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진보후집(古文眞寶後集) 017_(卷二)
등왕각서(滕王閣序)-왕발(王勃)
南昌故郡
(남창고군)이오 : 옛 남창군(南昌郡)이었던 이곳은
洪都新俯
(홍도신부)라 : 새로이 홍도(洪都)가 되었다.
星分翼軫
(성분익진)하고 : 별자리로는 익(翼),진(軫)에 해당하는 땅으로,
地接衡廬
(지접형려)하니 : 서쪽으로는 형산(衡山)에 접해 있고, 북쪽으로는 여산(廬山)에 접해 있다.
襟三江而帶五湖
(금삼강이대오호)하고 : 세 강이 옷깃처럼 두르고 다섯 호수가 띠처럼 둘러져 있다.
控蠻荊而引甌越
(공만형이인구월)이라 : 이 곳은, 형만을 누르고 구월을 끌어 닫기는 위치이기도 하다.
物華天寶
(물화천보)니 : 이곳 물산의 정화는 하늘이 내린 보배이니
龍光射牛斗之墟
(용광사우두지허)하고 : 용천검의 광체가 견우성과 북두성 사이를 쏘았고,
人傑地靈
(인걸지영)이니 : 인물 걸출하고, 땅은 영기가 있어
徐孺下陳蕃之榻
(서유하진번지탑)이라 : 서유는 태수인 진번(陳蕃)이 걸상을 내려주며 맞아들였다.
雄州霧列
(웅주무열)하고 : 경치 좋은 주(州)와 군(郡)이 안개 처럼 즐비하고
俊彩星馳
(준채성치)하니 : 문채가 뛰어난 인물들이 밤하늘의 뭇 별처럼 찬란하게 활약하니
臺隍枕夷夏之交
(대황침이하지교)하고 :
이 곳 누대(樓臺)와 성 밑의 못은 초(楚)나라와 중화(中華)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데,
賓主盡東南之美
(빈주진동남지미)라 :
이 곳 등왕각에 모인 많은 빈객(賓客)과 주인은 동남의 훌륭한 인물들이다.
都督閻公之雅望
(도독염공지아망)은 : 도독 염공의 고상한 인망을 갖추어
棨戟遙臨(계극요임)하고 : 게극을 앞세우고 멀리서 부임해왔다.
宇文新州之懿範
(우문신주지의범)은 : 우문은 신임태수로 부임하던 중에
襜帷暫駐
(첨유잠주)라 : 이곳에서 수레를 멈추었다.
十旬休暇
(십순휴가)하니 : 마침 십순의 휴가날이라
勝友如雲
(승우여운)이오 : 훌륭한 벗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千里逢迎
(천리봉영)하니 : 천리 먼 곳의 사람들도 맞아들이니
高朋滿座
(고붕만좌)라 : 인품이 높은 친구들이 자리에 가득했다.
騰蛟起鳳
(등교기봉)은 : 솟아오르는 교룡같고 날아오르는 봉황새 같은 친구들은
孟學士之詞宗
(은맹학사지사종)이오 : 맹학사는 문장의 대가이고
紫電淸霜
(자전청상)은 : 자줏빛 번개같고 차가운 서릿발같은 지조를 갖춘 인물들은
王將軍之武庫
(왕장군지무고)라 : 왕장군의 무기고처럼 유능하다.
家君作宰
(가군작재)하니 : 우리 아버님이 현령이 되시니
路出名區
(로출명구)라 : 가시는 길에 유명한 이곳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童子何知
(동자하지)하여 : 어린 제가 무엇을 알아서
躬逢勝餞
(궁봉승전)리라 : 이 훌륭한 잔치를 만났겠습니까?
時維九月
(시유구월)이오 : 째는 구월
序屬三秋
(서속삼추)라 : 계절은 가을이었다.
潦水盡而寒潭淸
(료수진이한담청)하고 : 길에 고인 빗물은 다 말라버리고 차가운 못물은 맑고
煙光凝而暮山紫
(연광응이모산자)라 : 안개는 엉기고 저문 산은 자색으로 빛나는지라
儼驂騑於上路
(엄참비어상로)하여 : 길가에 말 네필을 위엄있게 치장하여
訪風景於崇阿
(방풍경어숭아)라 : 높은 산으로 풍광을 찾아간다.
臨帝子之長洲
(임제자지장주)하여 : 제자의 땅 장주에 임하니
得仙人之舊館
(득선인지구관)이라 : 선인의 옛 관저가 있었다.
層巒聳翠
(층만용취)하니 : 중첩한 산봉우리들은 비취빛을 띠고 솟아있고
上出重霄
(상출중소)하고 : 위로 솟아올라 높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飛閣流丹
(비각류단)하니 : 나는 듯 한 누각에 단청빛이 흐르고
下臨無地
(하임무지)라 : 아래를 보니 땅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었다.
鶴汀鳧渚
(학정부저)는 : 학이 노는 물가와 오리가 노니는 물가는
窮嶋嶼之縈廻
(궁도서지영회)하고 : 섬을 둘러 끝없이 이어져 있고
桂殿蘭宮
(계전란궁)은 : 계수나무 궁전과 목란 궁궐이
列岡巒之體勢
(열강만지체세)라 : 언덕과 산봉우리의 형세를 따라 줄지어 있다.
披綉綉闥
(피수수달)하고 : 채색한 작은 문을 열고
俯雕甍
(부조맹)하니 : 조각한 용마루 얹은 누각을 굽어보니
山原曠其盈視
(산원광기영시)하고 : 산과 들은 광활하여 그것이 시야에 가득하고
川澤盱其駭矚
(천택우기해촉)이라 : 시내와 못은 광대하여 보는이의 눈을 놀라게 한다.
閭閻撲地
(여염박지)하니 : 촌락이 땅에 늘어서 있어
鍾鳴鼎食之家
(종명정식지가)오 : 종을 울려 모으고 솟을 걸어놓고 식사하는 큰 집안도 있다.
舸艦迷津
(가함미진)하니 : 큰 배와 전함들이 나루터에서 왔다갔다하니
靑雀黃龍之舳
(청작황룡지축)이라 : 청작과 황룡을 그린 뱃고물이 보인다.
虹銷雨霽
(홍소우제)하니 : 무지개 사라지고 비도 개니
彩徹雲衢
(채철운구)라 : 햇살이 구름 사이에서 드러난다.
落霞與孤騖齊飛
(낙하여고무제비)하고 : 저녘노을은 짝 잃은 기러기와 나란히 날고
秋水共長天一色
(추수공장천일색)이라 : 가을 물빛은 높은 하늘과 같은 색이다.
魚舟唱晩
(어주창만)하니 : 고기잡이 배에서 저녘에 노래부르니
響窮彭蠡之濱
(향궁팽려지빈)하고 : 그 울림이 팽려의 물가까지 들려오고
鴈陣驚寒
(안진경한)하니 : 기러기떼 추위에 놀라
聲斷衡陽之浦
(성단형양지포)라 : 그 소리가 형양의 포구까지 멀어진다.
遙吟俯暢
(요음부창)하니 : 아득히 읊조리며 구부리며 펴고하니
逸興遄飛
(일흥천비)라 : 편안한 흥취가 제빨리 날 듯이 일어난다.
爽籟發而淸風生
(상뢰발이청풍생)하고 : 상쾌한 소리 들려오니 맑은 바람 일고
纖歌凝而白雲遏
(섬가응이백운알)이라 : 고운 노랫소리 엉기어 흰 구름까지 닿는다.
睢園綠竹
(휴원록죽)은 : 휴원의 푸른 대나무
氣凌彭澤之樽
(기릉팽택지준)이오 : 그 기상은 팽택령 도연명의 술잔을 능가하고
鄴水朱華
(업수주화)는 : 업수가의 붉은 꽃은
光照臨川之筆
(광조임천지필)이라 : 그 빛 임천내사의 붓을 비춘다.
四美具
(사미구)하고 : 오늘 이 자리가 네 가지 아름다움을 다 갖추고
二難幷
(이난병)하니 : 두 가지 어려운 것도 함께 갖추었으니
窮睇眄於中天
(궁제면어중천)하고 : 하늘 중천까지 눈길 다 주고
極娛遊於暇日
(극오유어가일)이라 : 한가한 날에 마음껏 즐겨 논다.
天高地逈
(천고지형)하니 : 하늘은 높고 땅은 아득하니
覺宇宙之無窮
(각우주지무궁)이오 : 우주가 무궁광대함을 깨닭았도다.
興盡悲來
(흥진비래)하니 : 흥이 다하면 슬픔이 오니
識盈虛之有數
(식영허지유수)라 : 차고 비는 것에는 정해진 운명이 있다는 것 알았도다.
望長安於日下
(망장안어일하)하고 : 멀리 태양아래 있는 장안을 바라보며
指吳會於雲間
(지오회어운간)이라 : 구름 사이에 있는 오군과 회계군을 가리켜본다.
地勢極而南溟深
(지세극이남명심)하고 : 지세가 다하니 남쪽 바다가 깊고
天柱高而北辰遠
(천주고이북신원)이라 : 하늘기등은 높고 부극성은 멀리도 하다.
關山難越
(관산난월)하니 : 관산은 넘기가 어려우니
誰悲失路之人
(수비실로지인)고 : 누가 길 잃은 사람을 슬퍼해주리오.
萍水相逢
(평수상봉)하니 : 부평초와 물이 만났으니
盡是他鄕之客
(진시타향지객)이라 : 이들 모두가 타향의 길손이로다.
懷帝閽而不見
(회제혼이불견)하니 : 제왕의 궁문을 그리워해도 보이지 않으니
奉宣室以何年
(봉선실이하년)가 : 어느해라야 선실에서 봉명할까?
嗚呼
(오호)라 : 아아
時運不齊
(시운불제)하고 : 시운이 고르지 못하고
命途多舛
(명도다천)하여 : 운명은 어긋나는 일이 많구나.
馮唐易老
(풍당이노)하고 : 풍당은 등용되기 전에 늙기 쉬웠고
李廣難封
(이광난봉)이라 : 이광은 공적이 있어도 봉해지기 어려웠다.
屈賈誼於長沙
(굴가의어장사)는 : 굴원과 가의가 장사에 지내야 했음은
非無聖主
(비무성주)요 : 성군이 없었음이 아니도다.
竄梁鴻於海曲
(찬양홍어해곡)은 : 양홍의 바닷가에서 숨어산 것은
豈乏明時
(기핍명시)아 : 어찌 밝은 시대가 부족한 것이겠는가?
所賴君子安貧
(소뢰군자안빈)하고 : 내가 믿는 바, 군자는 가난을 편안히 여기고
達人知命
(달인지명)이라 : 달인은 자긴의 천명을 안다.
老當益壯
(로당익장)하니 : 늙어질수록 더욱 강해진다면
寧知白首之心
(영지백수지심)고 : 어찌 노인의 마음을 알겠는가?
窮且益堅
(궁차익견)하니 : 가난할수록 더욱 굳세어진다면
不墮靑雲之志
(불타청운지지)라 : 청운의 뜻을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다.
酌貪泉而覺爽
(작탐천이각상)하고 : 탐천의 물을 마셔도 상쾌함을 느끼고
處涸轍以猶懽
(처학철이유환)이라 : 곤궁함에 처해도 오히려 기쁠 것이다.
北海雖賖
(북해수사)나 : 북해가 비록 아득하여도
扶搖可接
(부요가접)이오 : 회오리 바람을 타면 닿을 수 있을 것이다.
東隅已逝
(동우이서)나 : 젊은 시절은 이미 지나갔지만
桑楡非晩
(상유비만)이라 : 노년기는 아직 아니도다.
孟嘗高潔
(맹상고결)은 : 맹상은 성품이 고결하나
空懷報國之心
(공회보국지심)이오 : 공연히 나라에 보답할 마음만 가졌고
阮籍猖狂
(원적창광)은 : 완적은 미친 듯이 행동하였으니
豈效窮途之哭
(기효궁도지곡)가 : 어찌 길 끝난 시골에서의 통곡을 본받겠는가?
勃
(발)은
三尺微命
(삼척미명)이오: 나 왕발은 삼척의 미천한 사람으로
一介書生
(일개서생)이라 : 일개 서생에 지나지 않는지라.
無路請纓
(무로청영)하니 : 벼슬을 청할 길 하나 없으니
等終軍之弱冠
(등종군지약관)이오 : 종군의 약관 때의 일을 기다렸다.
有懷投筆
(유회투필)하니 : 붓을 던질까 생각해 보았으니
慕宗慤之長風
(모종각지장풍)이라 : 종각의 장풍을 부러워도 했다.
舍簪笏於百齡
(사잠홀어백령)하고 : 백 살이 될 때까지 벼슬할 생각 버리고
奉晨昏於萬里
(봉신혼어만리)라 : 만리 먼 곳에 계신 부모님 안부를 받들리라.
非謝家之寶樹
(비사가지보수)나 : 나는 사씨 집안에서 받드는 보배로운 나무는 아니지만
接孟氏之芳隣
(접맹씨지방린)이라 : 맹자처럼 좋은 이웃은 만나리라.
他日趨庭
(타일추정)하야 : 훗날 뜰을 종종걸음으로 지날 때
叨陪鯉對
(도배리대)라 : 공자의 아들인 이가 배운 것처럼 나도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으리라.
今晨捧袂
(금신봉몌)하니 : 오늘 소매를 받쳐 들고
喜托龍門
(희탁용문)이라 : 용문에 기탁하니 기쁘도다.
楊意不逢
(양의불봉)하니 : 양운을 만나지 못해여
撫凌雲而自惜
(무릉운이자석)이오 : 능운부를 어루 만지며 스스로 애석해한다.
鍾期旣遇
(종기기우)하니 : 종자기는 이미 만났으니
奏流水以何慙
(주류수이하참)고 : 흐르는 강물을 연주하여 무엇이 부끄러운가?
嗚呼
(오호)라 : 아아
勝地不常
(승지불상)이오 : 명승지는 항상 있지 않고
盛筵難再
(성연난재)니 : 성대한 잔치는 다시 맞기 어렵나니
蘭亭已矣
(난정이의)오 : 난정은 이이 버려졌고
梓澤丘墟
(재택구허)라 : 재택은 페허가 되었도다.
臨別贈言
(임별증언)하니 : 이별에 임하여 말씀을 올림은
幸承恩於偉餞
(행승은어위전)이오 : 다행히 큰 잔치에 은혜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登高作賦
(등고작부)하니 : 높은 곳에 올라 부를 짓는 것
是所望於群公
(시소망어군공)이라 : 이것이 여러 공들에게 바라는 바이니
敢竭鄙誠
(감갈비성)하여 : 감히 저의 보잘것 없는 정성을 다하여
恭疎短引
(공소단인)이라 : 공손히 짧게 지으니
一言均賦
(일언균부)하니 : 한 마디 부를 고루어
四韻俱成
(사운구성)이라 : 사운으로 서문가 함께 완성하였습니다.
滕王高閣臨江渚
(등왕고각임강저)하니 : 등왕각 높은 누각 강가에 있는데
佩玉鳴鑾罷歌舞
(패옥명란파가무)라 : 패옥 소리, 방울 소리 노래와 춤도 끝났구나.
畵棟朝飛南浦雲
(화동조비남포운)이오 : 화려한 누각 기둥에 아침에 날아오른 것은 남포의 구름
朱簾暮捲西山雨
(주렴모권서산우)라 : 붉은 발 저녁에 걷히니 서산에 내리는 비
閑雲潭影日悠悠
(한운담영일유유)하니 : 한가한 구름 못에 비치고 해 아득하니
物換星移度幾秋
(물환성이도기추)아 : 해 바뀌고 별 지니 몇해가 지났는가?
閣中帝子今何在
(각중제자금하재)오 : 누각 안 왕자는 지금 어느 곳에 있는가?
檻外長江空自流
(함외장강공자류)라 : 난간 밖 긴 강물은 속절없이 흘러간다.
[출처] 고문진보후집(古文眞寶後集) 017_(卷二) 등왕각서(滕王閣序)-왕발(王勃) |작성자 화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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