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設令臣未行儷皮之幣,

설령신미행려피지폐

不作甥舘之客 涘賤而地微,

부작생관지객 사천이지미

설령 신이 약혼을 행하지 아니하여

정사도의 사위가 되지 않았다 할지라도,

지방이 별 볼일 없고

才湔而學蔑

재전이학멸

則寔不合於錦臠之抄揀,

즉식불합어금련지초간

재주가 얕으며 학식이 짧은즉

부마로 간택됨이 실로 합당치 못하옵거든,

而况與鄭女 已有伉儷之義,

이황여정녀 이유항려지의

하물며 정녀와 짝이 되고자 한 의를 맺고

與婦翁 已定舅甥之分,

여부옹 이정구생지분

不可謂六禮之未行也.

불가위육례지미행야

부옹婦翁과 더불어 사위와 장인이 되기로 정하였으니,

육례六禮를 행하지 아니 하였다고 이르지 못할 것이옵니다.

豈可以貴价之尊,

기가이귀개지존

下嫁於匹夫之微 而不問禮之可否,

하가어필부지미 이불문례지가부

어찌 귀한 몸이신 공주를

필부의 미미한 자에게 시집보내

에법의 가부를 묻지 않으십니까?

不分事之輕重,

불분사지경중

冒苟且之譏 而行非禮之禮乎?

모구차지기이행비례지례호

사안의 경중을 분간치 않으시고

구차한 기롱을 무릅쓰고

예가 아닌 예를 행하려 하십니까?

至於密下內旨,

지어밀하내지

使之廢已行之禮儀,

사지폐이행지례의

이에 밀지를 내려

이미 행한 예의를 폐기케 하고

退已捧之聘幣 尤非臣攸聞也.

퇴이봉지빙폐 우비신유문야

이미 봉행한 페백을 물리치게 하시니

더욱이 신은 [고금에] 들은 바가 없습니다.

臣恐陛下 未能效光武待宋弘之寬也,

신공폐하 미능효광무대송홍지관야

신은 폐하께옵서,

광무제께서 송홍宋弘을 관대히 대하신 것을

본받지 못하실까 두려우며,

賤臣危迫之忱, 已關於聖明之聽,

천신위박지침 이관어성명지청

천신의 간절한 정성은

이미 성상께옵서 명철히 들으심에 매달려 있으니,

臣固不敢更溷於紸纊之下,

신고불감갱혼어주광지하

신은 굳이 죽어가는 데에서까지

감히 다시 욕을 보이고 싶지 않나이다.

而臣之所恐者 王政由臣而亂,

이신지소공자 왕정유신이란

人倫因臣而廢,

인륜인신이폐

신이 두려워하는 바는

왕정이 신으로 말미암아 어지럽고,

인륜이 신으로 말미암아 무너져서

以至於上累聖治 下壞家道,

이지어상루성치 하괴가도

終不救亂亡之禍也.

종불구란망지화야

위로는 성상의 성치聖治에 누를 끼치옵고,

아래로는 가도家道를 무너뜨려

마침내는 어지럽고 망하게 되는 화에서

헤어나지 못할까 하는 것이옵니다.

伏乞聖上重禮義之本,

복걸성상중례의지본

正風化之始 亟收詔命,

정풍화지시 극수조명

엎드려 비옵건대,

성상께옵서는 예의의 근본을 중히 여기시고

풍화의 비롯함을 바르게 하사

빨리 조명詔命을 거두시어

以安賤分 不勝幸甚.”

이안천분 불승행심

천한 신분을 편안케 해 주시오면

이만 다행한 일이 없을까 하나이다.”

上覽疏 轉奏於太后,

상람소 전주어태후

太后大怒 下楊少游於獄,

태후대로 하양소유어옥

황상이 그 상소를 보시고

태후에게 다시 아뢰시니,

태후가 크게 노하여

양소유를 옥에 가두라 하거늘,

朝廷大臣一時齊諫 上曰:

조정대신일시제간상왈

조정의 대신들이 일시에 함께 간하매,

황상이 이르시기를,

“朕知其罪罰之太過

짐지기죄벌지태과

而太后娘娘方震怒 朕欲救.”

이태후낭낭방진로 짐욕구

“짐이 그의 죄와 벌이 심히 과한 줄 알고

태후 낭낭께서 그토록 진노하시지만

구해 보도록 하겠소.”

太后欲困楊少游, 不下公事者至數日,

태후욕곤양소유 불하공사자지수일

태후는 양소유를 괴롭히려고

공사公事를 내리지 않기를 여러 날 하였고,

鄭司徒尤惶恐 杜門謝客.

정사도우황공 두문사객

정사도도 한층 더 두렵고 무서워서

두문불출하고 손님도 맞지 아니하였다.

此時吐藩强盛 輕易中國,

차시토번강성 경이중국

起十萬大兵 連陷邊郡,

기십만대병 연함변군

이 무렵에 토번이 강성强盛하여 중국中國을 업신여기고

십만 대군을 일으켜 변방 고을들을 잇 따라 함락시키고,

先鋒至渭橋 京師震驚,

선봉지위교 경사진경

그 선봉이 이미 위교渭橋에 다다랐으니,

서울이 소란스러웠다.

上會群臣議論 皆曰:

상회군신의론 개왈

황상이 여러 신하들을 모아 이 일을 논의하였는데

모든 신하들이 아뢰기를,

“京城之卒未滿數萬, 外方援兵勢不可及,

경성지졸미만수만 외방원병세불가급

“경성京城에 있는 군사는 불과 수만에 지나지 못하고

외방外方의 구원병의 세력도 이에 미치지 못하니,

暫離京城 出巡關東,

잠리경성 출순관동

召諸道兵馬 以圖恢復可也.”

소제도병마이 도회복가야

황상께서 잠시 경성을 떠나

관동으로 나가 순행하시고,

여러 도의 병마를 불러

회복을 도모하심이 옳을까 하나이다.”

上猶豫未決曰:

상유예미결왈

“諸臣中惟楊少游善謀能斷 朕尋器之,

제신중유양소유선모능단 짐심기지

황상이 머뭇거리며 결단을 내리지 못하다가 이르시기를,

“여러 신하들 중에서 오직 양소유만이 꾀를 잘 쓰고 결단을 잘 하여,

짐이 그를 그릇이라 여기고 있는데,

前日三鎭之服 皆少游之功也.”

전일삼진지복 개소유지공야

전일 삼진으로부터 항복받은 것은

다 양소유의 공이로다.”

罷朝入告太后,

파조입고태후

使使者持節放少游,

사사자지절방소유

조회를 파罷하고 태후께 들어가 고하여

사자로 하여금 절월節鉞을 지니어

소유를 풀어주게 하였다.

召見問計 少游奏曰:

소견문계 소유주왈

황상이 그를 불러 보고 계교를 물으시니

양소유가 아뢰기를,

“京城宗廟所在 宮闕所寄,

경성종묘소재 궁궐소기

“경성은 종묘宗廟가 있는 곳이고,

궁궐이 딸려 있는 곳으로

今若棄之 則天下人心必從動搖,

금약기지 즉천하인심필종동요

이제 만일 이곳을 버리면

천하의 인심이 반드시 따라서 동요할 것이며,

且爲强賊所據,

차위강적소거

則亦未可指日恢拓矣.

즉역미가지일회척의

또한 강한 도적이 웅거하게 되어

또한 그를 회복하는 날을 기약하기가 어려울 것이옵니다.

代宗朝吐藩與回訖合力, 駈百萬兵來犯京師,

대종조토번여회흘합력 구백만병래범경사

옛날 대종조代宗朝 때 토번이 회흘回訖과 더불어 힘을 합하여

백만 군사를 몰고 와서 경사京師를 침범하였는데,

其時王師之單弱 甚於此時,

기시왕사지단약 심어차시

汾陽王臣郭子儀 以匹馬却之.

분양왕신곽자의 이필마각지

그때 임금의 군사의 단약單弱함이

지금보다 심하였으나,

분양왕汾陽王의 신하 곽자의郭子儀가

한 필의 말로써 그들을 물리쳤나이다.

臣之才略比子儀,

신지재략비자의

雖萬萬不上及,

수만만불상급

신의 재략才略은 곽자의와 비교할 때

비록 만분의 일도 미치지 못하오나,

願得數千軍 掃蕩此賊, 以報再生之恩.”

원득수천군 소탕차적 이보재생지은

수천의 군사를 주시면 이 도적을 소탕하여

재생의 은혜를 갚기를 바라나이다.”

上素知少游有將帥才, 卽拜爲大將,

상소지소유유장수재 즉배위대장

황상께서는

소유에게 장수의 재질이 있음을 평소에 아시는지라

곧 대장을 배수하여

使發京營軍三萬討之,

사발경영군삼만토지

경영군京營軍 삼만으로

그들을 토벌케 하여 즉시 떠나도록 하시니,

尙書拜辭而出, 指揮三軍陣於渭橋,

상서배사이출 지휘삼군진어위교

상서가 하직 인사를 올리고 나와

군사를 지휘하여 위교渭橋에 진을 치고,

討賊先鋒擒左賢王.

토적선봉금좌현왕

도적의 선봉을 쳐서

좌현왕左賢王을 사로잡았다.

賊勢大挫潛師遁去, 尙書追擊三戰三捷,

적세대좌잠사둔거 상서추격삼전삼첩

도적들의 힘이 크게 꺾이어

사기가 꺾인 도적들이 도망을 가니,

상서가 추격하여 세 번 싸워 세 번 모두 이기고

暫首級三萬, 獲戰馬八千匹, 以捷書報之

잠수급삼만 획전마팔천필 이첩서보지

수급首級 삼만을 베었으며

전마 8천 필을 노획하고서

승전 보고서를 황상께 올렸다.

天子大悅, 使卽班師論諸將之功,

천자대열 사즉반사론제장지공

以次賞賚.

이차상뢰

천자께서 무척 기뻐하시어

즉시 군사를 돌이키도록 하고

여러 장수들의 공을 논하여

차례로 상을 주었다.

少游在軍中上疏, 其疏曰:

소유재군중상소 기소왈

소유가 군중軍中에 있으면서 상소를 올렸으니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臣聞王者之兵貴於萬金,

신문왕자지병귀어만금

而坐失機會則功不可成也,

이좌실기회즉공불가성야

“신은 ‘왕자의 군사는 만금보다 귀하니

앉아서 기회를 잃으면 공을 이룰 수가 없다”고 들었고,

又聞常勝之家難與慮敵,

우문상승지가난여려적

而不乘飢弱則賊不可破也.

이불승기약즉적불가파야

또 ‘항상 이기는 군사는 더불어 적을 염려하기가 어렵고,

주리고 약한 때를 타서 치지 않으면

도적을 깨뜨릴 수가 없다’고 들었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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