나지 않고 둥글게 돌아가며 기름같이 가죽같이

부드럽게 살며 문설주나 닦을 것인가?

16)突梯; 각이 없고 원만함. 滑稽; 둥글게 돌아가는 모양.

17)如脂如韋; 기름 같고 가죽같이 부드럽다.

 

寧昻昻若千里之駒乎? 18]

將氾氾若水中之鳧乎? 19]

차라리 우뚝 서서 천리마처럼 살 것인가?

아니면 물 속의 들오리처럼 물에 둥둥 떠다닐까?

18)昻昻; 말이 높이 올라가는 모양. 千里駒; 천리마, 준마.

19)氾氾; 물에 둥둥 뜨는 모양.

 

與波上下, 偸以全吾軀乎? 20]

寧與騏驥亢軛乎? 21]

물결 따라 넘실대며 구차하게 내 한 몸을 지킬까?

차라리 준마와 수레 가로목을 나란히 하여 달릴까?

20)偸(투): 구차하게

21)騏驥(기기); 준마. 亢軛(항액); 수레의 가로목을 높이다.(나란히 달리다.)

 

將隨駑馬之迹乎?

寧與黃鵠比翼乎? 22]

將與雞鶩爭食乎? 23]

아니면 노둔한 말의 자취를 따를까?

차라리 고니와 날개를 나란히 할까?

아니면 닭이나 따오기와 더불어 먹을 것을 다툴까?

22)比翼:날개를 나란히 하다.

23)鷄鶩: 닭과 따오기

 

此孰吉孰凶? 何去何從?

世溷濁而不淸,

蟬翼爲重, 千鈞爲輕.24]

이 가운데 어느 것이 좋고 어느 것이 나쁜가?

어느 것을 버리고 어느 것을 따를까?

세상이 혼탁하여 맑지 않으니

매미 날개는 무겁게 여기고

엄청나게 무거운 물건은 가볍게 여기도다.

24)千鈞; 서른 근이 일균. 매우 무거운 것을 지칭.

 

黃鐘毁棄,25] 瓦釜雷鳴,

讒人高張, 賢士無名.

吁嗟黙黙兮,26] 誰知吾之廉貞? 27]

황종을 버리고 기와나 숫 조각을 울리고

아첨꾼은 높이 떨치고 어진 선비는 이름도 없도다.

아아! 말 아니하겠노라. 누가 나의 청렴과 정절을 알아 주리요?’

25)黃鐘; 12율의 하나. 모든 음의 기본.

26)旴嗟: 탄식의 소리

27)廉貞: 청렴하고 곧은 것

 

詹尹乃釋策而謝, 曰..

夫尺有所短, 寸有所長,

物有所不足, 智有所不明,

數有所不逮,28] 神有所不通,

첨윤이 점풀을 내려놓고 말하였다.

‘자[尺]에도 짧은 것이 있고

치[寸]에도 긴 것이 있으며

사물에도 부족한 것이 있고

지혜에도 밝지 못한 것이 있고,

운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있으며,

정신에도 통하지 않는 것이 있거늘,

28)數(수); 운명. 逮(체): 미치다. 따라가다.

 

用君之心, 行君之意,

龜策誠不能知事.

당신의 마음으로 당신의 뜻을 행하면 되나니,

거북과 점풀인들 진실로 세상일을 다 알 수는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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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복거卜居 -초사제6

[은자주]제목을 보면 은둔한 이가 산수를 즐기며 유유자적하는 삶을 자랑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실제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생사를 고민하는 굴원의 갈등과 번뇌가 구체화되어 있다.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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卷四 16.卜居-屈原

屈原卜居(복거) : 굴원이 살 만한 곳을 점치다    -屈原(굴원) 屈原既放(굴원기방) : 굴원이 추방되어 三年不得復見(삼년불득부견) : 3년이 지났는데도 다시 초나라 임금을 볼 수가 없었다 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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屈原卜居(복거) : 굴원이 살 만한 곳을 점치다

   -屈原(굴원)

 

屈原既放

(굴원기방) : 굴원이 추방되어

三年不得復見

(삼년불득부견) : 3년이 지났는데도 다시 초나라 임금을 볼 수가 없었다

竭智盡忠

(갈지진충) : 지혜와 충성을 다했으나

而蔽障於讒

(이폐장어참) : 초나라 임금이 참언에 가려져 있었다

心煩慮亂

(심번려란) : 이로 인하여 마음이 번거롭고 정신이 산란했으나

不知所從

(부지소종) :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乃往見太卜鄭詹尹曰

(내왕견태복정첨윤왈) : 이에 태복 정첨윤을 찾아가 이르기를,

餘有所疑

(여유소의) : "나에게 의심스러운 일이 있는데

願因先生決之

(원인선생결지) : 선생께서 해결해 주십시오."라고 하자

詹尹乃端筴拂龜曰

(첨윤내단협불구왈) : 정첨윤이 점재를 바르게 하고 귀갑을 깨끗이 닦은 후에 이르기를,

君將何以教之

(군장하이교지) : '선생께서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라고 했다

屈原曰

(굴원왈) : 이에 굴원이 대답하기를

吾寧悃悃款款

(오녕곤곤관관) : "정성을 다해

樸以忠乎

(박이충호) : 충성해야 합니까

將送往勞來

(장송왕로래) : 손님을 접대해 가며

斯無窮乎

(사무궁호) :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합니까

寧誅鋤草茆

(녕주서초묘) : 잡초를 제거하며 힘써

以力耕乎

(이력경호) : 농사를 지어야 합니까

將游大人

(장유대인) : 권세있고 부유한 자들과 어울려

以成名乎

(이성명호) : 명성을 날려야 합니까

寧正言不諱

(녕정언불휘) : 직언을 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아

以危身乎

(이위신호) : 자신을 위태롭게 해야 합니까

將從俗富貴

(장종속부귀) : 세속적인 부귀를 좇아

以媮生乎

(이유생호) : 구차하게 살아야 합니까

寧超然高舉(녕초연고거) : 초연하게 명리와 시비를 떠나

以保真乎(이보진호) : 자신의 본성으로 지켜야 합니까

將哫訾慄斯(장족자률사) : 아첨하고 공손하며

喔咿嚅唲(악이유애) : 천하게 선웃음쳐서

以事婦人乎(이사부인호) : 여자를 섬겨야 합니까

寧廉潔正直(녕렴결정직) : 청렴결박하고 정직하여

以自清乎(이자청호) : 자신을 깨끗이 해야 합니까

將突梯滑稽(장돌제활계) : 거역하지 않고 익살을 떨며

如脂如韋

(여지여위) : 아첨하고 부드럽게

以絜楹乎

(이혈영호) : 둥글둥글하게 살아야 합니까

寧昂昂若千里之駒乎

(녕앙앙약천리지구호) : 천리마처럼 뜻이 높게 살아야 합니까

將氾氾若水中之鳧乎

(장범범약수중지부호) : 요동치는 물 위의 오리처럼

與波上下

(여파상하) : 물결과 함께 오르락내리락하며

偷以全吾軀乎

(투이전오구호) : 구차하게 내 몸을 보존해야 합니까

寧與騏驥亢軛乎

(녕여기기항액호) : 준마와 나란히 멍에를 걸치고 함께 달려야 합니까

將隨駑馬之跡乎

(장수노마지적호) : 노둔한 말 발자국이나 쫓아야 합니까

寧與黃鵠比翼乎

(녕여황곡비익호) : 황곡과 함께 날아야 합니까

將興雞鶩爭食乎

(장흥계목쟁식호) : 닭이나 오리 따위와 먹이를 다투어야 합니까

此孰吉孰凶

(차숙길숙흉) : 어느 것이 복된 것이고 어느 것이 재앙입니까

何去何從

(하거하종) : 어느 길을 떠나야 하고 어느 것을 쫓아야 합니가

世溷濁而不清

(세혼탁이불청) : 세상이 혼탁하여 까끗하지 못한 곳에서는

蟬翼為重

(선익위중) : 매미처럼 보잘 것 없는 것이 중요하고

千鈞為輕

(천균위경) : 매우 중요한 것은 가볍게 여기며

黃鐘毀棄

(황종훼기) : 황종은 버려지고

瓦釜雷鳴

(와부뢰명) : 질솥만이 우레처럼 소리를 내게 되며

讒人高張

(참인고장) : 참언을 하는 사람은 지위가 높아져 잘난 체하고

賢士無名

(현사무명) : 현인은 이름을 날리지 못하게 됩니다

吁嗟默默兮

(우차묵묵혜) : 아, 차라리 말을 그만두어야 하겠습니다

誰知吾之廉貞

(수지오지렴정) : 누가 나의 청렴하고 올바름을 알아주겠습니까."

 

詹尹乃釋筴而謝曰

(첨윤내석협이사왈) : 정첨윤이 이에 점대를 놓으면서 대답하기를,

夫尺有所短

(부척유소단) : "슬기있는 사람도 일에 따라서는 어리석음이 있고

寸有所長

(촌유소장) : 어리석은 사람도 때에 따라서는 나을 때가 있습니다

物有所不足

(물유소불족) : 사물에도 부족한 바가 있고

智有所不明

(지유소불명) : 지혜에도 밝히지 못하는 점이 있습니다

數有所不逮

(수유소불체) : 귀복이 비록 영험하다 하더라도 미칠 수 없는 것이 있고

神有所不通

(신유소불통) : 점대가 비록 신묘하더라도 통하지 못하는 점이 있습니다

用君之心

(용군지심) : 당신의 마음을 쓰고

行君之意

(행군지의) : 당신의 뜻을 행해야 할 일입니다

龜筴誠不能知事

(구협성불능지사) : 귀갑과 점대로는 이 일을 알 수가 없습니다."

출처: https://hwalove.tistory.com/entry/卷四-16卜居-屈原 [빈막(賓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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