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허撰, 만해룡운단대선사비 탑골공원]

아래 시조로 마무리함.

만해시조 3수

“봄날이 고요키로 향을 피고 앉았더니

삽살개 꿈을 꾸고 거미는 줄을 친다.

어디서 꾸꾸기 소리 산을 넘어 오더라.

 

따순볕 등에 지고《유마경》읽노라니

가벼웁게 나는 꽃이 글자를 가리운다.

구태여 꽃밑 글자를 읽어 무삼하리요.

 

피실로 비단짜고 솔잎으로 바늘삼아

만고청수 수를 놓아 옷을 지어 두었다가

어즈버 해가 지거든 우리님께 드리리라.”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18273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티스토리]

 

만해룡운당대선사비 전문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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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용운당대선사비(卍海龍雲堂大禪師碑)

2) 만해용운당대선사비(卍海龍雲堂大禪師碑) 韓國末年에 山中佛敎를 都市로 끌어내려 大衆化하고 아울러 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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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경(維摩經)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3권. 『불가사의해탈경 不可思議解脫經』·『유마힐소설경 維摩詰所說經』·『정명경 淨名經』이라고도 한다. 『승만경 勝鬘經』과 함께 대승불교의 재가주의(在家主義)를 천명하는 경으로 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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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불국품(佛國品)은 서(序)에 해당하는데, 보살이 불국토(佛國土)를 건설하는 데 대하여 부처가 설법한 것이다. 특히 부처는 일음(一音)으로 설법하지만 중생들은 그 신분에 따라 각각 달리 이해한다는 일음설(一音說)은 이 불국품에서 유래한다.
제2 방편품(方便品)에서부터는 유마거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그는 무생인(無生忍)을 얻었고 변재(辯才)가 무애한 자로서 갖가지 방편으로 중생을 이익되게 한다.
그러한 방편의 하나로서 그는 병을 앓게 되는데, 병문안을 오는 자에게 몸은 무상(無常)하니 항상 불신(佛身)을 바라볼 것과 불신이 곧 법신(法身)임을 천명하고 있다.
제3 제자품(弟子品)에서는 부처가 십대 제자에게 병문안을 가도록 권하나 이들이 모두 지난날 유마거사에게 훈계받은 경험을 말하면서 문병을 거부한다.
제4 보살품(菩薩品)에서는 십대 제자와 같은 이유로 미륵보살 등 보살들이 문병을 사양한다.
제5 문질품(問疾品)에서는 마침내 문수보살이 부처의 명을 받들어 병문안을 가서 유마거사와의 설법대화를 진행한다. 여기서 강조되는 것은 반야(般若)에 입각한 보살행이며, “중생에게 병이 있는 한 나에게도 병이 있고 그들이 나으면 나도 낫는다. 보살의 병은 커다란 자비에서 일어난다.”는 유명한 설법이다.
제6 부사의품(不思議品)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보살의 활동이 서술되어 있고,
제7 관중생품(觀衆生品)에서는 보살이 중생을 어떻게 관찰하고 어떠한 자비를 갖는가를 설하였으며,
제8 불도품(佛道品)에서는 연꽃이 진흙 연못 속에서 피어나듯이 불도는 번뇌의 진흙 구덩이 속에서 생겨난다고 설법하였으며, 보살의 어머니는 반야의 지혜이고 아버지는 방편이라고 설한다.
제9 입불이법문품(入不二法門品)은 대화의 가장 심오한 극치를 이루며, 염정불이(染淨不二)·정사불이(正邪不二)·아아소불이(我我所不二)를 강조하고 있다.
제9품은 예로부터 우리 나라 선가(禪家)에서 특별히 중요시하였는데, 문수와 유마의 대화는 마침내 유마거사의 묵연무언(默然無言)의 대답으로 절정에 이른다.
제10 향적불품(香積佛品)에서는 향적불의 나라에서 음식을 가져오게 한다. 그 나라는 문자설법을 사용하지 않고 묘향(妙香)으로 삼매(三昧)를 얻지만, 이 사바세계에서는 갖가지 방편으로 중생을 이끌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음을 설한다.
제11 보살행품(菩薩行品) 이하 끝까지는 부처가 개입하여 유마거사 소설(所說)의 모든 법문을 다시 한번 다른 측면에서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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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경 ; 불교 경전 해설본 (維摩詰所說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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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경>은 승만부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승만경과 함께, 재가거사인 유마힐을 주인공으로 하는 반야부에 속하는 초기 대승경전의 하나임.

 

유마경 維摩經

1.불국품(佛國品=부처님의 정토에 대한 법문)

이렇게 법문하시는 것을 내가 들었다.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 비야리성안 암나나무동산절에서 큰 비구 대중 8천사람과 함께 계셨는데

보살은 3만2천이었으니 여러 사람이 잘 아는 이들이다.

그 분들은 큰 지혜와 덕행을 다 성취하였으니 모든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이룩된 이며 불법을 보호하는 성곽이 되어 바른 법을 받아 지니며 사자 같은 큰 소리로 법을 연설하여 그 이름이 시방에 퍼졌으며

사람이 청하지 않아도 일부러 그들의 동무가 되어 위안하며 삼보를 받들어 이어 끊어지지 않게 하며마군과 원수를 항복받고 외도들을 제어하며 나쁜 업이 이미 깨끗하여졌고 온갖 번뇌를 여의었으며

마음은 항상 걸림없는 해탈에 머물러 있으며 바른 생각과 선정(禪定)과 총지(總持)와 변재가 다함이 없으며

시(布施)와 지계(持戒)와 인욕(忍辱)과 정진(精進)과 선정과 지혜(智慧)와 방편(方便)과 힘을명예가 높이 날리기 수미산보다 지나가며 깊은 신심이 견고하기 금강과 같으며 '

법의 빛을 널리 비추어 주는 것이 감로수를 뿌리는 듯,

여러가지 음성 가운데 가장 미묘하며 깊이 인연법을 사무쳐 보고 모든잘못된 소견을 끊어버리므로

진리 본바탕이 있느니 없느니 하는 두가지 소견이 조금도 남지 아니 하였으며

법을 연설하는데 두려움 없기 사자후와 같으며 그 강연하는 것이 우뢰소리 같으며

이미 한량없는 경계에 이르렀다.

여러가지 법보를 모으게 하기를 마치 바다에 보배 캐는 길을 지도하는 이와 같이 하며

모든 법의 깊고 묘한 이치를 다 통달하고 또 중생들의 가고 오는 곳과 중생의 마음 가는 곳을 잘 알

무엇으로 비교할 데가 없는 부처님의 자재한 지혜와 열가지 힘과 네 가지 두려울 것 없는 것과

18뛰어난 법(不共法)에 가까웠으며 온갖 나쁜 곳으로 들어가는 문을 닫아 버렸지만

다섯 갈래 길(五道)로 다니면서 그 몸을 나타내며

큰 의사가 되어 여러가지 병을 치료할 적에 그 증세에 맞추어 약을 쓰게 하며

한량없는 공덕을 다 성취하고 한량없는 불세계를 다 장엄하였으며

그를 보거나 그의 법을 듣는 이는 모두 이익을 입고 여러가지 하는 일이 헛되지 아니하여

이와 같은 여러가지 공덕을 모두 갖추었다.

그 이름을 등관보살.부등관보살.등부등관보살.정자재왕보살.법자재왕보살.법상보살. 광상보살.

광엄보살.대엄보살.보적보살.변적보살.보수보살.보인수보살.상거수보살.상하수보살.상참보살.

희근보살.희왕보살.변음보살.허공장보살.집보거보살. 보용보살. 보견보살.제망보살.명망보살.

무연관보살.혜적보살. 보승보살. 천왕보살. 괴마보살.전덕보살.자재왕보살.공덕장엄보살.

사자후보살.뇌음보살.산상격음보살.향상보살.백향상보살.상정진보살. 불휴식보살.묘생보살.

화엄보살.관세음보살 득대세보살. 범망보살. 보장보살.무승보살.엄토보살.금계보살.주계보살.

미륵보살.문수사리법왕자보살이라. 이러한 이들이 삼만이천 사람이 있다.

또 일만 범천왕 시기등이 다른 4천하로부터 부처님 계신 곳에 와서 법문을 들으려 하였고

또 일만이천 제석천왕이 또한 다른 4천하로부터 와서 회중에 앉았으며

이 밖에도 큰 위력을 지닌 모든 천상사람과 용왕과 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들이

모두 와서 회중에 앉았으며 여러 비구와 비구니와 우바새 우바이들이 모두 와서 회중에 앉았다.

그 때에 부처님이 한량없는 대중에게 둘러 호위되어 공경을 받으며 법문을 하시니

마치 수미산이 바다 위에 나타난 듯이 여러 보배로 꾸민 사자좌에 앉으시어 그 위엄이 모든 대중을 덮어 눌렀다.

그 때에 비야리성중에 한 장자의 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을 보적(寶積)이라하였다.

다른 장자의 아들 오백인과 같이 칠보로 꾸민 일산을 가지고

부처님 계신 곳에 와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어 예배하고

각기 가지고 온 일산을 함께 부처님께 받들어 올렸다.

그 때에 부처님은 위신력으로 그 여러 일산을 합치어 한 일산이 되어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덮으니

그 세계의 깊고 넓은 모양이 온통 그 일산 가운데 나타나고 또 이 삼천대천세계에 있

여러 수미산과 설산, 목진린다산, 마하목진린다산, 향산, 흑산, 철위산대철위산과

큰 바다와 강과 개천과 냇물과 샘물이며 해와 달, 별들이며 천궁.용궁과 여러 신의 궁전이다.

보배일산 가운데 나타나고 또 시방에 계신 여러 부처님과 그 부처님의 법문 말씀 하시는 모양이

또한 이 보배 일산 가운데 나타났다.

그 때에 모든 대중들이 부처님의 거룩한 신통력을 보고 일찌기 보지못한 일임을 찬탄하며

합장하고 경례하며 부처님의 존안을 우러러 보며 눈을 잠깐도 돌리지 않았다.

장자의 아들 보적이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아래와 같이 찬탄하였다.

맑은 눈선정에 드셨고
공덕을 오래 쌓아 명망도 끝없네 중생들의 도사일세 정례합니다.

대성께서 신통으로 변화하시어 시방세계 많은 국토 나타내시며
부처님의 설법하는 온갖 모양이 그 가운데 나타남을 듣고 봅니다.

부처님의 크신 법력 뛰어나시고 법재로써 중생에게 보시하시되
모든 법의 깊은 내용 잘 알으시어, 제일 가는 진리의 법 증득하셨네.

모든 법에 자재하심 얻었사올세, 머리 숙여 법왕님께 예배합니다.
법은 본디 있도 없도 않은 것이나 인연으로 모든 법이 생겨났으니
이러한 묘법으로 중생 건지니 받아 듣고 닦게 되면 열반을 얻네.

나고 죽음 제도하는 큰 의왕 이신 끝 없는 공덕바다에 정례합니다.
칭찬에도 비방에도 움직도 않고 착한이와 나쁜이를 고루 사랑해
마음 가짐 평등하기 허공 같으니 이 어른 그 뉘라서 공경않으리.

작은 일산 부처님께 받자왔더니 그 가운데 삼천세계 나타내시며
천궁,용궁 신장들의 사는 궁이며 건달바와 아수라와 야차, 세계며
이 세간의 온갖 것을 다 보게되니 열가지 큰 힘으로 변화하신 것고
세존 말씀 자기 말과 같다하나니 이러한 신통력은 불공법일세.

부처님이 한 소리로 설법하시니 중생들은 깜양 따라 제각기 알고
들은대로 행을 닦아 이익 얻나니 이러한 신통력은 불공법일세.

부처님이 한 소리로 설법하거든 두렵다는 이도 있고 기뻐도 하며
의심도 끊거니와 싫어도 하니 이러한 신통력은 불공법일세.

십력 정진 하는 이께 정례합니다. 두려움이 없는 이께 정례합니다.
불공법에 머문 이께 정례합니다. 천상.인간 큰 도사께 정례합니다.

번뇌 얽힘 끊은 이께 정례합니다. 저 언덕에 이른 이께 정례합니다.
중생 제도 하는 이께 정례합니다. 생사의 길 여읜 이께 정례합니다.

중생이 오 가는 곳 모두 아시고 모든 법에 해탈의 도 얻으셨으며
세상에 애착 없기 연꽃 같으며 모든 법의 공적함을 증득하시며

모든 법상 통달하여 걸림없을새, 허공 같이 텅 빈 이께 귀의합니다.

그 때에 장자의 아들 보적이 이 게송을 설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오백인 장자의 아들이 다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삽고

불국토가 청정하여진 일을 듣고져 하나이다.

바라옵건데 세존께서는 여러 보살들의 국토를 깨끗이 하는 인행(因行)을 말씀 하소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착하다, 보적아. 네가 능히 여러 보살들을 위하여 여래가 국토를 깨끗이 한 인행을 물었으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너에게 말하여 주리라.

이 때에 보적과 오백 장자 아들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잡고 조용히 들었다

부처님은 말씀 하셨다.

보적아, 중생을 위하여 보살이 불국토를 취하느니라.

왜냐하면 보살이 교화할 중생을 따라 불국토를 갖는 것이며 조복할 중생을 따라 불국토를 갖는 것이며

중생들이 마땅히 어떤 국토로써 부처님의 지혜에 들어갈는지에 따라 불국토를 갖는 것이며

중생들이 마땅히 어떤 국토로서 보살의 근기를 일으키는지에 따라 불국토를 갖느니라.

왜냐하면 보살이 깨끗한 국토를 갖는것은 다 중생을 이익케 하기 위함이니라.

마치 어떤 사람이 빈 땅에다 집을 지으려 하면 마음대로 장애가 없으려니와

만일 허공에 집을 지으려 하면 마침내 될 수 없나니

보살도 그러하여 중생을 성취하기 위하여 불국토를 갖기를 원하는 것이니

불국토를 갖기를 원하는 것이 허공에 집을 지으려는 것이 아니니라.

보적아, 알지어다. 곧은 마음이 보살의 정토니 보살이 부처될 때에

아첨하지 않는 중생들이 그 나라에 와서 나느니라. 깊은 마음이 보살의 정토니

보살이 부처될 때에 공덕을 갖춘 중생들이 그 나라에 와서 나느니라.

보리심이 보살의 정토니 보살이 부처 될 때에 대승 중생들이 그 나라에 와서 나느니라.

보시하는 것이 보살의 정토니 보살이 부처될 때에 모든 것을 애착하지 않는 중생들이 그 나라에 와서 나느니라.

계행을 지니는 것이 보살의 정토니 보살이 부처될 때에 열가지 착한 도(十善道)를 닦아

소원이 만족한 중생들이 그 나라에 와서 나느니라.

욕된 일을 참는 것이 보살의 정토니 보살이 부처될 때에 삼십이상으로 장
엄한 중생들이 그 나라에 와서 나느니라. 꾸준하게 나가는 것(精進)이 보
살의 정토니 보살이 부처될 때에 모든 공덕을 부지런히 닦는 중생들이 그
나라에 와서 나느니라. 선정을 닦는 것이 보살의 정토니 보살이 부처될 때
에 마음을 걷어 잡아 어지럽지 아니한 중생들이 그 나라에 와서 나느니라.
네가지 한량없는 마음(四無量心)이 보살의 정토니 보살이 부처될 때에 사
랑하고 불쌍히 여기고 기뻐하고 널리 용서하는 중생들이 그나라에 와서 나
느니라. 네 가지 포섭하는 마음(四攝法)이 보살의 정토니 보살이 부처될
때에 해탈법에 포섭된 중생들이 그 나라에 와서 나느니라. 방편이 보살의
정토니 보살이 부처될 때에 방편으로 걸림 없는 중생들이 그 나라에 와서
나느니라.
삼십칠 조도품(助道品)이 보살의 정토니 보살이 부처될 때에 四념처,四정
근(正勤),四신족(神足),오근(五根),오력(五力), 칠각지(七覺支),팔정도(八
正道)를 닦는 중생들이 그 나라에 와서 나느니라. 지은 공덕을 잘 회향(廻
向)하는 것이 보살의 정토니 보살이 부처될 때에 온갖 공덕을 갖춘 나라를
얻게 되느니라. 팔난(八難)을 말하여 제하는 것이 보살의 정토니 보살이
부처될 때에 그 나라에 삼악도와 팔난이 없느니라.
스스로계행을 지니고 다른이의 잘못을 말하지 않는 것이 보살의 정토니
보살이 부처될 ㎖에 그 나라에 계율을 범한다는 이름이 없느니라. 십선을

닦는 것이 보살의 정토니 보살이 부처 될 때에 단명 하지 않고 살림이 넉
넉하며 깨끗한 행실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 성실하며 항상 부드러운 말을
하고 권속이 흩어지지 아니하며 다투는 일을 잘 화해 시키고 말하는 것이
남에게 이익되며 남을 미워하지 아니하며 정견(正見)을 지닌 중생이 그 나
라에 와서 나느니라.
이러므로 보적아, 보살이 그 마음이 곧으므로 좋은 일을 행하게 되며 좋
은 일을 행하므로 깊은 마음을 얻으며 깊은 마음을 따라 조복되며 뜻이 조
복되므로 말한 대로 행하며 말한 대로 행하므로 능히 지은 공덕을 잘 회향
하며 회향심을 따라 방편이 생기며 방편을 따라 중생을 성취하며 중생을
성취하므로 불국토가 깨끗해지며 국토가 깨끗하므로 설법하는 것도 깨끗하
고 설법이 깨끗하므로 지혜가 깨끗하며 지혜가 깨끗하므로 그 마음이 깨끗
하고 마음이 깨끗하므로 온갖 공덕이 깨끗하여 지나니라. 그러므로 보적아
만일 보살이 깨끗한 국토를 얻으려거든 먼저 그마음을 깨끗이 하여야 한
다. 그 마음이 깨끗하면 불국토가 깨끗하여 지느니라.
그 때에 사리불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입어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보살의 마음이 깨끗하면 불국토가 깨끗해진다 할진대 우리 세존께서
는 보살행을 하실 적에 마음이 부정하지는 않았을 터인데 어찌하여 이 사
바세계가 이렇게 깨끗하지 못할까?
부처님께서는 벌써 그 생각을 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해와 달이 깨끗하지 못하여서 장님은 보지 못한
다고 하느냐?
그렇지 않읍니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장님의 허물일지언정 해와 달의 허
물은 아닙니다.
사리불아, 중생의 죄업으로 여래의 국토가 깨끗하게 장엄된 것을 보지 못
할지언정 여래의 허물은 아니니라. 사리불아, 나의 이 국토는 깨끗하건만
네가 보지 못하느니라.
그 때에 나계범왕이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사리불이여, 그런 생각을 하지 마시오. 이 불국토가 깨끗하지 못하다고.
왜냐하면 내가 보기에는 석가모니의 국토가 깨끗하기가 마치 자재천왕의
궁전과 같소.
사리불은 말하기를,
내가 보기에는 이 사바세계는 험한 등성이와 깊은 구렁창이 있고 가시덤
불.자갈밭.흙과 돌. 여러 산 등 더러운 것으로 채워져 있오.
나계범왕은 말하였다.
당신의 마음이 높고 낮고 하여 부처님 지혜에 따르지 못하므로 이 국토가
부정하다고 보는 것이외다. 사리불이여 보살은 모든 중생에게 한결 같이
평등하고 깊은 마음이 청정하여 부처님의 지혜를 의지하기 때문에 곧, 이
불국토가 깨끗한 것을 보는 것이오.

그 때에 부처님이 발가락으로 땅을 누르니 삼천대천 세계가 즉시에 여러
가지 보배로 장엄된 것이 마치 보장엄 부처님의 무량한 공덕으로 장엄된
국토와 같았다. 모든 대중은 처음 보는 일이라고 찬탄하며 자기네가 보배
연꽃 위에 앉은 것을 보게 되었다.
부처님이 사리불에게 이르시기를
너는 이 불국토가 깨끗한 것을 보느냐?
예,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예전에는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였삽
더니 지금에 이 불국토가 깨긋한게 장엄됨이 활짝 드러났나이다.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이르셨다.
사리불아, 나의 불국토가 항상 이렇게 깨끗하건만 변변치 못한 사람들을
제도하기 위하여 일부러 여러가지 나쁜 것이 가득한 부정한 국토를 나타내
보인 것이니 마치 여러 천상 사람들이 한 그릇에 밥을 먹더라도 제각기 그
복덕을 따라서 밥빛이 다른 것과 같으니라. 그렇다 사리불아, 만일 사람의
마음이 깨끗하여지면 이 국토의 공덕장엄을 보게 되느니라.
부처님이 이렇게 깨끗한 국토를 나타내어 보일 적에 보적이 데리고 온 장
자의 아들 오백 사람들은 다 무생법인을 얻었고 팔만사천 사람이 아뇩다라
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였다.
부처님이 신통을 거두시며 이 세계가 다시 예전과 같이 되는 것을 보고
성문법을 구하는 삼만이천 천상사람과 인간 사람들은 이 세상의 생겨나고
없어지는 법이 다 무상한 줄을 알고 세속의 번뇌를 멀리 여의고 법을 보는
눈이 깨끗함을 얻었으며 팔천비구들은 모든 법의 공한 이치를 깨닫고 번뇌
가 다하고 마음이 열리었다.

2.방편품(중생을 교화하는 방법.수단)

그 때에 비야리성 안에 한 장자가 있는데 그 이름은 [유마힐]이라한다.
그는 일찌기 한량없는 부처님을 받들어 모시고 깊이 선의 종자를 심었으며
무생법인을 얻어 변재가 걸림이 없고 신통에 자재하며 총지를 얻어 두려울
것이 없게 되며 마군과 원수를 항복받고 깊은 법문을 증득하였으며 지혜로
생사의 바다를 건넜고 모든 방편을 통달하여 큰 소원을 성취하였으며 중생
의 마음으로 하는 짓을 밝게 알며 또 중생들의 근기가 영리함과 노둔함을
잘 분별하여 오래전부터 불도에 마음이 순일하涇 비야리성에 살고
있으면서 한량 없는 재물을 가지고 가난한 사람을 포섭하며 계행을 깨끗하
게 지니면서 파계하는 사람들을 교화하며 욕됨을 참는 덕행으로 성내기를
잘하는 사람을 교화하며 꾸준하게 정진하므로서 게으른 사람들을 교화하며
한결같이 선정을 닦으므로써 마음 산란한 사람들을 교화하며 결정적인 지
혜를 닦으므로써 어리석은 사람들을 교화하며 흰옷 입은 속인이지만 스님
들의 청정한 계율을 받들어 지니며 세속에서 살림살이를 하지만 삼계에 애
착하지 않으며 처자를 거느리고 있지만 항상 깨끗한 범행을 닦으며 권속이
있기는 하지만 항상 멀리 여의기를 즐기며 보배로써 장식하기는 하지만 공
덕으로 닦아 얻은 상호로써 몸을 치장하며 음식을 먹기는 하지만 선정의
즐거움으로서 맛을 삼으며 장기와 바둑놀이판에 가더라도 그 일로써 사람
을 제도하였다.
여러 외도들을 받아주면서도 바른 믿음을 고치지 아니하며 세속의 경전을
밝게 알지만 항상 불법을 좋아하며 모든 사람에게 존경을 받는 것이 공양
중에 으뜸이 되며 정법을 받아 가지므로 어른과 아기들을 포섭하며 살림살
이에 뜻대로 되어 속계의 이익이 생기더라도 그것으로 만족하지 아니하여
네거리에 다니면서 중생을 이익케 하며 정법으로 다스리는 곳에 들어가서
여러사람을 구원하며 경서를 강론하는 데에 들어가서 대승법을로써 인도하
며 글 배우는 학당에 들어가서 어린이들을 잘 인도하며 음난한 집에 들어
가서 음욕의 허물을 보여주며 술 파는 집에 들어가서 그 뜻을 굳게 세우게
하더라.

만일 장자들 축에 있게 되면 장자들 가운데 어른이 되어 좋은 법문을 말
하여 주며 거사 가운데 있게 되면 거사들 가운데 어른이 되어 탐착심을 끊
게 하며 왕족 가운데 있으면 왕족 가운데서 어른이 되어 욕된 것을 참도록
가르치며 바라문 가운데 있게 되면 바라문 가운데서 어른이 되어 교만한
마음을 없애게 하며 대신 가운데 있게 되면 대신들 가운데 어른이 되어 바
른 법을 가르치고 왕자 중에 있게 되면 왕자들 가운데 어른이 되어 충성하
고 효도하는 일을 보여주며 내관 중에 있게 되면 내관들 가운데 어른이 되
어 궁녀들을 올바르게 교화하며 서민 중에 있게 되면 서민 가운데 어른이
되어 복 짓는 일을 일으키게 하며 제석천에 있게 되면 제석천 가운데 어른
이 되어 무상한 이치를 보여 주며 사천왕 중에 있게 되면 사천왕들 가운데
어른이 되어 모든 중생을 보호하였다.
장자 유마힐이 이러한 한량없는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하여 이익케 하였다
그는 하나의 방편으로 몸에 병이 있노라고 하고 있었다. 그가 병이 났다
는 말을 듣고 임금과 대신과 장자와 거사와 바라문들과 왕자와 여러 권속
들 수천명이 와서 병을 위문하였다. 유마힐은 그 몸에 병난 것을 인연으로
널리 법문을 하였다.
여러분, 이 몸이란 덧없고 늘 건강한 것이 아니며 큰 힘이 있는 것도 아
니고 단단한 것도 아니며 빨리 노쇠하여 가는 것이매 믿을 것도 못되며 괴
로운 것이고 시끄러운 것이며 모든 병이 모인 것이외다. 여러분, 이와 같
은 몸을 지혜있는 이는 믿을 것이 없는 것이요. 이 몸은 물거품과 같아서
만질 수가 없으며 이 몸은 멀리 눈에 어리는 아지랑이와 같아서 목말라 하
는 애정으로 생긴 것이며 이몸은 파초와 같아서 속에 굳은 고갱이가 없으
며 이 몸은 요술장이의 눈속임과 같은 것이며 이 몸은 꿈속과 같아서 허망
으로 보이는 것이며 이 몸은 그림자와 같아서 업으로 나타난 것이며 이 몸
은 메아리와 같아서 인연으로 울려나는 것이며 이 몸은 구름과 같아서 잠
시 변하여 없어지는 것이며 이 몸은 번개와 같아서 잠간도 머물지 못하며
이 몸은 따로 주장하는 이가 없는 것이 마치 땅과 같으며 (땅 자체는 주장
함이 없음)이 몸은 오래지 못함이 지나가는 바람과 같으며이 몸은 사람이
라 할 존재가 없는 것이 마치 한데 모여 이룩된 물과 같으며 이 몸은 실답
지 못하니 지.수.화.풍의 사대(四大)가 모인 것이며 이 몸은 공한 것이니
나와 내 것을 여읜 것이며 이 몸은 앎이 없나니 초목이나 돌맹이와 같으며
이 몸은 본래 작용도 없지만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것이며(움직이는 힘
을 바람이라 함)이 몸은 깨끗지 못한 것이라 더러운 물질이 가득 찬 것이
며 이 몸은 허망한 것이라 목욕하고 옷 입히고 먹여 주어도 마침내 마멸되
어 없어지고 마는 것이며 이 몸은 모든 화근이라 백 한가지 병이 늘 괴롭
히는 것이며 이 몸은 벼랑이나 웅덩이처럼 늙음에 쫓기어 떨어져 들어가는
것이며 이 몸은 정한 것이 없으니 늘 죽음으로 나가는 것이며 이 몸은 독
사와 같고 원수,도둑과 같으며 빈 촌락과 같으니 오음 십팔계 십이입으로
모여 되었나니라.

여러분, 이 몸은 싫증나고 걱정거리라 마땅히 부처님 몸을 좋아해야 할
것이외다.
왜냐하면 부처님 몸은 곧 법의 몸이니 한량없는 공덕과 지혜로 쫓아 생겼
으며 계행과 선정 지혜와 해탈과 해탈지견으로 생겼으며 자.비.희.사로 생
겼으며 보시.지계.인욕.유화(柔和).정진.선정.해탈.삼매.다문(多聞).지혜
의 모든 바라밀로 생겼으며 방편을 닦는 공덕으로 생겼으며 신통으로 쫓아
생겼으며 삼명(三明)으로 쫓아 생겼으며 삼십칠도품으로 쫓아 생겼으며 지
.관(止.觀)으로 쫓아 생겼으며 십력과 사무외와 십팔불공법으로 쫓아 생겼
으며 온갖 나쁜 짓을 끊고 온갖 착한 짓을 쌓으므로부터 생겼으며 진실한
마음으로 생겼으며 청정한 법으로 말미암아 여래의 법신이 생겼느니라.
여러분, 부처님의 몸을 얻어 일체 중생의 병을 끊고저 하거든 마땅히 아
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할 것이니라.
이와 같이 유마힐 장자가 병을 위문하는 이들을 위하여 때에 따라 설법하
여 무수한 사람들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하였다.

3.제자품(弟子品)

그 때에 장자 유마힐은 생각하기를,
내가 이렇게 병들어 누웠는데 자비하신 부처님께서 나를 어여삐 여기시지
아니 하시는가?
라고 하자 부처님이 그 뜻을 아시고 사리불에게 이르셨다.
네가 유마힐에게 나아가 병을 위문하여라.
사리불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사람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그 까닭은
제가 옛적에 산 숲나무 아래서 조용히 좌선하노라니 그 때 유마힐이 와서
말하기를,
여보시오. 사리불이여, 반드시 앉은 것만이 좌선하는 것이 아니외다. 좌
선이란 것은 삼계(三界)에다 몸과 뜻을 나타내지 않는것이 좌선이며 멸진
정에서 일어나지 아니하고 온갖 위의 행동을 나타내는 것이 좌선이며 부처
님의 도법을 버리지 않고서 범부의 일을 나타내는 것이 좌선이며 마음이
안에도 머물지 않고 밖에도 머물지 않는 것이 좌선이며 외도의 사견에 흔
들리지 않으면서 삼십칠도품을 닦는 것이 좌선이며 번뇌를 끊지 않고서 열
반에 들어가는 것이 좌선이니 이렇게 좌선하는 이라야 부처님이 인가하시
는 것이요 라고 하였읍니다.
세존이시여, 내가 그 때에 이 말을 듣고 잠자코 대답을 하지 못하였읍니
다. 그러므로 저는 그이에게 나가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부처님은 목건련에게 이르셨다.
네가 유마힐에게 가서 병을 위문하여라.
목건련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 사람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그 까닭은
제가 옛적에 비야리성에 들어가서 어떤 마을에서 거사들을 위하여 법문을
말하고 있노라니 그때에 유마힐이 와서 말하기를,
여보시오. 목건련님, 흰 옷 입은 거사들에게 설법하는 것은 당신의 말씀
과 같이 말할 것이 아니외다. 설법이란 것은 마땅히 법답게 말하여야 합니
다. 법에는 중생이란 것이 없나니 중생이란 때(垢)를 여읜 때문이며 법에
는 나라는 것이 없나니 나라는 때를 여읜 때문이며 법에는 목숨이라는 것
이 없나니 생사를 여읜 때문이며 법에는 사람이란 것이 없나니 과거와 미
래가 끊어진 때문이며 법은 항상 고요한 것이니 모든 형상을 없애버린 때
문이며 법은 형상을 여읜 것이니 반연할 것이 없는 때문이며 법은 이름이
없나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때문이며 법에는 말씀이 없나니 생각과 관을
여의었기 때문이며 법은 형상이 없나니 허공 같기 때문이며 법에는 실없는
말이 없나니 끝까지 공한 때문이며 법에는 내것이 없나니 내 것을 여읜 때
문이며 법에는 분별이 없나니 식심(識心)을 여읜 때문이며 견줄 것이 없나
니 상대가 없기 때문이며 법은 어떤 원인에 속하지 않았나니 인연관계에
매이어 있지 않기 때문이며 법은 법의 체성과 같으니 법의 체성을 증득하
였기 때문이며 법은 진여에 따르나니 따를 것이 없는 때문이며 법은 진실
한 자리에 머무나니 있느니 없느니 하는 한쪽가에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며
법은 흔들림이 없나니 육진을 의지하지 아니한 때문이며 법에는 과거와 미
래가 없나니 항상 어디나 머물지 않기 때문이며 법은 공에 따르고 형상 없
는데 따르며 인연따라 지어진 것 없는 것을 순응하며 법은 좋고 나쁜 것을
여의고 법은 더하고 덜함이 없으며 법은 나고 없어짐이 없으며 법은 높고
낮은 것이 없으며 법은 항상 머물고 흔들리지 않으며 법은 온갖 생각하는
경계를 여의었지요. 목건련이여, 법의 참 모양이 이러하거니 어떻게 말할
수 있겠나이까? 법을 말한다는 이는 말할 것도 없고 보일 것도 없으며 법
문을 듣는 다는 이도 들은 것이 없고 얻을 것이없나이다. 마치 요술하는
사람이 요술로 만든 사람에게 법을 말하는 것 같이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법문을 말할 것이며 중생의 근기가 영리하고 아둔한 것을 알아야 하며 수
승한 지견으로 걸릴 것이 없어야 하며 자비한 마음으로 대승법을 찬탄할
것이며 부처님의 은혜 갚을 것을 생각하여 삼보를 끊이지 않게 한 뒤에야
법문을 말할 수 있나이다. 라고 하였읍니다. 유마힐이 이런 법문을 말할
적에 팔백거사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나이다. 저는 이런 변재가
없아올세 그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없나이다.

부처님이 큰 가섭에게 이르셨다.
네가 유마힐에게 가서 병을 위문하여라.
가섭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 사람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그 까닭은
제가 옛적에 가난한 촌락에 가서 밥을 비노라니 그 때에 유마힐이 와서 말
하기를,
여보시요, 큰 가섭님. 자비심이 있기는 하면서도 넓지 못하여서 부자집을
버리고 가난한 집만 찾아가서 밥을 빕니다 그려! 가섭님 평등한 법 가운데
밥을 비는 것도 차례 차례로 하여야 됩니다. 먹지 않는 법을 위하여 걸식
을 할 것이며 인연이 화합상을 파하기 때문에 덩어리로 된 밥을 취하는 것
이며 나고 죽음을 받지 않기 위하여 저음식을 받는 것이며 텅 빈 촌락과
같은 생각으로 촌락에 들어갈 것이며 여러 가지 빛깔을 보아도 장님과 같
이 하며 소리를 듣더라도 메아리와 같이 하며 냄새를 맡을 적엔 바람과 같
이 하며 음식을 먹을 적에 맛을 분별하지 아니 하며 몸에 촉각을 받을 적
에 무심정에 든 것과 같으며 모든 현상계가 다 요술로 만들어진 것처럼 제
바탕도 없고 남에게서 얻어진 거서도 없는 줄을 아나니 본래 부터 그런 것
이 있는 것도 아니며 지금에도 없어지는 것도 없나니 가섭님, 만일 팔사(
邪)를 버리지 않고 팔해탈에 들어가며 삿된 모양 같으면서 정법에 들어가
며 한 그릇 밥으로 일체 중생게게 보시하며 여러 부처님과 여러 성현에게
공양한 뒤에 먹을 것이니 이렇게 먹는 이는 번뇌가 있는 것도 아니요 번뇌
를 여읜 것도 아니며 선정에 들어간 것도 아니요 선정에서 일어난 것도 아
니며 세간에 머문 것도 아니요 열반에 머문 것도 아니며 그에게 밥을 베푼
이는 큰 복도 없고 적은 복도 없으며 이익이 될 것도 아니고 손해가 될 것
도 아니니 이것이 불도에 들어가는 것이요 성문법에 의지하지 않는 것이니
가섭이여, 이렇게 밥을 먹어야만 남이 베푸는 음식을 공짜로 먹지 아니하
는 것이외다.라고 하였읍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그 때에 이 말을 듣고 일
찌기 없든 일이라 생각하고 모든 대승보살에게 존경하는 마음을 가졌아오
며 또 생각하기를 이 분은 속인으로서도 변재와 지혜가 이러하거늘 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지 아니 하랴 하옵고 그 후 부터는 성문법과 연
각법으로 다른 사람에게 권하지 아니 하였읍니다. 그러므로 그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가 없나이다.
부처님이 수보리에게 이르셨다.
네가 유마힐에게 가서 병을 위문하여라.
수보리는 이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그이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그 까닭은 제
가 옛적에 그의 집에 가서 밥을 빌었더니 유마힐이 제자루를 받아 밥을 가
득 담아 가지고 와서 말하기를,
여보시오 수보리님, 만일 먹는데 평등한 이는 법에도 평등하나니 이렇게
걸식을 하여야 밥을 받을 수 있읍니다. 만일 수보리님이 탐심.진심.치심을
끊지 아니하고 또한 그 맘과 함께 하지도 아니하며 이 몸을 그대로 두고
하나의 실상을 따르며 어리석음과 애착을 없애지 아니 하고서 삼명과 팔해
탈을 성취하며 오역상(逆相)으로서 해탈을 얻되 또한 풀어버린 것도 얽어
맨 것도 아청英移帽仲가라구타 가
전련.니건타 야제자들이 당신의 스승이어서 그들로 말미암아 출가하여 그
들이 잘못 떨어지는 곳에 당신도 따라서 떨어져야만 밥을 받을만한 것이요
만일 수보리가 저 삿된 소견에 들어가서 열반의 저쪽 언덕에 건너가지 못
하며 팔난중에 머물러서 어려움이 없지 못하며 번뇌와 함께 하여 청정한
법을 여의었으며 당신이 무생삼매를 얻었으면 모든 중생도 그 삼매를 얻을
것이며 당신에게 보시한 이를 복전이라 하지 않고(이하의 법문은 모든 상
을 쳐부수고 대승의 역행을 역설함)당시니에게 공양한 이가 삼악도에 떨무슨
뜻인지 알지도 못하고 어떻게 대답하여야
할른지 알지 못하여 바루를 그냥 두고 그 집에서 나오려 하였더니 유마힐
이 말하기를,
여보시오, 수보리님. 두려워 하지 말고 바루를 받으시오. 어떻게 생각하
십니까? 여래께서 요술로 만든 사람이 만일 이런 일로 힐난 한다면 두려워
하겠읍니까.
하기에 제가 두려워할 것이 없노라고 대답하니 유마힐이 말하기를,
모든 법이 모두 요술로 된 것이니 당신은 조금도 두려워 할 것이 없읍니
다. 그 까닭은 온갖 말이란 것이 요술과 같은 모양을 여의지 아니 하였고
지혜있는 이는 말과 문자에모양이 곧 모든 법이외다.
유마힐이 이러한 법문을 말할 적에 이백천자가 지혜의 눈을 얻었아옵니다
그러므로 저는 그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라고 하였다.

부처님은 또 [부루나 미다라니자]에게
네가 유마힐에게 가서 병을 위문하여라.
부루나는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 사람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그 까닭은
제가 옛적에 큰 숲속에 어떤 나무 아래에서 새로 도를 배우는 비구들을 위
하여 설법을 할 적에 유마힐이 와서 저에게 말하기를,
여보시오.부루나님, 설법하려거든 먼저 정(定)에 들어서 그 사람들의 마
음을 관찰한 뒤에 설법하는 것이니 더러운 음식을 보배그릇에 담지 마시요
마땅히 이 비구들의 생각하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니 유리를 수정과 같다
고 하여서는 아니되오. 당신이 중생의 근본을 알지 못하면서 소승법으로서
인도하지 마오. 그가 본래 부스럼이 없는데 상처를 내지 마시오. 한길로
가려는 이에게 샛길을 가리키지 말며 바닷물을 소발자국에 넣으려 하지 말
며 햇빛을 반딧불과 같다고 하지 마시오.
부루나님, 이 비구들은 오래 전에 대승 마음을 내었다가 중간에 잊어버린
것이어늘 어찌하여 소승법으로 지도하리이까. 내가 보니 소승들은 지혜 열
기가 장님과 같아서 중생들의 근기가 영리하고 노둔함을 분별하지 못하더
군요.
하면서 유마힐이 삼매에 들어서 그 비구들로 하여금 지나간 세상을 알게
하였으니 그들은 일찌기 오백부처님께 온갖 공덕의 씨앗을 심어서 [아뇩다
라삼먁삼보리]에로 회향한 인연을 알게 하니 비구들은 즉시에 본래 마음을
도로 얻고 유마힐의 발에 경례하니 유마힐이 그들에게 법문을 하여 아뇩다
라삼먁삼보리에 다시 물러나지 않게 하였나이다. 제가 그 때에 성문들이
중생의 근기를 관찰하지 못하고는 법문을 말하지 않아야 할 줄을 알았아옵
기에 그이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부처님은 또 [마하가전연]에게 이르셨다.
네가 유마힐에게 가서 병을 위문하여라.
가전연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 사람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그 까닭은
옛적에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법문의 요긴한 뜻을 말씀하신 뒤에 제
가 다시 그 뜻을 부연하면서 이것은 무상뺐 없다는 뜻이오 이것은 열반의
하였더니 그 때에 유마힐이 와서 저에게 말하기를,
여보시오, 가전연님. 나고 꺼지는 마음으로 실상법을 말하지 마시오. 가
전연이여, 모든 법이 마침내 나는 것도 아니고 꺼지는 것도 아닌 것이 무
상의 뜻이며 오음을 사무쳐 보면 공하여 인연따라 일어나는 것이 없나니
이것이 고의 뜻이며 모든 법이 필경에 아무 것도 없는 것이 공의 뜻이며
나와 나의 것이 없다는 것이 둘이 아니어야사 이것이 내가 없다는 뜻이며
법이 본래 그러한 것이 아니며 지금도 꺼져 없어질 것이 없는 것이 적泡 비
링湧肝마음에 해탈을 얻었나이다.
그러므로 제가 그이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부처님은 또 [아나율]에게 이르셨다.
네가유마힐에게 가서 병을 위문하여라.
아나율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 사람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그 까닭은
옛적에 제가 어느 곳에서 거닐고 있노라니 엄정(嚴淨)이라는 범천왕이 일
만 범천 사람들을 데리고 맑은 광명을 놓으면서 와서 머리를 조아려 예배
하고 저에게 묻기를,
아나율님, 천안통으로 보는 것이 얼마나 멀고 넓은 정도입니까? 하기에
대답하 열매를 보는 듯 합니다.라고 하였더니 그 때에 유마
힐이 나에게 말하기를,
여보시오, 아나율님. 천안통으로 보는 것은 보겠다는 생각에서 보는 것입
니까? 보겠다는 생각없이 보는 것입니까? 가령 보겠다는 생각이 있어서라
면 외도들의 얻은 오통과 같은 것이요. 만일 보겠다는 생각이 없이라면 곧
무위의 법이니 본다는 것이 있을 수 없을 것이외다.
하였더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에 아무 말도 대답하지 못하였사오나
범천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일찌기 보지 못한 일이라고 기뻐하면서 유마힐
에게 예배하고 묻기를,
이 세상옇 밗내어 유마힐의 발에 경례하고 홀연히 보이지 아니 하더이
다. 그러므로 저는 그이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부루나 미다라니자:부루나는 그 아버지의 이름이고 미다라니는 그
어머니의 이름인데 부모 이름을 합하여 그의 아들이라고 이름한 것.
한자로는 滿慈라고 번역. 부처님의 십대제자 가운데 설법제일.
마하가전연:문식(文飾) 호견(好肩)이라 번역함.
부처님의 십대제자 가운데 가장을 제일 잘한다고 함.
아나율:부처님의 십대제자 가운데 천안통으로 제일.

부처님은 다시 [우바리]에게 이르셨다.
네가 유마힐에게 가서 병을 위문하여라.
우바리는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그 까닭은 옛적
에 두 비구가 계율을 범하고는 부끄러워서 부처님께는 묻지 못하고 저에게
와서 묻잡기를,
여보시오 우바리님, 우리가 계율을 범하였는데 부끄러워서 부처님에게 여
쭐 수가 없아오니 바라건대 우리의 의혹과 뉘우침을 풀어주어 허물을 면하
게 하여 주시요.
하기에 제가 그들을 위하여 법대로 말하여 주었더니 마침 유마힐이 와서
말하기를,
여보시오, 우바리님. 이 비구들의 죄를 더 보태게 하지 마시오. 바로 죄
를 없애줄지언정 그 마음을 요란하게 하지 말 것이요. 왜냐하면 그 죄라는
성질이 안에 있는 것도 아니며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외다. 부처님의 말씀과 같이 마음에 때가 끼이므로 중생이 때 끼인 것
이요 마음이 깨끗하므로 중생이 깨끗하거니와 마음이란 것은 안에 있는 것
도 아니고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닌것처럼 죄도 그
러하고 모든 법도 그러하여 진여의 바탕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요. 만일,
우바리가 마음으로 해탈을 얻었을 적에 어찌 번뇌의 때가 있더이까?
하기에 제가 그렇지 않다고 하였더니 유마힐이 또 이르기를,
모든 중생들이 마음에 때가 없는 것도 그러한 것이요. 우바리님, 망상이
이 때이고 망상 없는 것이 깨끗한 것이며 제 정신 바로 갖지 못한 것이 때
이고 나에 집착하지 않으면 깨끗한 것이외다. 우바리님, 모든 법이 났다,
없어졌다 하여 잠깐도 머물지 않는 것이 요술과 같고 번개와 같으며 모든
법이 모두 허망하게 보는 것이어서 마치 꿈과 거울 속에 나타나는 형상과
같아서 다 허망한 생각으로 생기는 것이니 이런 줄을 아는 이는 계율을 잘
지니는 것이며 이런 줄을 아는 이는 바로 아는 것이외다.
라고 하였나이다. 그 때에 두 비구가 말하기를,
훌륭한 지혜로운 이여! 우바리로서는 미칠 수 없는 일이며 계율 지니는
이 가운데 으뜸 가는 이로서도 능히 말하지 못하였던 것이외다.
내가 대답하기를,
여래를 내어 놓고는 어느 성문이나 보살들도 이 변재를 따를 수 없으며
그 지혜의 밝은 것도 그러하다고 하였더니 두 비구가 즉시에 의심과 뉘우
침이 없어지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고 원을 세워 말하기를, 모든 중
생이 모두 이러한 변재를 얻어지이다. 라고 하였읍니다. 그러므로 저는 그
에게 가서 병을 위문 할 수 없나이다.라고 하였다.
부처님은 또 [라후라]에게 이르셨다.
네가 유마힐에게 가서 병을 위문하여라.
라후라는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 사람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그 까닭은
옛적에 비야리성에 있는 여러 장자의 아들들이 저에게 와서 예배하고 말하
기를,
여보시오,라후라님, 당신은 부처님의 아들로서 전륜왕의 지위를 버리고
출가하여 도를 닦았으니 출가하는 것이 무슨 이익이 있나이까?
하기에 제가 법과 같이 출가한 공덕을 말하였더니 그 때에 유마힐이 와서
나에게
여보시요, 라후라님. 출가한 공덕의 이익되는 것을 그렇게 말하지 마시요
왜냐하면 이익된다, 공덕된다 할 것 없는 것이 출가입니다. 이 세상의 법
은 이익이 있다,공덕이 있다고 말할 수 있거니와 이 세속을 벗어나는 법은
이익이 있다,공덕이 있다라고 할 수 없나이다. 라후라여, 출가하는 것은
저것도 없고 이것도 없으며 또한 중간도 없으며 육십이견을 여의고 열반에
머물러 있으니 지혜있는 분의 수용하는 것이고 성인의 나갈 곳이며 모든
마군을 항복받고 오도 중생을 제도하고 다섯가지 눈을 깨끗이 하며 다섯가
지 힘을 얻고 다섯가지 근기를 세우며 다른 이를 시끄럽게 하지 않고 온갖
나쁜 짓을 여의었으며 외도를 굴복시키고 헛된 이름에서 초월하여 진흙창
에서 벗어 나와서 온갖 결박됨이 없으며 내것이랄 것이 없고 받아들일 것
도 없으며 마음에 시끄러운 것이 없어서 안으로 기쁨을 품으며 남의 뜻을
잘 보호하고 선정을 따라 모든 허물을 여의는 것이니 능히 이렇게 하면 이
것이 참말 출가하는 것이외다.
라 하고 또 유마힐이 여러 장자의 아들들에게 말하기를,
너희들은 정법 가운데 함께 출가할 것이니 왜냐하면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
할 때를 만나기가 어려운 때문이니라.
장자의 아들들이 말하기를,
부처님 말씀에 부모가 허락하지 않으면 출가할 수 없다 하지 않았읍니까?
유마힐이 대답하되 그렇다. 너희들이 만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되면 그것이 곧 출가하는 것이며 그것이 곧 구족계를 받는 것이니라.
고 하더이다. 그렇게 말할 적에 장자의 아들 설흔 두명이 모두 아뇩다라삼
먁삼보리심을 발하였으므로 저는 그에게 가서 병을 위문 할 수 없나이다.

우바리:가까이 모신다는 뜻인데 십대 제자 가운데 계행 지니기가
제일이라 함.
진여(眞如):범어의 [Tathata]인데 꼭 그러하다의 뜻, 곧 법성의 실상은
언제나 변함이 없이 진실하여 여여하다는 뜻.
나후라:장애물이라는 뜻인데 부처님이 출가하시기 전에 낳은 아들로서
뒤에 출가하였다.
십대제자 가운데 밀행이제일이라 함.

부처님은 다시 아난에게 이르셨다.
네가 유마힐에게 가서 병을 위문하여라.
아난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 사람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그 까닭은
옛적에 세존께서 약간 병환이 계시어 우유를 쓰게 되옵기에 제가 바루를
들고 바라문의 집에 가서 문앞에 서 있었더니 그 때에 유마힐이 와서 내게
말하기를,
여보시오,아난님. 어찌하여 이 이른 새벽에 바루를 들고 여기 있나이까?
하기에 저는 세존께 약간의 병이 나시어 우유를 쓰게 되었으므로 여기 와
있노라고 대답하였더니 유마힐이 또 말하기를,
그 무슨 말씀이오, 아난님. 그런 말씀 마시오 여래의 몸은 금강과 같은
몸이라 모든 나쁜 짓은 이미 끊어졌고 여러가지 선한 일만 모이었거늘 무
슨 병이 있으며 무슨 괴로움이 있으리요, 잠자코 가시오. 아난님, 여래를
비방하지 마시요. 다른 사람이 이 추한 말을 듣지 않게 하며 큰 위덕을 지
닌 하늘 사람들이나 다른 정토에서 온 보살네로 하여금 이런 말을 듣게 하
지 마시오. 아난님, 전륜성왕은 적은 복력을 가지고도 오히려 병이 없는데
어찌 하물며 여래의 한량없는 복력과 많은 공덕이겠오. 어서 가시오. 아난
님, 우리들로 하여금 이런 수치를 받게 하지 마시오. 외도와 바라문들이
이 말을 들으면 생각하기를 소위 스승이라고 하면서 제 병도 고치지 못하
면서 어떻게 남의 병을 고치리요. 하리니 가만히 어서 가서 다른 사람으로
알지 못하게 하시오.
아난님, 부처님의 몸은 법의 몸이시고 애정과 탐욕으로 된 것이 아니며
부처님은 이 세상에 가장 높은 이어서 삼계에서 뛰어 나셨으며 부처님 몸
은 생사에 빠지지 아니 하시므로 모든 번뇌가 이미 없어졌으며 부처님의
몸은 세간을 뛰어났으므로 나고 죽음에 떨어지지 아니 하시나니 이러한 몸
으로 무슨 병이 있겠오.
하더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 때에 부끄러운 마음이 생겨서 속으로 생각
하기를 부처님을 가까이 모시면서 잘못 듣지나 않았는가 하였더니 공중에
서 소리가 있어 외치기를 ‘아난이여,거사의 말과 같건마는 오탁악세에 나
셨으므로 이런 일을 나타내어 중생을 구제하려 하시는 것이니 부그러워 하
지 말고 어서 우유를 가지고 돌아가시오.’
하더이다. 세존이시여, 유마힐의 지혜와 변재가 이와 같으므로 저는 그이
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이렇게 오백제자들이 제각기 지난 일과 유마힐이 하던 말을 부처님께 사룁
고 모두 유마힐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가 없다고 하였다.

터아난:아난다는 경희(慶喜)의 뜻이다. 부처님의 사촌동생인데 출가하여
부처님의 시자가 되었다. 십대제자 가운데 부처님의 설법을 가장
많이 듣고 기억하였다고 함.
터바라문:인도의 네가지 계급 가운데 제1계급에 속하여 종교.철학을 주로
맡은 계급.

4.보살품(菩薩品)

그 때에 부처님은 [미륵보살]에게 이르셨다.
그대가 유마힐에게 가서 병을 위문하여라.
미륵보살이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나는 그 사람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그 까닭은
제가 옛적에 도솔천왕과 그 권속들에게 다시 물러서지 않는 지위에서 행할
일을 설하였더니 그 때에 유마힐이 와서 말하기를,
미륵님, 세존께서 당신에게 수기 하기를 이 한생 마치고 아뇩다라삼먁삼
보리를 증득하리라고 하셨나이다. 어느 생으로 수기를 받았나이까? 과거생
인가? 미래생인가? 현재생인가? 만일 과거생이라면 과거생은 벌써 지나갔
고 미래생이라면 미래생은 아직 오직 않았고 현재생이라면 현재생은 머물
러 있는 것이 아니니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비구들이여, 네가 지금 고대
나기도 하고 늙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한다고 하시던 것과 같으며 만일 생
이 없는 것으로 수기를 얻었다면 생이 없는 것은 곧 부처님의 바른 지위이
니 바른 지위에는 수기를 받을 것도 없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도
없거늘 미륵이 어떻게 한생에 성불하리라는 수기를 받았나이까? 진여가 나
는 것으로 수기를 받았는가? 진여가 없어지는 것으로 수기를 받았는가? 만
일 진여가 나는 것으로 수기를 받았다면 진여는 나는 것이 아니요 진여가
없어지는 것으로 수기를 받았다면 진여는 없어지는 것이 아니외다. 일체중
생이 모두 진여며 일체법이 또한 진여며 성현들도 또한 진여며 미륵까지도
또한 진여이니 만일 미륵이 수기를 받았다면 일체중생도 수기를 받을 것이
외다. 왜냐하면 진여라는 것은 둘이 아니며 다르지도 아니한 탓이며 만일
미륵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면 일체중생도 또한 얻어야 할 것이외
다. 왜냐하면 일체중생이 곧 보리인 탓이외다. 만일 미륵이 열반을 얻었다
면 일체중생도 열반을 얻을 것이니 그 까닭은 여러 부처님께서 모든 중생
이 마침내 적멸한 것이 곧 열반이라, 다시 열반에 들 것이 없는 줄을 아시
는 탓이외다. 그러므로 미륵님이여, 그러한 법문으로 모든 범천들을 유혹
말지니 실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말할 이도 없고 또한 물러갈 이도 없
나이다. 미륵님, 마땅히 이 범천들로 하여금 보리라고 분별하는 소견을 버
리게 할지니 왜냐하면 보리라는 것은 몸으로 얻을 수도 없고 마음으로 얻
을 수도 없는 것이외다.
적멸한 것이 보리니 모든 형상을 없앤 때문이며 관하지 않는 것이 보리니
모든 반연을 여읜 때문이며 행하지 않는 것이 보리니 기억하는 생각이 없
는 때문이며 끊는 것이 보리니 모든 소견을 버린 때문이며 여의는 것이 보
리니 모든 허망한 생각을 여읜 때문이며 막는 것이 보리니 모든 소원을 막
는 때문이며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보리니 탐착이 없는 때문이며 따르는
것이 보리니 진여에 따르는 때문이며 머무는 것이 보리니 법의 자성에 머
무는 때문이며 이르는 것이 보리니 진실한 자리에 이르기 때문이며 둘이
아닌 것이 보리니 주관의 의식과 객관인 법진을 여읜 때문이며 평등한 것
이 보리니 허공과 같은 때문이며 하염없는 것이 보리니 머물고 멸하는 것
이 없는 때문이며 아는 것이 보리니 중생들의 마음과 행을 아는 때문이며
모이지 않는 것이 보리니 여러가지 받아 들이는 것이 모이지 않는 때문이
며 합하지 않는 것이 보리니 번뇌습기를 여읜 때문이며 처소가 없는 것이
보리니 형상과 빛깔이 없는 때문이며 거짓 이름이 보리니 이름이 공한 때
문이며요술과 같은 것이 보리니 취하고 버릴 것이 없는 때문이며 산란치
않는 것이 보리니 항상 고요한 때문이며 고요한 것이 보리니 자성이 청정
한 때문이며 취할 것 없는 것이 보리니 반연을 여읜 때문이며 다르지 않은
것이 보리니 모든 법이 평등한 때문이며 견줄 데 없는 것이 보리니 비유할
것이 없는 때문이며 미묘한 것이 보리니 모든 법을 알기 어려운 때문입니
다.라고 하였읍니다.
세존이시여, 유마힐이 이런 법문을 할 적에 이백 범천들이 무생법인을 얻
었나이다. 그러므로 저는 그이에게 가서 병을 위문 할 수 없나이다.

과미륵보살:석가모니불의 뒤를 이어서 다음 이 세상에 출현하여 성불한다
고 하는 일생보처 보살. 현재 욕계 제4천인 도솔타천에 계신다고 한다.

과도솔천:욕계제4천으로서 지족천이라 한다.
미륵보살과 같은 일생보처보살이 거주할 만한 하늘,다른 하늘은 애욕과
향락을 누리는데 이 하늘에서는 모든데 만족을 알고 애욕과 향락을 탐
하지 않는 하늘이라고 한다.

부처님은 [광엄동자]에게 이르셨다.
그대가 유마힐에게 가서 병을 위문하여라.
광엄동자는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 사람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그 까닭은
옛적에 제가 비야리성에서 나갈 적에 유마힐이 마침 성으로 들어오기에 저
는 곧 경례하고 물었나이다.
거사님, 어디로부터 오나이까? 그는 도장으로부터 오노라고 대답하기에 저
는 또 묻기를,
도장이란 어느 곳입니까? 하였더니 그는 대답하기를,
곧은마음이 도장이니 거짓이 없는 까닭이며 행을 닦아 가는 것이 도장이
니 능히 일을 판단할 수 있는 때문이며 깊은 마음이 도장이니 공덕을 증진
하기 때문이며 보리심이 도장이니 잘못이 없는 때문이며 보시가 도장이니
갚기를 바라지 않는 때문이며 보리심이 도장이니 잘못이 없는 때문이며 계
행을 지니는 것이 도장이니 소원이 구족하여 지는 때문이며 욕된 것을 참
는 것이 도장이니 모든 중생에게 마음이 걸리지 않기 때문이며 꾸준히 닦
아 나가는 것이 도장이니 중단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며 선정을 닦는 것이
도장이니 마음이 조복되고 단련되는 때문이며 지혜가 도장이니 모든 법을
분명하게 보는 때문이며 자랑하는 것이 도장이니 중생을 평등하게 여기는
때문이며 불쌍히 여기는 것이 도장이니 피로와 괴로움을 견디는 때문이며
기뻐하는 것이 도장이니 법문을 즐거워 하는 때문이며 마음을 놓아버리는
것이 도장이니 사랑하고 미워하는 것이 끊어진 때문이며 신통이 도장이니
육신통을 성취한 때문이며 해탈이 도장이니 애욕.번뇌를 등지고 놓아버린
때문이며 방편이 도장이니 갖가지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하기 때문이며 네
가지로 포섭하는 것이 도장이니 중생을 잘 포섭하는 때문이며 많이 듣는
곳이 도장이니 들은 대로 행하는 때문이며 마음을 조복받는 것이 도장이니
모든 법을 바로 관찰하는 때문이며 삼십칠조도품이 도장이니 세간법을 놓
아버린 때문이며 사성제가 도장이니 세상을 속이지 않는 때문이며 십이인
연이 도장이니 무명에서 노사까지가 다함이 없는 때문이며 온갖 번뇌가 도
장이니 번뇌가 곧 실상임을 아는 때문이며 중생이 도장이니 나라는 것이
없는 줄을 아는 때문이며 일체법이 도장이니 모든 법이 공한 줄을 아는때
문이며 마군을 항복받는 것이 도장이니 무엇에나 움직이지 않는 때문이며
삼계가 도장이니 따로 나갈 데가 없는 때문이며 사자후를 하는 것이 도장
이니 두려울 것이 없는 때문이며 십력.사무외와 십팔불공법이 도장이니 모
든 허물을 여읜 때문이며 삼명이 도장이니 지혜에 장애된 것이 없는 때문
이며 한 생각에 일체법을 아는 것이 도장이니 일체지를 성취한 때문이외다
이와 같이 착한 남자여. 보살이 만일 모든 바라밀로써 중생을 교화하면
온갖 하는 짓이 발을 들적이나 발을 디딜적이나 모두 도장으로부터 와서
불법에 머무는 것이외다.
라고 하였읍니다. 이 법문을 말할 적에 오백천상 사람들이 아뇩다라삼먁삼
보리심을 내었읍니다. 그러므로 나는 그이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
이다.

글광엄동자:보살의 이름.
글도장:수도장을 말함.
글사섭법:布施.愛語.利行.同事 네가지로 중생을 포섭하는 것.
글삼십칠조도품:사념처.사정근.사신족.오근.오력.칠각지.팔정도.
글사성제:고.집.멸.도.
글십이인연:인생이 이 세상에 나서 죽기까지의 과정을 열두 가지의
인연관계로 설명한 것.
無明.行.識.明色.六入.觸.受.愛.取.有.生.老死의 12인연

부처님은 다시 [지세보살]에게 이르셨다.
그대가 유마힐에게 가서 병을 위문하여라.
지세보살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 사람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그 까닭은
옛적에 제가 고요한 집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마왕 파순이 일만이천 천녀를
데리고 제석천왕 모양으로 풍류를 잡히고 와서 그 권속들과 함께 나의 발
에 예배하고 합장하고 한쪽에 서 있거늘 저는 이가 재석인 줄 알고 일러
말하기를,
어서 오시오. 교시가여, 비록 복덕이 있더라도 함부로 수용할 것이 아니
요. 오욕락이니 무상한 줄을 알아 선의 씨앗을 심으며 몸과 생명과 재물에
대하여 길이 무너지지 않는 법을 닦을 것이니라.고 하였더니 그가 나에게
말하기를,
정사(正士=보살의 번역)여, 이 일만이천 천녀를 받아 시봉하는 종을 삼으
시오.라고 하기에 저는
교시가여, 이 법답지 아니한 것들로 나를 유혹하지 말라. 그것은 마땅한
것이 아니니라.하였더니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마힐이 와서 저에게 말
하기를,
이것은 제석이 아니오, 마왕으로서 당신을 꾀이는 것입니다.
하고 다시 마왕에게 말하기를,
이 천녀들을 나에게 달라. 내가 마땅히 받을 것이다.
라고 하자 마왕은 놀라서 두려워 하면서 유마힐이 나를 침노하려한다 생각
하고 몸을 감추어 도망가려 하나 몸이 숨겨지질 아니하므로 그의 신통력을
다하여도 갈 수가 없더니 공중에서 소리로 외치기를 파순이여 그 천녀들을
거사에게 주어야 떠나갈 수가 있으리라.라고 하니 마왕은 두려워 하면서
할 수 없이 유마힐에게 천녀들을 내어 주었더이다. 그 때에 유마힐은 천녀
들에게 이르기를,
마왕이 너희들을 나에게 주었으니 이제 너희들은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심을 내어라.
하며 그들에게 맞도록 설법하여 천녀들로 하여금 보리심을 발하게 하고 다
시 말하기를,
너희들이 이미 보리심을 내었으니 이제부터는 법락을 즐기고 다시 오욕락
을 즐기지 말라.
어떤것이 법락입니까?
항상 부처님 믿기를 즐겨하며 법문 듣기를 즐겨하며 스님에게 공양하기를
즐겨하며 오욕락 여의기를 즐겨하며 오음을 원수같이 여기기를 즐겨하며
사대를 독사 같이 보기를 즐겨하며 바깥 경갭弔릴綬 즐기며 선정을 닦아
沮値늑堞않기를 즐기며 번뇌의
때를 여의고 지혜 닦기를 즐기며 보리심을 넓히기를 즐기며 뭇 마군을 항
복받기를 즐기며 모든 번뇌 끊기를 즐기며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하게 단장
하기를 즐기며 상.호를 성취하기를 즐기기 때문에 모든 공덕을 닦으며 도
장을 장엄하기를 즐기며 깊은 법듣되 두려워 하지 않기를 즐기며 세가지
해탈문을 즐기며 때 아닌 것을 즐기지 않으며 동학(同學)을 가까이 하기를
즐기면서 동학 아닌 이 가운데 미워하는 마음을 내지 않기를 즐기며 나쁜
지식을 멀리 하기를 즐기며 셩을 남에게 보시하는 것이 보살
이라 하나이다.
내가 이미 놓았으니 너는 데려가되 그들도 법을 좋아하는 원을 구족하게
할지어다.
그 때에 천녀들이 유마힐에게 말하기를, 우리들이 어떻게 마의 궁전에 머
무르리까?
여러 누이여, 법문이 있는데 무진등이라고 이름하니 너희들이 배울 것이
다. 무진등이라 함은 마치 한 등불이 다음 다음 등에 불붙이어 백.천 등을
밝히어 어두운 데를 다 밝히어 그 밝음이 끊임이 없나니 이와 같이 한 보
살이 백.천 중생을 인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발하게 하지만 그 도는
꺼지게 하지 않으館霜수 없는 하늘 사람들도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
構農하면 부처
님 은혜를 갚게 되는 것이며 또한 일체중생을 크게 이익되게 하리라.
그 때에 천녀들이 머리를 조아려 유마힐의 발에 예배하고 마왕을 따라 천
궁으로 돌아가 문득 보이지 않더이다. 세존이시여, 유마힐이 이러한 자재
한 신통력과 지혜와 변재가 있기 때문에 제가 그이에게 가서 병을 물을 수
없나이다.

터교시가:제석천왕의 성이라 함.
터사욕락:재물.음식.색.잠자는 것.
터오 음:색.수.상.행.식

부처님께서 장자의 아들 선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유마힐에게 가서 병을 위문하여라.
선덕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 사람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그 까닭은
예전에 아버님 계신 집에서, 큰 보시를 베풀고 오는 스님네와 바라문들과
모든 외도와 가난한 이, 미천한 이, 고아들, 거지들을 일혜 동한 공양하노
라니, 그 때에 유마힐이 회중에 들어와서 내게 말하기를,

여보시오 선덕님, 대보시회는 당신과 같이 차려서는 아니 됩니다.
마땅히 법으로 하는 보시회를 베풀 것이어늘, 어찌 하여 재물로 보시하는
일을 하리이까?
거사님, 어떻게 하는 것이 법으로 보시하는 것입니까?
법으로 보시하는 것은 먼저도 없고 나중도 없어서 한꺼번에 일체중생에게
공양하는 것이 법으로 보시하는 것이외다.

어떻게 하는 말씀입니까?
보리로써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불쌍히 여
기는 마음을 일으키며, 정법을 가짐으로써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지
혜를 섭수함으로써 평등한 마음을 일으키며, 정법을 가짐으로써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아끼고 탐하는 이를 포섭하므로 보시 바라밀을 일으키고
계율을 범한 이를 교화하기 위하여 지계 바라밀을 일으키며, 내가 없는 법
으로써 인욕 바라밀을 일으키고, 몸과 마음을 여읨으로써 정진 바라밀을
일으키며, 보시를 위하여 선정 바라밀을 일으키고, 일체지를 위하여 반야
바라밀을 일으키며, 중생을 교화하면서 한 마음을 지니고 세간법을 버리지
아니 하면서 실상법을 여의지 아니하여, 일부러 몸을 받으면서 세속에 얽
매이지 아니하고, 정법을 보호하므로 방편을 잘 활용하며, 중생을 제도함
으로써 사섭법을 일으키고, 온갖 높은 이를 공경하여 섬기므로 교만한 마
음 없애는 법을 일으키며, 몸과 목숨과 재물에 세가지 견고한 법을 일으키
고, 여섯가지 생각하는 가운데서 생각하는 법을 일으키며, 여섯가지 화합
하여 공경하는 데서 질박하고 곧은 마음을 일으키고,올바르게 행하는 착한
법으로 깨끗하게 사는 법을 일으키며, 마음이 깨끗하여 즐거워 함으로 성
현에게 가까이함을 일으키고, 나쁜 사람을 미워하지 아니 하므로 조복하는
마음을 일으키며, 출가하는 법으로 깊은 마음을 일으키고, 말한 것과 같이
행하므로 많이 듣는 마음을 일으키며, 다투지 아니하는 법으로 공한(空閑)
한 곳을 가리는 마음을 일으키고, 부처님 지혜에 나아가므로 좌선하는 마
음을 일으키며 중생의 얽힌 번뇌를 풀어 주기 위하여 보살행 닦을 마음을
일으키고, 상호를 구족하고 불국토를 정화하기 위하여 복덕업을 일으키며
중생들이 마음을 알고 적당하게 법문을 말하므로 슬기로운 업을 일으키고,
일체 법이 취할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는 둘을 알아 한실상의 문에 들어
가므로 지혜업을 일으키며, 일체 번뇌와 일체 장애와 일체 나쁜 법을 끊으
므로 일체 착한 업을 일으키고, 일체 지혜와 일체 착한 법을 얻기 위하므
로 일체 조도법(助道法)을 일으킬지니 좋은 남자여, 이렇게 하는 것이 법
으로 보시하는 법회며, 만일 보살이 이러한 법보시 하는 법회에 머물러 있
는 이는 대시주가 되며, 일체 세간의 큰 복전이 되나이다.

세존이시여, 유마힐이 이런 법문을 말할 적에 바라문 가운데 2백 사람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아오며, 저는 마음이 청정하여 처음 보
는 즐거움을 얻고 머리를 조아려 유마힐의 발에 절하고, 수없이 값비싼 영
락을 벗어 드렸더니, 유마힐이 받지 아니 하므로 거사님, 바라건데 이것을
받아서 주고 싶은 이에게 주십시요. 하였더니, 유마힐이 그제야 영락을 받
아 두 몫을 내어 한 몫은 그 회중에 있는 가장 못난 걸인에게 주고, 한 몫
은 난승여래께 바치니, 여러 회중들이 광명세계에 계시는 난승여래를 뵈오
며, 그 진주영락이 저 부처님 위에서 변화하여 네 기둥으로 된 보배 좌대
가 되었는데 사면에 장엄을 드리웠으나 서로서로 가리우지 아니함을 보았
나이다.

그때에 유마힐이 이러한 신통변화를 나타내고 다시 말하되,
시주가 만일 평등한 마음으로 가장 못난 거지 한 사람에게 보시하되, 만
일 부처님께 보시하는 것과 같이 여기어 분별을 내지 아니하고, 대비심이
평등하여 과보를 구하지 아니하면 이것을 일러 구족한 법보시라 하나니라.
하더이다.

그때에 성중에 있던 가장 못난 걸인도 그의 신통력을 보며 그의 법문을
듣고, 역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옵기, 나는 그이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이렇게 여러 보살들이 제각기 부처님을 향하여 지나간 인연과 유마힐이
말하던 것을여쭈옵고, 모두 그이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노라고 사양
하였다.

퓨 세가지 견고한 법:건강한 몸과 견고한 생명과 다함없는 재물을
말함.
퓨 육념:념불.념법.념승.념계.념시.념천.

퓨 육화경: 승가는 화합중이라는 뜻인데 그 화합하는 방법이 여섯가지
의 화합으로 서로 공경하는 것.

5.문수사리 문질품

이 때에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이르셨다.
그대가 유마힐에게 가서 병을 위문하여라.
문수사리는 이렇게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사람은 말을 건네기가 매우 어렵나이다. 실상의 이치를
깊이 통달하여 법문을 잘 연설하며, 변재가 막힘이 없고 지혜가 걸림이
없으며, 온갖 보살들의 법식을 모두 알고 여러 부처님의 비밀한 법문에
들어가지 못한 데가 없으며, 뭇 마군이를 항복받고 신통에 자재하게 노닐
며 지혜와 방편에 끝까지 이르렀나이다. 그러나 부처님의 명령을 받잡고
한번 가서 병을 위문하겠나이다.

이에 대중 가운데 있던 보살과 큰 제자들과 제석천왕.범천왕.사천왕들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제 문수사리와 유마힐 두 보살이 만나 이야기 하면 반드시 묘한 법문
을 말하리라.
하고 팔천 보살과 오백 성문과 백천 천인들이 모두 따라 가려 하였다. 이
에 문수사리가 여러 보살과 큰 제자들과 여러 천온구나 하고 신통력으로 방
을 비워 놓고 방안에 있던 기구와 시자들을
치우고 평상 하나만 놓고, 병을 앓으며 누워 있었다.

문수보살이 그 집에 들어가니 방은 비어 아무 것도 없고, 혼자서 평상에
누워 있는 것을 보았다.
잘 오셨나이다, 문수사리여, 문수사리여. 오지 않는 것으로 오시며 보지
않는 것으로 보시나이까?
그러하오이다, 거사여. 왔다 하여도 온 것이 아니며 갔다 하여도 가는
것이 아니니 왜 그런가 하면 왔다는 것은 아 온 데가 없고, 갔다 해도

간 데가 없으며, 본다는 것도 실상은 보지 못하는 것이 없는 탓이며, 마음
과도 합한 것이 아
니니 마음은 요술과 같은 탓이니다.
지대.수대.화대.풍대에서 어느 대의 병이니까?
이 병은 지대의 병도 아니요. 지대를 여읜 것도 아니며, 수대.화대.풍
대도 또한 이와 같나이다. 그러나 중생의 병은 사대를 아 일어나는데
그 병이 있으므로 나도 병이 났나이다.

문수사리는 다시 유마힐에게 물었다.
보살이 어떻게 병난 보살에게 위문하여야 하나이까?
몸이 무상하다고 말할지언정 몸을 여의라고 말하지 말 것이며, 몸이 괴로
운 것이라고 말할지언정 열반을 좋아하라고 말하지 말것이며, 몸이 나라고
할것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중생 교화할 것을 말하며, 몸이 공하다고 말할
지언정 필경에 적멸하다고 말하지 말 것이며, 먼저 죄를 참회하라고 말할
지언정 과거에 들어갔다고 말하지 말 것이며, 자기의 병으로써 남의 병을
불쌍히 여겨야 하며, 지나간 세상에 한량없이 고통받던 줄을 알아서 일체
중생을 이익케 할 것을 생각하며, 근심을 내지 말고 항상 정진할 것이며,

유명한 의사가 되어서 여러 사람의 병을 치료할 것이니 보살이 이와 같이
병있는 보살을 위문하여 기쁘게 할지니다.

(요지)
몸이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며 공하고 내가 없는 이치를 알고 그 몸을 싫
어하여 공적한 열반에 들기를 도모하고 중생 교화하기를 단념하는 것은
소승네의 소행이므로 여기에서는 그와 반대로 몸이 고통거리인 줄 알면서
그 몸을 싫어하지 않고 중생교화에 헌신한다는 것을 가르쳤다.

거사님, 병 있는 보살이 어떻게 그 마음을 조복하나이까?
병 있는 보살은 이런 생각을 하여야 하나니, 나의 이 병은 지난 세상의
허망한 생각과 꺼꾸로 된 마음과 번뇌로부터 생긴 것이요, 진실한 법이 아
니어늘 누가 이 병을 받으리요 할지니다. 왜냐하면, 사대가 화합한 것을
몸이라 이름 하거니와, 사대가 주인이 없기에 내 이 몸도 나라고 할 것이
없으며, 또 이 병은 나라는 데 고집하므로 말미암아 생긴 것이므로 나라는
고집을 내지 말 것이외다.

이미 병난 근본을 알았을진댄 곧 나라는 생각과 중생이라는 생각을 버리
고 법이란 생각을 일으킬지니다. 마땅히 이러한 생각을 할지니, 여러 법이
모이어서 이 몸이 되었으므로, 생기는 것도 법이 생기는 것이요, 없어지는
것도 법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할지니다. 또 히 법은 서로 아는 것이 아니
어서, 생길 적에도 내가 생기노라 말하지 아니하고 없어질 적에도 내가 없
어지노라 말하지 아니 하나니다.

저 병 있는 보살이 법이란 생각을 없애기 위하여서는 마땅히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니, 이 법이란 생각도 뒤바뀐 것은 큰 걱정이니 반드시 여의어야
하리다. 어떻게 여일 것인가? 나와 내 것이란 생각을 여의어야 하리다. 어
떻게 나와 내 것이란 생각을 여읠 것인가? 두 가지 법을 여의어야 하리다.
어떤 것이 두가지 법을 여의는 것일까? 안의 법과 밖의 법을 생각하지 말
고 평등한 행을 할 것이니다. 어떤 것이 평등인가? 나라는 것도 평등하고
열반도 평등하니다. 어찌하여 그러하냐? 나와 열반이 둘다 공한 때문이니
다. 어찌하여 공하다 하는가 이름만 있으므로 공한 것이며, 그리하여 이
두가지 법이 확정한 성품이 없나니다.

(요지)
병 있는 보살이 일체 법에 다 공한 이치를 통달하여 주관도 객관도 다 공
한 경지에 이르러서 평등한 행을 한다. 평등이란 나와 열반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그 두가지가 다 공하다. 왜 공하다고 하는가? 모두 법의
실상에 이르면 생사를 여의고 열반을 취한다는 내가 공이니 취할 바 열반
에 있는 것도 아니다. 나와 열반이란 다만 이름으로 있을 뿐, 그 실상은
취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평등함을 얻게 되면 다른 병은 아무 것도 없고 공하다는 병만 있
나니, 공하다는 병도 역시 공한 것이니다. 이 병 있는 보살이 받을 것이
없는 것으로 모든 받을 것을 받으며, 불법을 갖추지 못하였거든 받는 것을
없애고 증득을 취하지 않느니다.

설사 몸에 괴로움이 있더라도 나쁜 곳에 있는 중생들을 생각하여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일으키며, 내가 이미 조복되었거든 마땅히 일체 중생도 조
복하되, 그 병만 제할지언정 법은 제하지 말 것이며, 병의 근본을 끊기 위
하여 교화하고 지도할 것이니다. 어떤 것을 병의 근본이라 하느냐? 반연함
이 있는 것이니, 반연함이 있으면 병의 근본이 되나니다. 무엇이 반연할
것이냐? 삼계가 그것이며, 어떻게 반연을 끊느냐? 얻을 것이 없어야 하나
니, 얻을 것이 없으면 반연이 없어지나이다. 어떤 것이 얻을 것이 없다고
하느냐? 두가지 소견을 여의는 것이며 무엇이 두가지 소견이냐? 안으로 보
는 것과 밖으로 보는 것이니, 이것을 여의면 얻을 것이 없어지나이다. 문
수사리님, 이것이 병 있는 보살이 마음을 조복하는 것이외다. 늙고 병들고
죽는 괴로움을 끊는 것이 보살의 도리니, 만일 그렇지 아니하면 아무리 행
을 닦고 번뇌를 다스린다 하여도 지혜의 칼날이 날카롭지 못하나이다. 마
치 원수를 이겨야 용맹하다고 할 수 있는 것 같이, 늘고 병들고 죽는 것을
함께 끊는 이라야 보살이라 할 것이외다.

저 병 있는 보살이 또 이러한 생각을 하되, 나의 이 병은 참된 것도 아니
고 있는 것도 아니므로 중생의 병도 참된 것도 아니고 있는 것도 아니라
할 것이며, 이렇게 관찰할 적에 중생들에게 대하여 애견대비(愛見大悲)를
일으키게 되면 곧 버려야 하나니, 왜냐 하면 보살은 객진(客塵)번뇌를 끊
고서 대비심을 일으키는 것이니다. 애견대비는 나고 죽는데 염증이 있는
것이므로, 만일 애견대비를 여의면 고달픈 생각이 없으며, 나는 곳마다 애
견대비의 얽힘이 되지 아니하며 나는 곳마다 얽힘이 없어야 중생에게 법문
을 말하여 얽힌 것을 풀어줄 수 있으니, 마치 부처님 말씀에 ‘스스로 얽힘
이 있고는 남의 얽힌 것을 풀 수 없거니와 자기에게 얽힌 것이 없고서야
남의 얽힌 것을 풀어줄 수 있다.’하신 것과 같나이다. 그러므로 보살은 얽
힘을 일으키지 말지어다. 어떤 것이 얽힘이며, 어떤 것이 풀림인가. 선의
맛에 집착하는 것은 보살의 얽힘이요, 방편으로 나는 것은 보살의 풀림이
며,

또 방편이 없는 지혜는 얽힘이요, 방편이 있는 지혜는 풀림이며, 지혜가
없는 방편은 얽힘이요, 지혜가 있는 방편은 풀림이니다. 어찌하여 방편이
없는 지혜를 얽힘이라 하느냐? 보살이 애견하는 마음으로 불국토를 장엄하
고 중생을 성취시키면서 공하고 모양이 없고 지음이 없는 법에서 스스로
극복하면, 이것이 방편이 없는 지혜를 얽힘이라는 것이니다. 어찌하여 방
편이 있는 지혜를 풀림이라 하느냐? 애견의 마음으로 불국토를 장엄하거나
중생을 성취시키지 아니하고, 공하고 모양이 없고, 지음이 없는 법에서 스
스로 조복하여 싫어하지 아니하면, 이것이 방편이 있는 지혜의 풀림이라는
것이니다. 어찌하여 지혜가 없는 방편을 얽힘이라고 하는가? 보살이 탐욕,
성내는 것, 비뚠 소견 따위 모든 번뇌에 머물러서, 여러가지 공덕의 씨앗
을 심으면, 이것이 지혜없는 방편의 얽힘이라는 것이니다. 어찌하여 지혜
가 있는 방편을 풀림이라 하는가? 탐욕, 성내는 것, 비뚠 소견 따위 모든
번뇌를 여의고, 여러가지 공덕의 근본씨앗을 심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면 이것이 곧 지혜 있는 방편의 풀림이라는 것이니다. 문수사리여,
저 병 있는 보살이 이렇게 모든 법을 관할 것이니다.

또 이 몸이 무상하고 괴롭고 공하고 나라고 할 것이 없다고 관하는 것은
지혜요, 몸은 비록 병이 났으나 항상 생사 중에 있어서 일체 중생을 이익
케 하면서 게으른 생각을 내지 않는 것은 방편이며, 또 이 몸이 병을 여의
지 못하고, 병은 몸을 여의지 못하여, 병과 몸이 새 것도 아니고 낡은 것
도 아닌 줄을 관하는 것은 지혜요, 설사 이 몸에 병이 있더라도 영원히 열
반에 들려 하지 않는 것은 방편이니 문수사리여, 병 있는 보살이 이렇게
마음을 조복할 것이니다.

마음을 조복하는 데도 머물지 말고, 마음을 조복하지 않는 데도 머물지
말지니, 어찌하여 그러한가? 마음을 조복하지 않는데 머물면 어리석은 이
의 법이요, 마음을 조복하는데 머물면 성문의 법이니다. 그러므로 마음을
조복하는 데도 조복하지 않는 데도 머물지 않아야 하나니, 이 두 가지 법
을 여의는 것이 보살행이니다.

생사에 있으면서도 나쁜 행을 하지 않고, 열반에 머물면서도 멸도하지 않
는 것이 보살행이며, 범부의 행도 아니요 성현의 행도 아닌 것이 보살행이
며, 더러운 행도 아니요 깨끗한 행도 아닌 것이 보살행이며, 비록 마군보
다 지나치는 행을 하면서도 마군을 항복받는 것이 보살행이며, 일체 지혜
를 구하면서도 때 아닌 적에 구함이 없는 것이 보살행이며, 모든 법이 나
지 않는 줄을 관하면서도 정위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보살행이며, 십이인
연을 관하면서도 삿된 소견에 들어가는 것이 보살행이며, 일체 중생을 포
섭하면서도 애착하지 않는 것이 보살행이며, 멀리 여의기를 좋아하면서도
몸과 마음이 다함에 의지하지 않는 것이 보살행이며, 삼계에 다니면서도
법의 성품을 망가치지 않는 것이 보살행이니다.

공한 것을 행하면서도 공덕의 씨앗을 심는 것이 보살행이며, 모양없는 것
을 행하면서도 중생을 제도하는 것이 보살행이며, 하염이 없는 것을 행하
면서도 몸을 받는 것이 보살행이며, 일어남이 없는 것을 행하면서도 일체
의 착한 행을 일으키는 것이 보살행이며, 육발라밀을 행하면서도 중생의
마음과 마음의 작용을 두루 아는 것이 보살행이며, 육신통을 행하면서도
번뇌를 다하지 않는 것이 보살행이며, 사무량심을 행하면서도 범천에 나는
것을 탐내지 않는 것이 보살행이며, 선정과 해탈과 삼매를 행하면서도 선
정을 따라서 나지 않는 것이 보살행이며, 사념처를 행하면서도 몸과 느낌
과 마음과 법을 끝까지 여의지 않는 것이 보살행이며, 사정근을 행하면서
도 몸과 마음으로 정진함을 버리지 않는 것이 보살행이며, 사여의족을 행
하면서도 자재한 신통을 얻는 것이 보살행이며, 오근을 행하면서도 중생의
여러 근기가 영리하고 노둔함을 분별하는 것이 보살행이며, 오력을 행하
면서도 부처님의 십력을 구하는 것이 보살행이며, 칠각지를 행하면서도 부
처님의 지혜를 분별하는 것이 보살행이며, 팔정도를 행하면서도 부처님의
한량없는 부처님 도를 좋아하는 것이 보살행이며, 지(止)와 관으로 도를
돕는 법을 행하면서도 끝끝내 적멸한 데 떨어지지 않는 것이 보살행이며,
모든 법이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은 것을 행하면서도 삼십이상과 팔십
종호로 몸을 장엄하는 것이 보살행이며, 성문과 벽지불의 위의를 나타내면
서도 부처님 법을 버리지 않는 것이 보살행이며, 온갖 법이 끝내 깨끗한
것을 따르면서도 마땅한 대로 몸을 나타내는 것이 보살행이며, 부처님네
국토가 고요하기 허공과 같음을 관하면서도 여러가지 청정한 세계를 나타
내는 것이 보살행이며, 부처님 도를 성취하여 법륜을 굴리고 열반에 들어
가면서도 보살의 도를 버리지 않는 것이 보살의 행이니다.

이런 말을 연설할 때 문수보살이 데리고 온 대중 가운데서 팔천 천인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였다.

6.불사의품

그때에 사리불이 이 방안에 평상이 없음을 보고, 여러 보살과 많은 제자
들이 어디 앉을 것인가 염려하자 유마힐이 그 생각하는 것을 알고,
사리불님, 스님은 법을 위하여 왔나이까? 평상을 위하여 왔나이까?
나는 법을 위하여 온 것이요, 평상을 위하여 온 것은 아니니이다.

여보시오 사리불님, 법을 구하는 이는 몸과 목숨도 아끼지 아니 하거늘
하물며 평상을 구하나이까? 법을 구하는 것은 빛깔과 느낌과 생각하는
것과 의욕과 의식하는 것으로 구하는 것이 아니며, 18계와 12입을 구하
는 것이 아니며, 욕계.색계.무색계를 구하는 것이 아니니다. 여보시오 사
리불님, 법을 구하는 이는 불보를 애착하여 구하지 아니 하며, 부처님에
애착하여 구하지 아니하며 법에 애착하여 구하지 아니하며, 승에 애착하여
구하지 아니하는 것이며 법을 구하는 이는 고제를 보는 것을 구하지 아니
하며, 번뇌를 끊는 것을 구하지 아니하며, 열반 증하려고 도를 닦는 것을
구하지 아니 하나이다. 왜냐하면 법에는 실없는 말이 없거늘, 만일 괴로움
의 이치를 보고 번뇌를 끊고 열반을 증하려고 도를 닦는다 하면 이것은 실
없는 말이고, 법을 구하는 것이 아니니이다.

여보시오. 사리불님, 법은 고요하고 멸한 것이어늘 만일 생멸을 행하면
이것은 생멸을 구함이라 고요하고 멸함을 구함이 아니며, 법은 애착이 없
는 것이어늘 만일 법이나 열반에 애착한다면 이것은 애착이요 법을 구함이
아니며, 법에는 가는 곳이 없거늘 만일 법에 가는것이 있다면 이것은 무
엇에 따라가는 것이지, 법을 구함이 아니며, 법에는 취하고 버릴것이 없거
늘 만일 취하고 버린다면 이것은 취하고 버리는 것이지 법을 구함이 아니
며 법은 처소가 없거늘 만일 처소에 집착한다면 이것은 처소에 집착하는
것이지, 법을 구함이 아니며, 법은 형상이 없거늘 만일 어떤 형상을 분별
함을 따르면 이것은 형상을 구하는 것이지, 법을 구함이 아니며, 법은 머
물 수 없는 것이어늘 만일 법에 머물면 이것은 법에 머무는 것이지, 법을
구함이 아니며, 법은 보고 듣고 깨닫고 알 수 없는 것이어늘 만일 보고 듣
고 깨닫고 알고 함을 행하면 이것은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것이지, 법을
구함이 아니며, 법은 조작함이 없는 것이어늘 만일 조작함이 있다면 이것
은 세속법을 구하는 것이지 법을 구하는 것이 아니니, 그러니까 사리불님,
만일 법을 구하는 이면 온갖 법을 구할 것이 없어야 하나이다.
이런 말을 연설할 적에 오백천자들이 모든 법 가운데서 법눈이 깨끗함을
얻었다.

그 때에 장자 유마힐이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당신께서는 한량없는 천만억 아승지 세계에 다니셨으니 어느 세계에 가장
묘하고 훌륭한 공덕으로 된 사자좌가 있더이까?
거사님, 동방으로 삼십육 항하사 세계를 지나가서 수미상이란 세계가 있
고 그 세계에 수미등 부처님이 지금 계시니 그 부처님의 키는 팔만사천 유
순이요, 사자좌의 높이도 팔만사천 유순이며, 장엄한 것이 제일이더이다.

그 때에 유마힐이 신통력을 나타내어, 저 부처님이 높고 넓고 깨끗하고
훌륭한 사자좌 삼만이천개를 보내어 유마힐의 방으로 들여 왔다. 여러 보
살과 큰 제자들과 제석과 범천왕과 사천왕들이 원래 보지 못하던 것이며,

그 방도 크고 넓어,삼만이천 사자좌를 들여 놓았으나 비좁지 아니 하고,

비야리성이나 남섬부주의 사천하도 협착하지 않고 예전과 같았다.

문수사리여, 이 사자좌에 나아가서 여러 보살들과 함께 앉으시되, 선 키
가 저 사자좌와 같게 하시오.
신통을 얻은 보살들은 즉시 몸을 변화하되 키가 사만이천유순 쯤 되게 하
여 사자좌에 앉았으나, 새로 발심한 보살이나 큰 제자들은 모두 올라가시
못하였다.

그 때에 유마힐이 사리불께 사자좌에 않으시라고 말하였다.
거사님, 이 평상이 너무 높고 커서 우리는 올라갈 수 없나이다.
여보시오 사리불님, 수미등왕 부처님께 예배하면 올라 앉을 수 있나이다.
이에 새로 발심한 보살들과 큰 제자들이 즉시 수미등왕 여래에게 예배하
니 곧 사자좌에 올라앉게 되었다.

거사님, 희한한 일이외다. 이 좁은 방에 이렇게 높고 넓은 평상을 들여
놓아도 이 비야리성이 비좁지도 아니하고, 이 남섬부주에있는 촌락이나
도시나 이 사천하에 있는 천궁.용궁이나 귀신의 궁전들도 비좁지 않나이
다.

6.불사의품

여보시오 사리불님, 부처님네와 보살들은 불가사의라는 해탈이 있나니,

이 해탈에 머무른 보살들은 높고 넓은 수미산을 겨자씨속에 넣더라도 커
지거나 작아지지 아니하고, 수미산도 본 모양과 같으며, 사천왕천, 도리
천의 여러 하늘 사람들도 자기 몸이 겨자씨에 들어가는 줄을 깨닫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거니와, 제도를 받을만한 이라야 수미산이 겨자씨에
들어가는 줄을 보게 되나니, 이것이 불가사의 해탈법문이외다.
또 사방에 있는 큰 바닷물을 털구멍에 넣더라도 고기. 자라.거북.악어
같은 물 짐승들을 요란하게 하지도 아니하고, 큰 바다의 본 성품이 변하
지도 아니하며, 여러 용이나 귀신이나 아수라들이 자기 몸이 들어가는 줄
을 알지 못하고 이런 중생을 요란케 하지도 아니 하나이다.
또 사리불님, 이 불가사의 해탈에 머물러 있는 보살들은 삼천 대천 세계
를 옹기장이의 물래 모양으로 집어서 손바닥에 놓고 항하사 세계 밖으로
던져 보내더라도, 그 세계 중생들이 자기 몸이 가는 줄을 알지 못하며,

다시 들고와서 본 고장에 도로 넣더라도, 그 세계 사람들이 가고오는 줄
을 알지 못하며, 세계의 모양도 예와 같나이다.

또 사리불님, 어떤 중생이 오래 살기를 좋아하여 제도할 수 있는 이에게
는 보살이 이레를 늘이어서 한 겁을 만들어 그 중생으로 하여금 한 겁인
줄을 알게 하고, 어떤 중생이 오래 살기를 좋아하지 아니하여 제도할 수
있는 이에게는 한 겁을 줄이어서 이레를 만들어 그 중생으로 하여금 이레
인 줄로 알게 하나이다.
또 사리불님, 불가사의 해탈에 머무른 보살은 일체 불국토를 장엄하는
것을 한 국토로 모아서 중생에게 보이기도 하고, 또 그 보살이 일체 세
계의 중생들을 오른 손바닥에 올려 놓고 시방세계로 다니면서 일체 중생
들에게 보이면서도, 본 고장을 변동하지 아니하며 또 사리불님, 시방 중
생들의 부처님네에게 공양할 공양구들을 보살이 한 털구멍 속에서 볼 수
있게 하며, 또 시방세계에 있는 해와 달과 별들을 한 털구멍에서 볼수 있
게 하지요. 또 사리불님, 시방세계에 있는 온갖 바람을 보살이 한 입에
빨아 들이되, 몸이 손상하지 아니하고 밖에 있는 나무들도 꺾이지 아니하
며, 또 시방 세계가 겁말에 화재로 탈적에 온갖 불을 뱃속에 넣더라도 불
은 변동이 없으면서도 해가 되지 아니하며, 또 아랫쪽으로 항하사 같이
많은 세계를 지나가서 한 국토를 들어다가 윗쪽으로 항하사 같이 많은 세
계를 지나 가서 놓더라도, 바늘 한개로 대추나무 잎 하나 꿰어드는 것 같
이 하되 요란하지 아니 하지요. 또 사리불님, 불가사의 해탈에 머무른 보
살은 신통력으로써 부처님 몸을 나타내기도 하고 벽지불 몸을 나타내기도
하며 성문의 몸을 나타내기도 하고 제석의 몸을 나타내기도 하며 범천왕
의 몸을 나타내기도 하며, 세주의 몸을 나타내기도 하며 전륜성왕의 몸
을 나타내기도 하지요. 또 시방세계에 있는 여러가지 소리, 큰 소리,작은
소리들은 모두 변하여 부처님 음성을 만들어서 덧없고 괴롭고 공하고 내
가 없다는 법문을 연설하기도 하고, 시방 부처님네의 말씀하시는 여러가
지 법문을 연설하기도 하고, 시방 부처님네의 말씀하시는 여러가지 법문
을 그 음성 가운데서 듣게 하기도 하나니, 사리불님. 내가 지금 보살의
불가사의 해탈 법문의 능력을 대강 말하였거니와 만일 죄다 말하려면 겁
이 다 하여도 다 말할 수 없나이다.

이 때에 큰 가섭이 보살의 불가사의 해탈법문 이야기를 듣고 처음 보는
일이라고 찬탄하면서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마치 어떤 사람이 소경 앞에다 여러가지 빛깔과 형상을 나타내어도 소경
은 보지 못하나니, 온갖 성문들이 이 불가사의 해탈법문을 듣고 알지 못
하는 것도 그와 같으니, 지혜로운 이가 이 말씀을 듣고 누가 아뇩다라삼
먁삼보리 마음을 내지 아니 하리요. 우리들이 어찌하여 연원히 대승법에
뿌리를 끊어서 썩은 종자가 되었는가? 일체 성문들이 이 불가사의 해탈
법문을 듣고는 모두 부르짖어 통곡하여 그 소리가 삼천 대천 세계에 진
동할 것이로되, 보살들은 대단히 기뻐하여 이 법문을 받자올 것이며, 만
일 보살의 불가사의 해탈법문을 믿고 아는 이는 온갖 마군들도 어찌하지
못하리이다.

큰 가섭이 이 말을 할 적에 삼만이천 하늘 사람들이 다 아뇩다라삼먁삼
보리심을 내었다.
그 때에 유마힐이 큰 가섭에게 말하였다.
거룩한 이여, 시방에 한량없는 아승지 세계에서 마왕이 되는 이는 흔히
불가사의 해탈에 머무른 보살들이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마
왕으로 나타나는 것이며, 또 시방 여러 보살에게 어떤 사람이 손이나, 발
이나 귀.코.눈.머리.뇌수.피.살.가죽.뼈며 촌락. 성시읍 처자. 하인이며
코끼리.말.차.금.은.유리.자거.마노.산호.호박.진주.보배며 의복이나 음
식을 달라고 하면, 이런 걸인은 흔히 불가사의 해탈에 머문 보살들이 방
편으로 그 사람을 시험하여 뜻을 견고케 하기 위함이니, 어찌하여 그러하
냐? 불가사의 해탈에 머문 보살이라야 위덕이 있어 이러한 핍박을 하여
여러 중생에게 난감한 일을 보이거니와 못난이 범부들은 아무 세력도 없
으므로 이렇게 보살을 핍박하지 못하나니, 마치 큰 코끼리가 차고 밟는
일을 나귀는 감당할 수 없는 것 같나니, 이것이 불가사의 해탈에 머무른
보살의 지혜 방편의 문이니라.

7.관중생품

그 때에 문수사리가 유마힐에게 물었다.
보살이 어떻게 중생을 관하나이까?
마치 요술하는 사람이 요술로 만든 사람을 보듯이, 보살도 중생 보기를
그렇게 하나이다. 마치 지혜있는 사람이 물 가운데 달을 보듯 하며 거울
가운데서 자기의 얼굴을 보듯 하며, 더울때에 아지랑이 보듯하며 소리를
외칠적에 메아리 같이 여기며 허공 가운데 구름 같이 여기며, 물 위에 뜬
거품같이 여기며, 파초의 굳은 고갱이 같이 하며, 번개가 머무는 동안과
같이 여기며 다섯째 대(大)와 같이 여기며, 여섯째 음(陰)과 같이 여기며
일곱째 식정(識情)과 같이 여기며, 십삼입과 같이 하며, 십구계와 같이
하나니, 보살의 중생을 관하는 것도 그와 같이 하나이다. 무색계의 빛깔
과 같이 하며, 볶은 곡식이 싹트는 것 같이 하며, 수다원의 몸이란 소견
과 같이 여기며, 아나함의 태중에 든다는 것과 같이 여기며, 아라한의 삼
독과 같이 여기며, 법인을 얻은 보살의 탐심진심과 파계한다는 것과 같이
여기며, 부처님이 번뇌가 있다는 것과 같이 여기며, 소경의빛깔 본다는
것과 같이 여기며, 멸진정에 든 사람이 숨 쉰다는 것과 같이 여기며, 허
공 가운데 새 발자국과 같이 여기며, 열반 얻은 이의 몸 받는다는 것과
같이 여기며, 연기 없이 불탄다는 것과 같이 여기어 보살이 이렇게 중생
을 관하나이다.

보살이 그렇게 관할진대 어떻게 사랑을 행하나이까?
보살이 이렇게 관하고는 스스로 생각하기를 내가 중생을 위하여 이런 법
을 말하리라 하나니, 이것이 진실한 사랑이니다.
적멸한 사랑을 행하나니 나는 것이 없는 때문이며, 뜨겁지 않은 사랑을
행하나니 번뇌가 없는 때문이며, 평등한 사랑을 행하나니 삼세가 평등한
때문이며, 다툼이 없는 사랑을 행하나니 일어날 것이 없는 때문이며 둘
아닌 사랑을 행하나니 안과 밖이 합하지 않은 때문이며 망가지지 않는 사
랑을 행하나니 끝까지 다한 때문이며, 견고한 사랑을 행하나니 마음을 망
가칠 수 없는 때문이며, 청정한 사랑을 행하나니 법의 성품이 깨끗한 때
문이며, 갓이 없는 사랑을 행하나니 허공과 같은 때문이며, 아라한의 사
랑을 행하나니 번뇌 도적을 물리친 때문이며, 보살의 사랑을 행하나니 중
생을 편안케 하는 때문이며, 여래의 사랑을 행하나니 진여를 증득한 때문
이며, 부처님의 사랑을 행하나니 중생을 깨우치는 때문이며, 자연스러운
사랑을 행하나니 원인없이 얻은 때문이며, 본래의 사랑을 행하나니 평등
한 한맛인 때문이며, 비교할 데 없는 사랑을 행하나니 모든 애착을 끊은
때문이며 대비의 사랑을 행하나니 대등으로 인도하는 때문이며, 싫증냄이
없는 사랑을 행하나니 공하여 내가 없는 때문이며, 법을 보시하는 사랑을
행하나니 아낌이 없는 때문이며, 계행 지니는 사랑을 행하나니 파계한 이
를 교화하는 때문이며, 욕된 일을 참는 사랑을 행하나니 저라 내라 하는
생각을 막는 때문이며, 정진하는 사랑을 행하나니 중생구제의 책임을 지
는 때문이며, 선정의 사랑을 행하나니 세속맛을 받아 들이지 않은 때문이
며, 지혜로운 사랑을 행하나니 때를 잘 맞추어 교화하는 때문이며 방편인
사랑을 행하나니 온갖 것을 보여주는 때문이며, 숨김이 없는 사랑을 행하
나니 곧은 마음이 청정한 때문이며, 깊은 마음의 사랑을 행하나니 잡된
행이 없는 때문이며, 속임이 없는 사랑을 행하나니 거짓이 없는 때문이며
안락한 사랑을 행하나니 부처님 법락을 얻게 하는 때문이라. 보살의 사랑
은 이러한 것이니다.

어떤 것을 어여삐 여김이라 하나이까?
보살의 짓는 공덕을 모두 중생으로 더불어 함께 하는 것이니다.
어떤 것을 기뻐함이라 하나이까?
이익케 한 것이 있으면 기뻐하고 후회하지 않는 것이니다.
어떤 것을 버림이라 하나이까?
지어 놓은 복덕에 대하여 과보를 희망합이 없는 때문이니다.

문수사리는 또 물었다.
나고 죽는 것이 두려운 것이니 보살은 무엇을 의뢰하나이까?
보살이 나고 죽는 두려움 속에서는 여래의 공덕의 힘을 의뢰하나이다.
보살이 여래의 공덕을 의뢰하려면 무엇에 머물러야 하리이까?
보살이 여래의 공덕을 의뢰하려면 일체 중생을 제도하려는데 머물러야
하나이다.
중생을 제도하려면 무엇을 없애야 하리이까?
중생을 제도하려면 번뇌를 없애야 하나이다.
번뇌를 없애려면 무엇을 행하여야 하리이까?
올바른 생각을 행하여야 하나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생각을 행함이니까?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 것을 행하나이다.
무슨 법이 나지 않고 무슨 법이 없어지지 않나이까?
나쁜 법이 나지 않고 착한 법이 없어지지 않나이다.
나쁜 법과 착한 법에는 무엇이 근본이 되나이까?
몸이 근본이 되나이다.
몸에는 무엇이 근본이 되나이까?
탐욕이 근본이 되나이다.
탐욕에는 무엇이 근본이 되나이까?
허망한 분별이 근본이 되나이다.
허망한 분별은 무엇이 근본이 되나이까?
거꾸로 돈망상이 근본이 되나이다.
거꾸로 돈 망상은 무엇이 근본이 되나이까?
머무를 바 없는 것이 근본이 되나이다.
머무를 바 없는 것은 무엇이 근본이 되나이까?
머무를 바 없는 것은 근본이 없나니 문수사리여, 머무를 바 없는 근본으
로 알아 온갖 법을 세웠나이다.
그 때에 유마힐의 집에 한 하늘 아가씨가 있더니, 여러 하늘 사람들을
보며 법문하는 말을 듣고, 몸을 나타내면서 하늘 꽃으로 여러 보살네와
큰 제자들에게 흩었다. 그 하늘 꽃이 보살네에게 흩은 것은 곧 땅에 떨어
졌으나, 큰 제자들에게 흩은 것은 몸에 붙고 떨어지지 아니 하였다. 여러
제자들이 그의 신통력으로 꽃을 떨어 내리려 하여도 떨어지지 아니 하였
다.
이때에 하늘 아가씨가 사리불에게 물었늄첼얘 그 이유는 이 꽃은 분별이
건마는, 스님이 스스로 분별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외다. 불법에 출가한
이로서 분별을 내는 것은 법답지 못한 것이요. 분별이 없으면 그것이 법
다운 것이외다. 꽃이 붙지 아니한 저 보살네는 온갖 분별하는 생각을 끊
은 탓이오니, 마치 사람들이 두려워하면 귓것(鬼物)들이 짬을 타서 장난
하는 것과 같이, 스님네들이 생사를 두려워 하시므로 빛깔.소리.냄새.맛
부딪히는 것들이 짬을 타는 것이오나, 두려움이 없는 이는 모든 오욕이
어찌하지 못하오며 번뇌.습기가 끝나지 못퓸駭째
내가 이 집에 있는 지는 노장님의 해탈과 같나이다.
그렇게 오래 되었는가?
노장님 해탈을 오래다 하오리까?
사리불은 이 말에는 아무 대답도 없었다.
노장님, 연령이 많으시고 지혜가 많으시면서 어찌하여 대답이 없나이까?
해탈이란 것은 말할 수 없는 것이므로 내가 대답할 바를 모르노라.
말이나 글자도 모두 해탈이외다. 그 이유는, 해탈이란 것은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니고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온데, 말과 글자를 떠나서 해탈을 말
하려 하지 마십시요. 왜냐하면, 온갖 법이 모두 해탈인 때문이니이다.
아니, 음욕과 성내는 무명을 여의는 것을 해탈이라 하지 아니 하는가?
부처님께서 증상만(增上慢)사람들을 위하여 음욕.성내는 것.무명을 여의
는 것으로 해탈이라 하였아오나, 만일 증상만 사람이 없으면 음욕.성내는
것.무명의 성품이 곧 해탈이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나이다.
좋다,좋다. 하늘아가씨여, 그대는 무엇을 얻었으며 무엇을 증득하였기에
변재가 그렇게도 훌륭한가?
나는 얻은 것도 없고 증득한 것도 없으므로 이야기가 이만하거니와 만일
얻은 것이 있는 이는 불법 중에 증상만이 되나이다.
하늘아가씨, 그대는 삼승에 대하여 어느 것을 구하려는가?
성문법으로 중생을 교화할 적에는 내가 성문이 되고, 인연법으로 중생을
교화할 적에는 벽지불이 되고 대비법으로 중생을 교화할 적에는 내가 대
승이 되거니와, 사리불님, 마치 사람이 담복꽃 숲에 들어가면 담복 향기
만 맡고 다른 향기는 맡지 못하는 것 같이, 이 집에 들어오면 부처님 공
덕의 향기만 맡고, 성문이나 벽지불 공덕의 향기는 맡기를 좋아하지 않나
이다.
사리불님, 제석천왕이나 범천왕이나 사천왕이나 하늘 사람이나 용이나 귀
신들이 이 집에 들어와서 이 어른들의 정법을 강연 하심을 듣고는, 모두
부처님 공덕의 향기를 좋아하여 발심하고 나가나이다.
사리불님, 내가 이 집에 있은 지 열 두 해로되, 애초부터 성문이나 벽지
불 법문을 듣지 아니하였고, 보살의 대자대비하고 불가사의한 부처님 법
문만 들었나이다.

증상만:일곱가지 거만의 하나. 훌륭한 교법과 깨달음을 얻지못하고 증
득 했다고 하는 것.
벽지불:부처없는 세상에 나서 꽃이 피고 잎이 지는 무상한 인연을 보
아 깨달음을 얻은 이, 연각.독각 이라고 한다.

사리불님, 이 집에는 언제든지 여덟가지 희유하고 만나기 어려운 법이
있으니, 무엇이 여덟 가지냐 하오면, 이 집에는 항상 금빛 광명이 비치어
밤과 낮이 한결같고, 해와 달빛이 비치어 밝은 것이 아니오니 이것이 첫
째로 희유하고 만나기 어려운 법이요, 이 집에 들어 오기만 하면 여러가
지 번뇌의 시끄러움을 받지 아니 하나니, 이 것이 둘째로 희유하고 만나
기 어려운 법이요, 이 집에는 언제든지 제석천왕.범천왕.사천왕과 다른
세계 보살들만이 와서 모이어 끊이지 아니하니, 이것이 세째로 희유하고
만나기 어려운 법이요, 이 집에서는 항상 물러나지 않는 육바라밀법만 연
설하나니, 이것이 네째로 희유하고 만나기 어려운 법이요, 이 집에서는
언제든지 천상 인간에 제일 가는 풍악을 잡히고 한량없이 불법으로 교화
하는 곡조를 타나니, 이것이 다섯째로 희유하고 만나기 어려운 법이요,

이 집에는 큰 광이 있고 온갖 보배가 가득 쌓여 있어 가난한 사람들 에게
나누어 주어도 끝이 없나니, 이것이 여섯째로 희유하고 만나기 어려운 법
이요, 이 집에는 석가모니불.아미타불.아촉불.보덕불.보염불.보월불.보업
불.난승불.사자향불.일체이성불 이러한 시방 무량 제불들이 계시다가 이
어른이 생각만 하면 오시어서 여러 부처님의 비밀한 법문을 연설하시며,

연설을 마치고는 곧 돌아가시나니, 이것이 일곱째로 희유하고 만나기 어
려운 법이며, 이 집에는 찬란하게 장엄한 천왕들의 궁전과 부처님네의 정
토가 모두 나타나니, 이것이 여덟째로 희유하고 만나기 어려운 법이옵니
다.
사리불님, 이 집에는 언제든지 이러한 여덟가지 희유하고 만나기 어려운
법이 있삽거늘, 누가 이 불가사의한 일을 보고서 다시 성문법을 좋아하리
이까?

그대는 어찌하여 여인의 몸을 바꾸지 아니 하는가?
내가 십이년 동안이나 여자 모양을 찾아 보아도 찾지 못하였는데 무엇을
바꾸겠나이까? 마치 요술하는 사람이 요술로 여인을 만들었는데, 어떤 사
람이 묻기를 어찌하여 여인의 몸을 바꾸지 않는가 한다면, 이 사람의 묻
는것이 옳겠나이까?
옳지 아니하다. 요술로 만든 사람은 일정한 모양이 없는 것이어늘 무엇
을 바꾸겠는가?
모든 법도 그와 같아서 일정한 모양이 없는 것이어늘, 어찌하여 여인의
몸을 바꾸지 않는가? 고 묻나이까?
그 때에 하늘아가씨가 신통력으로 사리불을 변화시켜 하늘아가씨를 만들
고, 자기는 몸을 변화하여 사리불이 되갭로 바뀌어졌는지 알지 못하겠노라
.
사리불님이 능히 그 여인의 몸을 바꾼다면, 이 세상의 모든 여인들도 몸
을 바꿀 것이옵니다. 마치 사리불님이 본래 여인이 아니로되 여인의 몸을
나타내듯이, 모든 여인들도 또한 그리하여 여인의 몸을 가졌지만 여인이
아니옵니다. 그러므로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모든 법이 남자도 아니요
여자도 아니라 하셨나이다.
그 때에 하늘아가씨가 신통력을 도로 거두니, 사리불의 몸도 예전과 같
이 되었다.
사리불님, 여인의 모양이 지금은 어디 있나이까?
여인의 모양이 있는 데도 없고 응逞堞은 데도 없노라.
모든 법도 또한 그리하여 있는데도 없고 있는 않은 데도 없사오니, 이
있는데도 없고 있지 않는데도 없다는 것은 부처님이 말씀하신 것이옵니다.

8 불도품 佛道品

그 때에 문수사리는 유마힐에게 물었다.
보살이 어떻게 불도를 통달하나이까?
만일 보살이 도 아닌 것을 행하면, 그것이 불도를 통달하는 것이니다.
어떻게 보살이 도 아닌 것을 행하나이까?
만일 보살이 오무간업을 행하면서도 시끄러운 걱정이 없으면, 지옥에 이
르러도 죄법이 없으며, 축생에 가더라도 무명과 교만한 허물이 없으며,
아귀에 있으면서도 공덕을 구족하며, 색계와 무색계에 가더라도 대단하
게 여기지 아니하며, 일부러 탐욕을 행하여도 애착을 여의며, 일부러 성
을 내어도 중생에게 미워함이 없으며, 일부러 아끼고 탐내더라도 안과
밖에 있는 것을 모두 버리고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아니하며, 일부러 계행
을 파하면서도 깨끗한 계율에 편안히 머물며, 조그만 허물까지도 송구한
생각을 품으며, 일부러 성을 내면서도 항상 자비하며, 일부러 게으르면
서도 부지런히 공덕을 닦으며, 일부러 뜻을 산란케 하면서도 항상 선정
을 생각하며, 일부러 어리석은 양 하면서도 세간 지헤와 출세간 지혜를
통달하며,일부러 거짓되고 아첨하면서도 좋은 방편으로 경전의 뜻을
으며, 일부러 교만을 행하면서도 중생에게 교량이 되며, 일부러 번뇌를
벗지 못한 듯 하면서도 마음이 항상 청정하며, 일부러 마군중에 들어가
도 부처님의 지혜를 수순하고 다른 교를 따르지 아니하며, 성문에 들어
가더라도 중생에게 듣지 못하던 법문을 연설하며, 벽지불이 되고서도 대
비심을 성취하여 중생을 교화하며, 가난하게 살면서도 보배 손이 있어
공덕이 다함이 없으며, 불구자들속에 들어가 있어도 모든 상호를 갖추어
스스로 장엄하며, 천한 집에 나면서도 불종성 가운데서 공덕을 구족하며
용렬하고 못나고 추한 형상을 나타내더라도 나라연(那羅延) 같은 몸을
얻어 중생들이 보기를 즐거워 하며, 늙고특한 도에 들어갔으
나 정도로 중생을 제도하며, 모든 중생계에 골고루 들어가면서도 윤회의
인연을 끊었으며, 열반을 나타내면서도 생사를 끊지 아니할지니, 문수사
리여, 보살이 능히 이렇게 도 아닌 것을 행하면, 그것이 불도를 통달하
는 것이니다.

이번에는 유마힐이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여래의 종자입니까?
문수사리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나고 죽는 몸이 종자가 되고, 무명과 애착하는 것이 종자가 되고 탐심,
진심,치심이 종자가 되며, 네가지 거꾸로 돈 생각이 종자가 되고 다섯가
지 덮는 것이 종자가 되며, 여섯 군데로 받아 들이는 것이 종자가 되고,
일곱 군데 알음알이가 종자가 되며, 여덟가지 사특한 법이 종자가 되고,
아홉가지 시끄러운 데가 종자가 되고, 열 가지 나쁜 도가 종자가 되나니
통틀어 말하면 육십이견과 일체 번뇌가 모두 부처되는 종자가 되나이다.

어찌하여 그러하나이까?
만일 출세간 법을 보고 정위(正位)에 들어간 이는 능히 아뇩다라 삼먁삼
보리심을 내지 못하나니, 마치 높은 육지에는 연꽃이 나지 못하고, 질척
질척한 진흙창에서만 연꽃이 나는 것과 같아서, 출세간 법을 알고 정위
에 들어간 이는 마침내 불법에 나지 못하고, 번뇌 진창에야 중생이 있어
서 불법을 일으키는 것이며, 또 허공에 씨앗을 심으면 싹트지 못하는 것
이요, 썩고 거름있는 땅에서야 움이 나서 무성하는 것처럼 출세간의 정
위에 들어간 이는 불법의 씨앗이 싹트지 못하고, 나라고 하는 소견을 수
미산 같이 일으키는 것이라야 아뇩다라 삼먁삼보리심을 발하여 불법에
나는 것이니, 그러므로 번뇌가 여래의 종자인 줄을 알지니다. 마치 큰
바다에 들어가지 않고는 훌륭한 보배와 진주를 얻지 못하는 것 같이 번
뇌 바다에 들어가지 않고는 지혜 보배를 얻을 수 없나이다.

이 때에 큰 가섭이 찬탄하여 말하였다.
좋다, 좋다. 문수사리께서 그 말씀을 잘 하였나이다. 진실로 말씀하신
바와 같이 번뇌의 종류는 여래의 종자가 되거니와, 우리들은 다시 아뇩
다라 삼먁삼보리 마음을 낼 수 없아오며, 내지 오무간죄를 짓고서도 발
심하여 불법 중에 날 수 있거니와, 이제 우리들은 아주 발심할 수 없아
오니, 마치 육근이 망가진 사람은 오욕에 대하여 아무 이익도 없는 것
같사와, 모든 번뇌를 끊는 성문들은 불법가운데 다시 이익됨이 없으므로
마음에 지원하지도 않나이다.
그러므로 문수사리님, 범부들은 불법으로 돌아갈 수 있거니와 성문은 그
러할 수 없나이다. 그 이유는 범부들은 불법을 듣고 아뇩다라 삼먁삼보
리 마음을 일으키어 삼보를 끊이지 않게 할 수 있거니와 성문들이야 몸
이 마치도록 불법과 십력과 사무외 법을 듣는다 하더라도 위 없는 보리
마음을 낼 길이 없나이다.

이 때에 모인 가운데 보현색신 보살이 있다가 유마힐에게 이렇게 물었다
거사님의 부모와 처자와 친척과 권속과 사무 보는 이와 친구들은 누구
누구이며, 시비(侍婢)와 노복과 마소와 수레들은 다 어디 있나니까?
유마힐은 게송으로 이렇게 대답하였다.

지혜는 어머니요 방편은 아버지니
여러세계 부처님네 여기에서 나시었네.
법희로는 아내삼고 자비심은 딸이되고
진실한맘 아들이요 공적한건 내집일세.
번뇌티끌 제자들을 내뜻대로 가르치며
선지식은 삼십칠품 이것으로 성도하리.
육바라밀 도반이요 사섭법이 기생되어
미묘법문 노래하니 이런풍류 또있을까.
다라니법 꽃동산에 무루법이 나무되고
칠각지의 꽃이피어 해탈지혜 열매맺고
팔해탈인 목욕터에 선정물이 가득한데,
칠정회가 덮혀있어 때없는이 씻겨내서
오욕신통은 말이되고 대승법은 수레되고
번뇌도적 꺾어내니 이용맹을 뉘당하리
네마군을 항복받고 우승기를 세웠어라.
나고죽음 여였지만 남을위해 몸받아나
국토까지 나타내니 해와같이 죄다보네.
시방세계 모든부처 건넘없이 공양하나
부처님과 이내몸에 분별하는 생각없네.
여러세계 많은중생 공한줄을 알지마는
불국토를 장엄하려 모든중생 교화하며
중생들의 형상이며 목소리와 온갖거동
큰실력을 얻은보살 한꺼번에 나타내고
마군의일 알면서도 그행동을 따라하며
선닦는일 그것보다
어떤때는 기생되어 호색자를 꾀어다가
정욕으로 마음서서 불지혜에 들게하며,
어떤때는 성주되고 어떤때는 상주되며
국상대신 몸도되어 중생들을 도와주네
빈궁한 사람들깬 무진보장 되어주고
좋은말로 권유하여 보리마음 내게하며
교만한 사람들깬 력사의몸 나타내어
아만심을 꺾어주고 최상심을 얻게하며
두려움에 떠는이엔 앞에가서 위로하여
무의법을 일러주어 보리심을 내게하고

그 때에 유마힐이 여러 보살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보살이 어떻게 해서 둘 아닌 법문에 들어가나이까? 각각 좋아하
는 대로 말씀하소서.
모인 가운데 한 보살이 있으니 이름이 법자재라,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 나고 없어지는 것이 둘이어늘, 법은 본래 나지도 아니 하고 이
제 없어질 것도 없나니, 이 무생법인을 얻는 것이 둘 아닌 법문에 들어
가는 것이니이다.
덕수보살:
나와 내 것이 둘이어늘 내가 있으므로 말미암아 내 것이 있는 터인즉,
만일 내가 없으면 내 것이 없을 것이니, 이것이 둘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니이다.
불현보살:
받는 것과 받지 않는 것이 둘이어늘 만일 법을 받지 아니하면 얻을 수
없을 것이며, 얻을 수 없으므로 취할 것도 없고 버릴것도 없고 지을 것
도 없고 행할 것도 없나니, 이것이 둘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니이다.
덕정보살:
더러운 것과 깨끗한 것이 둘이어늘, 더러운 것의 참 성품을 보면 깨끗한
것도 없으므로 적멸한 것을 따르게 되나니, 이것이 둘이 아닌 법문에 들
어가는 것이니이다.
석수보살:
움직이는 것과 생각하는 것이 둘이어늘, 움직이지 아니하면 생각이 없을
것이요, 생각이 없으면 분별이 없을지니, 이것을 통달하는 것이 둘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니이다.
석안보살:
한 모양과 모양 없는 것이 둘이어늘, 만일 한 모양이 곧 모양 없는 것인
줄을 알면, 모양 없는 것도 취하지 아니하여 평등한데 들어갈 것이니, 이
것이 둘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니이다.
묘비보살:
보살 마음과 성문 마음이 둘이어늘 마음 모양이 공하여 환술과 같은 줄
을 관하면, 보살 마음도 없고 성문 마음도 없을지니, 이것이 둘 아닌 법
문에 들어가는 것이니이다.
불사보살:
착함과 착하지 못함이 둘이어늘, 만일 착함과 못함을 일으키지 아니하면
형상 없는 데에 들어가 통달할지니, 이것이 둘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
이니이다.
사자보살:
죄와 복이 둘이어늘 만일 죄의 성품을 통달하면 복의 성품과 다르지 아
니할지니 금강 같은 지혜로 이 모양을 분명하게 알아서 얽힘도 없고 풀림
도 없는 것이 둘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니이다.

9.입불이법문품

사자의보살:누 있음과 누 없음이 둘이어늘, 만일 모든 법이 평등함을 얻
으면 누가 누가 있다 없다 하는 생각을 일으키지 아니하여,
형상에 집착하지도 아니하고 형상 없는데 머물지도 아니할지
니, 이것이 둘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니이다.
정해보살:하염있는 것과 하염없는 것이 둘이어니와, 만일 일체차별을 여
의면 마음이 허공과 같아서 청정한 지혜가 걸릴 것 없을지니
이것이 둘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니이다.
나라연보살:세간과 출세간이 둘이어늘, 세간 성품 공한 것이 곧 출세간
이니, 그 가운데서 들어가지도 않고 나오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고 흩어지지도 않는 것이 둘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니
이다.
선의보살:생사와 열반이 둘이어늘, 만일 생사의 본바탕을 보면 생사가
없어서 얽힘도 없고 풀림도 없고 나는 것도 아니고 멸하는
것도 아니니, 이렇게 아는 것이 둘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
이니이다.
현견보살:다함과 다하지 아니함이 둘이어니와, 법으로는 끝내 다하거나
다하지 않거나 모두 다함 없는 모양이요, 다함 없는 모양은
곧 공이며, 공에는 다함과 다하지 않는다 할 것이 없나니 이
렇게 들어가는 것이 둘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니이다.
보수보살:나와 나 없는 것이 둘이어니와, 나도 얻을 수 없거든 나 아닌
것을 어떻게 얻으리요, 나의 참 성품을 본 이는 둘이란 생각
을 일으키지 아니하리니,이렇게 들어가는 것이 둘 아닌 법
문에 들어가는 것이니이다.
전천보살:명과 무명이 둘이어니와 무명의 참 성품이 곧 명이며 명도 취
할 수 없는 것이어서 온갖 분별을 여의었나니, 그 가운데 평
등하여 둘이 없는 것이 둘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니이다
희견보살:색과 공이 둘이어니와 색이 곧 공이요, 색이 없어진 공이 아니
라 색의 바탕이 스스로 공한 것이며, 이와같이 수와 상과 행
과 식도 그러하여 식과 공이 둘이어늘, 식이 곧 공이요,식이
없어진 공이 아니라, 식의 바탕이 스스로 공한 것이니, 이
가운데서 통달하는 것이 둘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니이
다.
명상보살:사종(四種)의 다름과 공종(空種)의 다름이 둘이어늘, 사종의
바탕이 곧 공종의 바탕이라, 마치 앞에 즈음과 뒤에 즈음이
공하므로 중간 즈음도 공함과 같나니, 만일 이와 같이 모든
종의 성품을 알면 이것이 둘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니이
다.
묘의보살:눈과 빛이 둘이어니와, 만일 눈의 성품을 알고 빛에 대하여 탐
내지도 않고 성내지도 않고 어리석지도 않으면 이것이 적멸
이며, 이와 같이 귀와 소리.코와 냄새.혀와 맛.몸과 부딪힘
도 그러하고 뜻과 법진이 둘이 아니어늘, 만일 뜻의 성품을
알고, 그것이 적멸이니, 그 가운데 편안히 머무는 것이 둘아
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니이다.
무진의보살:보시와 일체지에 회향하는 것이 둘이어니와 보시의 성품이
곧 일체지에 회향하는 것이요 형상 없는 것이 곧 지음 없는
것이니, 만일
공하고 형상 없고 지음 없으면 마음과 뜻과 식도 없어서 일
해탈문이 곧 삼해탈문이 되며, 이것이 둘 아닌 법문에 들어
가는 것이니이다.
적근보살:불과 법과 승이 둘이어늘, 불이 곧 법이요, 법이 곧 승이어서
삼보가 다 하염없는 모양이라 허공과 같으며 일체법도 그러
하거든 능히 이 행을 따르는 이가 둘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니이다.
심무애보살:몸과 몸 없어짐이 둘이어니와 몸이, 몸과 몸 없어짐이 둘이
없고 분별이 없
으리니 이 가운데 놀라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둘 아
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니이다.
삼선보살:몸으로 짓는 업과 입으로 짓는 업과 마음으로 짓는 업이 둘이
어늘, 이 세가지 업이 모두 지음없는 모양이라, 몸의 지음
없는 모양이 곧 입의 지음 없는 모양이요, 입의 지음 없는
모양이 곧 뜻의 지음 없는 모양이며, 이 세가지 업의 지음없
는 모양이 곧 일체법의 지음없는 모양이니, 이와 같이 지음
줌세가지 행의 참 성품이 곧
공이라 공이라면 복행도 없고 죄행도 없고 부동행도 없나니,
이 세가지 행에 일어나지 않는 것이 둘 아닌 법문에 들어가
는 것이니이다.
화엄보살:나로 좇아 두 가지를 일으키는 것이 둘이어늘, 나의 실상을
본 이는 두가지 법을 일으키지 아니할 것이요, 만일 두가지
법에 머물지 아니하면 앎이 없을지니, 알 바 없는 것이 둘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니이다.
덕장보살:얻는 것 있다는 것이 둘이어늘, 컸玖芮마치 멸진정에 들어가
어두움도 없고 밝음도 없는 것과 같이 온갖 법상도 그와 같나
니,그 가운데 평등하게 들어가는 것이 둘 아닌 법문에 들어가
는 것이니다.
보인수보살:열반을 좋아하고 세간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 둘이어늘, 만
일 열반을 좋아하지 아니 하고 세간을 싫어하지 아니하면 둘
이 없을 것이니, 왜냐하면 얽힘이 있으면 풀림이 있으려니와
만일 본래 얽힘이 없다면 누가풀림을 구하리요, 얽힘이 없
고 풀림이 없으링잔것이니다.
낙심보살:실다운 것과 실답지 못한 것이 둘이어늘, 진실하게 보는 이는
실다움도 보지 않거늘, 하물며 실답지 못한 것이랴. 왜냐하
면, 육안으로 볼 바가 아니요 혜안으로야 능히 보거니와 이
혜안은 보는 것도 없고 보지 못하는 것도 없나니 이것이 둘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니이다.

이렇게 여러 보살들이 제각기 말하여 마치고, 문수사리에게 어떤 것
이 보살의 둘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법이니까?고 물었다.
문수사리: 무생법인을 얻었다.

10.향적불품

이 때에 사리불이 속으로 생각하기를,
끼니때가 되려 하는데 이 여러 보살들이 어디서 밥을 먹을 것인가?했
더니,유마힐이 그의 생각함을 알고 이렇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팔해탈 말씀하신 것을 스님이 받자와 행하거늘, 어찌 밥 먹
을 생각을 섞어서 법문을 들으려 하는가. 만일 밥을 먹고자 하면 잠깐만
기다리라. 처음 보는 음식을 자시게 하리다.
하고 유마힐이 삼매에 들어서 신통으로써 대중에게 보이었다. 상방으로
사십이 항하사 세계를 지나가서 한 세계가 있으니 이름은 중향(衆香)이
요, 부처님 명호는 향적(香積)이라. 지금 계시며, 그 나라의 향기는 시
방 여러 세계에 있는 하늘 사람이나 인간 사람들의 향기보다 가장 제일
이요, 그 세계에는 성문이나 벽지불의 이름이 없고, 청정한 보살 대중만
있으니, 부처님이 그들을 위하여 법문을 말씀하며, 그 세계에는 온갖 것
이 향기로 되었다. 누각도 향으로 되었고 향기로 된 땅에서 거닐며, 동
산과 터전이 모두 향기요, 음식의 향기는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까지 퍼
지었다. 때마침 그 부처님이 보살들과 함께 밥을 잡수시며, 향엄이라는
여러 하늘사람들이 모두 아뇩다라 삼먁삽보리심을 내어, 저 부처님과 보
살들에게 공양하는 것을 여기 있는 대중들이 다 보았다.
이 때에 유마힐이 여러 보살들에게 묻기를,
여러분 중에 누가 저 부처님의 밥을 얻어올 수 있겠는가? 하였으나, 문
수사리의 위신력으로 한 보살도 대답하는 이가 없었다. 유마힐은 또 이
만한 대중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니냐? 고 말하니, 문수사리는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처음 배우는 이는 없신여기지 말라 하였나이다.라고 말하
였다.
이에 유마힐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아니하고, 대중 앞에서 화현으로 된
보살을 나타내니 상호와 광명과 위덕이 이 회중에서 뛰어났다.
유마힐은 화현보살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가 상방으로 사십이항하사 세계를 지나가면 중향세계가 있고 향적
부처님이 지금 여러 보살들과 함께 밥을 잡수시고 계시니, 그대가 거기
가서 내 말대로 여짜오되,
유마힐이 세존의 발 "데 머리를 조아 정례하옵고 한량없이 공경하오며

병환이 없으시고 시끄러움이 없으시며, 기력이 안녕하시나이까? 문안 여
쭙고, 세존께서 잡수시고 남은 밥을 얻사와, 사바세계에서 불사를 지어
소승법을 좋아하는 이들로 하여금 세존의 명호를 듣잡고, 불도를 크게
퍼뜨리게 하려 하나이다.하라.
화현 보살이 대중 앞에서 상방으로 올라가는 것을, 대중들이 보고 있었
다. 중향세계에 이르러 향적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이렇게 여쭙는다.
유마힐이 세존의 발에 머리를 조아 정례하옵고, 한량없이 공경하오며,

병환이 없으시고 시끄러움이 없으시며, 기력이 안녕하시나이까? 문안여
쭈옵고, 세존께서 잡수시고 남은 밥을 얻사와, 사바세계에서 불사를 지
어 소승법을 좋아하는 이들로 하여금 세존의 명호를 듣잡고 불도를 크게
퍼뜨리게 하려 하더이다.
하는 소리가 분명하게 들렸다.

저 세계 보살들이 이 화현 보살을 보고 처음 보는 일이라고 찬탄하고,
이 보살은 어디서 왔으며, 사바세계는 어디 있으며, 어떠한 것이 소승법
을 좋아한다고 함인가 하고, 그 부처님께 여쭈었다.
아래 쪽으로 사십이항하사 세계를 지나가서 사바세계가 있고 그곳 부처
님 명호는 석가모니 시니, 지금 그 오탁악세에 계시면서 소승법 좋아하
는 이들을 위하여 불법을 연설하시나니라. 그리고 그곳에 유마힐이라는
보살이 있어 불가사의 해탈에 머물러 있으면서, 여러 보살들에게 법문을
말하다가 이 화현 보살을 보내고, 내 이름과 이 세계를 칭찬하여 그곳
보살들로 하여금 공덕을 증장케 하나니라.
그 사람이 어떠한 보살이온데 이 화신 보살을 지었으며, 공덕과 두려움
없는 힘과 신통력이 이와 같나이까?
매우 크니라. 여러 시방에 모두 화신 보살을 보내어 불사를 지으며 중
생을 이익케 하나니라. 하시고 향적여래께서 중향세계 바루에 향기로운
밥을 가득 담아 화신 보살에게 주셨다.

그 때에 저 세계의 구백만 보살들이 한꺼번에 말하였다.
우리들이 사바세계에 가서 석가모니 부처님께 공양하고,유마힐과 여러
보살을 만나려 하나이다.
가거라. 그러나, 그대들의 몸 향기를 거두어서, 그곳 중생들로 하여금
의심하고 반하는 마음을 내지 말게 하며, 또 그대들의 본 형상을 버리어
서, 그 세계의 보살법 구하는 이들로 하여금 부끄러운 생각을 품지 말게
하며, 또 그 세계에 대하여 업신여기는 마음을 내어 스스로 장애되는 생
각을 짓지 말지니, 왜냐하면 시방국토가 모두 허망한 것이며, 또 여러
부처님네가 소승을 좋아하는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서는 그 청정한 국
토를 그대로 나타내지 아니 하나니라.
그 때에 화신 보살이 바루에 담은 밥을 받아 들고, 저 구백만 보살과
함께 부처님의 위신과 유마힐의 힘을 받사와, 저 세계에서 홀연히 자취
를 감추더니, 잠시 동안에 유마힐의 집에 이르셨다.
그 때에 유마힐이 곧 구백만 사자좌를 조화로 만드니 장엄하기가 앞에
것과 같았고 모든 보살이 그 위에 앉았다.
그 때에 화신 보살이 바루에 가득한 향반을텝바라문, 거사들이 이 향기
듣고 몸과 마음이 쾌연
하여 일찌기 있지 못했음을 찬탄하였다. 이에 장자의 주장인 월개 팔만
사천인을 데리고 유마힐 집에 오니, 그 방 가운데에 보살이 아주 많으며
모든 사자좌가 높고 널으고 장엄함을 보고 모두 크게 기뻐하여 여러 보
살들과 큰 제자들에게 예배하고 한쪽에 머물렀고, 모든 지신과 허공신과
욕계,색계의 모든 하늘 사람이 이 향기를 듣고 또한 다 와서 유마힐 집
에 들었다.

이 때에 유마힐은 사리불과 여러 성문들에게 말하였다.
스님네들, 지금 잡수시지요. 여래의 감로반이며, 큰 자비로 훈습한 것
이니, 만일 국한된 마음으로 먹으면 소화가 되지 않나이다.
마침 다른 성문들이 생각하기를 밥은 한 그릇인데 이 많은 대중이 어떻
게 먹으리오 하니, 화신 보살이 이렇게 말하였다.
성문의 작은 덕과 지혜로 여래의 무량한 복덕.지혜를 측량하려 하지 마
시오. 사해가 다 마를지언정 이 밥은 다하지 아니하리다. 설사 이 사람
들이 수미산처럼 뭉쳐서 한겁 동안을 먹더라도 다하지 아니할 것이니,

그 이유는 이 밥은 끝없는 계.정.혜.해탈.해탈지견의 공덕이 구족하신
이가 잡수신 것이므로 언제까지나 다할 수 없나이다.
이 한 바루 밥으로 여러 대중을 배불리고도 밥은 그냥 남았고, 여러보
살.성문.천인들도 이 밥을 먹은 이는 몸이 쾌락하기가 일체락장엄국에
있는 보살들과 같았고, 또 털구멍에서 미묘한 향기가 나오는 것이 역시
중향세계의 나무에서 나오는 향기와 같았다.
이때에 유마힐이 중향세계에서 온 보살에게 물었다.
향적여래께서는 어떻게 법문을 하시나이까?
우리 세계 여래께서는 글이나 말이 없으시고, 여러가지 향기로써 여러
천인들을 율행에 들게 하시고, 보살들은 각각 향나무 아래 앉아서 묘한
향기를 맡으면 즉시 일체덕장엄삼매를 얻고 이 삼매를 얻은 이는 보살들
의 갖추는 공적을 모두 족하게 되나이다.
그 보살이 유마힐에게 물었다.
이 석가모니 세존께서는 어떻게 법문을 말씀하시나이까?
이 세계 중생들은 완강하고 억세어서 교화하기 어려우杳짓의 과
보며, 이것은 살생이요, 이것은 살생의 과보며, 이것은 주지 않는 것을
훔친 것이요, 이것은 주지 않는 것을 훔친 과보며, 이것은 나쁜 음행이
요, 이것은 나쁜 음행의 과보며, 이것은 거짓말이요, 이것은 거짓말한
과보며, 이것은 이간질하는 말이요, 이것은 이간질한 과보며, 이것은 욕
설이요, 이것은 욕설한 과보며, 이것은 잡된 말이요, 이것은 잡된 말의
과보며, 이것은 탐욕이요, 이것은 탐욕의 과보며, 이것은 미워함이요,

이것은 미워함의 과보며, 이것은 잘못된 소견이요, 이것은 잘못된 소견
아니하면, 채찍으로 갈겨 뼈에 사무친 뒤에야 길이 드
는 것 같이, 완강하고 억세어 교화하기 어려운 중생이므로, 온갖 호되고
매운 말로 일러서야 규율에 들어갈 수 있나이다.
그 보살들이 이 말을 듣고 이렇게 말하였다.
희유한 일이외다. 석가모니 세존께서 그 한량없이 자재하신 위력을 숨기
시고, 가난한 이가 좋아하는 법으로써 중생을 제도하시며, 여러보살들도
매우 수고하시면서 한량없는 대비심으로 이 세계에 나셨나이다.

이 세계 보살들이 중생을 어여삐 여기는 자비심이 견고한 것은 말씀하
신 바와 같거니와, 그 일생 동안에 중생을 이익케 하는 일은 다른 세계
에서 백천겁 동안 행하는 것보다도 많으니, 그 이유는 이 사바세계는 열
가지 좋은 법이 있으니, 이것은 다른 정토에는 없는 것이니다. 무엇이
열가지 좋은 법이냐? 보시로 가난한 이를 포섭하고, 계행을 깨끗이 지니
므로 파계하는 이를 포섭하고, 욕됨을 참는 것으로 성내는 것을 포섭하
고, 정진하므로 게으른 이를 포섭하고, 선정으로 산란한 이를 포섭하고,
지혜로써 어리석은 이를 포섭하며, 어려움을 없애는 법으로 팔난 중생을
제도하고, 대승법으로 소승법을 좋아하는 이를 제도하고, 모든 선근으로
공덕 없는 이를 제도하고, 네가지 포섭하는 법으로 중생을 성취하나니,

이것이 열가지 좋은 법이외다.

보살이 몇가지 좋은 법을 성취하여야 이 세계에서 잘못되는 행이 없고
정토에 나겠나이까?
보살이 여덟가지 법을 성취하면 이 세계에서 잘못되는 행이 없고 정토
에 나게 되나니, 무엇이 여덟가지냐? 중생을 이익케 하되 갚기를 바라지
말며, 일체 중생을 대신하여 모든 고통을 받으며 짓는 공덕을 모두 남에
게 보시하며, 평등한 마음으로 중생을 대하여 겸손함이 걸림 없으며, 모
든 보살을 부처님 같이 보고, 듣지 못하던 경전을 듣고 의심하지 말며,

성문으로 더불어 틀리지 아니하며, 남이 공양받는 것을 질투하지 말고
나의 이익을 자랑하지 말아 그 가운데서 마음을 조복하며, 나의 허물은
항상 살피고 남의 단처를 시비하지 말아 한결같은 마음으로 공덕을구할
지니, 이것이 여덟가지 법이니다.

유마힐이 문수사리가 대중 가운데서 이러한 법을 말할 때에 백천 천인
은 아뇩다라 삼먁 삼보리심을 발하고 일만보살은 무생법인을 얻었다.

11.보살행품

이 때에 부처님께서 암라나무절에서 법문을 하시더니 별안간 그 땅이
넓고 장엄하고 깨끗하며, 여러 회중들이 모두 금빛이 되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러한 상서가 있나이까? 별안간 땅이 넓고
장엄하고 깨끗하며, 여러 회중들이 모두 금빛이 되었나이다.
아난아, 이것은 유마힐과 문수사리가 여러 대중에게 공경받고 둘러싸여
오려하므로, 먼저 이 상서가 있나니라.

이때 유마힐이 문수사리에게 말하였다.
이제 부처님께 가서 뵈옵고 보살들로 더불어 예배하고 공양하여 지이다
좋소이다. 때가 알맞사오니 갈지니다.
유마힐이 신통력으로 대중과 사자좌를 들어 오른 손바닥에 올려 놓고,
부처님 계신 데로 가서는 땅에 내려 놓고,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오른쪽
으로 일곱번 돌고, 일심으로 합장하고 물러 나와 한 쪽에 섰다.

여러 보살들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일곱번 돌
고 한쪽에 섰고, 큰 제자들과 제석과 범천왕과 사천왕들도 역시 자리에
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한쪽에 섰다.

세존께서 여법하게 여러 보살들을 위문하고, 모두 다시 앉으라 하시니,
여러 보살과 대중들이 분부를 받잡고 제 자리에 앉았다.
부처님이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보살 대사의 자재한 신통력을 보았느냐?
그러하오이다, 보았나이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세존이시여, 제가 그 불가사의함을 보오니, 마음으로 요량할수 없사오
며, 지혜로 헤아릴 수 없더이다.

그 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풍기는 이 향기는 예전에 없던 것이오니, 이것이 무
슨 향기이니까?
그것은 저 보살들의 털구멍에서 나는 향기니라.
사리불이 아난에게 말하였다.
아난, 우리들의 털구멍에서도 이 향기가 나니라.
그 향기가 어디서 생겼나이까?
장자 유마힐이 중향세계에서 부처님 잡수시고 남은 밥을 얻어다가 그
집에서 먹었는데, 그 밥을 먹은 이는 모두 털 구멍에서 이런 향기가 나
느니라.
아난은 다시 유마힐에게 물었다.
이 향기는 얼뜀서 정위에 들어가지 못한 이가 이 밥을 먹으면 마음 해탈
을 얻은 연후에
야 삭고, 대승마음을 내지 못한 이가 이 밥을 먹으면 대승마음을 낸 연
후에야 삭고, 대승마음을 낸 이가 이 밥을 먹으면 무생법인을 얻은 연후
에야 삭고, 무생법인을 얻은 이가 이 밥을 먹으면 몸에 독기가 죄다 없
어진 연후에야 삭는 것과 같이 이 밥도 그러하여 일체 번뇌 독기를 없애
버린 연후에야 삭나이다.

아난은 또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희유한 일이니이다. 이 밥이 능히 그러한 불사를 짓나니까
그러니라 아난아, 어떤 불토는 부처님 광명으로 불사를 짓기도 하고, 혹
은 여러보살로 불사를 짓기도 하며, 혹은 부처님이 화현한 사람으로 불
사를 짓기도 하고, 혹은 보리나무로 불사를 짓기도 하며, 혹은 부처님의
의복과 좌복으로 불사를 짓기도 하며, 혹은 음식으로 불사를 짓기도 하
며, 혹은 동산과 나무와 누각으로 불사를 짓기도 하고, 혹은 삼십이상과
팔심종호로 불사를 짓기도 하며, 혹은 부처님 몸으로 불사를 짓기도 하
고, 혹은 허공으로 불사를 짓기도 하거늘, 중생들이 이런 인연으로 계율
에 들어가며, 혹은 꿈과 요술과 그림자와 메아리와 거울 속 영상과 물
가운데 달과 더울 때의 아지랑이와 이러한 비유로 불사를 짓기도 하고,
혹은 음성과 말과 글로 불사를 짓기도 하며, 어떤 청정한 불국토에서는
고요하고 말이 없어 말할 것도 없고 보일 것도 없고 알음도 없고 지음도
없고 하는 것도 없음으로불사를 짓기도 하나니, 아난아 이와 같이 부처
님네 위의와 동작과 모든 하시는 바가 불사 아닌 것이 없나니라.
아난아, 이 네가지 마군과 팔만천가지 번뇌를 중생들은 시끄럽다 하거니
와, 부처님네는 이 법으로 불사를 짓나니, 이것을 일체 불법문에 들어가
는 것이라 하나니라.
보살로서 이 문에 들어간 이는 일체 깨끗하고 훌륭한 불국토를 보고도
기뻐하지도 탐내지도 않고 높은 체 하지도 아니하며, 일체 부정한 불국
토를 보고도 근심하지도 않고 장애되지도 않고 물러나지도 아니하고, 오
직 부처님께 청정한 마음을 내며 즐거워하고 공경하여 처음 보는 훌륭한
일이라 할지니 부처님네의 공덕이 평등하시건마는, 중생을 교화하기 위
하여 불토가 같지 아니함을 나타내시나니라.
아난아, 네가 보라. 부처님네 국토는 여러가지가 있거니와, 허공은 여러
가지가 없나니, 그와 같이 부처님네의 몸은 여러가지가 있으나, 그 결점
없는 지혜는 여러가지가 없나니라.
아난아, 부처님의 몸과 위신과 상호와 종성과 계행과 선행과 지혜와 해
탈과 해탈지견과 십력과 사무외와 18불공법과 대자와 대비와 행하는거
동과 목숨과 법문을 연설하여 교화하는 것과 중생을 성취시키는 것과 불
국토를 깨끗이 하는 것과 부처님네의 법을 갖추는 것은 모두 평등하나니
그러므로 이름이 삼먁 삼보리며, 이름이 타타아가타며 이름이 불타니라.

아난아, 내가 만일 이 세 마디 뜻을 널리 말하려면, 너의 한겁 동안 사
는 목숨으로는 다 들을 수 없으며, 설사 삼천 대천세계에 가득한 중생들
이 모두 아난과 같이 많이 들었고 기억하여 잊지 않는다 하더라고, 그런
사람들이 한겁 동안 사는 목숨으로도 다 들을 수 없나니라. 아난아, 이
와 같이 부처님네의 아뇩다라 삼먁 삼보리가 한량이 없으며,지혜와 변재
로도 말할수도 없고,생각할 수도 없나니라.

12.견아촉불품

이 때에 사리불이 유마힐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디서 없어져서 여기 와서 났나이까?
스님의 얻은 법은 없어지고 나는 것이 있나이까?
없어지고 나고 함이 없나이다.
만일 모든 법이 없어지고 나는 것이 없을진댄, 어찌하여 나더러 어디서
없어져서 여기 와서 났느냐고 묻나이까?
스님 뜻에 어떻게 생각하나이까? 마치 요술하는 사람이 요술로 남자나
여자를 만드는 것이, 없어지고 나는 것이 있다 하겠나이까?
없어지고 나는 것이 없나이다.
스님은 부처님께서 모든 법이 요술과 같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지 못
하였나이까?
들었나이다.
만일 온갖 법이 요술과 같을진댄, 어찌하여 어디서 없어져서 여기 와서
났는냐고 묻나이까?
사리불님, 없어진다는 것은 허망한 법이 망가지는 모양이고, 난다는 것
은 허망한 법이 계속되는 모양이니 보살은 없어지더라도 착한 씨앗은
다하지 아니하고, 난다 하더라도 나쁜 것이 자라지 않나이다.

그 때에 부처님이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저기 묘희 세계가 있고, 그 세계에 계시는 부처님은 무동불이니, 이 유
마힐은 그 세계에서 없어져서 여기 와서 났느니라.
대단히 희유하오이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이 능히 청정한 국토를 버리
고, 이 성내고 해로움이 많은 곳에 와서 있소이다.
사리불님, 어떻게 생각하나이까? 햇빛이 날 적에 어두운 것과 같사옵니
까?
아니외다, 햇빛이 날 적에는 어두움이 없나이다.
해는 왜 남섬부주에 오나이까?
밝은 빛으로 비추어서 어두움을 제하려 함이니다.
보살도 그와 같아서 깨끗지 못한 국토에 나는 것은 중생을 교화하기 위
한 것이요, 어둠으로 더불어 합하지 아니 하나니 다만 중생의 번뇌를
없애는 것이니다.

이 때에 대중들이 묘희세계와 무동여래와 보살과 성문 대중들을 간절하
게 보고자 하였다. 부처님께서 대중들의 생각을 아시고 유마힐에게 말씀
하셨다.
좋은 남자여, 이 대중들이 보기를 원하니, 묘희세계와 부처님과 보살대
중과 성문대중들을 나타내어, 이 대중들로 하여금 보게 하라.
이에 유마힐이 생각하기를, 내가 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아니하고 묘희
세계를 가져오되 철위산과 시냇물 흐르는 계곡과 강과 바다와 우물들과,
수미산들과 해와 달과 별들과 천궁과 용궁과 귀신의 궁전과 범천왕의 궁
전들과 보살대중.성문대중과 도시와 촌락과 남자. 여자. 어른. 아이들과
무동여래와 보리나무와 연꽃들과 시방세계에서 불사를 짓는 것들이며,

보배로 된 세 갈래 층층다리 계단이 남섬부주로부터 도리천까지 뻗었는
데, 여러 하늘사람들은 이 보배 계단으로 내려와서 부동여래께 예경하고
경법을 들으며, 남섬부주 사람들은 그 층층대로 올라가서 도리천에 이르
러 하늘사람들을 보나니, 이렇게 한량없는 공덕으로 성취한 묘희세계를,
위로는 아가니타천으로부터 아래로 수륜에 이르기까지를, 마치 옹기장이
물레 같이 오른 손으로 떼어 들고, 이 세계에 들어오되, 꽃다발을 들듯
하여 여러 대중에게 보이리라 하였다.

이렇게 생각하고 삼매에 들어가 신통력으로써 묘희세계를 오른손으로
떼어다가 이 세계에 놓으니, 그 세계에 있는 신통을 얻은 보살과 성문과
하늘사람들이 한꺼번에 소리쳐 말하되, 세존이시여, 누가 우리들을 들고
가오니, 바라옵건데 구원하여 주옵소서 하였다.
무동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기를이것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고 유마힐
이 신통력으로 하는 짓이다 하였다.
그러나 신통을 峠構泣 묘희세계에 가서 나기를 발원하거늘, 석가모니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너희들이 마땅히 저 국토에 가서 나게 되리라 고 수기 하시었다.

묘희세계가 이 사바세계에서 중생을 이롭게 할 일을 하여 마치고 본고
장으로 돌아가는 것을 온 대중이 모두 보았다.

사리불아, 너는 저 묘희세계와 무동여래를 보았느냐?
보았나이다. 세존이시여,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깨끗한 정토 얻기를 무
동여래와 같이 하고, 큰 신통 얻기를 유마힐과 같이 하기를 원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우리들이 좋은 이익을 잘 얻었사오며, 이 사람을 보고 친
근하고 공양하였나이다.

여러 중생들이 혹 지금에나 혹 부처님 열반하신 뒤에, 이 경을 듣는 이
도 좋은 이익을 얻을 것이어든 하물며 지금 듣고믿어 알고, 받아 지니
고, 읽고, 외우고, 남에게 이야기하고, 법대로 닦아 행함이오니까?

어떤 이가 손수 이 경전을 얻는 이는, 곧 법보장을 얻음이 될 것이며,

만일 읽고 외우고 뜻을 해석하고 말씀한 대로 수행하면 부처님네의 보호
하고 염려하심이 될 것이요, 이런 사람에게 공양하는 이는 부처님께 공
양함이 될 것이며, 이 경전을 쓰거나 받아 가지는 이는, 그 집에 여래가
계시는 것이며, 만일 이 경을 듣고 따라 기뻐하는 이는 일체지에 나아감
이 될 것이며, 만일 이 경을 믿고 해석하며, 다른 사람에게 일러주기를
네 구절 한 게송만 하더라도 이 사람은 곧 아뇩다라 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라는 수기를 받는 것이 되겠나이다.

13.법공양품

그 때에 석제환인이 대중 가운데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내가 부처님께서와 문수사리에게서 백천 경전을 들었사오
나, 이러한 말할 수 없고 생각할 수도 없는 자재롭고 신통하고 결정적인
실상경전은 듣지 못하였나이다. 내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알기에
는, 어떤 중생이 이 경을 듣고 믿고 알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는 이는
반드시 이 법을 얻어 의심치 않을 것이어든 하물며 말씀한 대로 닦아 행
하는 사람이오리까.

이 사람은 모든 나쁜 갈길(趣)은 막고 여러 착한 문을 여는 것이 될 것
이며, 외도들을 항복받고 원수와 마군을 꺾어 버리고 보리를 닦아 행할
것이며, 도량에 편안히 있어서 여래께서 행하시던 자취를 밟을 것이니이
다.

세존이시여, 만일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말씀한대로 닦아
행하는 이가 있으면, 내가 권속들과 더불어 공양하고 받자와 섬기겠사오
며, 어디든지 촌락이나 도시에나 산림에나 넓은 들에나 이 경이 있는 데
는, 내가 역시 권속들과 더불어 법을 듣기 위하여 그 곳에 가겠사오며,

그리하여 믿지 못하는 이는 믿음을 내게 하고, 믿는 이는 잘 보호하겠나
이다.

착하고 착하도다. 제석이여. 너의 말과 같으니, 내가 너를 도와 기쁘게
하리라. 이 경은 지나간 부처님. 이 다음 부처님. 지금 부처님네의 말할
수 없고 생각할 수 없는 아뇩다라 삼먁 삼보리니라. 그러므로 만일 착한
남자나 착한 여인이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공양하는 이는,

지나간 부처님. 이 다음 부처님. 지금 부처님께 공양함이 되나니라.

제석천왕아, 가령 삼천 대천 세계에 여래가 가득하여, 마치 사탕수수.
대.갈대.벼.삼.숲과 같이 많거든, 어떤 좋은 남자나 좋은 여인이 한겁
동안이나 한겁이 조금 못되는 동안에,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고 공양
하며 편리할 것을 받들어 드리고, 또 그 부처님네가 열반하신 뒤에 낱낱
이 전신사리로 칠보탑을 일으키되, 가로와 세로는 한 사천하와 같고, 높
이는 범천까지 이르며, 찰간을 훌륭하게 장엄하고, 온갖 꽃과 향과 영락
과 깃발과 음악과 가장 훌륭한 것으로써 한겁이나 한겁이 조금 못되는
동안에 공양한다면 제석아 그 사람의 공덕이 얼마나 많겠느냐?

매우 많겠나이다, 세존이시여. 그 복덕을 백.천억겁동안 말하더라도 다
할 수 없겠나이다.

제석아, 좋은 남자나 좋은 여인이 이 불가사의 해탈경전을 듣고 믿고
알고 받아 지니고 외우고 닦아 행하면, 그 복이 저 복보다 많으니라. 어
찌한 까닭이냐? 여러 부처님네의 보리가 모두 이 경에서 나오는 것이니
라. 보리의 모양은 한량할 수 없나니 그러므로 측량할 수 없나니라.

또 모든 법에 말씀한 대로 닦아 행하며, 십이인연을 수순하여 여러 가
지 나쁜 소견을 여의고 무생법인을 얻어, 내가 없고 중생이 없음을 결정
하며, 인연과 과보에 어기고 다툼이 없어 내 것이란 소견을 여의며 뜻에
의지하고 말에 의지하지 아니하며, 지혜에 의지하며 망식에 의지하지 아
니하며, 요의경에 의지하고, 불요의경에 의지하지 아니하며, 법에 의지
하고 사람에게 의지하지 아니하며, 법의 모양을 수순하며, 들어갈 것이
없고 돌아갈 데가 없으며, 무명이 마침내 멸하므로 모든 행법도 마침내
멸하며, 그와 같이 나는 것이 마침내 멸하므로 늙고 죽는 것도 끝까지
멸하나니, 이와 같이 십이인연을 관하면 다하는 모양이 없으며, 다시 나
쁜 소견을 일으키지도 아니 하나니, 이것이 가장 으뜸가는 법공양이니라
약왕여래가 말씀하셨나니라.

부처님은 또 재석천왕에게 말씀하셨다.
제석아, 월개왕자는 약왕부처님께 이러한 법문을 듣고 유순인(柔順忍)을
얻었으며, 즉시 보배옷과 장엄한 것을 벗어 약왕부처님께 공양하고 이벽지
불 마음을 내었고 무량한 중생들은 천상에 가서
났나니라.

제석아, 그 때에 보개왕이 다른 이가 아니라, 지금 성불하여 보염여래
가 되신 이요, 그 왕의 1천 아들은 현겁중에 나시는 일천 부처님이니,
가라구손타 부처님으로부터 루지부처님까지요, 월개비구는 지금 내 몸이
그것이다. 이러하다 제석이여, 이 중요한 것을 알지니, 법공양이 모든
공양 가운데 가장 으뜸이요 제일이요 비길 데 없나니라. 그러므로 제석
아, 마땅히 법공양으로 부처님께 공양하여야 하나니라.

14.촉루품

부처님이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미륵이여, 내가 지금 이 무량억 아승지겁 동안에 모은 바
아뇩다라 삼먁 삼보리법으로써 그대에게 부촉하노니,
이러한 경들을 내가 멸도 한 뒤 말세에 그대들이
신통력으로 널리 선포하고 유통하여 염부제에 끊어지지 않게 하라.
왜냐하면 이 다음 세상에 선남자와 선여인과 하늘사람과 용과
귀신과 건달바와 나찰들이
아뇩다라 삼먁 삼보리 마음을 내고 대승법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이러한 경을 듣지 못하게 하면 좋은 이익을 읽게 되리라.
이러한 사람들이 이런 경전을 들으면, 반드시 믿고 좋아할 것이며,
희유한 마음을 내어 정수리에 받자올 것이니,
여러 중생들의 이로울 바를 따라서 널리 연설할지어다.
미륵이여, 마땅히 알지어다. 보살이 두가지 모양이 있으니,
무엇이 둘이냐. 하나는 잡된 세속글귀와 아름다운 문장을
좋아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깊은 뜻이라도 두려워 하지 아니하고 참된 뜻에
능히 들어가는 것이니라.
만일 잡된 글자나 아름다운 문장을 좋아하는 이는 처음 공부하려는
보살인 줄을 알고,
만일 이러한 흐리지 않고 집착하지 않는 뜻 깊은
경전에 대하여 두려움이 없이 그 가운데 들어가며,
듣고는 마음이 깨끗하여서,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말한대로 닦아 행하는 이는,
오래도록 도를 닦은 보살인 줄을 알지어다.
미륵이여, 또 두가지 법이 있어서,
처음공부하는 보살은 깊고 묘한 법에 결정하지 못하리니,
무엇이 두가지냐
하나는 듣지 못하던 깊은 경전을 듣고 놀랍게 여겨 의심을 내거나,
능히 수순하지 못하고 훼방하며 믿지 아니하면서 말하기를,
내가 듣지 못하던 있어서,
보살이 깊은 법을 믿기는 하면서도 오히려 스스로 손상할 뿐이고,
무생법인을 얻지 못하나니라.
무엇이 둘이냐.
하나는 새로 공부하는 보살을 업신여기기만 하고
가르치지도 않는 것이요,
또 하나는 깊은 법문을 믿어 알면서도 모양을 가지고 분별하는
것이니, 이것이 두가지 법이니라.

부처님이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미륵이여, 내가 지금 이 무량억 아승지겁 동안에 모은 바
아뇩다라 삼먁 삼보리법으로써 그대에게 부촉하노니,
이러한 경들을 내가 멸도 한 뒤 말세에 그대들이
신통력으로 널리 선포하고 유통하여 염부제에 끊어지지 않게 하라.
왜냐하면 이 다음 세상에 선남자와 선여인과 하늘사람과 용과
귀신과 건달바와 나찰들이
아뇩다라 삼먁 삼보리 마음을 내고 대승법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이러한 경을 듣지 못하게 하면 좋은 이익을 읽게 되리라.
이러한 사람들이 이런 경전을 들으면, 반드시 믿고 좋아할 것이며,
희유한 마음을 내어 정수리에 받자올 것이니,
여러 중생들의 이로울 바를 따라서 널리 연설할지어다.
미륵이여, 마땅히 알지어다. 보살이 두가지 모양이 있으니,
무엇이 둘이냐. 하나는 잡된 세속글귀와 아름다운 문장을
좋아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깊은 뜻이라도 두려워 하지 아니하고 참된 뜻에
능히 들어가는 것이니라.
만일 잡된 글자나 아름다운 문장을 좋아하는 이는 처음 공부하려는
보살인 줄을 알고,
만일 이러한 흐리지 않고 집착하지 않는 뜻 깊은
경전에 대하여 두려움이 없이 그 가운데 들어가며,
듣고는 마음이 깨끗하여서,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말한대로 닦아 행하는 이는,
오래도록 도를 닦은 보살인 줄을 알지어다.
미륵이여, 또 두가지 법이 있어서,
처음공부하는 보살은 깊고 묘한 법에 결정하지 못하리니,
무엇이 두가지냐
하나는 듣지 못하던 깊은 경전을 듣고 놀랍게 여겨 의심을 내거나,
능히 수순하지 못하고 훼방하며 믿지 아니하면서 말하기를,
내가 듣지 못하던 것인데 어디서 생겼느냐 하는 것이요,
둘째는 이러한 깊은 경전을 두호하여 가지거나 풀어 말하는
이를 보고는, 친근하지도 공양하지도 공경하지도 아니하고,
어떤 때는 그 사람의 허물을 말하기도 하나니
이 두 가지가 있는 사람은 서로 공부하려는 보살로서
자기를 손상하는 것이니,
능히 깊은 법 가운데서 마음을 조복하지 못하는
줄을 알지니라.
미륵이여, 또 두가지 법이 있어서,
보살이 깊은 법을 믿기는 하면서도 오히려 스스로 손상할 뿐이고,
무생법인을 얻지 못하나니라.
무엇이 둘이냐.
하나는 새로 공부하는 보살을 업신여기기만 하고
가르치지도 않는 것이요,
또 하나는 깊은 법문을 믿어 알면서도 모양을 가지고 분별하는
것이니, 이것이 두가지 법이니라.

미륵보살이 이 말씀을 듣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처음 듣는 좋은 법문이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심과 같이 저는 이러한 나쁜 것을 멀리 여의고,
여래께서 무량 아승지겁 동안에 모으신 아뇩다라 삼먁 삼보리법을
받자와 지니겠사옵니다.
이 다음 세상에 선남자 선여인이 대승법을 구하면,
마땅히 이런 경전을 얻게끔하고, 기억하는 힘을 주어,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남을 위하여 널리 연설하게 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이 다음 말세에 이런 경전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남을 위하여 연설하는 이가 있으면, 이것은
미륵보살의 신통력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니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좋다, 좋다. 미륵이여, 그대의 말과 같으리니,
부처님이 그대를 도와 기쁘게 하리라.
이 때에 모든 보살들이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우리들도 여래께서 멸도하신 뒤에 시방국토에서 아뇩다라 삼먁
삼보리 법을 널리 선포하겠사오며, 또 여러 법문 연설하는
이들을 인도하여 이 경을 얻게 하겠나이다.
그 때에 사천왕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디서든지 도시나 시골이나 산이나 숲속이나
넓은 들에서나 이 경전이 있거나 읽고 외우고
풀어서 말하는 이가 있으면,
우리들이 권속들을 데리고 법문을 들으러 그 곳으로 갈 것이며
그 사람들을 옹호하여 사방 일백 유순안에서
짬을 타려는 것들이 없게 하겠나이다.
이 때에 부처님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네가 이 경을 받아 지니고 널리 선전하여 퍼지게 하라.
그러하리이다. 제가 이미 주요한 것을 받아 가지었나이다.
이 경을 무슨 경이라고 이름하오리까?
아난아, 이 경 이름은 <유마힐 소설경>이며,
또 <불가사의 해탈법문>이라고도 하나니,
이렇게 받아 지니어라.
부처님이 이 경을 말씀하여 마치시니, 유마힐과 문수사리와
사리불과 아난과, 여러 천상 사람과 아수라와 모든 대중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잡고
모두 기뻐하며 믿어 받잡고 받들어 행하였다.

—————————–
유마경(維摩經)을 올리면서
유마경은 부처님의 십대제자와 또는 각 보살님과의 대화를 문답식으로 알
기 쉽게 된 대화로 대승(大乘)의 극치진리(極致眞理)를 설한 경전으로써 이
경의 대요(大要)는,
유마힐거사가 병중에 있으면서 문병오는 부처님 제자와 각 보살을 한분 한
분 만나면서 이 불성은 본래 평등에 있음을 누누히 설명하며 그때 그때 이
적(異蹟)을 나타내며 장광설(長廣說)로 불법진의를 요약하여 설명한 경전이
다.<발행처:도서출판 보 연 각>

 

https://kydong77.tistory.com/19142

 

한룡운의 글쓰기/ 룡운당 대선사비, 원각사지 탑골공원

https://www.youtube.com/watch?v=Iyr3VEy0_os https://kydong77.tistory.com/19048 금강반야바라밀경/ 영인스님, 우리말 독송 https://www.youtube.com/watch?v=ic-IhdTd0tQ https://namu.wiki/w/%EA%B8%88%EA%B..

kydong77.tistory.com

 

 

[참고] 승만경

http://encykorea.aks.ac.kr/Contents/Index?contents_id=E0032183 

 

승만경(勝鬘經)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또, 이 여래장은 공(空)과 불공(不空)의 양면에서 파악되어야 하는데, 이 여래장에 의해서 생사윤회의 세계도 열반의 획득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경에 관한 한국인 찬술 주석서로는 신라 원효

encykorea.aks.ac.kr

의의와 평가

또, 이 여래장은 공(空)과 불공(不空)의 양면에서 파악되어야 하는데, 이 여래장에 의해서 생사윤회의 세계도 열반의 획득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경에 관한 한국인 찬술 주석서로는 신라 원효의 『승만경소』 2권뿐이지만, 원효는 그의 저술에서 이 경을 자주 인용하였고, 후대 선종(禪宗)에도 이 경의 사상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현대에 이르러 이 경의 유포 및 연구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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