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답병사왕품(答甁沙王品)

佛所行讚  答甁沙王品  第十一

 

병사왕은 이치를 따라

위로하고 권해 청하기를 마치자

태자가 공손하게 대답하였네.

“위로해 주시는 말 매우 감사하오.

甁沙王隨順,

安慰勸請已,

太子敬答謝,

深感於來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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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 일에 매우 적절함을 얻었고

하신 말씀 이치에 어긋나지 않았네.

하리(訶梨)의 이름 있는 종족의 후손으로

모든 사람의 선지식(善知識) 되었네.

善得世閒宜,

所說不乖理,

訶梨名族胄,

爲人善知識。

 

의(義)를 품은 마음이 비고 지극하거늘

마땅히 이와 같이 법을 말해야 하네.

이 세상에서 설하는 평범한 기품으로는

인(仁)과 의(義)에 머물 수 없네.

義懷心虛盡,

法應如是說,

世間說凡品,

不能處仁義。

 

엷은 덕으로써 얕은 정(情) 만나

어떻게 뛰어난 일 알 수 있으리.

조상들의 훌륭한 근본을 이어받고

예(禮)를 높이고 공경과 겸양 닦았네.

薄德遇近情,

豈達名勝事,

承習先勝宗,

崇禮修敬讓。

 

괴롭고 어려운 가운데서

두루 구제하여 버리지 않는 것

이것을 곧 이 세상의

진실한 선지식의 모습이라 한다네.

能於苦難中,

周濟不相棄,

是則爲世閒,

眞善知識相。

 

착한 벗이 재물로 구제해 주면

이것은 단단한 창고라 하겠지만

지키고 아껴 자기 이익 꾀하면

이것은 반드시 빨리 잃게 되리라.

善友財通濟,

是名牢固藏,

守惜封己利,

是必速亡失。

 

나라 재물은 평범하지 않은 보배로서

은혜 베풀면 복된 업(業) 되고

아울러 선지식에 베풀어주면

비록 흩었으나 뒤에는 후회 없으리.

國財非常寶,

惠施爲福業,

兼施善知識,

雖散後無悔。

 

이미 당신의 돈독한 마음 알았나니

구태여 거슬리는 말은 하지 않으리.

우선 지금 내가 본 것을

솔직한 마음을 그대에게 말하리라.

旣知汝厚懷,

不爲違逆論,

且今以所見,

率心而相告。

 

나는 남[生]ㆍ늙음ㆍ병듦ㆍ죽음이 두려워

참다운 해탈을 구하고자

어버이를 버리고 은애(恩愛)를 떠났으니

어떻게 다시 돌아가 5욕을 익히겠는가.

畏生老病死,

欲求眞解脫,

捨親離恩愛,

豈還習五欲。

 

사나운 독사나 겨울 번개나

맹렬한 불꽃은 두렵지 않지만

오직 5욕(欲)의 경계에 유전하다가

내 마음 수고롭힐까 두려울 뿐이오.

不畏盛毒蛇,

凍電猛盛火,

唯畏五欲境,

流轉勞我心。

 

5욕은 평범하지 않은 도적으로

사람의 좋은 보배 겁탈해 뺏고

간사하고 거짓되고 진실하지 않아서

마치 꼭두각시로 변화한 사람 같나니

五欲非常賊,

劫人善珍寶,

詐僞虛非實,

猶若幻化人。

 

잠깐 생각만 해도 사람을 미혹시키거늘

하물며 항상 그 가운데 있음이.

5욕은 큰 걸림이 되어

영원히 적멸법(寂滅法)을 가리우리라.

蹔思令人惑,

況常處其中,

五欲爲大㝵,

永障寂滅法。

 

하늘의 즐거움도 오히려 싫다 하겠거늘

하물며 인간 욕심 그 속에 머물겠는가.

5욕은 간절한 애욕 일으켜

끝내 만족할 때가 없다네.

天樂尚不可,

況處人閒欲,

五欲生渴愛,

終旡滿足時。

 

큰 바람 부는 사나운 불길 속에

섶을 던져도 족함이 없는 것 같네.

세상의 모든 옳지 않은 것으론

5욕의 경계보다 더한 것 없다네.

猶盛風猛火,

投薪亦無足,

世閒諸非義,

莫過五欲境。

 

중생들은 어리석게 탐함으로써

즐겨 집착하면서 깨닫지 못하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5욕을 두려워해

옳지 않은 데 떨어지지 않네.

衆生愚貪故,

樂著而不覺,

智者畏五欲,

不墮於非義。

 

왕은 사해(四海) 안을 다스리면서

오히려 밖에서 바라고 구하나니

애욕(愛欲)은 큰 바다와 같아

끝끝내 만족함에 머물지 못하네.

王領四海內,

猶外更希求,

愛欲如大海,

終無止足時。

 

만타(曼陀) 전륜성왕은

넓은 하늘에서 황금비 내렸고

왕이 되어 4천하를 다스렸지만

다시 도리천(忉利天)을 구하여

曼陁轉輪王,

普天雨黃金,

王領四天下,

復希忉利天。

 

제석천 자리의 반을 차지한 뒤에

다시 도모(圖謀)하려다 목숨 마쳤네.

농사(農沙)왕은 고행을 닦아

33천(天)의 왕이 되어서

帝釋分半座,

欲圖致命終,

農沙修苦行,

王三十三天。

 

방일(放逸)한 욕심에 마음은 교만하여

선인(仙人)에게 수레를 끌게 하다가

이렇게 방일(放逸)한 행의 인연으로

곧 구렁이의 세계에 떨어졌었네.

縱欲心高慢,

仙人挽步車,

緣斯放逸行,

卽墮蟒蛇中。

 

가라(罣羅) 전륜성왕은

도리천에서 노닐면서

천녀(天女)를 아내로 삼아

선인들의 금을 세금으로 거두었네.

罣羅轉輪王,

遊於忉利天,

取天女爲后,

賦斂仙人金。

 

선인의 노여움으로 주술(呪術)을 걸어서

나라는 망하고 목숨은 끝났었네.

바라(婆羅)에서 대제석(大帝釋)으로

대제석에서 농사(農沙)로

仙人忿加呪,

國滅而命終,

婆羅大帝釋,

大帝釋農沙。

 

농사에서 제석으로 돌아갔나니

천주(天主)가 어찌 항상한 것이랴.

나라도 견고한 것 아니니

오직 힘센 사람만이 사는 곳이네.

農沙歸帝釋,

天主豈有常,

國土非堅固,

唯大力所居。

 

풀로 옷을 만들어 입고

나무 열매 먹으며 흐르는 샘 마시고

긴 머리털은 땅에 닿을 듯

고요하고 잠잠하여 구하는 것 없었네.

被服於草衣,

食果飮流泉,

長髮如垂地,

寂默無所求。

 

이와 같은 고행을 닦는다 해도

마침내 탐욕으로 무너지고 말았네.

마땅히 알아야 하니 5욕의 경계는

도를 행하는 이의 원수라네.

如是修苦行,

終爲欲所壞,

當知五欲境,

行道者怨家。

 

일천 개의 팔 가진 대력왕(大力王)의

용맹으로도 당할 수 없다네.

저 라마(羅摩) 선인이 살해한 것도

또한 탐욕으로 말미암은 것이네.

千臂大力王,

勇健難爲敵,

羅摩仙人殺,

亦由貪欲故。

 

하물며 우리 찰제리(刹帝利) 종족

탐욕에 이끌리지 않을 수 있으랴.

그 맛이 적은 경계의 욕심조차도

자식(子息)이 자라나면 더욱 더하네.

況我剎利種,

不爲欲所牽,

少味境界欲,

子息長彌增。

 

슬기로운 사람이 미워하는 바이니

탐욕의 독(毒)을 누가 즐겨 먹으리.

갖가지 괴로움으로 이익을 구하는 것

그 모두 탐욕에 부림당해서이네.

慧者之所惡,

欲毒誰服食,

種種苦求利,

悉爲貪所使。

 

만일 거기에 탐욕 없으면

애씀과 괴로움은 생기지 않으리.

슬기로운 사람은 괴로움의 허물 보고

탐하는 욕심을 없애 버리네.

若無貪欲者,

勤苦則不生,

慧者見苦過,

滅除於貪欲。

 

세상에서 좋다 하는 것들

그것은 곧 다 나쁜 법이네.

중생들이 탐하고 즐거워하는 것

온갖 방일을 내기 때문이라네.

世閒謂爲善,

卽皆是惡法,

衆生所貪樂,

生諸放逸故。

 

방일은 도리어 자신을 해쳐

죽으면 틀림없이 나쁜 세계에 떨어지리라.

부지런히 방편 닦아 얻어지는 것

그리고 방편으로 보호하는 것이네.

放逸反自傷,

死當墮惡趣,

勤方便所得,

而方便所護。

 

애쓰지 않으면 저절로 잃어지나니

그것은 방편으로 붙들 수 없는 것

그것은 마치 빌린 물건 같아서

지혜로운 사람은 탐착하지 않네.

不勤自亡失,

非方便能留,

猶若假借物,

智者不貪著。

 

탐욕으로 애써 구해서

얻은 뒤에는 애착을 더하다가

어느새 떠나고 흩어질 때에는

더욱 고통과 번민만 더하네.

貪欲勤苦求,

得以增愛著,

非常離散時,

益復增苦惱。

 

횃불 잡으려다 스스로 데인 것처럼

지혜로운 사람은 집착하지 않네.

어리석고 미련하며 비천한 사람은

간탐(慳貪)하는 독으로 마음을 태우네.

執炬還自燒,

智者所不著,

愚癡卑賤人,

慳貪毒燒心。

 

몸이 마치도록 길이 고통받으며

일찍이 안락을 얻지 못하지만

탐욕과 성냄은 뱀의 독과 같나니

지혜로운 사람이 어찌 가까이 하랴.

終身長受苦,

未曾得安樂,

貪恚如蛇毒,

智者何由近。

 

힘쓰고 애쓰면서 마른 뼈를 씹어도

그것은 맛도 없고 배부르지 않아서

부질없이 제 이빨만 시달릴 뿐이니

지혜로운 사람은 맛보지 않네.

勤苦嚙枯骨,

無味不充飽,

徒自困牙齒,

智者所不嘗。

 

왕과 도둑과 물과 불에 나누어지고

나쁜 자식들 재물의 몫 다투되

마치 한 조각 비린 고기를 두고

새떼들 몰려들어 다투는 것 같다네.

王賊水火分,

惡子等共財,

亦如臭叚肉,

一聚群鳥爭。

 

재물을 탐하는 것 이와 같아서

지혜로운 사람은 기뻐하지 않네.

재물이 있어 모이는 곳에는

원망과 미움을 많이 일으키네.

貪財亦如是,

智者所不欣,

有財所集處,

多起於怨憎。

 

밤낮으로 스스로 지키고 막음이

사람이 큰 원수를 두려워하는 것 같네.

구속하여 저자에서 죽여 표방함을

사람의 정리로 증오(憎惡)하는 것이네.

晝夜自守衛,

如人畏重怨,

東市殺標下,

人情所憎惡。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은 오래도록 표방하는 것

지혜로운 사람은 언제나 멀리 한다네.

산림(山林)이나 강이나 바다에 들어가나

실패는 많고 안락은 적다네.

貪恚癡長摽,

智者常遠離,

入山林河海,

多敗而少安。

 

마치 높은 나뭇가지에 달린 과일을

따려고 애쓰다가 떨어져 죽는 것 같네.

탐욕의 경계도 이와 같아서

비록 보이기는 하나 갖기는 어렵네.

如樹高條果,

貪取多墮死,

貪欲境如是,

雖見難可取。

 

방편으로 애써 재물 구하나

모으기는 어렵고 흩어지긴 쉬워서

마치 꿈 속에서 얻은 물건 같나니

지혜로운 사람이 어찌 가지랴.

苦方便求財,

難集而易散,

猶如夢所得,

智者豈保持。

 

거짓으로 불구덩이 덮어 둔 것 같아서

밟는 사람 반드시 타 죽네.

탐욕의 불길도 또한 이와 같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거기서 노닐지 않네.

如僞覆火坑,

蹈者必燒死,

貪欲火如是,

智者所不遊。

 

마치 저 구라보(鳩羅步)와

필슬니(弼瑟膩)와 난타(難陀)

미치리(彌郗利)와 단다(檀茶) 같으며

백정 집의 칼궤[刀机] 같다네.

如彼鳩羅步,

弼瑟膩難陁,

彌郗利檀茶,

如屠家刀机。

 

애욕의 형체도 또한 그러해

지혜로운 사람은 하지 않는 바이네.

몸을 묶어 물이나 불에 던지고

혹은 높은 벼랑에서 몸을 던져

愛欲形亦然,

智者所不爲,

束身投水火,

或投於高巖。

 

하늘의 즐거움 구한다 해도

한낱 괴로워할 뿐 이익 얻지 못하네.

손도(孫陶)와 발손도(鉢孫陶)와

아수륜(阿修輪) 형제는

而求於天樂,

徒苦不獲利,

孫陶鉢孫陶,

阿修輪兄弟。

 

같이 태어나 서로 사랑했으나

욕심으로 말미암아 서로를 죽였고

몸이 죽자 이름도 함께 멸하였나니

모두 다 탐욕을 말미암기 때문이었네.

同生相愛念,

爲欲相殘殺,

身死名俱滅,

皆由貪欲故。

 

탐애(貪愛)는 사람을 천하게 만들어

채찍이나 막대로 때리는 고통 있고

애욕은 야비한 희망이기에

긴긴 밤 몸과 정신 시달리네.

貪愛令人賤,

鞭杖驅策苦,

愛欲卑希望,

長夜形神疲。

 

크고 작은 사슴은 소리를 탐하다 죽고

나는 새들은 색탐(色貪) 따르며

못에 사는 고기는 낚싯밥을 탐하나니

모두 다 탐욕으로 곤함을 받느니라.

麋鹿貪聲死,

飛鳥隨色貪,

淵魚貪鉤餌,

悉爲欲所困。

 

그러므로 생활 수단[具] 관찰해 보면

모두 다 자재(自在)한 법 아니라네.

음식으로 굶주림의 걱정 달래고

목마름 덜기 위해 물을 마시네.

觀察資生具,

非爲自在法,

食以療飢患,

除渴故飮水。

 

옷을 입어 바람과 추위 막고

누움으로 졸음을 다스리네.

다니기 피곤하여 탈 것을 찾고

서 있기에 고달파 앉는 자리 구하네.

衣被卻風寒,

臥以治睡眠,

行疲故求乘,

立惓求牀座。

 

때를 없애기 위해 목욕하나니

이 것 모두 괴로움을 쉬기 위함이라네.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5욕은 자재(自在)한 것 아니라네.

除垢故沐浴,

皆爲息苦故,

是故應當知,

五欲非自在。

 

마치 사람이 열병을 앓을 때

차게 다스리는 약 구함과 같나니

탐해 구해서 괴로운 걱정 그치면

어리석은 사람은 자재(自在)하다 말하네.

如人得熱病,

求諸冷治藥,

貪求止苦患,

愚夫謂自在。

 

그리고 저 모든 생활수단도

꼭 이 고통 그치게 하는 것 아니며

그것은 다시 괴로움을 더하나니

자재한 법이 아니기 때문이라네.

而彼資生具,

亦非定止苦,

又令苦法增,

故非自在法。

 

따뜻한 옷도 늘 즐거운 것 아니어서

때가 지나면 다시 고통 생기네.

달빛은 여름에는 서늘하지만

겨울이면 추운 고통 더해 준다네.

溫衣非常樂,

時過亦生苦,

月光夏則涼,

冬則增寒苦。

 

이렇게 이 세상 여덟 가지 법

어느 것도 결정된 모습 없다네.

괴롭고 즐거운 모습도 일정한 것 아니니

노비와 임금이 무슨 차이가 있으랴.

乃至世八法,

悉非決定相,

苦樂相不定,

奴王豈有間。

 

백성들에게 지시를 받들어 행하게 할 땐

임금을 뛰어난 사람 되게 하지만

그 지시는 고통으로서

마치 무거운 짐을 진 것과 같네.

教令衆奉用,

以王爲勝者,

教令卽是苦,

猶擔能任重。

 

세상의 가볍고 무거운 것 재어 보면

온갖 고통 그 몸에 모여 있네.

왕이 되면 사람들의 원망과 미움 많고

비록 친한 이라도 되려 근심 된다네.

普銓世輕重,

衆苦集其身,

爲王多怨憎,

雖親或成患。

 

친한 이 없이 혼자 살아가는 것

거기에 다시 무슨 즐거움 있으랴.

4천하의 왕이라 하더라도

그 활동[用]은 하나에 지나지 않네.

無親而獨立,

此復有何歡,

雖王四天下,

用皆不過一。

 

만 가지 일을 경영해 구한다 해도

그저 괴로움일 뿐 몸에 무엇이 이로우랴.

아직 탐하여 구하기를 그치지 못했으면

일을 쉼이 큰 안락이 된다네.

營求於萬事,

唐苦何益身,

未若止貪求,

息事爲大安。

 

왕위에 있으면 5욕의 즐거움 있지만

왕이 되지 않으면 한적한 기쁨 있다네.

기쁨과 즐거움이 이미 동등하거늘

구태여 왕위에 무엇 하러 앉으랴.

居王五欲樂,

不王閑寂歡,

歡樂旣同等,

何用王位爲。

 

그대는 그러한 방편을 꾀해

5욕으로 나를 인도하지 말라.

내 마음이 바라는 바는

맑고 시원하며 도(道)를 통하는 일이네.

汝勿作方便,

導我於五欲,

我情之所期,

淸涼虛通道。

 

그대가 만일 나를 이롭게 하려거든

내 구하는 것 도와 이루게 하라.

나는 원수의 집도 두려워하지 않고

하늘에 나는 즐거움도 바라지 않네.

汝欲相饒益,

助成我所求,

我不畏怨家,

不求生天樂。

 

마음으로 세속의 이익 생각지 않아

하늘관[天冠]도 버린 것이라네.

그러므로 간절한 그대의 정을 어기고

그대 여기 온 뜻을 따르지 않는 것이네.

心不懷俗利,

而捨於天冠,

是故違汝情,

不從於來旨。

 

독사의 입을 벗어난 것 같거늘

어찌 다시 그것을 도로 잡으리

횃불을 잡으면 자신이 타버리거늘

어찌 빨리 그것을 버리지 않으리.

如免毒蛇口,

豈復還執持,

執炬而自燒,

何能不速捨。

 

눈 있는 사람이 장님을 부러워하고

이미 풀려났는데 다시 결박을 구하네.

부자로서 가난하고 궁핍한 것 원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어리석음 배우는 것이네.

有目羡盲人,

已解復求縛,

富者願貧窮,

智者習愚癡。

 

세상에 만일 이런 사람 있다면

나도 마땅히 나라 다스림을 즐거워하리.

나는 남[生]ㆍ늙음ㆍ죽음을 건너려고

몸을 절제해가며 밥 빌어먹고

世有如此人,

則我應樂國,

欲度生老死,

節身行乞食。

 

욕심을 적게 하여 한적함을 지키나니

뒷세상에 태어날 땐 나쁜 세계 면하리라.

이것은 곧 두 세상의 편안함이니

그대는 이제 나를 가엾어하지 말라.

寡欲守空閑,

後世免惡道,

是則二世安,

汝今勿哀我。

 

참으로 슬퍼할 건 왕이 된 자들이니

그 마음 언제나 허하고 갈증 느껴

이 세상에서는 편안하지 못하고

뒷세상에서는 괴로운 과보 받으리.

當哀爲王者,

其心常虛渴,

今世不獲安,

後世受苦報。

 

그대는 이름난 훌륭한 종족으로

대장부의 예절 있는 행동 있어서

나를 두터이 생각하고 대접하여

이 세상의 즐거움을 함께하려 하는구료.

汝以名勝族,

大丈夫禮儀,

厚懷處於我,

樂同世歡娛。

 

나도 또한 마땅히 그 덕을 갚기 위해

나의 이익 같이 하기 그대에게 권하노라.

세 가지 즐거움 익히는 것을

세상의 장부라고 말한다면

我亦應報德,

勸汝同我利,

若習三品樂,

是名世丈夫。

 

그것도 또한 옳지 못한 일이거니

늘 갈구함에 만족이 없기 때문이며

만일 남[生]ㆍ늙음ㆍ죽음 없으면

그야말로 대장부라 할 수 있다네.

此亦爲非義,

常求無足故,

若無生老死,

乃名大丈夫。

 

‘젊어서는 경솔하고 조급하므로

늙어서 집 떠나라’고 그대 말하지만

내 보기에는 나이 늙은 사람은

힘이 모자라 수행할 수 없다네.

汝言少輕躁,

老則應出家,

我見年耆者,

力劣無所堪。

 

한창 젊고 뜻이 굳셀 때

마음을 결정하는 것만 못하네.

죽음의 적(賊)은 칼 잡고 따르면서

언제나 그 틈을 엿보며 찾나니

不如盛壯時,

志猛心決定,

死賊執劍隨,

常伺求其便。

 

어떻게 늙어 뜻을 좇아

비로소 출가할 겨를 있으랴.

저 무상(無常)함이 사냥꾼 되어

늙음의 활과 병듦의 예리한 화살로

豈聽至年老,

遂志而出家,

無常爲獵師,

老弓病利箭。

 

나고 죽음의 넓은 들에서

언제나 중생이란 사슴을 엿보다가

틈만 얻으면 곧 목숨 빼앗나니

어떻게 목숨 마치기를 바라랴.

於生死曠野,

常伺衆生鹿,

得便斷其命,

孰聽終年壽。

 

대개 사람의 하는 짓에는

생기고 멸하는 일 있는 법이니

젊어서나 또 중년(中年)일 때

마땅히 힘써 준비하여야 하리.

夫人之所爲,

若生若滅事,

少長及中年,

悉應勤方便。

 

제사 행하여 큰 모임을 가지는 것

이것은 다 어리석기 때문이니

마땅히 바른 법을 숭상해야 하겠거늘

도리어 살생(殺生)하여 하늘에 제사올리네.

祠祀修大會,

是皆愚癡故,

應當崇正法,

反殺以祠天。

 

산목숨을 죽여 복을 구하는 것

이것은 자비(慈悲) 없는 사람이니

항상함[常]을 원해서 산목숨 죽이지만

그렇다면 오히려 죽이지 말아야 하리.

害生而求福,

此則無慈人,

害生果有常,

猶尚不應殺。

 

하물며 다시금 무상한 것 구하면서

어찌 산목숨을 잡아서 제사지내리오.

만약 계율과 들어 아는 지혜 없거나

선(禪)을 닦아 적정(寂靜)한 이는

況復求無常,

而害生祠祀,

若無戒聞慧,

修禪寂靜者。

 

마땅히 세상 사람 풍습을 따라

제사 행하여 큰 모임 열지 않는다네.

산목숨 죽여 현세의 즐거움 얻는다 해도

슬기로운 사람은 살생하지 않겠거늘

不應從世閒,

祠祀設大會,

殺生得現樂,

慧者不應殺。

 

하물며 다시금 중생을 죽여

뒷세상의 복을 구하려 하리오.

이 삼계(三界)의 인위적[有爲]인 과보는

그 모두 다 내가 좋아하는 것 아니라네.

況復殺衆生,

而求後世福,

三界有爲果,

悉非我所樂。

 

모든 세계는 흘러 움직이는 법으로서

물풀이 바람에 불려 떠다니는 것 같네.

그러므로 내 여기 멀리 온 것은

진정한 해탈을 구하기 위함이니

諸趣流動法,

如風水漂草,

是故我遠來,

爲求眞解脫。

 

저기 해탈의 방법 잘 말하는

아라람(阿羅灆) 있다는 소문 듣고

나는 이제 저 큰 선인(仙人)인

모니(牟尼) 있는 곳으로 나아가리라.

聞有阿羅灆,

善說解脫道,

今當往詣彼,

大仙牟尼所。

 

정성스런 말을 괴롭게 끊었으나

나는 지금 그대에게 감사한다네.

부디 그대의 나라 안온하기 바라며

잘 보호하여 제석천과 같이 하고

誠言苦抑斷,

我今誨謝汝,

願汝國安隱,

善護如帝釋。

 

지혜의 광명 천하를 비추되

마치 한낮의 햇빛과 같길 바라네.

매우 훌륭한 대지(大地)의 주인으로

단정한 마음 지녀 그 목숨 보호하고

慧明照天下,

猶如盛日光,

殊勝大地主,

端心護其命。

 

바른 교화로 그 아들 보호하며

이 천하에서 법왕(法王) 되기 바라네.

얼음과 눈은 불의 원수가 되지만

불로 인연하여 연기가 깃발처럼 일어나고

正化護其子,

以法王天下,

冰雪火爲怨,

緣火煙幢起。

 

연기 깃발 같은 뜬구름 형성되며

뜬구름이 큰비를 내릴 때

어떤 새는 공중에 있으면서 비를 마시지만

빗물 마셔도 몸은 젖지 않네.

煙幢成浮雲,

浮雲興大雨,

有鳥於空中,

飮雨不雨身。

 

큰 원수를 죽여 집[宅]을 삼고

집에 살면서 큰 원수를 다시 죽이리.

큰 원수를 죽이는 사람 있으면

그대는 마땅히 그를 항복받으리.

殺重怨爲宅,

居宅怨重殺,

有殺重怨者,

汝今應伏彼。

 

그래서 그로 하여금 해탈 얻게 함이

물 마시지만 몸은 젖지 않는 것 같네.”

그때 그 왕은 합장을 하고

그 덕을 존경하고 마음으로 기뻐하여 말했네.

令其得解脫,

如飮不雨身,

時王卽叉手,

敬德心歡喜。

 

“그대가 바라는 것과 같이

부디 그 결과 빨리 이루시오.

그대는 그 결과 빨리 이루고 나서

돌아와 나를 거두어 주시오.”

如汝之所求,

願令果速成,

汝速成果已,

當還攝受我。

 

보살은 마음으로 그러리라 허락했네.

“반드시 그대 소원대로 되리라.”

이렇게 대답한 뒤 그 길을 따라

아라람 있는 곳으로 떠나갔다네.

菩薩心內許,

要令隨汝願,

交辭而隨路,

往詣阿羅藍。

 

왕과 그 모든 권속들

합장하고 전송한 뒤에

모두 기특한 생각내면서

왕사성(王舍城)으로 돌아왔었다네.

王與諸群屬,

合掌自隨送,

咸起奇特想,

而還王舍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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