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ELIOT 의 '황무지' 읽기 14
3. The Fire Sermon 불의 설교 03
강을 덮었던 천막 걷히고, 간당거리던 마지막 잎새들 축축한 강둑으로 가라앉는다.
바람은 소리 없이 황토벌판을 건넌다. 강물의 정령들도 떠났다.
고이 흘러다오, 정든 ‘템즈'여, 내 노래 끝날 때까지.
강물은 빈 병도, 샌드위치 포장지도, 비단 손수건도, 마분지 상자도, 담배꽁초도, 그 어떤 여름밤의 증거물도 품지 않았다.
강물의 정령들은 떠났다.
그리고 그들의 친구, 도회지 중역들의 빈둥대는 자제들도 떠나버렸다,
주소조차 남기지 않고.‘레만’ 물가에 앉아 나는 울었노라...
정든 ‘템즈'여, 고이 흘러다오, 내 노래 끝날 때까지,
정든 ‘템즈'여, 고이 흘러다오, 내 노래 크지도 길지도 않으리니.
그러나 내 등에 부딪치는 한 줄기 찬바람 속에 나는 듣노라, 뼈다귀들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입이 찢어져라 낄낄대는 웃음을. A rat crept softly through the vegetation Dragging its slimy belly on the bankWhile I was fishing in the dull canal 189On a winter evening round behind the gashouseMusing upon the king my brother's wreck 191 And on the king my father's death before him. 192쥐 한 마리 강둑 풀밭사이로 진흙투성이 배때기 끌고 슬쩍 지나가는 어느 겨울날 저녁 나는 가스탱크 뒤로 탁한 운하에 낚시 드리우며 나의 형왕[兄王]이 난파당한 것을 묵상했고그에 앞선 부왕[父王]의 죽음을 슬퍼했다.
[# 189 ; 물고기를 낚는다는 것은 구원을 찾는 것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자신을 어부왕, Fisher King에 비유하고 있다. [# 191 ; Wolfram von Eschenbach의 작품 'Parzival' 에는 Fisher King (Anfortas)의 동생이 Parzival에게 이렇게 말하는 구절이 있는데 거기서 인용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His name all men know as Anfortas, and I weep for him evermore.”'Anfortas라는 이름으로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형님을 위해 나는 언제나 슬피 울고있네.'
[# 192 ; And on the King ...The Tempest 1막 2장에 나오는 Ferdinand의 대사. '두 눈이 진주가 되었다'는 구절의 두 차례 인용 이후 The Tempest에서 세 번째 인용이다.
Ferdinand는 자신의 가족들이 모두 물에 빠져죽었다고 체념하며 이렇게 노래한다.
Sitting on a bank, 강둑에 앉아 또다시,
Weeping again the King my father’s wrack,
부왕이 파멸하심을 슬피 우노라니,
This music crept by me upon the waters,
내 곁 물결 위 흐르는 선율은
Allaying both their fury and my passion
달콤한 공기와 함께 다가오며 With its sweet air” (I.2.390-394).
저들 분노와 나의 격정 가라앉히누나.그러니까
Eliot 은 'Parzival' 에 나오는 어부왕의 전설과 The Tempest 의 구절을뒤섞어 만든 것으로 보인다.]
White bodies naked on the low damp groundAnd bones cast in a little low dry garret, 194Rattled by the rat's foot only, year to year.
하얀 알몸들은 낮은 습지에 뒹굴고 백골들은 비좁고 메마른 다락방에 버려져 해마다 쥐들 발길에만 뒤채이며 덜그럭거린다.
[# 무기력한 Fisher King 때문에 황폐해진 대지를 그리고 있다.
이 구절은 제 2부 “A Game of Chess” 115-116행을 떠올리게 되는데;
I think we are in the rats’ alley
나는 우리가 쥐구멍에 있다고 생각하오,
Where the dead men have lost their bones.
죽은 사람들이 뼈다귀들 잃는 곳 말이요.
이 두 구절들은 쥐와 뼈라는 공통 단어를 사용하며 비슷한 울림을 주고있는데, 둘 다 죽음과 부패라는, 현대적인 지옥의 한 가지 형태를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But at my back from time to time I hear 196The sound of horns and motors, which shall bring 197Sweeney to Mrs. Porter in the spring.O the moon shone bright on Mrs. Porter 199And on her daughterThey wash their feet in soda water 201 Et O ces voix d'enfants, chantant dans la coupole! 202(Fr. And oh, the sound of children, singing in the cupola!)
하지만 내 등 뒤에서 때때로 들려오는 엔진소리, 경적소리, 그들은 ‘스위니’를 샘터의 '포터'부인에게 데려다 주리라. '포터'부인과 그 딸을 비추는 오, 휘영청 밝은 달이여 소다수로 발을 씻는 그들에게 오, 둥근 천정아래 아이들 노래소리여!
[# 196 ; 186 행과 마찬가지로 Andrew Marvell's 'To His Coy Mistress'에서 인용.
[# Sweeney; 난폭하고 원숭이를 닮은 반 영웅적 속물이며 '황무지'를 비롯한 T. S. Eliot의 몇몇 시에 등장한다.
[# 위 구절은 John Day의 17세기 때의 작품 'The Parliament of Bees'를 인용했다.
'When of the sudden, listening, you shall hear,
'그때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
'A noise of horns and hunting, which shall bring '
사냥꾼들 나팔소리, 그 소리는
'Acteaon to Diana in the spring,
'Acteaon을 샘터의 Diana에게 데려가리니,'
Where all shall see her naked skin...'
'모두들 그녀 알몸 보게되리라...'
아름다움과 순결의 여신 Diana가 요정들과 함께 목욕하는 것을 엿보게 된 사냥꾼 Actaeon은 분노한 여신에 의해 사슴으로 변했고 결국 자신의 개에 물려 죽게된다는 이야기이다.
원전은 Ovid의 Metamorphoses. ]
[# 그런데 여기서 Eliot 은 Diana여신 대신에 Porter부인을, Actaeon 대신에 Sweeney를 등장시킨 것이다.
과연 어찌 될 것인지... Sweeney는 엔진소리, 경적소리 울리며 사랑하는 대상을 찾아가는 것이니, 신화와는 다를 듯한데...
[# 201 ; Eliot에 의하면 제 1차 세계대전 중에 Sydney에 주둔한 Australia 군인들 사이에유행하던 노래에서 인용했다고하는데 번역하기가 조금 거시기하여 원문만 올린다.
O the moon shines bright on Mrs. PorterAnd on the daughterOf Mrs. Porter.
They wash their feet in soda waterAnd so they oughterTo keep them clean.
[# 202 ; 마지막 구절은 다시 고대 신화를 끌어왔다. Verlaine의 작품 “Parsifal,” - 성배 탐색의 임무를 성공한 영웅을 기리는 14행 시 - 그 마지막 구절에서 인용했다. 그 시의 마지막 3 행을 여기 소개한다.
Paul Verlaine's Poem Parsifal ; 8 January 1886 En robe d'or il adore, gloire et symbole,Le vase pur où resplendit le Sang réel.- Et, ô ces voix d'enfants chantant dans la coupole!
In golden robe he worships that sign of grace,
The pure vessel in which shines the Holy Blood.-
And, o those children's voices singing in the dome!
금빛 법의 자락 속에서 그는 경배하노라, 그 영광의 징표에게,성혈[聖血]로 빛나는 그 순결한 술잔에게.-
그리고, 오 둥근 천정아래 아이들 노래소리여!
이필한 의사 [서울사대부고19회 사이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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